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트 모리슨
1. 소개
Grant Morrison. 스코틀랜드 출신의 만화 작가. 1960년 1월 31일 생.
음악 활동을 하다가 1985년에 만화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30년간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 그리고 개인 출판 작품까지 오가며 미국 만화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DC의 마이너 캐릭터 '애니멀 맨'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어 그 이후 배트맨, 엑스맨, 저스티스 리그 등 양사의 핵심 프랜차이즈를 거쳐갔다.
2020년 11월 5일 자신이 논바이너리라고 커밍아웃했다.
2. 작품 특징
상당히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작가로, 생각치도 못한 독특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로 독자의 허를 찌르는 걸로 유명하다. 반면 쓸데없이 난해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1] 아래에 소개된 애니멀맨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괴작이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폭주하는 상상력에 적당히 제동을 걸 편집부의 존재가 절실한 작가'란 의견도 있는 듯.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환각제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떳떳하게 시인하고 인터뷰 중 욕설이 난무하는 돌출 발언을 하는 등 실제 성격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편인 듯. 하여튼 독특한 상상력만으로 본다면 전 세계 최고의 작가일 것이다.
작가 본인이 작품에 등장한다던지, 캐릭터가 독자를 인식한다던지, 만화책이 현실에 영향을 가하거나, 현실의 사건이 만화책에 반영되는 메타픽션을 즐겨쓰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에서 현실과 작품의 경계는 와장창 수준으로 박살난다. 다른것보다도 이런 성향 때문에 굉장히 호불호가 갈린다.
미국 만화의 메이저와 마이너 캐릭, 정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작가로, 많은 캐릭터들이 그의 작품을 통해 왕성한 생명력을 누리게 되었다. DC의 마이너 캐릭터들을 소재로 하여 명작을 뽑아낸 〈세븐 솔저스 오브 빅토리〉가 대표적인 사례. 오랫동안 좋은 이슈가 나오지 않던 슈퍼맨 프랜차이즈에서도 그가 집필한 〈올스타 슈퍼맨〉 등은 근래 최고의 슈퍼맨 이슈로 꼽힌다.
이렇게 미국 만화의 메이저/마이너 캐릭터들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유는 바로 그가 미국 만화계를 줄줄 꿰고 있는 씹덕이기 때문... 골든 에이지/실버 에이지/브론즈 에이지 당시의 만화 줄거리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며, 그의 작품을 보다가 뭔가 뜬금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싶으면 웬만한 것은 다 고전을 오마주한 장면이라 봐도 될 정도다.
게다가 모리슨은 "모든 이야기는 모두 공식 설정이다"라는 이론을 가지고 작품을 집필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마블/DC 코믹스는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역사 때문에 상당히 많은 만화들이 연재되었고, 당연히 시대가 변함에 따라 설정도 변화해왔다. 그리고 폐기된 설정도 상당히 많다. 보통의 작가는 이런 이전 설정이나 폐기된 설정은 그냥 없었던 척 하며 무시한다. '''그런데 모리슨은 변하기 전 설정과 폐기된 설정을 자신의 작품에 모조리 끌어들여 재해석 한다.''' 그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이 바로 <배트맨 RIP>와 <파이널 크라이시스>. 실버 에이지에서 개그 캐릭터로 등장한 뱃 마이트와 "주르-엔-아르 배트맨(Batman of Zur-en-arrh)"이 배트맨 RIP에서 등장한걸로 유명. 이 때문에 프랭크 밀러, 앨런 무어, 닐 게이먼처럼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불리는 명작 작가들은 캐릭터의 이야기를 쓸때 자신이 기억하는 시대에 기초한 세계관 설정을 차용하는 반면, 모리슨은 현대의 신인 작가들이 새로 만들어낸 설정들이나 신캐들도 적극적으로 써먹기를 좋아한다.
또 다른 영국 출신 작가인 닐 게이먼과는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 단 인터뷰 영상을 들어보면, 확실한 영국식 발음을 구사하는 닐 게이먼과 달리 모리슨은 스코틀랜드 억양이 워낙 강해서 정말 영어를 하는 게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배트맨 시리즈에서의 모리슨은 배트맨과 인연이 깊은 정도가 아니라 시리즈의 역사를 바꿔 놓은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모리슨은 JLA 시리즈에서 초능력에 의존하는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모든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그에 따라 가장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천재 전략가로서의 배트맨의 특성을 제시함으로써 뱃신 전설에 일조한 바 있다. 뱃신 항목에 있는, (저스티스 리그 기지에 쳐들어와 다른 히어로들을 발라버린)화성인 3명을 혼자 해치운 이야기는 바로 이 사람이 집필한 JLA의 이슈에 실린 이야기다. 그 외에도 오랫동안 흑역사로 남아있던 'Zu-ren-Ar행성의 배트맨'이나 배트맨과 탈리아 알 굴 사이의 아들 데미언 웨인을 정식 세계관으로 들여온 예 역시 주목할 사례들이다.
