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Mid-Season Invitational/결산
1. 결과
(경기 수, 승, 패, 득실에 적힌 괄호 안 작은 숫자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성적을 포함한 결과)
대회의 기본 상금은 $250,000이며, 크라우드 펀딩으로 정복자 알리스타와 정복자 와드 스킨 금액의 25%가 상금에 추가된다. 추가 상금은 최소 $750,000을 보장하며, 총 상금은 최소 $1,000,000이다. 총 상금 분배율은 다음과 같다.
- 우승 팀: 40%
- 준우승 팀: 20%
- 4강 탈락 팀: 각 10%
- 그룹 스테이지 탈락 팀: 각 5%
- 플레이-인 스테이지 2라운드 탈락 팀: 각 2.5%
-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 2위 팀: 각 1.5%
-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 3위 팀: 각 1.25%
-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 4위 팀: 각 1%
2. 주요 기록
2.1. 결승 MVP
2.2. 펜타킬
2.3. 경기 기록
2.4. 밴/픽
2.4.1. 픽률
2.4.2. 밴율
2.4.3. 종합
3. 팀별 평가
3.1. 그룹 스테이지 이후
2016년에 Gap is closing 이란 멘트가 처음 나왔고 한동안 웃음 소재로 여겨졌으나 잊히려 하던 3년 후에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누구나 2018년 롤드컵 우승팀 IG나 세계 대회에서 빛났던 SKT의 결승 대진을 예상했으나 실제론 G2와 TL이 저 2팀을 무너뜨리고 올라감으로써 절대 1강 리그 체제는 과거의 유산이 되었고 LOL에 춘추 전국 시대를 열었다 할 만한 결과를 낸 대회가 되었다.
3.1.1. '''우승''' G2 Esports
G2 Esports는 지난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최고의 우승 후보라는 RNG를 꺾는 대파란의 주인공이었고 이번 LEC 스프링도 1위 확정 후 후반부 5패 때 잠깐 흔들린 것을 제외하면 압도적인 모습으로 우승했다. 지난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 지역이 유럽이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G2는 적어도 IG 다음 가는 우승 후보로는 대접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SKT의 이름값 때문인지 후반부 5패 때문인지, ESPN 등에서 G2에 대한 기대치는 대체로 3등 정도였다.[10]
그룹 스테이지 4일차까지 G2는 분명히 강력했지만 더 강력한 IG의 하위 호환처럼 보였다. 5일차에는 약체 팀에게 2연패를 당하고 다 잡았던 2등 자리까지 빼앗겼다. 3위로서 2위 SKT와의 경기가 성사되었을 때, 그룹 스테이지에서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4-5일차에 IG까지 꺾고 전승을 거둔 SKT의 승산을 더 높게 치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4강에서 G2는 다전제에 강하다는 SKT를 3:2로 꺾었고, 결승에서는 그 IG를 꺾고 올라온 TL을 '''역대 국제 대회 결승 최단 시간 승리 기록'''을 수립하며 무참하게 깨버렸다.
G2는 명백히 이번 MSI에서 가장 다채롭고 창의적인 팀이었다. 선수들이 평균적으로 사용한 챔피언 수가 가장 많았고, 탑 스웨인, 미드와 서포터의 전략적인 모르가나 픽, 원딜 신드라 픽 후 르블랑 보고 미드 리산드라, 그리고 무엇보다 3전 전승의 '''탑 파이크'''까지 정말 다양한 픽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개중 탑 베인 원딜 니코처럼 오히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졌다는 평을 받은 밴픽도 분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다양한 색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전략적으로 확실한 이점이 되었다. 특이한 픽만 잘 다룬 것이 아니라 대세 챔피언들까지도 훌륭하게 사용했음은 물론이다.
챔프 폭이 넓다고 하더라도 그 옛날 LCK의 Sasin처럼 그 깊이가 얕았다면 결국 힘에서 밀렸겠지만, G2의 선수들은 기본적인 기량부터가 대부분의 상대를 이기고 들어갔다. 원더는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완전히 부숴버렸고, 상대 정글과의 수싸움에서 대개 우세하던 얀코스도 G2의 승리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으며, 원딜로 포지션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퍽즈가 온갖 이름난 원딜들을 상대로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우위를 점한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대회 MVP 캡스는 메타에 요구되는 빠른 합류와 화려한 개인기를 모두 갖추어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캡스가 미드 OP픽 라이즈, 아칼리, 사일러스 세 챔피언을 모두 환상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 것도 G2에게 아주 큰 자산이 됐다.
