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회복무요원

 

1. 개요
2. 경비 업무
3. 행정 보조
4. 시군법원의 경우
5. 여담


1. 개요


법원 역시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 본원 단위까지 올라가면 업무량이 미쳐나간다. 일은 경비와 행정으로 두 가지로 갈리며, 행정은 각 행정과별로 한번 더 나눠진다. 법원마다 인원 배치율이라든가 일하는 양은 차이가 있다.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지만 행정은 사회복무요원 일만 얹어 주고 혈압을 올린다. 대부분의 법원은 검찰청과 찰싹 붙어 있는데[1], 몇몇 행정과는 검찰청에 들락날락할 일이 많다. 보통 수형자는 신청이 불가능하며 지역에 따라 척추질환자도 신청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2. 경비 업무


경비 업무의 경우는 재판이 없는 날은 편하고 재판이 많으면 피곤하다. 경매기일 당일이면 법원으로 밀려드는 차를 보며 부족한 주차 공간을 원망할 것이다. 재판실 앞, 주차장 등등에서 로테이션으로 경비를 서야 하는데, 사람들의 소지품 검사를 하는 도중 흉기를 들고 오는 사람이 발견되기도 한다.[2] 물론 안내일이나 싸움을 말리는 것도 해야 된다. 특히 재판이라도 있는 날에는 볼꼴 못볼 꼴 다 보게 된다. 전화통 붙잡고 욕설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은 차라리 양반이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사기 치는 건 다반사에, 아줌마들끼리 돈떼먹고 이년저년거리며 머리붙잡고 싸우기도 하고, 자기는 억울하다며 판사님에게 욕설을 하거나 목메달아 죽겠다고 행패를 부리기도 하고, 얼굴에 시퍼렇게 멍들어 아이손잡고 이혼서류 떼러온 처자 까지 보고 있으면 인간불신 걸리기 딱 좋다. 또 집행관 사무실에 자신의 농기계가 압류를 당했다며 낫을 들고오는 어르신들도 상당히 많다. 재판중에는 아이들을 데리고와 우는 아이를 방치하는 맘충 플레이도 많을 뿐더러 몰상식한 민원들이 법정의 법관 전용문을 쾅쾅 두드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덤으로 행정과에서 행패부리는 민원인도 경비쪽에서 인원불러서 처리한다. 위의 다이나믹한 이벤트에 무덤덤 하다거나 바쁜게 싫다면 경비쪽 배치를 어필하는게 좋다.
보통 일상적인 업무는 재판을 시작하기 전 법정개정을 할 때 준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법정의 마이크 상태와 음향장비 및 각종 전자기기들을 수시로 체크하는 한편 재판이 끝난후 마무리 작업까지 도맡아 한다. 형사재판에서는 영장실질심사와 같은 비공개재판이 있다. 관계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방청할수 없는것이 원칙이다. 물론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의 연장선상이다. 재판에서의 어려움은 여기에 모두 서술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방대하다.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은 일반인들이 평생 한번이라도 보기 힘든 수많은 범죄자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흉악법 같이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나 정계의 거물급 정치인 또는 대기업 회장들이 재판을 받을때는 재판장 이하 직원 및 사회복무요원들도 엄청 긴장을 한다. 법원 청사내에 수많은 기자들이 깔려있고 그들을 통제하는 한편 사소한 실수라도 없게 만사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사소하게나마 어설픈 추태라도 보이면 단지 사회복무요원의 실수만이 아니라 사법부의 권위가 무너지는 상황으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스캔 사건들은 잊을만하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정치인들보다 어떤면에서는 더 까다롭다. 정치부 기자들보다 연예부 기자들이 더 성가시다.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다들 예민하니 주의하도록 하자. 또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의 퇴근 시간은 저녁 6시 정각이 아니다(물론 민사 계열 부서들은 대부분 칼퇴근한다). 일례로 국민참여재판에서 밤 11시가 넘도록 이어지자 재판장 이하 직원 및 경비대 사회복무요원들도 끝날때까지 퇴근을 못하는 상황도 많다. 식사에 관해서는 운이 좋다면 재판부에 끼어서 같이 착석하는 경우도 있고(근데 이건 소규모 지원에서만 가능하다.) 휴정 중에 공판검사님께서 팥빙수를 쏘아서 본의 아니게 얻어먹은 적도 있다.(물론 이런 케이스도 거의 없다.) 법원경비대에 소속되어 있다면 몸은 힘들지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한결 편안하다. 물론 고참들이나 몰상식한 경비대 직원들의 갈굼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행정보조보다는 확실히 낫다. 처음에 배치받을 때 막내들은 주차장에 보내 시간을 두어 똘똘한 애들을 행정부서에 보내는데 처음은 분명히 부러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이 말의 의미를 잘 알 것으로 판단한다.
주차장 업무 외에 청사경비/청사방호라고 말 그대로 법원을 경비하는 일도 한다. 정확히는 법원에 들어오는 모든 민원인/변호사/법무사/직원 등을 상대하며 입구에서 검사하는 일이다. 변호사/법무사/직원 등은 신분증으로 검사를 대체하기도 한다. 분류상 법원보안관리 보조로 공무원과 함께 지정된 입구나 장소에서 간단한 가방검사만 하고 상주하는게 보통이지만 경비강화가 된 일부 법원같은 경우 신체검사 및 소지품검사를 전부 꼼꼼히 시행해야되기도 한다.

