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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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2. 발단
3. 경기 이후
4. 원인
5. 사건 이후 대처
6. 여담


1. 소개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즈 포격이 가능한 고립지를 뜻하는 용어이자 해당 지형을 활용한 견제 전략.
테프전에서 발생하는 상황으로, 뮤탈리스크 다수나 조그마한 저글링을 다수 실어 견제할 수 있는 저그나 맞탱크나 레이스로 처리할 수 있는 테란의 경우는 해당 사항이 거의 없다.

2. 발단


선기도는 2005년에 있었던 ATI배 6차 서바이버 리그 김환중 vs 김선기테프전 경기에서 처음 등장했다. 경기 VOD 당시 이 경기는 루나 맵에서 치뤄졌는데, 김선기가 11시 앞마당#s-2 남쪽의 조그만 섬에 시즈탱크와 이를 엄호할 마린 한 기를 내린 뒤[1] 탱크를 시즈모드한 뒤 상대방 프로브를 포격, 자원 채취를 마비시키는 전략을 시전한 것이다.
사실 이는 원론적으로 보면 '언덕 시즈'라고 불리는, 탱크 사거리를 이용해 자원 채취를 방해하는 테란 전략의 일부로, 해당 전술은 로스트 템플 시절부터 존재해온 유서 깊은 흔한 전략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저 경기가 치뤄진 루나의 11시 앞마당 남쪽의 섬은 탱크가 앞마당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일꾼들을 포격할 수 있되, '''프로토스 지상 유닛들이 다가와 때리기 불가능한 거리에 있었고''', 김선기는 이를 이용한 것이다.
포격당하는 프로토스(김환중) 입장에선 만약 탱크의 위치가 육지 위의 언덕이나 육지와 가까이 붙어 있는 섬 등이었다면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드라군들로 어떻게든 정리했을 테지만, 드라군 사거리보다 멀리 떨어진 섬인 게 문제였다. 결국 선기도의 탱크를 없애려면 셔틀 드랍이나 대지 공격이 가능한 공중 유닛을 뽑아 보내야 했는데, 공중 유닛의 경우 생산 건물(스타게이트)이 없어 새로 지어야 했고 김환중은 셔틀 드랍을 시도한다.
문제는 선기도가 협소하고 이조차도 조형물(두데드)이 한복판에 있어서 드라군이 내릴 공간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질럿은 덩치가 작아 내리기가 쉬웠고, 이에 당연히 김환중은 질럿을 내려보낸다. 그러나 이미 김선기가 상대 드랍에 대비해 마린 1기를 같이 내려놨기 때문에 질럿의 공격이 닿을 수 있는 탱크 바로 옆 공간에 '''질럿을 내릴 수가 없었다'''. 만약 마린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만큼 빈 공간도 넓어져 질럿 1기로 쉽게 정리했을 테지만 마린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질럿을 내릴 공간이 부족해져 버렸다. 결국 그 옆에 내려보지만 근접 유닛인 질럿은 조형물에 막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탱크 파괴에 실패한다. 실제로 경기 영상을 보면 선기도에 도착한 셔틀이 질럿을 내리려고 시도하나 도저히 탱크 옆에 내릴 수가 없자 김환중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질럿이 내릴 수만 있었으면 순식간에 정리되었을 견제고 선기도가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정리에 성공했어도 선기도 자체는 여전히 인접 앞마당의 아킬레스 건이 되었을 것이다. 이유인 즉슨, 어찌어찌 탱크를 제거해도 해당 섬을 계속 무주공산으로 놔둬버리면 '''탱크가 다시 내리기에''' 수비 병력을 (포격 당하는 지점의 중요성이 낮아질 때까지) 계속 놔둬야 한다. 다만 이는 탱크를 정리하고 수비용으로 드라군 1기만 놔두면 반대로 탱크를 내릴 공간이 사라져 쉽게 방어가 되니 중요한 부분까지는 아니다. 어쨌든 당시 상황으로 되돌아가자면, 고작 탱크 1기와 마린 1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대지 공격이 가능한 공중 유닛이 나올 때까지 앞마당의 자원 채취가 완전히 마비'''되었고, 이를 제거하려고 주력이 아닌 공중 유닛 생산에 자원을 쓰는 바람에 격차가 크게 벌어져 버려 프로토스의 패배로 경기가 끝나 버린다.