G2는 결코 완벽한 팀은 아니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비슷한 색깔이라는 IG에게 2번 모두 패했고, 4강조차 가지 못한 퐁 부에게도 2전 2패라는 치욕을 겪었다. 정글 원맨팀이라는 SKT와도 결과적으로 제법 치고 받는 싸움을 했다. IG와 퐁 부전 패배로부터 상체 힘이 만만치 않고 스피드도 G2 못지 않은 팀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 노출되었고, SKT전에서 부주의한 플레이의 대가를 몇 번이나 크게 치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G2의 창의력, 폭발력, 개인기는 세계 제일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3.1.2. '''준우승''' Team Liquid
이번 MSI에서 TL은 참 평가하기 어렵다. '''그룹 스테이지는 턱걸이하고, 4강에서 역대급 이변을 쓰더니, 결승에서는 진짜 무력하게 졌다.''' 특히나 전통의 앙숙인 유럽 리그 팀에게 패했기에 그 타격이 더 컸다 할 수 있다. 2위 팀의 성적이라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즌에서도 더욱 갈고닦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어쨌든 살아남은 자가 강하단 격언처럼 TL은 결승전까지 살아남았고, 그 성적을 마냥 폄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1순위 우승 후보였던 IG를 3:1로 꺾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일이다. 자국 리그에서는 리그 3연 우승의 패자로 좋은 모습을 여러번 보여준데 반해 국제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이번에 준우승까지 올라갔고, 매번 국제 대회에서 한단계씩 올라가고 있으므로 다음 대회에선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1.3. '''3위''' Invictus Gaming
IG가 그룹 스테이지 1위로 4강에서 대진할 팀을 정할 때 TL을 선택한 것에 대해 모든 유저 및 전문가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큼, TL은 분명히 IG에게 확실한 약세였다. IG가 지난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한 팀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IG가 3일차에 이미 4강 티켓을 끊고 최종 9승 1패로 역대 최고의 그룹 스테이지 성적을 거둔 반면, TL은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에서 겨우 4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그룹 스테이지 승률이 5할을 넘지 못했다. 그랬기에 다들 3대0으로 TL의 탈락을 예측하고 IG의 결승 상대가 누가 될지 2번째 경기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상상치 못한 1:3 패배로, 작년 롤드컵 RNG가 생각나는 듯한 몰락으로 4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4강의 탈락 원인이라면 역시 닝이 0순위 원인일 것이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정신적인 충격이 꽤 컸던 모양인지 그나마 이긴 3세트를 제외하고는 온갖 죽을 다 쑤면서 팀 패배에 일조했다. 그나마 이긴 3세트 또한 그야말로 루키가 르블랑으로 신들린 줄타기를 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밀어갔던 걸 생각하면 요새 롤이 얼마나 상체 싸움이 중요한지, 그리고 정글러의 역할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다시 느끼게 했다. 실제로 닝이 죽을 쑤기 시작하자 IG는 라이너들이 어거지로 초반을 끌고갔으나 뭔가 어설퍼서 카운터 펀치를 제대로 얻어맞고 끝내야 할 때 끝내지 못하고 질질 끌리다가 패했으며, 라이너들마저 무너진 4세트에서는 SKT전보다 더한 관광을 당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SKT전의 패배는 IG가 느슨하게 게임하다 졌기 때문에 별 타격이 없다는 일부의 예상과 달리, TL에게 IG를 파훼할 실마리를 보여준 치명적인 패배였던 것이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9연승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기록해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닝의 과감함 또는 무모함이 SKT와의 그룹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들켜버린 게 가장 컸다. 라인전은 그 SKT조차도 압도하면서 초반 주도권을 잡는 키 플레이어가 닝이지만 그 스노볼을 박살낸 것도 닝이다. 하이리턴에는 하이리스크라는 게 오듯이, SKT가 신 짜오를 두드려 패니까 다른 플레이어들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운영 틈이 확실하게 드러나면서 졌으니 TL이 당연히 그걸 노렸고, 코어장전의 엄청난 캐리력과 각성한 엑스미시의 활약으로 롤드컵 MVP 닝을 완전히 제압해버렸다.
라이너들도 슈퍼 플레이로는 어디 가서 밀리는 선수들이 아니었지만, 결국 팀플레이에서 TL에게 밀리고 말았다. TL이 코장의 이니시와 환상적 호흡으로 플레이한다면, IG는 바텀 듀오를 제외하면 각자 따로따로 노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MSI 최고의 선수로 꼽혔던 더샤이였다. TL전에서 더샤이는 임팩트를 라인전에서는 시종일관 압도하는데 성공했지만, 한타에서 따로 놀거나 합류를 늦게 하거나 무리하게 들어가 죽는 모습을 보여줘 LPL에서도 보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플레이를 그대로 증명하였다. 듀크도 임팩트 상대로 강한데 한 판만 써봤으면 좋았을 것이다.
루키는 거의 AP 순간 폭딜 챔프들을 꺼냈는데, 작년 롤드컵 우승에 걸맞게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SKT전에서 운영에 휘말리면서 어쩌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약점이 4강전에서 엑스미시한테 제대로 당했다. 3세트 르블랑은 스킨의 주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첫 1, 2세트가 역전에 휘말리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4세트는 정화-수은을 가면서 딜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카너의 이니시에 찢겨버리면서 생존도 못 하고 딜템은 딜템대로 안 나오게 되었다. 그 외에 2세트 라이즈 궁으로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지만, 이 부분은 팀 전체의 판단 미스라고 봐야 할 것이다.
잭키러브와 바오란 바텀 듀오는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4강전에서는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라인전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 코어장전의 로밍을 허용했고, 그 코장의 삼성-젠지 시절의 캐리력을 막지 못했다. 그나마 잭키러브의 경우 1-2세트 때 나름 필사적으로 딜을 넣기는 했지만, 4세트 바루스로는 럭스 궁에 점멸 빠지고 죽고를 반복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바오란은 그냥 코어장전에게 압살당했다. 이니시에이팅에 강점이 있는 서포터로는 제대로 된 진입각을 못 보고 스킬을 날리거나 상대에게 발이 묶여 폭사하였고, 팀을 지키는 타입의 서포터로는 라인전 딜교환을 계속 밀렸으며 한타 때 딱히 변수를 만든 것도 아니었다.