3. 행정 보조


행정 보조는 각 과별로 소수 배치된다. 경비와는 달리 과마다 1~3명씩만 있게되므로 서열놀음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그다지 없다. 일반적으로 좀 불온해 보이는 요원은 행정으로 안보낸다. 어쩌다 보내더라도 공무원들 등쌀에 본인이 경비로 뛰쳐나오는 일이 많다.
행정 보조가 공통적으로 주로 하는 일은 우편업무나 열람복사업무, 사송, 영장/판결/물품전달 등이다. 법원으로 우편이 오면 신청서나 소장, 사건번호에 따라 알맞는 과와 직원에게 배부해야하며, 법원에서 밖으로 보내는 등기우편, 송달도 행정보조가 우체국을 통해 부친다. 수신자가 우편을 거부해 법원으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이걸 또 과와 직원 별로 분류해서 배부해야한다. 법원내 과 사이 또는 법원들 간에 오고 가는 서류들도 당연히 행정 보조가 전달해준다. 신청인이 접수를 해 새로운 사건이 생기면 사건 기록을 만드는데 그 공작 작업이 단순 노동이라 행정 보조에게 시키는 경우가 많고 사건이 종료되면 기록과 판결문을 보존한 후 민원인이나 직원이 필요할 때 찾아주고 복사, 등본발급해주는 일 등도 한다. 기록을 돌려받으면 그걸 다시 원래 있던 곳에 가져다 놔야한다. 게다가 직원들이 필요한 물품들(연필서부터 A4박스까지)도 행정 보조가 재무/물품관련 부서에서 받아다 준다. 1년마다 기록과 판결문을 폐기해야하는데 여기에도 사회복무요원이 동원된다. 말그대로 굳이 일반 공무원을 뽑을 필요가 없어보이는 잡일이나 수십백장 두께의 종이에 드릴이나 펀칭으로 구멍 뚫기, 스테이플러 철심 박기, 철끈/노끈으로 묶기, 도장/넘버링 찍기, 스티커나 우표 붙이기, 나르기 등의 단순 노동은 행정 보조가 한다고 보면 된다. 돈이 관련되거나 중요한 것, 신체적으로 매우 고단한 것을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시키는 곳도 있지만 사실 그러면 안 된다.
보통 과는 총무과, 민사과, 형사과, 등기과, 종합민원실, 가족관계등록계, 도서실 등등이 있으며 법원의 규모가 크면 그만큼 한 과에서 맡아야 하는 일이 터져나기 때문에 업무가 특정 규모 이상으로 많은 과들(주로 민사과)을 분과해 민사신청과, 민사집행과, 열람실, 파산부 등으로 세분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의 규모는 작고, 사회복무요원은 많아야 일이 편하다. 덤으로 민사과 계열은 형사과보다 크기도 일의 양도 2.5배 정도다. 판결/결정문이나 기록 등 사건자료를 복사하러 온 민원인들의 열람 및 복사를 위해 창고 검색이나 복사를 돕는 경우가 많기 때문. 형사과의 경우 민원인이 직접 해야 한다.
민사과의 주 업무는 당연히도 민사관련인데, 돈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엄청난 업무가 밀려오고 수많은 민원인들이 와서 꼬장을 부린다. 법원에 오는 민원인은 좋은 일로 오는 법이 없기 때문. 민사신청과나 민사집행과도 주로 채무자나 채권자들이 오는 곳이라 오는 민원인들이 전부 한성깔하거나 안타까운 경우가 매우 많아서 정신적으로 피곤할 수도 있다. 다만, 진상 민원인이 있더라도 법원이 다른 행정 위주 관공서과는 크게 다른 점이 있는데, 바로 법원 경위가 있다는 것. 폭언이나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민원인은 출동한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간다.[3] 민사신청/집행과는 가압류, 채권압류, 추심, 경매, 배당 등을 담당 하는 곳이기 때문에 말그대로 서류가 쏟아져 들어오고 쏟아져 나가는 곳이다. 당연히 기록도 다른 과보다 그 양에서 압도적이다. 경매의 경우엔 한 사건인데 경매 기록이 A4박스 부피로 10박스 이상 나오는 케이스도 종종 나온다.
