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미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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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저서, 2004년 10월 25일 북로드에서 출판되었다.
임요환의 자서전으로,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프로게이머게임 외적으로 쓴 최초의 책이라는 의미가 있다. 아직도 대형 서점에 1~2권씩 남아있고 도서관 같은 곳에서 간혹 볼 수 있다. 2004년 임요환EVER 2004 스타리그에 출전하고 있을 때 출판되었다. 임요환은 그 리그 4강에서 라이벌을 상대로 삼연벙을 시전했다...
아무래도 저자의 직업상 지나치게 게임 내적인 이야기가 많은지라 스타크래프트e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읽기가 조금 불편할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아닌터라 글솜씨 역시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표현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을 준다. 저자의 본래 직업이 프로게이머인 것을 감안하며 읽도록 하자. 정리 명목으로 두 명이나 있는 걸 보니 임요환은 구술하고 두 사람이 대필한 듯 하다.[1] 애초에 유명인 자서전이 다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솔직하니 좋다.
또 개인의 관점에서 쓰다보니 사실관계에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내용도 간혹 들어가 있는 것도 걸러들어야 할 부분. 예를 들어 2002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사우나에 갔다가 컨디션 저하로 우승에 실패했다는 뉘앙스의 내용이 그대로 적혀있다던지, 2001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는 주최측에서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준비한 전략을 사용하지 못해서 졌다고 나오는데, 이 부분은 맵 제작자가 본선 이후 맵이 바뀐 적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된 사안이다. 또 최초 우승 대회인 2001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는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장진남의 우승을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이김으로서 "테란의 희망"이라는 별명을, 코카콜라배에서 우승하면서 황제라는 별명이 굳어졌다고 서술했는데 당시 VOD를 직접 보면 이미 한빛소프트배에 출전할 시점부터 해설진이 임요환을 황제라는 별명으로 대놓고 언급하고 있고, 상대인 장진남은 대회 내내 언더독 취급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2]
본편 외에도 임요환의 명승부 기록이 있는데, 사실 스크린샷 몇 장에 설명만 달아놓은거라 별로 감흥이 없다. 유투브등에서 영상들이 있으므로 직접 VOD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본문에 소개된 vs 도진광전은 역대 온게임넷 VOD 조회수 1위를 기록할정도로 유명한 경기이고 또 경기 내용도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꼭 한번 찾아서 보자.
그외에 재밌는 일화도 몇 가지 볼 수 있다. 섬맵에서 밀봉관광 당한 이야기라든가[3], 원래 리버를 잘 쓰는 프로토스 게이머였는데 1.04패치로 슈팅리버를 못쓰게 되면서 테란으로 전향한 이야기, 아침마당에서 개무시당한 이야기, 사귀던 여자친구랑 깨진 이야기 등등. 그외 감동적인 이야기나 슬픈 이야기 등등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봐도 무방하다.
임요환은 이 책에서 30대 프로게이머를 꿈꾼다고 했는데, 전역한 뒤 SKT T1으로 복귀하고, GSL 시즌2 본선에 진출하며 꿈을 이루었다.
부록으로 10장 가량의 화보가 실려 있다. 대놓고 협찬사들에 대한 광고로 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임요환 본인이 모델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사진도 좀 대충 찍은 티가 나긴 한다. 사실 이때 살이 많이 오른 상태였던 것도 있고(...) 그의 팬이라면 좋아할 만한 상의노출 사진도 있다. 다 벗은 건 아니고 살짝.

[1] 책에는 전 포모스 편집장이자 디스이즈게임 기자였던 심현과 MBC게임 작가였던 서윤희의 이름이 올라왔다.[2] 사실 김캐리는 장진남의 우승을 점치긴 했다. 결론은 김캐리의 저주로 끝났지만.[3]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친구가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소개해줬을 때 당했던 역사적 관광이 되시겠다. 설마 그 때 그분의 친구도 당시 자신에게 밀봉당한 친구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안타깝게도 이 친구는 이 책이 쓰여지기 얼마 전 백혈병으로 고인이 되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