이번 MSI에서 IG의 행보는 2018 MSI 킹존과 상당히 유사하다. 킹존은 그때껏 누구도 부정할 수 없던 최고 리그 LCK를 완벽히 정복했기 때문에 '''한 세트라도 내줄지가 관건'''이라는 유례없는 고평가를 받았다. IG의 경우 '전설의 귀환'이라는 SKT가 있어서 완전 압도적인 평가를 받지는 않았으나, 지난 시즌 롤드컵 우승팀이라는 프리미엄도 있고 해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다. 지난 시즌 월드 챔피언십 우승 리그 소속으로서 가장 큰 기대를 모았고 특히 전투력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MSI에서 "어나더 레벨"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적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정글과 바텀이 심하게 무너지면서 경기력이 망가졌고, 최강처럼 보이던 탑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나마 미드가 분전했으나 한계는 명확했다. 이쯤 되면 '어나더 레벨'이란 수식어에 마가 낀 게 분명하다.
TL이 결승에서 G2에게 0:3으로 박살이 난 탓에 IG의 위상은 더 실추됐다.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G2가 뭔가 새로운 것을 선보였다기보다는 개인 기량만으로 TL을 찍어누른 느낌이 강했기 때문. IG와 팀 컬러가 비슷하다고 평가받으며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IG에게 2번 다 진 G2가 간단히 한 것을 정작 IG는 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당히 굴욕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3.1.4. '''4위''' SK telecom T1
2018 시즌의 부진 후 시즌 말미의 스토브리그 때부터 SKT가 거듭 천명했던 '''왕의 귀환'''은 첫 단추부터 어긋나버렸다. 오죽하면 리그 우승이 왕의 귀환이 아니라 암흑군주의 등극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SKT는 작년 LCK의 굴욕을 씻겠다고 선언하고 MSI에 왔다. 그러나, 그룹 스테이지 초반부터 다소 삐걱이는 모습이었다. G2에게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고 IG에게는 역대급 관광을 당했다. 3일차에는 G2에게 또 한 번 당했다. 그러다 4일차부터 분위기를 쇄신하는가 싶더니 5일차에 IG에게 설욕하고 2위로 그룹 스테이지를 마무리하여, 2016 MSI에서처럼 천천히 강해지다 우승을 거머쥐는 모습을 기대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4강 탈락. 1~3부 리그의 서열만 재편되었을 뿐 "4부 리그"라는 LCK의 오명은 그대로 남았고, 오히려 라이엇 공인 국제 대회 최단기 패배 기록에 더해 MSI 미드 라이너 펜타킬의 희생양이 되었고, LCK 사상 역대 MSI 최저 성적을 거두었다는 불명예가 SKT에게 추가되었다. 물론 참여한 팀이 SKT와 킹존뿐이지만.[11]
작년의 롤드컵 출전 팀들처럼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엄청난 굴욕을 당했던 것도 사실이고, IG에게는 한 번 이겼지만 KT도 작년엔 세트승은 두 번은 땄다. 팬들의 지나친 설레발이나 왕의 귀환을 천명했던 포부치고는 굉장히 민망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에 슼갈이라고 일컫어지는 악성 팬덤은 그간의 업보를 되돌려받고 있다.
SKT가 MSI 내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해외의 메타를 어느 정도 흡수했고, 그룹 스테이지 초반에 완패를 안겼던 IG와 G2에게 어느 정도는 갚아주었다. 그 핵심은 역시 클리드였다. 클리드는 초반에 잘 풀리면 모든 라인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말린 팀원도 살려내고 때로는 혼자서 다 때려잡고 다니기도 하는 슈퍼 크랙이었다. 하지만, 클리드 외에 다른 선수들이 뭔가를 만들지 못했다. 클리드가 초반에 상대 정글의 역설계에 당하거나 전체적으로 터진 라이너들 뒷바라지하느라 움츠러들면 SKT 전체가 움츠러들었고, 대부분의 경우 그대로 패배로 연결되었다. 결국 정글이 꼬이니 전체가 꼬였다는 점에서 똑같이 4강에서 떨어진 IG와 어느 정도는 비슷한 상황이다.
라이너들 중에서 특히 심각했던 것은 바로 칸이다. 칸은 클리드가 풀어주고 가도 상대 정글의 노림수에 너무 쉽게 걸려들어 이득을 다 내주는가 하면, 개입 없이 1:1로도 상대에게 임팩트 있는 솔킬을 많이 내주었다. G2전에서 제이스에 고정 밴 카드 하나를 소모한 것도 제이스를 풀면 칸이 라인에서 너무 얻어맞을까봐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합류전 및 한타 때의 판단으로 이를 만회한 느낌이 있었는데 4강 G2전에서는 이 장점마저도 완전히 퇴색되어 팀의 명백한 구멍이 되었다. 페이커도 한타 때 순간적인 판단력은 살아 있었으나 라인전 단계에서는 대체로 무색무취한 편이었고, MSI가 끝나도록 라이즈 외에 의지할 만한 미드 픽을 찾지 못한 느낌이었다. 또한 4강에서 가장 말이 많은 게 칸의 레드 사이드 마지막 픽 빅토르인데, SKT가 정규시즌에서 레드 사이드로 경기를 진행했을 때 칸의 픽을 끝까지 숨겨주고 탑의 카운터 픽(가장 많이 사용했던 건 피오라)을 이용해 게임을 쥐고 흔드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해보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봇이 그나마 강한 편이었다. 마타는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기는 했어도 잘할 때는 시야 장악이나 로밍이나 한타 때 스킬 활용이나 준 MVP급이었고, 테디도 전체적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LCK에서처럼 파괴적이지는 않았고, LCK에서처럼 단단하지도 않았다. 마타가 특히 어떤 챔피언을 잡느냐에 따라 폼이 널뛰는 느낌이었으며 테디도 LCK와는 다른 메타를 감안하더라도 잘 끊기는 편이었기에 '억제기'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다.
