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1. 거미가 만드는 거미집의 재료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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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을 만드는 가시거미(Gasteracantha kuhli)
거미줄(Web)은 문자 그대로 거미가 만드는 줄을 말한다. 거미는 거미줄로 거미집을 짓는다.
사실 실크(silk)란 흔히 아는 누에가 만든 실(비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섬유 전반을 말하는 것이므로 거미줄 역시 실크에 포함된다.[1]
만화 등에서는 입으로 거미줄을 내뿜는 연출이 많으나, 거미줄은 항문 근처에 있는 한 쌍의 방적 돌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입으로 거미줄을 내뿜는 종은 없다.[2] 그리고 손에서도 나오지 않는다.[3][4] 세로줄은 점성이 없지만 가로줄은 점성이 있어서 지나가던 벌레가 붙는다. 거미줄 주인은 세로줄만 걸어다닌다는 주장이 1990년대에 나왔는데,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자세히 관찰해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거미들은 거미줄을 칠 때 1000번도 넘게 끈끈한 줄을 밟는다. 하지만 거미는 자신이 만든 거미줄의 끈끈한 줄에 들러붙지 않는데, 그건 거미의 다리에 나있는 뻣뻣한 털들이 끈끈한 점액이 다리에 붙는 면적을 최소한으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거기다 거미다리에 나있는 털들은 작은 나뭇가지 같은 가지들을 가지고 있어서 그 가지들이 점액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아준다. 이 외에도 거미의 몸에는 끈끈이가 붙지 않도록 하는 화학물질이 있다고 한다.[5] 또한 그 자신이 거미줄을 거주지이자 사냥 도구로 쓰기 때문에 자신이 친 게 아닌 다른 종이 친 거미줄에 닿으면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다. 거미줄에 진동을 일으키면 어찌될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니까. 이 외에도 일부 거미 새끼들은 한동안 어미와 같이 살다가 일정 시기가 되면 높은 곳에 올라가 꽁무니에서 실을 약간 뽑아내 그것을 통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멀리까지 퍼져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거미줄을 치는 데는 거미 입장에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용한 거미줄은 먹어버린 뒤에 다시 친다고 한다.
건물에 거미줄이 잔뜩 걸려 있으면 상당히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란 인상을 가지게 된다. 다만 선입견과는 달리,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아서 사람이 청소하지 않으면 며칠도 가지 않아 거미줄이 잔뜩 걸릴 수 있다. 보통 종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자고 일어나면 완성될 정도로 빠르다(8~10시간 정도). 거미줄이 쳐져있다는것은 '거미의 세력권이다' = '거미의 세력권이 될 정도로 관리(청소)가 안 되었다'는 소리가 되기에 자연스럽게 그런 인상을 가지게 된 듯. 이런 점 때문에 거미줄은 여름철 건물 미화 관련 노동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적이다. 그 건물이 정말 낡은 건물인지를 구분하려면 삭아서 시들거리는 거미줄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면 된다. 여담으로 눈에 잘 보이는 거미줄은 먼지나 이물질로 인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만든 지 오래된 경우가 많다.