조커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선한 해석을 내서, 배트맨 #663에서는 조커는 사실 미친 놈이 아니라 '무서울 정도로 정상이라 자신의 자아와 인격을 잃어버린 인물'이라고 풀이한다. 이는 몽환적이고 해석하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은 <아캄 정신병원 : 엄숙한 땅 위의 엄숙한 집>이나 〈배트맨과 로빈〉(Batman and Robin)에 잘 드러나는데, 특히 〈엄숙한 땅 위의 엄숙한 집〉는 앨런 무어의 〈킬링 조크〉와 함께 히스 레저가 조커 연기에 참고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배트맨을 죽인 작가'로 유명한데, 이는 〈Batman R.I.P.〉와 〈파이널 크라이시스〉의 임팩트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 그의 스타일은 사실 작품 하나로 이야기를 완결시키기보다, 다른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를 직, 간접적으로 이어가며 전작에서 깔아놓은 복선을 후속편에서 터뜨리는 형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위의 작품들은 <다크 나이트>와 같은 현실적인 스타일의 슈퍼 히어로물을 싫어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이야기 전개 방식을 취하는 그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한 번 후다닥 읽고 스포일러 퍼뜨리듯 급히 포스팅되어서는 안 될 작품이기도 하다.
〈배틀 포 더 카울〉에서 배트맨의 자리를 이어받은 딕 그레이슨과 새로운 로빈 데미언 웨인을 주인공으로 한 〈배트맨과 로빈〉과 다크사이드의 오메가 생션을 맞고 구천(사실은 여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간여행)을 헤메는 브루스 웨인의 모험을 다룬 〈브루스 웨인의 귀환〉(Return of Bruce Wayne)과 같은, 배트맨 시리즈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총괄했다. 브루스 웨인의 귀환.
<애니멀 맨>의 스토리 작가였을 때 직접 작중 캐릭터로 등장해 애니멀 맨과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2] . 작가의 화신 같은 역할. 여기서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며 분노한 애니멀맨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훼이크고 작품의 모든걸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작가답게 다시 멀쩡하게 나타난다. 그는 (히어로 만화니까) 전투씬이 필요하다며 만화 캐릭터인 애니멀 맨과 정반대 성향의 빌런 캐릭터들을 즉석으로 만들어 싸우게하는 등 매정한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에 만화 세계를 떠나면서는 애니멀 맨이 자신과 만났다는 기억을 지우기까지도. 하지만 (정황상으로) 애니멀맨의 죽은 가족들을 되살려주는 등 그렇게 못되지는 않은 모양[3] .
애니멀 맨 #26 리뷰. 이 에피소드도 팬들에게 매우 호평받았다.
3. 경력
NEW 52 이후에도 슈퍼맨과 배트맨의 주요 작가중 한 명[4] 으로 활동했다. 그가 리붓 이후 맨 처음 맡은 작품은 슈퍼맨의 초기 활동을 풀어쓰는 <액션 코믹스>. 현실적이고 정말 슈퍼맨답게 그려내면서 팬들의 엄청난 호평과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랜트 모리슨의 <액션 코믹스>는 16화로 마무리 지어졌다.
그의 리부트 이후 두 번째 작품은 〈배트맨 주식회사〉 시리즈인데, 데미언 웨인이라는 캐릭터와 뱃신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배트카우 등 재미있는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호평을 받았으나, 자신의 〈배트맨 주식회사〉 연재가 끝날 때쯤 줄거리가 난해해지기 시작하더니 로빈인 데미안 웨인을 탈리아 알 굴이 잔인하게 죽여버리도록 함으로서 '''배트맨과 로빈을 둘 다 죽여본 작가'''가 되고, 그 때문에 많은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이에 대해 모리슨은 원래 데미언 웨인을 처음부터 부모의 손에 죽는 역할로 만드려고 해왔다고 한다. 어릴 적 부모님의 싸움으로 상처받던 자신의 과거를 토대로 부모의 생각없는 헛질들이 아이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다만 이때 데미언 웨인의 팬들에게 모리슨이 질타를 당하자 결국 또다른 명작가인 피터 토마시 작가가 나서서 데미언 웨인을 부활시켜서 이 논란은 사라진 상태다.