이렇듯 선수들의 플레이 자체도 부족했지만, 밴픽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4강전에서 G2의 밴픽에 계속 휘둘렸기 때문이다. 1세트 소나 타릭은 자신들이 잡고 말아먹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잘 대처했고 3세트도 렉사이를 내세워 잘 풀었지만, 2세트에는 아칼리를 풀어주더니 모르가나 보고 바이 / 니코 보고 헤카림이라는 연발 자충수로 알아서 지고 들어갔으며 4세트 탑 빅토르도 픽의 의미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5세트에는 상대의 신드라에 낚여 르블랑을 뽑은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이미 한 번 당했던 파이크가 3픽으로 나왔는데 여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페이커는 리산드라 픽 보고도 정화가 아닌 순간이동을 들어 알아서 맛집이 되어주었다. 사일러스가 1티어 픽이라고는 해도 칸도 페이커도 그리 잘 다룬다고는 할 수 없는데 계속 사일러스부터 뽑고 들어가던 밴픽도 많이 지적된 부분이다. 물론 페이커가 4강 4세트에서 궁 대박을 여러 번 치기는 했지만, 궁극기를 제외한 일반 스킬 활용 면에서 여전히 문제가 많이 엿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더 안 좋은 것은 SKT가 LCK 후반과 플옵을 완전히 파괴하며 다른 팀들과의 격차를 여실히 드러낸 현 시점에서, SKT를 제외한 다른 팀들이 출전했더라면? 이라는 식의 기대조차 품을 수 없을 정도로 리그의 신뢰도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롤드컵 때는 미끄러진 그리핀을 기대했던 팬들이 있었지만, 스프링 시즌에 플레이오프부터 결승전까지 모두 3:0 승부가 나오는 희대의 포스트시즌이 나와버려서 접전이니, 비벼본다느니 하는 말이 쑥 들어갈 정도로 깔끔하게 서열 정리가 돼버린 것이 현 LCK 상황이었다. 괜히 SKT가 왕의 귀환을 선언한 게 아니라 그만큼 다른 LCK팀들과의 격차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에 그런 자신만만한 선언이 나왔던 것. 그런데, 그런 팀이 아무리 접전이었다손 치더라도 전략, 전술의 치명적 약점을 드러낸데다 원맨팀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으며, 리그 내에서만큼의 폼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시드권까지 받아서 올라간 국제 대회에서 4강에 그쳤다보니, LCK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수순이라 하겠다. 물론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도 타당하지만, MSI는 말 그대로 시즌의 중반 결산을 상징하는 대회라서 아직 절반 왔다며 이후 치러질 리프트 라이벌즈, 서머 시즌, 롤드컵까지 지켜보자는 팬들의 의견도 제법 있다. 또한 LCK 스프링 시즌은 기묘하게도 다전제가 대부분 싱겁게 끝나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어서 아직까지는 기대를 놓지 않아도 될 듯 싶지만, 팬들이 우려하던 '''LCK 리그 전체의 질적 하락'''이 실제로 이루어 졌다는 게 반쯤은 확정이라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
그나마 G2가 TL을 역대 최단 시간 내에 박살내면서 이 팀을 상대로 2:3은 끌고갔다는 나름의 체면치레는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G2를 2번 모두 이긴 IG도 체면치레가 가능한 것이 사실이며 G2를 2번 모두, 그것도 만 골드차로 이긴 퐁 부는 IG SKT TL 다 씹어먹는 0부 리그가 되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평가가 올라가는 건 SKT를 사실상 홀로 이끈 클리드뿐이다.
팬덤의 반응은 얼핏 보면 SKT에 대한 엄청난 비난 여론인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인 면면을 뜯어보면 비난의 대상은 9할 이상이 슼갈이라 불리는 악성 SKT 팬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수들과 팀 자체에 대한 비난은 역대 해외팀에게 패해 탈락한 그 어떤 팀보다도 적고 온건한 여론이다. 이에 비교할 만한 건 당시 9위라는 강등권 성적인 채로 리그의 위상을 놓고 초강팀들이 대결하는 리프트 라이벌즈에 던져진 MVP뿐이었으며 심지어 MVP조차도 그 엄청난 분전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면하지는 못했다.