이 거미줄에 관련된 유명한 탈무드 전승도 있다. 옛날 옛적에 어떤 왕이 (주로 다윗 왕) 거미를 백해무익하다며 매우 싫어했는데, 어느 날은 어쩌다 보니 전장에서 대패하고 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급한 대로 눈에 보이는 작은 동굴에 숨어들었지만, 곧 적병들이 동굴 입구까지 들이닥쳤다. 하지만 그 왕이 동굴에 들어간 바로 이후에 한 거미가 동굴 입구에서 거미줄을 이미 잔뜩 쳐 놓았고, 적병들은 이 동굴에 사람이 들어갔을 리 없다고 여기고는 그냥 돌아가 버렸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왕은 그 이후로 거미에게 평생 고마워하게 되었다더라... 하는 얘기.[6]
정주성 거미들이 쳐놓는 거미집 때문에 보통 거미줄이 거미집을 만드는 데만 쓰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정주성 거미가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거미줄을 이용하는 거미들도 많다. 거미줄을 자신의 앞다리 사이에 걸어놓고 위에서 먹이를 덮치는 그물 용도로 쓰거나, 바닥에 내려갈 때 거미줄을 번지줄처럼 활용해 천천히 내려가거나, 땅속의 굴에 거미줄을 둘러놓아 덫으로 쓰거나, 거미줄 한 가닥을 띄워서 양력을 이용해 먼 거리를 비행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창작물에 등장하는 거미 관련 캐릭터들 중 대다수가 거미줄을 발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스파이더맨처럼 상대를 거미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든가 거미줄 한 뭉치를 벽에 붙이고 와이어처럼 사용한다든가 거미줄을 실처럼 여기저기 쳐놓아 상대가 움직이다 걸리면 미세한 진동으로 그걸 감지한다든가 하는 데 사용한다.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동굴에 쳐진 거미줄을 거즈 대용으로 사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절대 따라하지 말자. 깨끗하다면 확실히 지혈효과가 있겠지만, 거미줄 특성상 먼지가 잘 달라붙으며 미생물이 증식하기도 쉬운데다가 그게 언제 쳐진 건지도 모르며 집주인도 없다면 필히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단 감염돼서 패혈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수가 있다.
거미줄은 가늘지만 매우 튼튼하고 잘 늘어나며 내구성이 강하다. 비록 사람에게는 지나가다 걸리면 기분 나쁜 장애물 정도로 취급받지만 부피와 무게를 감안하면 탄력성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거미줄과 강철을 동일한 두께로 뽑아냈을 경우 거미줄은 강철의 3배에 이르는 인장강도와 탄력을 자랑한다. 신소재로 조명받는 아라미드도 이 거미줄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것이다. 광학조준경, 측량 기구의 십자선을 만드는 데 거미줄을 쓴 적도 있는데, 30년 된 제품도 새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거미줄의 탄력성을 이용해 방탄복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다. 이론상으로 거미 6000마리로 3년간 거미줄을 채취해야 겨우 만들 수 있는 거미줄 옷은 총알도 막는다고 한다. 대량 생산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현재까지 발견된 거미들 중에는 고치를 짓는 버릇을 가진 거미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더욱이 이미 쳐 놓은 거미줄은 끈끈하니 옷을 만드는 데 적당하지 않다. 2008년에는 미국에서 거미줄을 대량생산하는 식물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사람이 지나가다가 거미줄에 걸리면 아무리 손으로 떼내려 해도 씻어내기 전까진 완전히 떼기 어려울 정도로 가늘고 질기며 잘 달라붙는다. 이런 거미줄이니 벌레들이 달라붙으면 당연히 쉽게 벗어날 수 없다.
한나라 황제 성제의 황후인 조비연은 일반 섬유를 입기에는 너무나도 몸이 가벼워서 거미줄로 만든 옷과 신발을 입었다는 고사가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자생하는 거미를 이용해 비단을 짜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피트 X 4 피트의 '거미 비단'을 만드는 데 백만 마리 이상의 암컷 거미가 사용되었고 4년이 넘게 걸렸다. 여기에 쓰인 Golden Orb Spider[7] 라는 종은 황금빛의 거미줄을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만든 천 역시 아름다운 황금빛이다. 참고로 거미가 다치지 않는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며 거미줄을 뽑아낸 다음에 거미는 자연에 방생했다고 한다. (뽑아낸 거미줄은 일주일 정도 있으면 재생된다고 한다.)
2014년 6월 25일 미국 크레이그 바이오크래프트 연구소에서 거미줄을 이용한 첨단 의류 소재를 소개했다.# 단 100% 천연 거미줄로만 된 것은 아니고, 유전자 변형 누에에 거미줄 생산 단백질을 주입시켜 지속적으로 거미줄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한다.