〈배트맨 주식회사〉는 12화로 자신의 분량을 끝맺었다.
DC 코믹스의 평행 우주와 관련된 <멀티버시티>, J.마이클 스트러진스키의 <슈퍼맨: 어스 원>과 제프 존스의 <배트맨: 어스 원>에 이은 세 번째 지구-1 시리즈인 <원더우먼 : 어스 원>을 집필했다.
특히 멀티버시티로 New 52 이후의 DC 유니버스 자체의 설정을 완전히 몽땅 다 정립해버렸다. 자세한 것은 DC 유니버스 항목 참조.
DC가 새로 리런치를 하면서 입문자들을 위한 타이틀들을 준비중인데, 그린 랜턴 군단을 맡게 된다는 루머가 있다. 위의 루머는 결국 2018년 7월 20일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사실로 확정되었다. 할 조던이 주연이고 우주 경찰로서의 면을 다룬다고 한다. 리암 샤프가 작화를 맡고 11월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연재 시작 이후 평은 좋은 듯... 했으나 아니나다를까 또다시 난해하고 매니악한 전개가 발동하면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2021년 끝나는 그린 랜턴 시리즈 이후로 dc 코믹스를 은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DC 확장 유니버스에서 에즈라 밀러와 함께 플래시 각본을 쓰는 가 했으나 하차했다.
4. 주요 작품
4.1. 국내 출판작
'''DC 코믹스'''
- 아캄 정신병원 : 엄숙한 땅 위의 엄숙한 집
- 올스타 슈퍼맨
- WE3
- 52[5]
- 세븐 솔저스 오브 빅토리
- 배트맨 Vol. 1 #655-658, #663-683, #700-702
- 배트맨 앤드 선
- 배트맨 R.I.P.
- 배트맨: 타임 앤드 배트맨
- 파이널 크라이시스
- 배트맨 & 로빈 Vol. 1 #1-16
- 배트맨 & 로빈: 배트맨 부활
- 배트맨 & 로빈: 배트맨 vs. 로빈
- 배트맨 & 로빈: 배트맨 & 로빈 머스트 다이!
- 배트맨: 리턴 오브 브루스 웨인
- 배트맨 주식회사
- 액션 코믹스 Vol. 2 #1-18
- 액션 코믹스: 슈퍼맨과 강철 인간들
- 액션 코믹스: 방탄
- 액션 코믹스: 종말의 날
- 뉴 엑스맨 Vol. 1 #114-154
- 엑스맨: 피닉스 인 다크니스
4.2. 국내 미출판작
'''DC 코믹스'''
'''이미지 코믹스'''
5. 여담
제라드 웨이와의 친분으로 MCR 4집의 뮤직비디오 두 편에 출연하였다. 시퀄에 해당하는 동명의 만화에도 그를 모델로 한 캐릭터는 계속해서 등장한다.
저스티스에서 브레이니악의 얼굴 모델링이다.(...)
메타적인 요소를 즐겨 쓰는 작가답게 본인을 캐릭터화하기도 했다.[8] 애니멀 맨#26에 첫등장했다.
[image]
수어사이드 스쿼드 #58에서 재등장했는데, 본인 말로는 워드프로세서에 글을 작성하는 걸로 캐릭터들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키르케와의 싸움에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로 투입되나 워드프로세서에 글을 쓰다 도중에 막혀서(...) 비스티모프의 공격에 살해당한다.
[1] 때문에 그의 머리 속과 독자가 원하는 것이 일치할 때는 1990년대 중반의 <JLA>와 같은 명작이 나오지만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가는(?) 전개를 보여줄 때는 <파이널 크라이시스>나 정말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스토리라는 게 보이는 것이, 파이널 크라이시스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2차 대전 당시 만화들/잭 커비 만화 시리즈를 다 알고 있어야 하며, 심지어 이 당시에는 나오지도 않았던 <멀티버시티>까지 알아야 한다...[2] 영미권 팬덤에서는 이 작가 캐릭터를 The writer라고 한다.[3]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의 제목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다. 그야말로 신(작가)이 나타나서 죽은 가족들을 살려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전개.[4] 배트맨 관련은 작가가 여럿이다.[5] 제프 존스, 그레그 러카, 마크 웨이드 공저.[6] 번역판 보러가기 #[7] 번역판 보러가기 #[8] 오너캐라기보단 작가 그 자체를 표현한것으로 본편에서도 그랜트 모리슨이라고 소개한다 대머리가 아닌 이유는 당시에는 대머리가 아니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