후국
1. 정의
侯國
(라틴어) Marchia
(프랑스어) Marquisat
(독일어) Markgrafschaft
(영어) Marquisate, Marquessate, Margrav(i)ate[1]
군주의 호칭으로 후작을 사용하는 나라이다. 실제로는 후작령과 후국의 명칭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독립국임을 나타내기 위해 ~國이라는 형태를 사용한다. 서양사에서는 일반적으로 Marquis가 통치하는 영역 또는 국가에 대한 번역어로 사용된다.
사실 서양에서는 후국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데, 이것은 후작이라 변역되는 Marquis라는 작위가 본디 변경주(Mark) 행정장관 겸 사령관이었던바, 예하 관직으로서 성격이 강하므로 후작령이 스스로 독립국이 될 정도면 보통 군주의 호칭을 공작으로 높여서 공국을 세우기 때문이다.
독립국가인데도 왕국이 아닌 후국을 칭하는 이유는 공국과 같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고.
한편, 후국이라는 단어는 작위 등급과 상관없이 제후국을 일컬을 때 쓰이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후국이라는 칭호가 그리 익숙하지는 않으나, 중국에서는 후작(侯爵)을 받은 제후가 다스리는 나라에 대해서 후국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상술하였듯 제후국을 통칭할 때 사용하기도 했다.
2. 번역 상의 문제
일반적으로는 서양 작위 체계를 중화 문화권의 오등작 및 그 후속 체계에 대응시켜서, Marquis를 후작(侯爵)으로, Marquisate을 후국(侯國)으로 번역하지만, 엄밀하게는 좋은 번역이라 하기 어렵다. 서양 작위 체계는 국가나 문화권마다 차이가 있으며, 서양 전체로 포괄하여 볼 때도 중화 문화권의 작위 체계와 온전히 대응하지 않는다. 중화 문화권에서는 주나라 시대에 왕과 공경(公卿), 대부(大夫), 사(士)로 이어지는 체계가 정립되고 진한시대 이래 왕작(王爵) 신설이나 종실 작위와 일반 작위의 분화 등이 일어났지만, 서양에서는 기원부터가 각각 고대 로마와 게르만족으로 나뉘고 부족제 전통과 관료제 전통으로 상이한 여러 지위들이 카롤링 프랑크 왕국 하에서 융합되었다가 프랑크 왕국의 분열 후 각지 사정에 맞게 다시 분화하고 서로 영향을 주기를 반복하면서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Marquis도 원래는 프랑크 왕국에서 변경지역에 일반적인 주(Gau) 대신 특수 행정구역인 변경주(Mark)를 설치하고, 각지에 파견하였던 장관 즉 백작(Graf)에게 더 강력한 군사적 권한을 부여하였던 것에서 유래하였는데,[2] 본래 목적을 유지하였던 경우도 있지만, 변경 사령관 겸 장관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고 명예로운 고위작위의 일종으로만 남은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까닭에, 독일어권에 한하여 사용하는 변경백과 영어권이나 프랑스어권 등에 주로 사용하는 후작은 근원이 같다고도 할 수 있다.[3]
한편, 용법으로나 의미로나 후국(侯國)에 부합하는 것은 Principality인데, 그래서 많지는 않아도 종종 이를 후국이라 번역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Duchy와 Principality가 일정한 규칙 없이 "공국"으로 번역되면서 양자를 혼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Principality와 Marquisate도 "공국"과 "후국", "변경백작령" 등 역어 중에서 하나로 통일되어 쓰이지 못하는 탓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나무위키에서는 다수 용례에 따라 Duchy와 Principality는 공국 문서에서 구분하여 설명하고, Marquisate은 후국 문서에서, Margraviate(Markgraftschaft)은 변경백 문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3. 실존하거나 실존했던 후국
- 고조선: 위략에 기록된 바로는, 원래 후국이었으나 나중에 주나라가 쇠약해지자 왕국을 자칭하였다.
- : Principality이다. 일반적으로는 Principality를 공국으로 번역하지만, Principality의 역어로 후국을 채택하는 경우에는 후국으로 옮긴다.
- 체바 후국: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존재하던 후국으로 일부는 프랑스 오를레앙 공작령에 합병되었고 나머지는 1531년 사보이 공국에 흡수 되었다.
4. 가상의 후국
폴라리스 랩소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국가 - 원칙적으로 페인 제국의 후국이다. 명확하게 페인 제국의 후국이 아닌 것은 제국 입장에서 이교도에 야만족인 혼족의 영토 정도뿐이다.
[1] 주로 독일어권의 Markgrafschaft를 번역할 때 사용한다.[2] 주(gau)와 백작(graf)는 고대 로마의 유산으로, 각각 pagus와 comes로 불렸다. 라틴어 어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오늘날 영어의 count나 프랑스어의 comte가 되었고, 독일어에서는 자기 언어로 번역한 graf를 사용하였다.[3] 이는 변경주 자체가 이민족이나 이교도(노르드인, 마자르인, 슬라브인, 사라센인 등)와의 접경지역에서의 필요성으로 설치된 것이었으므로, 시간이 흐르면서 인접 세력으로 기독교가 확산되고 외부 침략이 줄어들면서 사회가 안정되자 기존 변경주는 목적을 상실하게 되었던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