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플레이오프/1993년
1. 개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승자 LG 트윈스가 대결하였다. 1990년 한국시리즈 이후 3년만의 포스트시즌 재대결. 도전자 입장은 바뀌었으나 공교롭게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홈구장을 먼저 쓰는 순서는 같았다.
시즌전적은 LG의 10승8패 우세였으나 9월만 놓고보면 삼성이 4승1패로 우세했고 대구에서 3연패를 당한 LG는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이후 최종전에서 4위가 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삼성의 막강 클린업트리오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 1위에 오른 신인왕 양준혁과 홈런왕&타점왕&MVP 김성래는 LG전 타율이 .273, .214로 약했고 타격 2위 강기웅은 LG전에서 .373으로 강했다.
LG는 시즌 내내 클린업트리오가 고정되지 않았지만 송구홍이 삼성전에서 .440으로 고타율을 쳤고, 김상훈과 김건우는 각각 .348, .385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의 모든 경기에서 원정팀이 승리를 거두면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1. 1차전: 강기웅과 김상엽의 맹활약, 삼성의 기선제압
중계방송사는 MBC, SBS
승리 투수 : 김상엽
패전 투수 : 정삼흠
홈런 : 강기웅(7회 3점)
1993년 플레이오프 1차전 관련 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특유의 호쾌한 타력을 앞세워 LG 트윈스에 역전승, 기선제압했다. 탈삼진왕 김상엽의 완투와 중반 이후 3점 홈런을 포함한 중심타선 폭발로 빈타에 허덕이고 결정적인 실책을 2개나 범한 LG를 5-1로 쉽게 이겼다. 김상엽은 상대 타선을 단 1개의 안타와 1실점으로 막아냈으며 3번타자 강기웅은 7회 3점 홈런을 포함, 5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의 쌍두마차가 됐다.
삼성은 이날 5회까지 LG 선발 정삼흠의 구위에 눌려 산발 2안타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다 6회들어 타격 감각을 되찾아 4개의 안타를 몰아때리며 동점과 결승점을 뽑아 순식간에 대세를 갈랐다.[1] 삼성은 강기웅-이종두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정삼흠-강봉수-차명석 등 5명의 투수들에게 총 9안타를 기록했고 LG는 이병훈의 안타로 노히트를 면했다.[2]
4회까지 0대0으로 투수전이 전개되다 5회말 LG는 1사2루에서 김상엽의 2루 견제구가 외야로 빠지고 중견수 동봉철의 3루 악송구로 더블에러가 나와 2루에 있던 대주자 김선진이 홈인하며 1점을 뽑았다.
선취점을 빼앗긴 삼성은 6회초 1사후 좌중간을 빠지는 안타로 진루한 동봉철이 강기웅의 우전 적시타 때 LG 우익수 박준태의 3루 덕아웃으로 향하는 악송구를 틈타 홈을 밟아 동점을 이뤘다. 삼성은 2사 2루의 계속된 찬스에서 이날 부상에도 불구, 발을 절뚝거리며 경기에 출전한 양준혁이 우전안타를 날리는 투혼을 발휘,결승점을 뽑았다.
삼성은 7회 초에도 2사후 류중일의 안타와 3루수 이종열의 실책으로 동봉철이 출루하면서 1,3루의 찬스를 만든 뒤 강기웅이 LG 구원투수 강봉수를 상대로 좌월홈런을 뽑아내 단숨에 5-1로 달아나며 상대의 추격권을 완전히 벗어났다.
1.2. 2차전: 완벽하게 자멸한 쌍둥이, 적지에서 2연승한 사자
중계방송사는 KBS 1TV, SBS
승리 투수 : 류명선
패전 투수 : 민원기
홈런 : 이종두(6회 2점)
삼성이 이틀 연속 신나는 역전극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다. 86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으로 홈에서 2연패를 당한 LG는 대구 적지에서 열리는 2연전을 모두 이겨야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 잠실에서 1승1패가 목표였던 삼성은 이날 홈에서 어떻게든지 1승을 건지기 위해 에이스 김태원을 투입하는등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LG에 초반 2점을 빼앗겨 출발이 불안했으나 2점 홈런과 3루타등 잇따라 장타를 터뜨리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LG는 8안타 7볼넷을 기록하며 15번의 출루를 기록했으나 2점만 뽑는데 그쳤고 윤찬의 그 유명한 최악의 본헤드플레이 주루사까지 겹치며 이날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야구를 했다.