3. 경기 이후


경기 이후 스갤에서는 한동안 테사기, 테뻔뻔 여론이 광풍처럼 몰아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언덕 탱크에 시달려온 수많은 타종족 유저들이 이제는 지형 지물을 이용해서 파훼가 불가능한 견제까지 쓰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선기도라는 말 자체는 해당 경기가 벌어진 저 맵에 존재하는 섬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이후 아웃사이더처럼 장애물로 막혀 있는 상태에서 사거리를 '''잘''' 조정하면 네오 레퀴엠, 아웃사이더 등 선기도와 비슷한 타격이 가능한 장소들이 하나 둘 발견되면서 탱크가 내려 포격할 수 있는[2] 고립지를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 물론 대다수 고립지는 원거리 유닛의 사거리가 닿는 거리라면 물량으로, 그렇지 않다면 '''드랍, 공습[3]으로 제압할 수 있으므로''' 본래 선기도의 포스를 재현하지 못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리지날 선기도도 마린 1기가 있었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지 탱크만 단독으로 있었으면 드랍으로 정리가 되는 견제였다.
2006년 12월 28일 곰TV MSL 시즌1 16강 A조 승자전, ''' vs 박지호 in 데저트 폭스'''에서 선기도가 다시 한 번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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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경우 '''사업 드라군'''의 사거리 내라 딱히 애먹지는 않았지만 '''프로토스섬맵에서 드라군 사업 누르고 시작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저그더러 섬맵에서 앞마당 먹고 바로 성큰부터 박으라는 격과 비슷하다.
이후, 맵은 리그 진행 후 곧바로 수정되었지만 박지호는 패배하여 최종전에서 을 만나는 바람에 탈락했고, 덕분에 는 맵에 대한 연구와 이해를 떠난 비도덕적인 자세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한 유저가 데저트 폭스 맵에서 실험을 하여 스크린 샷을 올린 결과 선기도가 하나도 아니고 '''무려 3곳이나 발견'''(그것도 스타팅별로 하나씩)되어 맵 제작자의 자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리고 09~10 시즌 프로리그에서도 이재호김택용과의 경기에서 매치포인트 12시 중립 멀티 지역에 선기도가 발견되었다. 이 지역도 드라군으로 공격이 가능하지만 다른 선기도처럼 드랍이 불가능하다. 물론 발견 이후에 수정되었고 이재호는 이것 때문에 엄청나게 까일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본인의 투명한 존재감(...) 때문에 묻혔다.

4. 원인


우선, 지형 설계의 문제를 제외하고 프로토스 유닛 테이블로만 발생 원인을 따져보면 다음과 같다.
  • 게임 초반 공대지 능력이 매우 부실하다.
  • 앞마당에서 선기도까지 사거리가 닿는 지상 유닛이 없다.
  • 선기도 전략이 시전된 상황에서 마린과 탱크가 내려진 공간 사이를 비집고 내릴 작은 크기의 유닛이 없다.[4]
  • 유일하게 조형물 맞은편에 내릴 수 있었던 프로토스의 유닛인 질럿은 원거리 공격이 불가능하다.
  •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질럿 사이즈 정도의 유닛이 없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형, 지물 사이에 유닛이 쉽게 기어 들어갈 수 있는 기본 스타크래프트 맵 제작 시스템의 한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아니 거의 대부분의 게임 자체가 이렇게까지 디테일한 요소까지 고려해서 설계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한다.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라는 수천만원의 상금이 오가는 경쟁이 더해졌고, 거기에 프로게이머라는 전문가가 A부터 Z까지 게임 요소를 뜯어보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e스포츠 자체가 승리 그 자체를 위해 각 유닛들의 기능 뿐만 아니라 맵에 존재하는 별별 요소를 다 이용하는 실전이기에 PVP 맵 제작자는 맵에 넣어질 각 요소들의 특성들과 플레이어들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예측해 디자인 해야 하나 그러지 못한게 가장 큰 원인이다. 저런 지형 자체를 만든게 실수라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기본 맵 제작 시스템으로는[5] 뭔 짓을 해도 정해진 지형이 가져오는 틈새와 조형물 사이의 공간을 없앨 수 없다. 게다가 위의 선기도 아류들을 보면 단순히 섬 지형 뿐만 아니라 여러 지형에서 선기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맵에 아무런 지형을 안깔 수는 없지 않겠는가'''. 결국 스타크래프트 맵 디자인 자체가 가지는 한계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물론 지형 디자인을 하고 나면 황무지마냥 휑해서 프롭 개념인 조형물(Doodad)를 추가로 넣는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공간들이 생겨난다. 실제로 선기도도 저 조형물만 없었으면 흔한 견제 플레이 중 하나였을 것을 조형물 때문에 공간이 협소해져서 발생한 현상이다.

