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사(직업)

 

導船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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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서 선박의 출입항을 인도해주는 직업. '수로 안내인'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pilot이라 하며, 상세한 도선사의 종류로는 도버 해협 등을 통항할때 도움을 주는 deepsea pilot, 일반적인 항구 통항에 도움을 주는 harbour pilot이 있다. 선박의 수리를 위해 조선소에 입거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dock pilot이라고도 하지만, 이는 dock master라고 호칭하는 것이 올바르다. 원래 항공기 기장의 Pilot이란 명칭 자체가 대부분 항공용어와 동일하게 선박용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고작 입출항할 때만 배에 승선해 인도해주는 직업일 거 같지만 사실은 해당 항구의 특성,[1] 각종 선박의 조종술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보통 20년 이상의 항해 경력이 있는 선박 운항의 전문가이다. 최소 경력 요건은 6000톤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36개월(3년) 승선[2] 참고로 그런 배의 선장이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10년 정도의 항해 경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해 관련 직종의 최종테크이며 '해기사의 꽃'이라고까지 불린다. 한국의 경우, 도선사 시험 자격요건이 선장으로서 3년 승선이지만, 중국이나 싱가폴처럼 Pilot academy에서 특별한 교육을 통해 도선사를 배출하는 나라도 있다.
쉽게 접하기 힘든 직업인 데다 손꼽히는 고액 연봉, 높은 직업 만족도 등으로 "무슨 직업이길래?" 등의 제목을 단 뉴스 기사가 종종 올라오고 사람들 관심도 많이 받아 '도선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위에서도 써있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꿈 같은 직업이 맞다. 최소 십수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한 데다 높은 난이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주말도 없이 배가 들어오는 대로 한밤 중이건 새벽이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액 연봉인 것은 당연하며, 마찬가지로 그렇게 오랜 시간 항해를 하다 따내는 훈장 같은 자리이니 만족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은행 대출 심사에서는 비공무원 중 사실상 최상위권 직군이다.
주로 특정한 항구[3] 입구에서 배에 올라타서, 출입항을 대신 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차량을 주차할때 뒤에서 오라이해주는 주차장 관리인과 하는 역할은 비슷하다. 문제는 그 대상이 수만톤급 배라는 넘사벽의 차이가 있다. 도선사가 배에 올라오는 시점부터는 선장(또는 함장)의 모든 역할을 대행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도선사가 배를 몰다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배를 책임지는 사람은 선장이고 이는 위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선사는 어디까지나 이렇게 가는 게 좋다고 권고, 안내하는 수로안내인이다. 대표적인 예로 해군에서는 함장이 배를 타거나 내릴 때 타종을 하는데, 도선사 역시 똑같이 타종을 한다. 민간인으로 군함에 타면서 타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 대통령, 국회의원, 국방장관[4] 정도를 제외하면 도선사뿐이다. 군항의 도선사들은 그 특성상 상당수가 해군 출신 대한민국 군무원이다. 항해기관 병과의 장교[5]가 퇴역 후 도선사가 된 것이라 당연히 해군사관학교 등의 선배이기 때문에, 함장이라도 도선사들 앞에서는 철저하게 거수경례도 한다. 민간 도선사와 마찬가지로 외국 해군 군함이 도선할 때도 현지 도선사가 승함해 도선한다. 미 해군 항공모함이라도 한국 군항에 도선할 때면 한국 도선사에게 맡긴다. 사실 이는 당연한 것인데, 항구 인근 해역과 수로의 모든 것을 손바닥 보듯 아는 사람은 한국인 도선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직업이 필요한 이유는, 배의 출입항은 비행기 이착륙보다 어려운데, 공항과 달리 각 항구의 예측할 수 없는 조류나 수면 밑에 숨겨진 암초, 그리고 수심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지역 등의 상황이 천차만별이라서 각각의 항구에 입항하기 위한 방법을 선장이 하나 하나 다 외우고 다닐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항할 때는 항구 옆까지 접근해서 크고 아름다운 홋줄로 배를 묶어 놓으며, 이렇게 하려면 먼저 배를 항구의 바로 옆으로 갖다 붙여야 하는데... 부산광역시거제시처럼 계획된 항구도시거나, 땅을 넓게 터서 길고 넓은 항구를 만들 수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전 세계의 오래 전부터 형성되었거나 항구로써의 조건보다 공업지구에 인접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등의 많은 항구들은 입구가 좁고 조류가 복잡하여 처음 배를 몰다보면 쉽게 배를 원하는 대로 이끌 수가 없다. 넓은 계획 항구라고 해도 바다의 변화는 워낙 변화무쌍해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조수간만의 차, 주변에 강이 있을 경우에는 강의 수량으로 인한 조류의 변화, 시간에 따른 바람의 방향과 세기 등... 단순히 글로 암기만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군다가 요즘의 배는 수만 톤, 크게는 수십만 톤급으로 거대해지다 보니 더욱 그렇다. 때문에 주요 항구에는 그 항구의 지형과 조류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선사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제항은 강제도선하게 되어 있다(항만시설 등을 보호하거나 선박사고가 발생하는것을 최소화하기 위함) 선박이 등록되어 있는 국적[6]이나 해당 선박의 선장이 해당항에 출입한 횟수가 충분히 많다면 자력도선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경험이 많은 선장이고, 그 항구에 입출항했던 경험이 많은 선장이더라도 일반적으로 해당 항구의 도선사의 협력을 얻는다.
도선 시에는 도선사 본인이 직접 타륜을 잡거나 하지는 않고, 선교에서 선장과 의논하며 항해사와 타수에게 엔진사용과 조타지시만 내린다. 그리고 무전기를 들고 선/함교에서 끌배(Tug)들에게 밀어라 끌어라 하며 지휘하여 배를 원하는 위치에 갖다 대는 방식을 쓴다. 큰 배는 부두에 접안 시 자력 항해로는 섬세한 조정이 힘들어 안벽에 선체가 긁힐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선박/항만시설이 손상[7]되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의 사고가 나기 쉬우므로, 타이어 등을 배 전면에 두른 출력 좋은 끌배들이 밀고 당기면서 위치를 잡아 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직업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노동부 통계기준 1억 650만 원으로 직업별 순위 1위로,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지난 2007년 기준 도선사 1인당 평균수입은 2억 9800만 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 수입의 40~50% 정도는 비용으로 공제된다고... 그래서 순수익 연봉은 1억 5천대 정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경력이나 거기에 수반되는 노력, 그리고 항해와 관련된 많은 직업들이 비교적 고수익임을 생각해 보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리고 수입신고에 있어서 도선한 선박의 톤수를 조사해보면 다 나와버리기 때문에 자신의 수익을 조작할 수 없다는 점도 크다. 정말 받는 만큼 세금으로 신고하게 된다.
거기에 면허증을 따는 나이가 아무리 도선사만 바라보고 미친듯이 선장 경력을 쌓으며 남는 시간에는 공부만 하면서 올라와 봤자 빨라야 40대 중후반인데(2019년에 한국해양대학교 57기, 대략 40살의 나이의 도선사 시험 합격자가 배출되었다)실제 합격자의 평균 나이는 만 53세 정도로 65세 정년까지 면허가 보장된다고 해도 그리 오랜 기간 도선사로 근무하기는 어렵다.[8] 도선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선장들이 절이나 고시원에 틀어박히기도 한다. 그래도 못 붙은 사람이 부지기수. 도선사 시험을 준비하려면 그 기간 동안 일을 못 하니 선장으로 계속 근무하는 기회비용을 잃는 건 물론이고, 준비하는 동안 가족들 생활비도 대야 하고, 합격한 다음에도 실습하기 전에 공탁금을 내야 한다. 기타 등등을 다 합치면 수억 원을 써야 한다. 2012년 5월 기준 도선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247명.
2012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직업' 10위에 올랐다. 특히 하는 일이 사회에 기여하고 타인의 인정을 받는지를 묻는 '사회적 기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대한민국의 무역구조 상 해상무역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것.
배에 있어서는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지만 가끔 배에 오르려다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는 도선사도 있다. 때문에 정년퇴임기준이 68세에서 65세로 하향 조정 되었으나 국가필수도선사제도로 실질적으로는 68세가 정년이다.실제로 도선사가 배에 오르는 일이 사실은 가장 어렵고 위험한 일이다. 줄사다리 하나에 몸을 맡기고 올라간다[9]. 도선사를 맡는 연령대가 높기도 하거니와 바다는 사람이 딴 배로 가든 말든 전혀 신경을 안 쓰기 때문이다. 옮겨타는 중 갑작스레 파도라도 치면사다리를 놓치고 떨어지기도 쉽다. 게다가 배와 배 사이의 좁은 틈은 해수의 흐름이 빠르고 예측이 불가능해 구조하기도 어렵다. 일례로 평균연령대가 높은 일본 도선사 같은 경우 2년에 한 두건 정도의 사망사고가 일어난다. 도선사들이 바다사나이들 중에서도 프로 중의 프로라는 것을 감안하면 많이 죽는 셈. 특히 겨울철 일본 바다는 무척 거친 것도 있고.