초반 흐름은 LG의 몫이었다. LG는 2회말 성준에게 3안타를 치고 박준태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고, 4회말에는 노찬엽의 볼넷, 박준태의 번트안타, 볼넷으로 만든 무사만루에서 이종열의 스퀴즈번트로 다시 1점을 뽑아내며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4회말 무사만루에서 1점 밖에 뽑지 못해 달아나지 못한 것은 불안요소였고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2회말에는 1사 2,3루 추가득점기회에서 김경하의 땅볼을 전진수비한 유격수 류중일의 빠른 판단으로 무산되었고, 3회말에도 1사 1,2루 찬스가 있었으나 김선진의 병살타로 무득점에 그쳤다.
6회초 선두타자 강기웅이 안타로 출루하자 LG 이광환 감독은 산발 5피안타로 무실점 피칭을 하고 있던 김태원을 내리고 김용수를 등판시켰다. 하지만 김용수는 강기웅의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이종두에게 몸쪽 약간 높은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2점 홈런을 얻어맞고 바로 강판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LG의 이른 승부수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8회초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김성래의 3루타를 기록했다. LG는 이종두-한기철의 연속 고의4구로 베이스를 채우는 만루작전을 펼쳐 1사만루가 되었다. 양준혁은 무릎 통증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상훈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쳤는데 전력질주로 3:2로 역전시켰다. 그러면서 양준혁은 이틀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다. 삼성은 6회 이후 4안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켜 3점을 뽑았지만 LG는 2,3,4회 등 초반 득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LG는 9회말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류명선으로부터 무사에 대타 김영직이 우전안타를 쳤던 것. 여기서 이광환 감독은 윤찬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그러나 대타 최훈재의 우익수 방면 깊숙한 플라이를 안타로 착각한 윤찬이 1루로 귀루하지 않고 홈까지 뛰어드는 바람에 더블아웃당하는 본헤드플레이[3] 를 저지르며 삼성은 위기를 넘겼다. 공교롭게도 다음 타자 송구홍이 안타를 치는 바람의 윤찬의 본헤드는 더욱 뼈아팠고, 결국 LG는 박종호의 중견수쪽 타구가 유격수 류중일의 호수비에 걸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4]
1.3. 3차전: 야생마의 역투, 위기의 쌍둥이를 구원하다
중계방송사는 MBC.
승리 투수 : 이상훈
패전 투수 : 박충식
세이브 : 김용수
LG가 이상훈의 역투에 힘입어 2연패 끝에 첫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선발 이상훈은 위력적인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며 5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8회 2사까지 삼진 10개를 기록하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완벽하게 막아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는 득점없이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던 6회초 선두타자 박종호의 좌중간 안타와 송구홍의 볼넷에 이은 김영직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동수가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놓치는 듯 했던 LG는 김상훈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며 기회를 이어가 다음타자 노찬엽의 2타점 중전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날 결승타를 때린 노찬엽은 2회 1사후 상대선발 박충식에게 첫안타를 뽑아내는 등 박충식과 김태한에게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려 팀타선을 주도했다. 김용수는 8회 2사 1루에서 선발 이상훈을 구원등판해 4타자를 안타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울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이날 이상훈의 호투에 눌려 1안타의 빈공에 허덕였고, 0-2로 뒤지던 8회 류중일과 동봉철의 연속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추격기회를 잡았으나 강기웅의 잘맞은 3루쪽 직선타구가 이종열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병살타가 되고 김성래도 여기서 구원등판한 김용수에게 파울플라이에 그치며 영봉패를 당했다. 4회에는 이상훈의 볼넷으로 무사 1루가 되었지만 강기웅의 번트 실패로 1루주자 동봉철이 2루에서 객사했고, 5회에도 내야안타로 나간 박선일을 똑같은 번트 실패로 아웃시켰다.
이날 이상훈과 박충식 외 김용수, 김태한이 기록한 양팀의 탈삼진은 모두 22개가 나와 1992년 해태-롯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록한 20개의 플레이오프 탈삼진기록을 경신했다.
1.4. 4차전: 정삼흠과 김용수의 철벽 투구, 승부는 원점으로
중계방송사는 KBS 1TV.