형사과는 그와 반대로 철저히 사건기록 열람, 복사관련 민원인들만을 상대하며 그 이외 문건제출 등의 경우는 종합민원실에서 접수한다. 기록도 검찰이 가져가기 때문에 법원에서 관리해야할 기록 양도 다른 과에 비해 적은 편이다(하지만 결코 얕봐서는 안 된다. 형사과 행정보조들이 처리하는 기록들은 약식명령 사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양이 생각보다 많다). 그외 형사과나 약식재판 업무를 맡는 종합민원실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다른 과 사회복무요원들하고는 다르게 검찰에 갈일이 많다(그렇다고 슬리퍼 질질끌고 검찰청 가지말자. 이건 정말 상식적이지 않다. 특히 고참 계급들). 주로 영장셔틀 등을 하게 된다.
등기소 사회복무요원의 경우 주로 등본발급이나 기록보존, 등기필증 배부 등을 하게 된다.
총무과와 도서실의 행정 보조는 법원의 다른 과들과 업무가 구분되는 편인데, 도서실의 경우 말 그대로 도서관 사회복무요원이 하는 것과 유사한 업무를 하며, 총무과 사회복무요원은 법원 시설물 관리나 법원 행사를 위한 잡일에 동원되는 경우가 잦다.
행정 사회복무요원이 종종 재판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서류 접수 및 정리나 신분증 확인 등을 한다.
위의 업무를 보면 알겠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타인의 개인정보가 이곳 저곳에 넘쳐 흐른다. 주민번호나 사업자번호는 기본에 민사 관련해서는 재산목록과 배당표, 채권/계좌/카드정보들, 부동산 심지어 특허권까지 결정/판결문과 기록에 가득하고, 형사 관련해서는 전과, 병력, 각종 민감한 사건정보, 증거들이 들어가 있고, 가사나 가족관계등록 관련해서는 가족형태나 경력 등등 온갖 정보들이 기록에 들어가 있다[4]. 사건기록을 처리하는 사회복무요원이라면 안 보고 싶어도 안 볼 수가 없다. 원칙적으론 이런 개인 정보를 다루는 업무는 반드시 공무원의 직접 감독하에 하도록 되어있으나 잘 지켜지진 않는다. 물론 개인 정보를 함부로 유출하거나 악용했다간 경찰 조사시 용의자가 너무 뻔하기 땜에 초고속으로 콩밥 먹는다.
보통 법원에서는 8,9급 계급 직원들(행정관 등)을 실무관님이라고 호칭한다. 그러나 검찰청에서는 실무관은 보통 기능직 직원들을 호칭하는 말이니 주의해야 한다. 또 법원에서는 사무직외 직원들을 보통 주임이라고 하는데 검찰에서는 정규 직원들을 주임이라고 부른다. 법원에서 6,7급(참여관, 행정주사보 등)은 계장님이라고 호칭하며, 사무관 시험을 합격해 5급이 된 공무원들은 계장 일을 하고 있더라도 사무관님이라 불러야 한다.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막내 공익들은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체로 업무분담표라던지 자리배치표 등이 사방에 깔려 있기 때문에, 그걸 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법원과 검찰청의 사이는 나쁘진 않지만 좋은것도 아니다. 직원들끼리 족구등 활동으로 교류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신경전이 많다. 사회복무요원들도 그 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일례로 갓 들어온 검찰서기보가 법원과장급 인사한테 아저씨라고 모욕적인 언행을 해 담당검사가 직접 전화로 구두사과한 일도 있었다. 대체로 법원은 검찰에 비해 그다지 아쉬울게 없는 조직이다. 가끔 걸려오는 검찰직원들의 항의전화는 법원 사회복무요원들마저 쌍콤하게 씹는다.