3.1.5. '''5위''' Flash Wolves
LMS에서는 언제나처럼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FW지만, 국제 대회에서 FW가 "한국 킬러"조차 되지 못한 것도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고, 이번 MSI는 아예 '''ESPN 선정 파워 랭킹에서 퐁 부보다 낮은 순위를 받고 시작'''했다. 북미에게 밀려 역대 MSI 최초로 4강도 못 간 것이 굴욕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기실 FW의 전력은 메이저 지역 우승 팀의 그룹 스테이지 첫 꼴찌 기록이나마 면한 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퐁 부도 그렇지만 FW 또한 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대 G2 1차전 통한의 강타 미스, 대 IG 2차전 바론 둥지에서의 데이지 프리딜처럼 FW가 조금만 더 침착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대형 사고가 다 잡은 고기를 방생해 버렸다. 순간순간의 전투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고 빠른 페이스의 게임을 쫓아가는 능력도 있었음에도 결국 중요한 순간에 터진 실책이 FW를 좌절시켰다. 다만 설령 FW가 알아서 사고 치고 자멸하지 않았더라도, 선수들의 전체적인 기량이 떨어졌기 때문에 정말 잘 풀려도 4위가 한계였을 것이다. IG의 더샤이와 루키, SKT의 클리드, G2의 캡스, TL의 임팩트와 더블리프트처럼, 4강 팀들은 저마다 크랙이라고 부를 만한 믿을맨이 최소 하나쯤은 있었다. 심지어 퐁 부조차 제로스의 존재감이 매우 튀었고 멜리오다스 등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하지만 FW의 경우 확실한 에이스는 없고 오히려 정글에 명백한 구멍이 있었다. 부기가 약간이나마 정신을 차리고 나니 미드에서 버티던 래더가 무너졌다. 이런 FW가 여전히 리그 여포로 군림하는 LMS의 상황이 너무나도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런 개인 단위 체급 자체가 낮음과 맞물려 SKT-TL 스타일의 '느리게 조이는 운영'에 너무나도 취약했다는 것도 문제였다. TL에게 한 판을 따내기는 했지만, 이는 TL이 계속 억지로 싸움을 열다가 자멸했기 때문이지 FW가 운영을 잘 쫓아간 덕분이 아니었다. 4일차까지 2위를 지키던 G2는 물론이고 IG를 상대로도 나름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SKT와 (운영하는) TL을 상대로는 거의 손도 뻗지 못하고 무력하게 졌다. 무난히 후반을 바라보기에는 기량이 부족하고 플레이메이커도 없다 보니 상대가 변수만 줄이면서 스노볼을 천천히 굴리면 대응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플레이 스타일이 현 메타에 옳은가와는 별개로, 이런 공략법에 너무나도 취약했다는 점은 MSI 이후의 해외 대회에서도 FW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3.1.6. '''6위''' Phong Vũ Buffalo
매년 받는 '가능성은 있지만 그럼에도 메이저 지역의 벽은 높다'는 평가를 그대로 받았지만 분명 올해는 조금은 다른 평가다. 단순히 가능성만 보인 게 아니라 그 가능성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도 그럴 것이 패배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가능성을 평가받았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패배한 경기에서의 좋은 모습은 물론, 승리한 경기에서는 상대팀이 안일했다, 실수했다 등의 평가가 아닌 승리한 퐁 부가 잘해서, 게임을 주도적으로 잘 풀어나가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결과만 놓고 보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메이저 지역에게는 아직 못 당한다' 이지만 FW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메이저 지역 중 하나를 자신들보다 낮은 순위에 둘 수 있었던, VCS가 메이저 지역을 따라잡기까지 단 한 걸음만이 남았다고 할 수 있는 대단한 성과를 남겼다.
공격적이고 한타 위주의 팀 컬러가 메타와 잘 맞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남겼다지만 이게 퐁 부가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개인의 무력 또한 메타와 팀컬러의 호응을 잘 뒷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그 더 샤이에게 솔킬을 얻어낸 탑의 제로스를 필두로 항상 1인분씩은 하는 미드의 나울, 신인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정글러 멜리오다스, 원딜이 조금 불안해도 이를 잘 커버하는 팔레트와 이에 조금 아쉬운 실력에도 서폿의 이니시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빅코로까지 개인이 가진 피지컬을 온전히 팀컬러를 형성하고 메타를 따라가는데 쏟아내는 점을 보면 베트남의 선전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 메이저를 따라갈 수 없는 이유는 지나치게 메타에 따라가고 가끔씩 보이는 자신들의 컬러나 메타에 맞지 않는 밴픽. 이번 메타에서 난전의 중요성은 IG와 SKT의 플레이 스타일과 성적을 보면 극명히 드러나는데, 안정적 운영보다 적극적인 교전으로 유리할 때는 이득을, 불리할 때는 역전의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게임의 키 포인트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이 둘에 너무나도 충실한 나머지 운영에 있어서는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 교전을 통해 이득을 보고 몰아쳐서 끝낼 수 있으면 이기지만, 상대가 이를 운영으로 대처하며 베트남에게 지속적인 이득을 넘겨주지 않을 경우 후반에 쉽게 무너져 버리는 것. G2에게 승리할 때도 G2가 운영으로 뒤집을 수 있는 격차가 아니었기에 승리했고, IG, FW에게 패배할 때는 분명 초반을 좋게 가져갔지만, 이 기세를 몰아 넥서스까지 밀어내는 운영은 보여주지 못했다. 아예 운영 위주인 SKT에게는 그야말로 압살. 퐁 부의 문제는 자신들의 뛰어난 교전으로 이득을 챙기는 데서 끝나고 상대의 역전의 여지를 차단하며 유리한 점을 유지해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저 교전을 이긴 그 자체를 이득으로 판단하며 교전의 승리를 응용해서 게임의 승리로 연결하지 못하는 것이 보완해야 할 점.
밴픽 또한 메타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그를 반영한 밴픽을 선보이고 있지만 가끔 LCK의 안정적인 밴픽을 따라가는 픽을 보인다. 어떤 의도였는지는 퐁 부만이 알고 있겠지만 최소한 그러한 경기들이 정답은 아니었음을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는 밴픽에서 승리하거나 져도 좋은 결과를 보이는 반면, 그렇지 못할 때는 아직 메이저에 근접할 수 없다는 격차만 보여주고 있다.
