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1. 개요
2. 구전 역사
3. 내용
4. 실제로는?
5. 관련 매체와 패러디


1. 개요


이솝 우화의 하나로 성실한 개미와 여유만 부리는 베짱이의 대조를 통해 교훈을 주는 이야기.

2. 구전 역사


원조인 이솝 우화 기준으로는 사실 원래는 '''개미매미'''였다.[1] 여름에 노래만 부르는 매미와 겨울을 대비해서 일하는 개미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터키어로 매미와 베짱이가 똑같이 ağustos böceği(아우스토스 뵈제이)라서 오역된 거라는 설이 있다. 참조. 매미는 열대, 아열대, 온대에서만 서식하는 곤충이고 지중해 기후인 그리스에서도 서식하므로 고대 그리스 문헌에서도 취급되지만, 유럽 북부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곤충이므로[2] 그리스에서 알프스 북부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흔한 곤충인 여치로 번역되었다는 설도 있다.
대한민국, 일본[3] 등에 전해진 우화도 알프스 북부로 전파된 내용이 기준이다. 영어로는, The Ant and the Grasshopper[4], The Grasshopper and the Ant, The Grasshopper and the Ants등으로 표기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여치가 다시 베짱이로 변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참고로 베짱이는 대한민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사므로 베짱이는 정확한 번역으로 볼 수 없다. 메뚜기여치과의 베짱이 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으로 한국에서는 베짱이가 여치과 전체를 대신해서 사용되는 경향이 보이면서, (실베짱이, 줄베짱이, 검은다리 실베짱이 등) 아동용 이야기라는 것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추측만 할 뿐이다.[5]

3. 내용


가장 유명하고 간단한 버전은 다음과 같다.

무더운 여름 동안에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노래만 부르고 놀기만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여름·가을이 끝나고 추운 겨울에 굶어 죽게 된 베짱이가 양식을 얻기 위해 개미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개미가 '''"여름에는 노래를 했으니 겨울에는 춤이나 추렴."'''[6]

이라고 하면서 도움을 거절했다.

20세기 들어서는 좀 더 아동용으로 내용이 순화되어, 대부분의 경우 개미가 베짱이를 불쌍히 여겨 도와 주고 베짱이는 앞으로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끝난다. 한층 더 나가 베짱이가 개미들에게 보답으로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개미들은 베짱이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겨울을 보내는 훈훈한 결말도 있다.[7]

4. 실제로는?


이 이야기 때문에 베짱이는 일 안하고 게으르고 여유만 부리는(?) 곤충으로 유명하며, 한국 한정으로는 더더욱 이미지 하락이 컸다. '''원래 선조들은 이 베짱이를 밤새도록 베를 짜는 부지런한 벌레로 여겼기 때문'''이다.
당연히 '''현실은 전혀 다르며''', 우선 베짱이는 순해 보이는 생김새와는 달리 육식성 곤충, 즉 포식자다. 은근이 억세서 맨손으로 그냥 잡았다가는 피를 볼 수도 있다. 여느 곤충들이 다 그렇듯이, 베짱이 역시 천적들에게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잽싸게 도망치면서 다닌다. 물론 베짱이라는 이름이 특정 종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여치과 전체를 말한다면 실베짱이나 검은다리 실베짱이 같이 초식을 하는 베짱이도 있다.
그리고 베짱이는 어차피 겨울이 오기 전에 생을 마감한다. 베짱이가 겨울 쯤에 먹을 것이 없어 개미를 찾아갔다면, 그건 개미에게 먹을 것을 구하러 간 게 아닌 '''개미를 사냥하러 갔던 것인 확률'''이 훨씬 높다. 바리에이션인 매미여치도 겨울이 오기 전에 죽는 건 마찬가지. 매미는 여름에도 개미에게 구걸하러 갈 일이 없고, 오히려 개미가 매미에게 나무진을 얻으러 간다. 굳이 실제로 개미에게 겨울 동안 얹혀사는 곤충을 찾자면 부전나비의 애벌레가 있다.
파브르 곤충기 5권의 매미 연구 편에는 도입부에 매미가 여치(베짱이)로 와전된 이야기와, 이솝 우화 원문에서 매미가 먹지도 못할 곡식이나 벌레 시체를 구걸하는 오류까지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게으름뱅이로 낙인찍힌 매미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적어두었다. 파브르는 장 드 라 퐁텐이 이솝 우화를 프랑스어로 옮기면서 북부 프랑스[8]에는 잘 보이지 않는 매미 대신 여치로 번역했다고 추측했다.
개미와 베짱이의 생태 구조를 알고 이 동화를 집필했다면 되려 최후의 승자는 오히려 베짱이가 된다. 개미는 여름 내내 뼈빠지게 일하는데 그건 '''일개미 한정'''이며, 여왕개미는 되려 베짱이보다도 넘사벽으로 게으르고 집에서 알이나 낳으며 탱자탱자 놀고 먹는다. 되려 베짱이가 열심히 노래를 부르느라 엄청나게 노동을 하는 꼴이다. 비록 원래 생태가 그런 거지 악독해서 그런 게 아니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여왕개미는 뼛속까지 독재자인 셈이다. 물론 매일매일 평생 알을 낳아야 하는 여왕개미도 고역이긴 하지만...

