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1. 개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수상작 / 작품상, 각색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주제가상 후보작'''
소설 파이 이야기(Life of Pi)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국내에서는 원제 그대로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원작 소설이 출간된 2001년부터 영상화 계획이 있었고 알폰소 쿠아론, M. 나이트 샤말란, 장 피에르 주네 등이 감독직으로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감독은 와호장룡과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명성이 높은 이안이 맡게 되었다.
2. 마케팅
2.1. 예고편
2.2. 포스터
3. 줄거리
전체적인 스토리는 파이 이야기와 똑같으니 그쪽과 이 문단을 참조.
영화판에서 프랑스 선원을 맡은 배우가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이다. 일부에서는 후반부에 언급되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의 비중 때문에 대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원작과 거의 유사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달라진 부분들이 몇 가지 있다.
- 원작과 달리, 파이의 인도 여자 친구 아난디가 등장한다. 아난디와 작별인사를 못 했다는 게 파이에게 크게 후회가 되었는데, 이는 후반부에 다시 언급된다.
- 파이에게 종교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라고 조언한 사람이 학교 선생이 아니라 아버지로 바뀌었다.
- 원작에서는 없던, 선내 식당 씬이 추가되었다. 특히 원작에서 주방장과 선원으로만 언급된 두 인물이 각각, 육식을 좋아하는 주방장과 고기 스프를 좋아하는 행복한 불교 신자 선원으로 묘사되었다. 어쩌면 원작에서 파이가 요리사를 하이에나(육식동물)에, 선원을 얼룩말(초식동물)에 빗댄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요리사=고기를 좋아함, 선원=불교 신자[1] 라는 설정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가정이 틀릴 수도 있다.
- 첫 번째 표류 이야기에서 "눈 먼 조난자와의 조우" 에피소드[스포일러] 가 생략되었다. 이 에피소드는 원작에서도 잔인한 묘사가 많고, 눈 먼 상황을 영상매체로 옮기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두 번째 이야기와 그대로 대입하는 것도 애매하기 때문에 삭제된 듯하다.
- 파이가 화자로 설정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파이가 작가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바뀌었다. 고로 두 가지 이야기에 대한 선택은 작가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언급된 미어캣들이 바글바글한 식인섬은 사실 부패해서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보트 위의 시체들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식인섬의 전체 형상이 '''누워있는 사람의 형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거나 바다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파이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 한편 영화 초반부에 어린 파이가 여러 신들에 대해서 언급하는 장면 중에서 비슈누 신은 우주의 바다를 떠다니며 잠을 잔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어캣들이 사는 섬의 형상이 바로 누워있는 비슈누 신의 형상과 흡사할 뿐만 아니라 고정되어 있지 않고 떠다닌다는 부분에서도 공통적이다. 신과 기적에 대한 믿음을 다루는 것이 소설과 영화의 주제라는 것을 생각하면 죽음의 문턱에 들어선 파이 앞에 나타난 떠다니는 인간 형상의 섬은 거짓말이나 환각이 아니라 그를 죽음에서 구원한 실제로 일어난 기적이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믿기 어렵고 기적으로 가득찬 첫 번째 이야기와 현실적이지만 잔인하고 믿고 싶지 않은 두 번째 이야기 중 실제로 일어난 것은 첫 번째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 커뮤니티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일각에서는 2번째 이야기를 근거로 이 영화가 반전 영화라고 해석하지만, 이는 옳지 못한 해석이며, 실제로는 오히려 열린 결말에 가까운 내용이다. 영화를 만든 이안 감독의 인터뷰나 리처드 파커가 밀림에 들어가기 전에 파이와의 표류기를 떠올리는 마지막 장면이 그 근거이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2번째 표류 이야기의 충격으로 인해 놓쳤을 만한 장면.파이라는 수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파이는 끝없이 이어지며 끝나지 않는 수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 파이라는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죠. '''그래서 이 영화는 끝없이 이어지는 합리적 의심으로 절대적인 믿음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바다 위를 표류하는 배라는 이미지 자체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나 노이라트의 배를 연상케 하고 있으니까요. 인간이란 공포와 미지의 바다 위에서 이성이란 도구를 이용하여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는 존재 입니다.
부기영화,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신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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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볼 때 "어느 쪽으로도 믿을 수 있는 결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캐나다인 작가가 파이의 생존에 대한 일본 보험사의 보고서를 읽는데, 그중 마지막 문장의 내용도 이런 결말을 뒷받침한다.
즉, 일본 보험사 직원들은 '''파이의 첫 번째 이야기를 인정하고 보고했다.'''"(전략)... Very few castaways can claim to have survived so long at sea, '''and none in the company of... an adult Bengal tiger.'''"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특히 다 큰 벵갈 호랑이와 함께였던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걸 눈치 못챈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Spellbounder라는 인터넷 네티즌이 번역한 비공식 자막은 저 부분에서 심각한 번역 오류를 저질러서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로 하여금, 한쪽으로 치우져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보험사 직원들이 첫 번째 이야기를 인정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을 '''"생존한 동물 중에 호랑이는 없었다"'''라고 번역해버린 것. 그래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않고 이 비공식 자막을 본 이들은 두 번째 이야기가 당연히 맞는 게 아니냐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게 열린 결말을 열어둔 얀 마텔 작가와 이안 감독의 뜻을 짓밟는 희대의 뻘번역이 아닐 수 없다.