어쨌든 베트남은 2018 롤드컵과 이번 MSI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단순히 좋은 모습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확실한 성장 또한 보여주었기에 가능성에 이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성장 추세와 LMS의 부진이 겹치면 빠르면 이번 롤드컵, 늦어도 내년 MSI 이후에 정말로 메이저 리그를 자신들보다 아래에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담이기는 하나 G2가 SKT를 잡은 데 이어 TL과의 결승전에서 3 - 0으로 완승하고 '''"역대 국제 대회 사상 최단 시간 결승 매치업"''' 기록을 쓰면서, 그룹 스테이지에서 IG와 더불어 유이하게 G2를 격파한 퐁 부가 떨어지고도 연전연승을 적립했다는 평가가 많다. IG는 G2와 치고받는 난타전이었던 것에 반해 퐁 부의 경우는 전반전에서는 퐁부 킬로만 분당 1킬을 뽑으면서 2만 골드 격차를 내는 우주 관광을 보냈고, 후반전에서 다시 만났을 땐 펜타킬을 내주고도 이긴 희대의 굴욕을 선사했기 때문. 각 팀에 대한 평가가 정리되는 와중에도 퐁 부 버팔로가 컨디션이 고조로 오른 IG를 궁지까지 몰아넣거나 우승팀인 G2를 압도적으로 패배 시킨 것에 대해선 그야말로 2019년 상반기 롤판의 최대 미스테리.
3.2. 플레이-인 스테이지
3.2.1. '''7위''' Vega Squadron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레벨에서 베가는 예상보다도 더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도 FW에게서 1세트를 따내고 퐁부와 한 끗 차이의 치열한 승부를 펼쳤으니 저력은 입증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베가가 지는 경기 못 뒤집고, 마지막에는 이기는 경기마저 뒤집혀 분루를 삼키게 된 이유는 기본기의 부족이었다.
토너먼트 스테이지 레벨에서 베가가 패배한 거의 모든 경기를 보면 모든 라인이 다 밀리고 정글마저 CS차가 잔뜩 벌어지며 그 중에서도 특히 바텀이 매우 터져 수습조차 불가능한 경기 양상이 나타났다. 산타스는 원래부터 기대치가 낮았다고 쳐도, 가제트는 비원딜과 원딜 모두 잘 다루며 혼자서도 잘 살아남는다는 사전 평가가 무색하게 비원딜로도 라인전 터지고 원딜 맞대결은 개박살나며 라인전 외적으로도 포지셔닝 미스 때문에 맛집 신세가 되기 일쑤였다. 카서스 원툴에 뒤늦게 애쉬로 활로를 찾는가 싶었으나 결국 애쉬로도 상대의 공격에 계속 노출되어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탑 라이너 보스도 토너먼트부터는 확실히 상대와의 체급 차이에 고전하는 느낌이었다 보니 양 날개가 전부 주도권을 내주고 게임이 어려워지곤 했다. 미드의 노만즈는 간혹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반대로 꽤 크게 밀린 적도 많아 전체적으로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가가 FW에게 한 판을 따고 퐁부를 거의 잡을 뻔도 했던 이유는 좋은 밴픽과 아나나식의 분전이었다. 카서스를 뽑고 심리전하다가 상대 픽이 다 나오니까 미드 베인에 원딜 카서스로 돌려서 사일러스를 억제한 밴픽 전략은 매우 날카로웠고, 카서스가 막힌 가제트에게 늦게나마 애쉬를 쥐어주어 라인전 반반 가면서 매 날리기 & 마법의 수정화살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게 한 것도 좋은 판단이었다. 물론 퐁부전 마지막 세트 초가스 픽처럼 항상 밴픽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라이너들의 기량 대비 대체로 좋은 선택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나나식은 자기 캠프조차 반쯤 등한시하고 계속 라인에 개입하는 독특한 플레이를 보였는데, 밀어준 라인에서 오히려 곡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상대 정글과의 CS 및 레벨 차이가 발생해 독이 되기도 했으나 잘 풀리는 게임에서는 아나나식의 헌신 덕분에 불리하던 라인이 풀리고 상대 정글이 조급해하다 역으로 말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해 베가에게 승기를 가져다 주었다.
MSI 내부에서의 평가만 보자면, 베가는 어쨌거나 7위쯤에서 끝나는 그저 그런 변방 리그의 팀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작년 롤드컵 끝나고 팬덤에서 평가를 내릴 당시만 해도 LCL이 회생하리라는 기대는 사실상 거의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문서에도 나와 있듯이 Gambit Esports의 머니게임 몰빵 때문에 LCL 전체의 생태계가 한 차례 파괴되어 무려 4시즌을 말아먹으며 빌빌대고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갬빗이 노쇠화로 주저앉고 Vaevictis eSports가 리그 전체의 뒤통수에 모데카이저 3타 핵철퇴를 꽂아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구색을 맞추며 그나마 리그의 체면을 살린 게 바로 베가 스쿼드론이다. 그렇기에 당장의 표면적인 걸로만 따지면 아직 멀었지만, 내외적인 마이너스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다 따져 본다면 '''그래도 여기까지 성과를 내 준 것만 해도 고마운, LCL의 희망을 볼 수 있는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래쪽에 언급할 인츠의 부진과 그 뒤에 도사린 CBLOL 전체의 몰락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에 거둔 7위라는 성적은 정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2.2. '''공동 8위''' 1907 Fenerbahçe Espor
준수한 성적이었으나 또 라이벌 베트남을 넘지 못했다. 상위권의 경쟁은 그 베트남보다도 더 치열한 리그이지만 토종 선수들의 메카닉 대비 아쉬운 게임 IQ나 수준급 정글러들의 부재가 다시 베트남을 넘지 못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로열 유스의 클로저가 가장 뛰어난 토종 정글러이나, 탑 다운그레이드 미드 옆그레이드 등으로 인해 루키 시즌만큼의 활약을 못 보여줬다.