5. 관련 매체와 패러디


  • 1934년에 나온 월트 디즈니의 실리 심포니(Silly Symphony) 시리즈의 단편에 각색된 버전이 있다. 겨울이 되어 굶어죽게 된 베짱이에게 개미들이 집으로 데려와서 몸도 덥혀주고 식량을 나눠주는 대가로 여왕개미가 베짱이에게 개미집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명령하여 배짱이의 연주를 따라 개미들이 즐겁게 춤을 추며 끝나는 해피엔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더빙 방영되었다. 영상
  • 만화 세계 옛날 이야기에서 각색된 내용에서는 베짱이의 여동생도 등장하며, 베짱이(오빠)가 약간 개미들을 깔보는 경향이 있다. 결말은 매우 쓸쓸하다.

봄이 되자 놀기 좋아하는 베짱이는 자신의 집에 다른 벌레들을 불러모아 매일같이 음악을 연주하며 파티를 연다. 그러던 어느 날, 베짱이의 집 앞에서 개미들이 식량을 나르고 있었고 개미들의 일하는 소리 때문에 베짱이는 파티를 방해받았다며 개미들에게 화를 낸다. 그러자 다른 벌레들이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 개미는 원래 노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라고 하고 베짱이는 일하는 개미들을 바보 취급한다. 하지만 베짱이의 여동생은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 바람이 불고 여동생 베짱이가 손수건을 떨어뜨리자 개미 한 마리가 그것을 주워준다. 여동생은 개미가 고마워서 개미를 집에 초대한다. 개미는 한사코 사양했으나 오빠 베짱이는 사양할 필요 없다며 집으로 개미를 데리고 들어온다. 그런데 개미가 동생 베짱이랑 춤추던 도중 오빠 베짱이가 바이올린 채로 개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다른 벌레들의 웃음거리가 되게 만들고 개미는 "저는 역시 춤추는 것보다 일하는 게 어울려요"라며 떠난다. 여동생은 개미에게 대신 사과하며 보냈는데 그런 개미를 잊을 수가 없었다.

개미들은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도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여름이 찾아왔는데, 개미들은 여름에도 열심히 일할 때 베짱이는 여동생을 데리고 "여름에는 물놀이가 최고야. 일하는 것밖에 모르는 너희들이 불쌍하구나."라며 열심히 일만 하는 개미들을 비웃는다. 동생은 오빠에게 개미들은 놀 시간을 아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충고하지만 오빠는 개미들에게 "그러면 언제까지나 일이나 해라"라며 동생을 데리고 가버린다.

가을이 찾아오고 개미들은 작물을 거두어들이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오빠 베짱이의 게으름 피우는 버릇은 어딜 가시지 않았다. 여동생의 걱정을 뒤로 한 채 매일같이 파티를 하던 중, 파티를 하던 다른 벌레들도 겨울 준비를 위해 하나둘씩 떠난다. 다른 벌레들도 떠나 파티를 할 수 없게 되자[9]

베짱이는 술에 찌들어 매일을 보낸다. 여동생이 "오빠,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야?"라고 하지만 오빠는 술잔을 집어던지며 "시끄러, 일하면 되잖아! 나도 일할 때가 되면 일한다고!"라고 짜증을 내며 드러눕는다.