[1] 조류, 수심의 변화 등.[2] 원래 5년이였으나 원활한 충원을 위해 2019년부터 자격을 완화한 것이다.[3] 특히 좁은 수로를 타고 들어가야 하거나, 해류가 빠르거나, 갑문이 있거나 해서 처음 배를 몰고 가다간 입항하기 무지 힘든 항구. 대표적으로 한국의 인천항이 있다. 인천항은 파나마 운하와 비슷한 시스템으로, 갑문이 있고 수위 차이를 맞춰서 입출항한다. 문서 상단의 사진 위치도 인천항 갑문이다.[4] 대한민국 국군을 통제하는 정부기관인 국방부의 장이므로 법적으로는 민간인이 맞다. 문민통제 참고.[5] 보통 예비역 중령이나 대령이다. 제독들은 거의 안 온다. 제독이 되면 그 자체로 별이라 굳이 도선사로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6] 커다란 외항상선은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선박의 오퍼레이터나 선주와 선박의 국적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 대표적으로 파나마, 라이베리아, 마셜 제도, 몰타 등.[7] 2020년 4월 6일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사고 같은 경우 배가 출항하면서 아예 크레인 한 대를 해먹었다... # [8] 일정 규모 이상의 상선 선장이라면 이미 억대연봉이지만, 한 번 항해에 몇 달간을 망망대해에서 보내야 하는 외항선 선장과 항구에서 그때그때 도선업무를 보는 도선사는 업무 형태가 매우 다른 편이다. 이것 때문에 도선사에 도전하는 점도 크고, 바다 사나이로서의 로망을 이루기 위한 면도 크다.[9] 물론 대형 선박들의 십수미터나 되는 갑판까지 사다리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도선사용 도어가 따로 흘수선 부근에 있다. 길이가 그리 긴 것은 아니지만 악천후에 위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줄사다리만을 이용하는 규정은 수면으로부터 9M까지만, 그 이상일 경우에는 현문 사다리를 결합해서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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