아무래도 자신들도 플레이-인 중 개인기량이 매우 막강한 리그이지만 최근 선수풀만 보면 메이저 지역 급이라는 유스의 산실 베트남을 당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눈꽃이나 루인과 같은 한국인들의 힘을 빌리고 오더 잘하는 한국/유럽 용병들을 기용하는 것 역시 좋은 방향이다. 다만 이번 단두대 매치에서 베트남이 결국 자신들의 공격성으로 중압감을 극복한 반면 터키는 자신들의 운영 템포를 결국에는 잃어버리고 무너졌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격차가 꽤 있었고 어떤 시각에서 보면 정말 한끗 차이였던 만큼, 딱히 확실한 정답은 없고 롤드컵까지 언젠가는 베트남을 꺾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3.2.3. '''공동 8위''' DetonatioN FocusMe
부활한 CIS의 벽을 넘지 못하며 아쉽게 토너먼트 스테이지 진출은 실패했지만, 역대 일본팀 중 최고의 성적이라는 페이스를 2018 롤드컵부터 이어갔다. 심지어 여전한 '에비좌' 에비는 물론 달라진 바텀 듀오를 중심으로 2018 롤드컵보다도 더 발전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데토네이션이 너무 리그를 독주 체제로 만들고 있으며, 리그 전체적으로 정글-미드 선수층이 얇은 것은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한국 용병의 활용, 그리고 개인기량 대비 매우 높은 팀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매번 기대치를 상승시키고 다시 그 기대치를 상회하는 활약을 해줬다는 점에 많은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정글러가 좀 더 잘했다면 CIS도 잡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라무네가 세로스와 로테이션을 돌 실력까지는 올라와서 좀 더 공격적인 미드 운용도 가능했다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보다는 일단 발전한 부분을 칭찬할 만하다.
다만 조기에 성과를 내거나 리그 전체의 질적 향상을 이루지 못한다면 DFM 토종 선수들의 많은 나이는 언젠가 발목을 잡을 것이다. 93년생의 노장인 세로스를 축으로 에비(95) 유타폰(96) 라무네(97) 전부 어린 나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타 팀에서 어린 유망주들이 어쨌든 잘 나오는 편이 아니다. 정글러와 서포터의 경우도 한국 선수들 제외 최고로 꼽히는 CGA의 정글러 'hachamecha' 타카이 다이가 93년생, USG의 서포터 'enty' 타니오카 료세이가 97년생이다. 펜타그램이라는 흑역사와 라이엇 재팬의 아쉬운 서포팅에도 불구하고 현지 선수들과 한국인 선수들이 힘을 모아 환경 대비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환경을 개선하고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3.2.4. '''10위''' MEGA
브라질의 장렬한 자폭 덕분에 10위이고 실제로는 바머스와 이스루스보다도 조금 더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평가받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졌잘싸는 신나게 했으나 마침표를 못 찍어서 1승 간신히 했던 전년도 MSI나, 아예 로스터부터 꼬이면서 전패했던 롤드컵과 달리 무려 2승씩이나 거뒀다. 심지어 2번째 승리는 최강 베가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얻어낸 승리였다.
3.2.5. '''공동 11위''' Bombers
메가와 더불어 최약체라는 예상과 달리 이스루스와 비비고 그 퐁부를 상대로 폭탄을 터뜨리면서 의미있는 2승을 낚았다. 특히 FBI가 호주 역체원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활약해줬고 료마와 발칸 또한 기복이 매우 컸지만 이기는 경기에서는 훌륭했다. 다이어 울브스의 공중분해로 리그 하향 평준화가 우려되던 것에 비하면 선방은 선방.
3.2.6. '''공동 11위''' Isurus Gaming
전성기 LYN-R7-Infinity에 비하면 아쉬운 경기력과 성적이었으나, 그 한 팀을 제외한 중남미의 역사를 감안하면 준수한 모습으로 터키에 폭탄도 한 번 떨어뜨리고 의미있게 퇴장했다. 특히 부각스는 닉값만큼 위압적이던 Jirall과 비교되어 더욱 혹평받았으나, 또 4경기는 망해도 2경기는 기막히게 세탁하는 특이한 탑솔러의 모습을 보였다. 나머지 멤버들의 기량은 못해도 중간은 갔으나, 운영이 너무 별로인 것이 B조의 운영보다 훨씬 교전 지향적이었던 A조에서도 탑솔 기량과 더불어 발목을 잡았다.