5. 사건 이후 대처


선기도 현상은 결국 맵 제작 기술이 진보하게 되는 2006년 이후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최초로 확장입구를 도입한 백두대간을 필두로 점차 엑스트라 에디터, Scmdraft 2와 같이 기본 제작 툴이 아닌 여러 기능들을 제공하는 툴을 사용하면서 지형 틈새나 조형물 사이 공간을 사각 타일로 메꾸는 작업을 곁들이게 된 것. 선기도 자체가 게임의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이니 만큼, 과거 스타리그 당시 공식맵을 제작하면서 이러한 작업을 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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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에서 특수 에디터로 마감된 부분
실제로 선기도 사건 이후에 등장한 시기의 공식맵 중 가장 유명해져 국민맵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투혼을 보면 앞마당을 감싸는 언덕 지형과 물 타일은 특수 편집을 거쳐 바로 붙여놓고 5시 앞마당 같은 경우는 그 틈새를 '''죄다 조형물로 막아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전부다 특수 에디터로 채워넣은 것이고 2005년 당시 루나를 제작할때 사용되었던 기본 맵 에디터로는 저렇게 만들 수가 없다.
당시 맵 제작자에겐 이러한 과정이 꽤나 고역이었는데, 혹시 모를 선기도를 막기 위해 이런 공간을 전부 파악해 메꾸는 것도 은근 노가다였다. 특히 저글링보다도 작은 크기를 가진 고스트는 아무리 공간을 메꿔도 배치가 되는 부분이 종종 발생한다. 물론 해당 유닛의 데미지가 무의미할 정도로 낮고 견제용으로 쓰이기엔 너무 후반에 나오는 유닛인지라 크게 고려되진 않았지만, 여하튼 고스트가 배치될 수 있는 선기도는 후기 공식맵에서도 드문드문 발견되었다. 만약 이런 위치에 고스트가 가서 핵이라도 유도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고스트가 선기도에서 핵을 유도한 경기 사례는 구 온게임넷 스타리그MBC GAME 스타리그는 물론 현재까지도 없다. 그나마 비슷하게 구현된 사례를 찾아보면 곰TV MSL 시즌2 예선에서 당시 공군 ACE 소속이었던 임요환 선수가 조민준 선수를 상대로 롱기누스2에서 앞마당 근처 고스트만 내릴 수 있는 지형에다가 고스트를 내리고 핵과 EMP를 통해 앞마당 넥서스를 파괴한 경기가 있다.[6]
다음은 선기도를 막기 위해 맵 제작자가 유념해야 할 부분들이다.
  • 멀티나 전략적 요충지 근방에 고립지 자체를 일절 위치시키지 않는다. 대놓고 견제하라고 만들어놓은 견제용 지형이 아닌 이상 말이다. 무언가 미관상 지형 처리가 필요하다면 지형이나 두데드를 잘게 나눠 배치한다. 굳이 만든다면 사거리 있는 유닛으로 쉽게 처리가 가능하게 만들도록 한다.
  • Scmdraft 2의 '사각지형'기능을 자주 이용한다. 기본 에디터로는 빈 공간을 메꾸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메꾸는 과정에서 보기 흉해질 수 있다. 따라서 사각지형 기능을 이용해 타일을 하나하나 떼서 지형을 처리하면 빈공간을 쉽게 메꿀 수 있다.
  • 두데드를 이용한 지형처리가 끝나면 탱크가 내릴 수 있는지 없는지를 몸소 뻘짓을 해가며 테스트한다. 이는 기본 맵 에디터로도 할 수 있다. 맵 에디터에서도 테스트가 가능하지만 간혹 맵 에디터의 배치 가능 여부와 실제 배치 가능 여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확실하게 점검하자면 탱크 2대를 드랍쉽에 태워 이리저리 내릴 수 있는지 본다.