아래는 이안 감독의 인터뷰.
Q: '라이프 오브 파이'를 성장 영화로 받아들인다면, 호랑이인 '리처드 파커'는 일종의 멘토로 볼 수 있을까?
리처드 파커가 파이의 멘토라…. 동의한다. 정확히 말하면, 멘토보다는 '가르침을 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거다.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성장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면모를 갖춘 존재이고 많은 가르침을 준다. 일종의 '적'이자 자연의 엄청난 힘을 가르쳐주는 존재다. 자연적인 면에서 본다면 야수이지만, 어떤 면에선 정신적이며 신적인 면모도 지닌다. 하지만 리처드 파커도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다. 그도 외롭기 때문에 그만의 방식으로 그런 감정을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리처드 파커는 '파이'의 거울이기도 하다. 이후 여행을 통해 파이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데, 사실 소년에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으면서도 영원히 자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돌봐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그러다가 그걸 벗어나게 되는 순간, 가슴이 아프게 된다.
신이 우리의 세상을 창조했는가…. 좋은 질문이다. 난 아마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듯, 신도 세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난 신이 아니라 인간일 뿐이니까.(웃음) 난 그런 이야기를 연결시켜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을 뿐이다. 창조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말하는 것,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그런 과정이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서, 우리가 (신과 떨어져 있는) 외로운 존재가 아니며, 삶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여겼으면 좋겠다.
작중 캐나다인 작가가 각각의 이야기에 대해 보이는 표정 변화는 마치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변화가 꽤 심하다.
영화 거의 마지막에 일본인 보험회사 직원 한 명이 주인공에게 바나나는 물에 안 뜬다며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데, 소설에서는 그 직원이 파이의 말대로 세면대에 바나나를 띄우면서 뜨는 것을 인정한다.
4. 평가와 흥행
해파리가 빛나는 영상미가 일품. 구명보트 주변의 잔잔해진 바다 위로 하늘이 비치는, 마치 보트가 하늘을 떠다니는 것 같은 장면을 비롯해 많은 장면들이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로 회자된다. 파이와 배 말고는 모든 것이 CG지만, 처음부터 아이맥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라서, 바다 위에서는 아바타 이래 극상의 3D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중간중간 화면비가 바뀌는데, 이는 '''레터박스를 뚫고 나오는 연출'''을 위한 것.
영화 '아바타'로 3D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제임스 카메론 역시 영화의 홍보 과정에 인터뷰를 자청해 지원할 정도였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거장이 만들어 낸 걸작이라고 한다.
2013년 2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과 시각 효과상 등 가장 많은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최우수 작품상은 벤 애플렉의 아르고. 특히 이안 감독은 7년 만에 또 다시 감독상을 수상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개봉해 1억 1600만 달러 극장 수입을 올렸다. 제작비 1억 2천만 달러를 생각하면 좀 아쉽지만 해외 수익이 4억 7천만 달러에 달하면서 모두 합쳐 6억 달러 가까운 대박을 벌어들였다. 해외 수입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일단 중국을 비롯한 홍콩, 대만 등지에서 1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인데 이어 영국에서 4천만 달러를 넘게 벌었으며 그 밖에 러시아나 멕시코, 호주, 독일, 일본에서도 기대 이상의 상당한 흥행을 거둬들였다. 특히 볼리우드의 영향으로 외국 영화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인도에서도 13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한다. 배우들이 듣보잡이나 다를 거 없어 홍보에 어려움이 있을 법했지만 한국에서도 2013년 새해 첫날 개봉해 158만 관객이 보면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
이동진 라이프오브 파이를 보고#
경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 허문영#
5. 여담
- 작중 지도에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표기돼있다.
5.1. CG 회사의 파산
뜻밖에도 묘한 일화를 만들고 있다. 본 영화의 특수효과를 맡아 제작한 리듬&휴는 영화 300,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헝거 게임, 크로니클, 헐크, 미이라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회사로 현재 미국 VFX 시장에서는 상당한 메이저 회사다. 그런데 경영난으로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오스카상을 받기 불과 2주 전에 파산했다.''' 그리고 특수효과 감독인 빌 웨스턴호퍼(이 영화 이후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의 특수효과 감독으로 발탁)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뒤 소감에서 아티스트임을 자처하는 자신들이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도 회사의 경영난 때문에 실업자가 되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며, 특수효과 회사도 헐리우드 영화회사들 만큼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45초 즈음에 오스카 측에서 시간 없다고 소감 발표를 끊어버렸다.'''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인 이안이 CG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많은 감독들이 도전할 수 있게 더욱 싸져야 한다는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되었다.
때문에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여기에 항의 내지는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자신들 메인 사진을 녹색(혹은 RGB칼라)로 바꾸는 중이다. 왜 녹색이냐 하면 영상 합성을 할 때 쓰이는 스크린이 보통 그린 스크린이 많기 때문. # 한편, 30분짜리 단편 다큐 영화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