중국의 쿠충인들은 가난때문에 거미줄로 옷을 만들어서 입는다고 한다.#
이젠 염소에서 거미줄을 생산한다
해외에선 거미줄의 끈끈한 성질을 이용해 결혼식장을 화려하게 수놓은 일도 있었다. 수많은 거미를 풀어서 식장을 거미줄 투성이로 만들고, 거기에 금가루를 뿌려서 식장을 장식했다고... 19세기 미국 졸부들이 결혼식을 이렇게 장식한 탓에 독설가이던 작가 마크 트웨인이 <금으로 도금한 시대>라는 책에서 통렬하게 깐 바 있다. 단지 부자라서 깐 게 아니라 당시 미국 정계와 얽매이던 온갖 비리를 까면서 금으로 치금한다고 더러운 게 가려지지 않는다고 한 것.
깊이 파고들면 핑크색 외양을 하고 꽃잎인 척 앉아 있다가 나비나 벌을 사냥하거나, 물속에 공기방울 집을 만들고 상시 거주한다거나(먹이는 수생곤충. 방울 속 산소농도가 낮아지면 부상해서 새로운 방울을 만든다), 거미줄을 길게 늘어뜨려서 바람을 타고 수천 미터 상공까지 날아오르는 거미도 있고... 종에 따라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다. 거미줄을 쳐서 먹이를 잡는 종이 그렇지 않은 종보다 좀 더 진화한 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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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종에 따라서는 거미줄로 항해도 가능하다.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대목.[8]
판타지물에서는 거미줄을 이용해 옷감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종종 등장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당 거미가 현실보다 훨씬 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2.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칸다타 설화를 모티브로 그걸 각색한 소설. 푸른 문학 시리즈를 통해 애니메이션화되었다.
3.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마법
D&D 클래식과 AD&D에서는 마법사만 쓸 수 있었지만, D&D 3rd 이후로는 드루이드나 레인저도 쓴다. 마법사 기준으로는 보통 2레벨.
효과는 10~20피트(3~6미터) 안에 끈적거리는 거미줄을 깔아서 내성 굴림 실패 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명중 굴림과 민첩성에 페널티를 주는 것. 잠재움과 더불어서 초반 디버프 마법의 쌍두마차로, 거미줄을 깔고 잠재움을 걸어서 무력화시킨 다음에 죽음구름이나 파이어볼 등의 광역 피해 마법으로 싹쓸이하는 연계 플레이로 써먹을 수 있다.
인간형 구속으로 높은 범용성을 자랑한다. 다만 원래 섬유질이니 만큼 불에는 상당히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거미줄이 걸린 적에게 불로 공격할 경우 거미줄도 타오르기 때문에 추가로 더 피해를 줄 수 있다.
[1] 마블코믹스에 등장한 스파이더우먼 계열 캐릭터인 실크도 이런 이유로 붙인 이름이다.[2] 다만 거미줄을 쓰지 않고 곤충을 잡는 거미가 있다. '가죽거미(Spitting spider)'는 거미줄 말고 점액질로 사냥하는 특이한 거미인데, '''입에서 점액질을 내뿜어''' 먹이를 꼼짝 못하게 결박한다. 사냥용이 아니라 전투용으로도 쓰인다.[3] 전학생은 외계인에서도 이를 지적했는데 "사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은 손목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항문에서 나와서 손목 부분 쪽으로 뿜어내는 것이다"라고 깐다. 간혹 스파이더맨을 패러디한 개그만화 등지에서 고증대로(?) 항문에서 거미줄을 뿜기도 한다. 물론 어지간하면 적나라하게 그리지 않고 적당히 묘사를 순화해준다.[4] 거미는 아니지만 흰개미붙이라는 곤충은 앞다리에서 실을 만들어내긴 한다.[5] 파브르 곤충기에 따르면 파브르가 기름제거제로 거미의 한쪽 다리를 닦아낸 후 거미줄에 대 보았더니 들러붙었다고 한다.[6] 고당전쟁당시의 당태종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설화가 있다.[7] '황금무당거미'로 번역되기도 한다.[8] 정확히는 거미줄은 브레이크 용도. 항해 자체는 다리를 돛처럼 만들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