3.2.7. '''13위''' INTZ e-Sports
2014~15 시즌 변방 최강, 16 시즌 변방 2위 리그였던 브라질이 이윽고, 마침내, 드디어 8개 변방 리그 중 8위로 추락하고야 말았다. 타 플레이-인 리그의 성장에 CBLOL이 뒤처지는 것으로만 보였던 2017년을 거쳐 카붐 이스포츠의 처참했던 2018년을 생각하면 13팀 중 9위라는 ESPN의 예상도 오히려 과대평가로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인기와 팬심을 배제하더라도 EDG를 격파했던 전통 명가 INTZ의 복귀에 Envy라는 브라질 역대 최고 미드 라이너의 등장 덕분에 어느 정도의 기대를 받았다. 그리고 그 기대에 INTZ는 1승 5패 최하위라는 성적으로 보답했다. 2년간 너무나도 문제점이 많아 이 넓은 위키에 적기에도 여백이 아니라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던 브라질 리그였다. 사실상 올 것이 이제서야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5년 2승으로 브라질 롤드컵 최다승 미드 라이너 타이틀을 달고 있는 CBLOL의 전설 카미의 인터뷰에 의하면, 브라질 롤판은 과도할 만큼 커졌고, 판이 커졌기에 성적을 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고 한다. 무조건 상금과 연봉이 많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론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는 3~4년 전 암흑기를 맞이했었던 LPL과 비슷할 뿐만 아니라 타이중 참사, 고척돔 참사 등을 연달아 맞이하고 있는 한국 야구계와도 비슷하다. 매니지먼트, 코칭 등의 체계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그러니까 질적 성장이 결여된 그리고 성장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무차별적인 양적 성장은 프로 스포츠계에 무조건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실제 로스터 구성에서부터 선수들이나 코치진이 냉철한 실력 위주의 기용은 바라지도 않고 아예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으리 기용, 친목 기용을 일삼아 대다수의 팀에 약점을 넘어 초대형 구멍으로 평가받는 멤버들이 존재한다. 당연히 이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을 크게 끌어내리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이기기 위한 팀이 아니라 적당히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면서 강등은 당하지 않기 위한 팀을 만든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의문스런 로스터 구성이, 은퇴한 카미의 발언을 은퇴 선수의 꼰대질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으로 보이게 만든다. 롤드컵 본선 3년간 4승을 거두던 시절 메이저 지역보다는 부족해도 자기들만의 관록이 묻어난다던 운영 능력도, 터키와 CIS는 물론이고 일본, 호주 등보다 명백히 열등할 정도로 정체 혹은 퇴보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라이엇이 그토록 중시하는 전투 능력에서도 가장 심하게 집중력을 잃는 지역이 바로 브라질이다. 그간 막강했던 브라질 상체 인재풀에 비해 빈약했던 하체 포지션에 레드버트, 타이탄, 엔비 등 매우 우수한 유망주들이 차례로 등장했지만, 팀으로서의 경기력은 정체를 넘어 퇴보한 것으로 느껴질 정도가 된 결과 어느새 플레이-인 지역 중 꼴찌라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포르투갈어라는 영향력 적은 언어의 영향으로 돈은 많지만 영어의 북미, 중국어의 중국 과 같이 좋은 용병을 영입하는 데 무리가 좀 있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메이저 지역보다 못할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이미 한국 용병의 덕을 보는 터키나 한국 용병 없이 수준을 끌어올린 VCS/CIS 등보다 못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일본이나 호주보다 브라질이 밑으로 추락한 이유가 언어 장벽이라고 하는 것은, 브라질보다 물질적 투자와 인적 자원 즉 선수풀이 모두 열악한 다른 플레이-인 지역들에 대한 모욕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이번 INTZ의 화이트로터스 벤치 건도 자세히 살펴보면 의심스런 사례이다. 물론 화이트로터스가 픽스, 타이탄, 로딕 등 플레이-인 최상위권의 원딜러들을 상대로 비교적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자국 리그 4강에서도 자폭하면서 과거 변방 원탑으로 불리던 기량이 쇠퇴했다는 평은 많지만, 여전히 원딜 풀이 넓지 않은 브라질에서 중상위권 이상은 거뜬한 폼이라는 주장도 많다. 실제 화이트로터스가 출장했으나 패배한 경기들 하이라이트를 쭉 살펴보면 원딜이 역캐리해서 진 경기나 원딜과 소통이 안 되어서 진 경기들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마지막이자 진짜 김동준의 남자가 된 Mills와 실력을 비교하는 것은 굴욕일 정도이다. 밀스는 결승전에서도 brTT 상대로 폭파당하다가 엔비의 강제 캐리로 간신히 탑승하였다. 괜히 한국 해설진이 '''기대를 안 했는데''' 그보다도 더 못해서 깐 게 아니다. 적극적인 남미 원딜 영입이 자국 선수들의 입지를 좁힐까봐 공정한 기회를 주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될 만하다.
한국인까지 영입하며 열심히 했으나 개개인의 재능 부족으로 마지막에 무너진 플라멩구와, 2부 리그 헝그리 정신으로부터 출발해 성실 1툴 정글러를 데리고도 에이스의 노쇠화 한 방에 무너진 카붐에 이어, 리그 전체의 안일함 때문에 스스로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채 안에서부터 모래성처럼 허물어진 인츠까지. CBLOL의 질적 붕괴는 그렇게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고, 베가 스쿼드론이 낸 7위의 성적과 맞물려 정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대조는 향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가 어떤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들을 집대성한다고 볼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CBLOL이라는 리그가 e스포츠 전체에 대한 반면교사로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1] 4강 탈락[2] 그룹 스테이지 탈락[3] 플레이-인 토너먼트 스테이지 탈락[R] 순위 결정전 패배.[4]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단독 2위[5]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단독 3위[6]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공동 3위[7]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 단독 4위[8] 경기는 패배하였다.[9] 해당 경기(9경기)가 많아 한 경기를 특정할 수 없음.[10] G2가 유난히 해외 대회에서 성적이 매우 좋지 않은 경우가 잦아 내린 평가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 유독 국제 경기에서 나쁜 성적을 거두는 모습에 내수용이라는 좋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나녔던 것도 과거에는 사실이었다.[11] 15(SKT) 준우승 - 16(SKT)/17(SKT) 우승 - 18(킹존) 준우승 - 19(SKT) 4강 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