6. 여담


선기도는 김선기보다 몇 년 전에 중계될 '''뻔'''했는데, 인큐버스에 원래 선기도가 있어 임요환김동수를 상대로 이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허나 임요환이 패배한 후 맵이 바뀐 거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애초에 자신이 이전 버전을 가지고 연습한 결과일 뿐 대회 기간 동안 맵이 수정된 적은 없다.[7] 다만 예선이 끝났을 때 바꿨다고 해도 이걸 버젼을 바꾸는 식으로 공표하지 않은것은 명백한 주최측의 잘못이다.
브루드 워 테란 캠페인의 코랄 습격을 이 방법으로 깰 수도 있다. 안 그래도 어려워 보이는 영상인데 실제로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운빨이 필요한 전략이다. 탱크 두 대를 드랍하는 데 성공하는 것도 힘들고, 드랍한 뒤에 저지대에 있는 벙커 한 개를 탱크를 하나도 잃지 않고 날려야 한다. 이 상태에서 운이 아주 좋다면 적 테란 인공지능은 탱크가 있는 그 언덕에 마린을 드랍하려 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인데, '''드랍이 되지 않으면서 인공지능이 마비되는 것이 핵심.''' 그런 운빨이 없다면 그냥 레이스가 날아와 탱크를 터뜨린다.

[1] 후술하겠지만 이 마린 한 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2] 덤으로 러커 역시 탱크와 비슷한 덩치라 내릴 수 있다.[3] 다만 대지 공격이 가능한 공중 유닛이 스카웃캐리어, 아비터 3개인데 스카웃은 비효율 유닛이고 캐리어와 아비터는 관련 건물들이 추가로 필요하고 특히 아비터는 거의 공격력이 있으나 마나 한 편이라서 어느 쪽이든 눈물을 흘리게 된다.[4] 선기도 상황을 재현해보면 저글링과 고스트는 저 상황에서도 내려지는게 가능하다. 특히 고스트는 워낙 크기가 작아 역시간형 섬맵인 트로이의 입구가 막혀도 통과가 가능한건 잘 알려진 사실.[5] 후술할 맵 제작 기술의 진보는 블리자드 기본 맵 제작 툴인 '캠페인 에디터'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며 유저들이 만든 커스텀 제작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것이다. 선기도가 처음 등장할 시기만 하더라도 리그 공식맵에 이러한 특수 제작 프로그램을 쓰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졌으나 선기도같은 사례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특수 에디터가 점차 도입되게 된다.[6] 다만 이 지형은 옵저버+사업 드라군이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기에 선기도라 보기가 어려우며 당시 조민준 선수가 리버 테크를 먼저 타서 옵저버 테크가 늦었기에 임요환 선수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데다 본진에 벌쳐 난입때문에 정신이 분산되어 고스트를 잡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핵이 감지되자마자 일꾼을 바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즉 여러 상황이 겹친 최상의 조건에서 그런 장면이 나온것으로 만약 옵저버가 빨리 확보됬으면 핵이 무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가 이런 명장면을 보여줬음에도 이 경기에서는 패배했기 때문에 선기도 지형에 대해서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이후에 임요환 선수는 예선을 뚫고 본선진출에 성공했다.[7] 이후 임요환은 자신의 자서전나만큼 미쳐봐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호소했지만 해당 선기도 지형은 예선이 치러진 이후 삭제되었으며, 그 수정본이 본선 내내 추가 수정 없이 사용되었다고 제작자인 김진태 씨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