그러다 겨울이 찾아오고 세찬 바람 때문에 베짱이의 집이 무너지고 만다. 밖에는 눈까지 내리기 시작하고 갈 곳이 없게 된 베짱이 남매는 엄동설한을 헤매게 된다. 그러다가 오빠 베짱이는 개미의 집을 발견한다. 개미는 따뜻한 벽난로 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오빠 베짱이는 "살았다. 개미의 집에서 겨울이 끝날 때 까지 묵을 수 있겠어."라며 기뻐하지만, 여동생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오빠가 힘들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며 왜 그런지 묻자 동생은 "개미들은 이런 때를 위해 열심히 일해 왔는데, 우리들은 그런 개미들을 바보 취급하며 계속 놀기만 했어. 우리는 개미에게 도움을 받을 자격이...그럴 자격이 우리에게 있어?"라고 한다. 이에 오빠 베짱이는 충격을 받고 "나는 이렇게 되어도 당연하다고 해서, 동생마저도 이런 꼴을 당하게 했어."라며 개미들을 놀려대며 놀기만 하던 일을 울면서 뼈저리게 후회한다. 그래도 동생은 괜찮다면서 오빠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떠난다. 한편, 개미는 베짱이 남매가 자신의 집 앞에 찾아왔다 갔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베짱이 남매가 떠나고 베짱이가 가지고 놀던 바이올린도 쓸쓸하게 눈에 파묻힌다. 그 후 베짱이와 그의 여동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결말을 거꾸로 비튼 반전동화 버전도 있다. 개미몸을 혹사시켜가며 열심히 일했더니 그 후유증으로 몸져 누운 반면 베짱이는 자신이 연주한 음악으로 음반을 낸 결과 음반이 초대박이 남은 물론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는 결말. 어떤 경우에는 여왕 개미에게 다 바쳐서 개미도 베짱이와 같은 운명을 맞았다는 경우도 있고 아래에 나오는 웹툰 트라우마 버전도 비슷한 결말.
  •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벅스 라이프가 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서 제작되었다.
  • 위의 반전에 추가해서 사회풍자 및 비판용의 반전도 존재한다. 개미는 악덕고용주에게 노동착취 당하고 병에 걸려 입원을 했는데 치료비가 부족해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 빌보드를 정복한 배짱이가 순회공연중 스케줄을 펑크내고 개미를 찾아와 개미의 수술비를 대주고 병실을 지켰다라는 이야기가 있으며 어떻게 보면 무턱대고 열심히 일만 하다가 이용만 당하는 개미와 제대로 자기 길 찾아서 개척한 배짱이 라는 역설적 교훈의 결말.
  • 어떤 과학동화에서는 개미가 여름에는 매미의 나뭇진을 얻어먹었으면서 겨울에는 죽어가는 매미의 시체를 식량으로 노리는 악역으로 나오는, 나름 고증에는 충실하지만 결말이 영 현실은 시궁창인 전개를 보여주기도 했다(...).
  • 신문에서 패러디 버전으로 지구 온난화에 의해 개미는 겨울에도 일을 해야했고 베짱이는 겨울에도 놀 수 있게 되었다.
  • 일본에서 패러디한 내용 중에서 베짱이가 식량을 구걸하러 개미한테 갔는데 개미는 여름 내내 너무 열심히 일만 하다가 과로했더라는 버전도 있다.
  • 도라에몽 명작극장에서는 개미들이 여름에 열심히 일하고 놀고있는 베짱이를 보며 겨울에 힘들 것이라며 한탄했지만 겨울이 되고 개미들의 집으로 엽서가 왔는데 보낸 이가 베짱이... 내용은 본인은 따뜻한 해외로 여행을 갔는데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묻는 편지라 개미들이 분통터져 한 개미만 때려버려 치근거리는 결말이다. 이때 개미 역은 도라에몽, 진구, 이슬이고 베짱이 역은 비실이.
관련 도구도 있는데 베짱이 배지를 달면 개미배지를 단 사람들에게 대접을 받게 된다.
  • 웹툰 트라우마에서는 열심히 일한 개미는 죄다 여왕개미에게 바치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 구글 등지의 포털사이트의 정보로는, 베짱이의 수명은 6~8개월이며 매미라 할지라도 땅밖에 나온 기준으로 채 얼마 살지 못한다. 때문에 어차피 베짱이는 열심히 일했어도 매한가지다. 여기서 2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첫번째는 이솝이 베짱이의 수명을 몰랐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사실 이 우화의 교훈은 '남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 당신이 모르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였는데, 이 내용이 전해져 내려오다 변질됐을 거능성이며 사실상 전자가 더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원전의 매미라면 경우가 더 심각한데, 사실 매미가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짝짓기를 할 짝을 찾기 위해서다. 즉, 단순한 여흥거리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자손 번식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목적인 짝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
  • 라인프렌즈 키즈에서는 개미의 도움으로 겨울을 난 베짱이가 개미처럼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지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음악선생님이 된다.
  • 읏맨 무빙툰 읏맨과 베짱이라는 개미와 베짱이의 타이틀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베짱이도 개미처럼 크리에이터가 되는 데 힘썼다.

[1] 그리스어로 τέττιξ (매미)라고 되어있다. 80년대(4차 교육과정) 바른생활 1-1 교과서에서도 '개미와 매미'라고 나온다.[2] 북부 유럽에 사는 매미는 기껏해야 2cm도 안 되는 작은 풀매미 종류뿐이다. 게다가 매우 희귀해서 거의 찾기 어렵다.[3] 일본판 제목은 'アリとキリギリス'로, 직역하면 '개미와 여치'가 된다. 동물의 숲에서 여치를 잡으면 뜬금없이 일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한국에서도 1960년대까지만 해도 개미와 여치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4] 메뚜기 혹은 여치[5] 여치과 곤충 중에서 '여치'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종류보다 '베짱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종이 더 많다. 물론 이것도 확실치 않으며 오히려 80년대까지는, 아이들은 베짱이가 책 속에 나오는 여치 닮은 곤충이라 생각하는 편이었다.[6] 겨울에는 춤이나 추라는 말은 겨울에는 추위에 몸이나 떨고 있으라는 비아냥이다.[7] 아래도 나와 있는 디즈니 판본이다.[8] 라 퐁텐은 샹파뉴 출신이며, 샹파뉴 지방은 프랑스에서 상당히 북쪽에 있다.[9] 베짱이의 바이올린 줄도 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