승리 투수 : 정삼흠
패전 투수 : 김상엽
LG는 정삼흠의 호투를 발판으로 김동수의 3타수3안타[5] 등 장단 11안타를 집중시켜 삼성 라이온즈에 5-0으로 이겨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LG는 팽팽한 투수전이 계속되던 6회 이병훈의 좌전안타와 대주자 김선진의 2루 도루에 이은 3루 도루때 상대포수 김성현의 악송구로 손쉽게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LG는 김동수와 이종열의 연속볼넷과 송구홍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2사만루에서 김영직이 바뀐투수 류명선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다시 1점을 보탰다.[6]
LG는 7회에도 선두타자 김상훈의 유격수 강습안타와 희생번트로 잡은 2사 2루에서 김동수의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빚맞은 안타로 1점을 얻은데 이어 9회에는 이종열의 우중간 3루타와 박종호의 중전안타로 2점을 추가,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정삼흠은 제구력이 동반된 다양한 구질로 27명의 타자를 맞아 사사구없이삼진 3개를 뽑아내며 8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주역이 됐고 9회에 등판한 김용수는 무안타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이날 모두 5번이나 선두타자가 진루했으나 8안타를 쳐내고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은데다 투수진도 사사구 9개를 내주면서 무너져 홈구장에서 2경기 연속 완봉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5. 5차전: 이종두, 삼성의 6번째 한국시리즈로 인도하다
승리 투수 : 박충식
패전 투수 : 김태원
홈런 : 이종두(2회 2점)
잠실에서 경기를 갖지만, LG가 선공으로 삼성이 후공으로 하는 중립경기로 치뤘다.
첫 두게임을 잡는 산뜻한 출발에도 불구, 대구 홈경기에서 내리 패해 쫓기는 처지로 몰렸던 삼성 라이온즈는 LG 트윈스의 집요한 추격을 가까스로 따돌리며 통산 6번째이자 3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반면 벼랑 끝을 극적으로 벗어나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왔던 LG 트윈스는 아깝게 탈락, 지난 90년 우승이후 3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삼성은 이종두의 2점홈런 등 초반에 터진 집중타와 구원투수 박충식의 깔끔한 마무리에 힘입어 LG를 4-3으로 힘겹게 따돌렸다.
4회 김태한에 이어 삼성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충식은 5.1이닝 동안 2피안타 볼넷 1개만 허용, 삼진 5개를 잡아내고 무실점하며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운명의 갈림길이 된 이날 경기는 양팀이 5차전까지 가는 동안 투수력이 바닥난 탓인지 삼성 김태한과 LG 김태원이 선발로 나선 마운드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처음부터 타격전으로 시작됐다.
LG는 1회초 공격에서 송구홍이 내야안타로 진루한뒤 1사 2루의 득점찬스를 맞았으나 노찬엽의 잘 맞은 볼이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며 병살로 처리돼 첫 찬스를 놓쳤으며 2회 1사 1루에서도 이병훈의 병살로 두번째 기회를 무산시켰다.
두번의 위기를 잘 넘긴 삼성은 2회말 공격에서 1사후 김성래가 볼넷을 골라 진루한 뒤 이종두가 3구를 통타, 좌월 2점홈런을 날려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3회초 반격에 나선 LG는 선두타자 이종열과 박종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한데 이어 김경하마저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든뒤 송구홍의 사구로 밀어내기 한점을 얻었다. 계속된 만루의 상황에서 박준태의 스퀴즈 번트로 2-2 동점을 만든 LG는 노찬엽의 중전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3-2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1점을 뒤진 삼성은 3회말 류중일이 우전안타에 이어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한 뒤 강기웅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다시 동점을 만들면서 LG의 김태원을 강판시켰다. 삼성은 상대 구원 이상훈을 상대로 양준혁의 볼넷과 김성래의 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를 만든뒤 이종두의 내야안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LG는 7회초 1사후 최훈재와 이종열의 연속안타로 1사 2,3루의 역전찬스를 잡았으나 박종호의 1루 앞 땅볼때 홈으로 달려들던 대주자 김선진이 죽은 데다[7][8] 송구홍마저 범타로 물러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1] 1991 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 최다인 '''28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이 여기서 마감됐다.[2] 87년 OB가 해태에게 기록했던 2안타 기록을 넘어 플레이오프 통산 팀 최소안타 기록이었다.[3] LG의 3루코치 이종도가 돌아가라는 지시를 했지만 그런거 무시하고 홈으로 뛰어들었다... 시즌을 마친 후 구본무 회장의 지시로 이종도는 경질되고 말았고, 윤찬도 이광환에게 제대로 찍히며 사실상 LG에서의 선수생활이 쫑났다.[4] 10분 16초에 보면 윤찬의 뇌주루가 나온다.[5] 김동수는 3회와 7회 2루로 도루를 시도하던 1루주자를 아웃시키기도 했다.[6] 김성현은 여기서 이만수로 교체되었다.[7] LG로썬 윤찬, 김선진의 뇌주루가 뼈아팠다. 둘중 하나만 본헤드가 아니었다면 시리즈 향방은 달라졌을것이다.[8] 김선진은 다음해 끝으로 방출위기였지만 다음해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홈런을 쳐서 선수생명을 6년더 연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