법원에서 행정일로 근무하면서 배워나가는 것도 있다. 수시로 들어오는 기록을 잘 봐두면 나중에 어느 정도 소장이나 문서는 스스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소송의 구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 있으며, 지역의 법무사나 법무법인등도 자연스레 알게 되고, 사무원들과도 꽤나 친해져서, 돈을 떼먹히면 바로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지급 명령 신청, 가압류 등. 아무 것도 모르면 법무사나 변호사에 15만원에서 최대 수십만 원까지 드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사건기록 같은 건 볼일 생길 때마다 유심히 살펴보자. 은 배우면 배울수록 좋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이쪽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강력추천, 실제로도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이 법원 공무원이 되는 케이스가 많다. 물론, 지방법원이나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가면 규모가 규모인 만큼 근무인원의 수가 많고, 군대놀이가 성행하는 곳도 많다. 혹은 실무관 수준의 업무를 하는 곳도 있다. 개중에 행사 있으면 식당을 예약하기도 하며, 민원접수를 하는 등 공무원들의 일을 대신하기도 한다. 사회복무요원이 아니라 직원 취급 받기도 한다. 사회복무요원들이 법원내부망인 코트넷을 이용하는데 어떤 제지도 없을뿐더러 디브레인을 직원보다 더 자유자재로 다루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공익들의 내부망 이용은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법원의 정규 인사이동은 원래는 1월 11일, 7월11일에 있었는데 16년 11월부터 1월 1일, 7월 1일로 변경되었다.(코트넷 공지) 이는 사무관 이하 일반직들의 경우에만 해당한다. 복무중인 사회복무요원들도 인사시즌에 맞추어 근무일정에 참고하는게 좋다. 또 법원사무직은 내부 승진시험이 있는데, 주사보시험과 사무관시험이 있다. 주사보 승진시험과 달리 사무관 승진시험은 1년에 TO가 약 100명 내외이고 응시기회가 4번뿐이어서 아주 치열한 시험이다. 다른 여타 행정조직과 달리 법원사무직은 7급 공무원 공채가 없어 9급 공채인 법원서기보 시험과 5급 공채인 법원행정고시가 전부다. 말 그대로 6급 주사 계급 직원들은 사무관시험에 필사적이다. 이 경우 직원들이 승진시험 공부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일정량의 업무를 부탁하기도 하는데(대략 1년전부터 준비한다.) 이걸 '''사회복무요원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5] 원래 이런 건 사회복무요원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신고하면 처리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과 내에서 그런 걸 허용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실무관 수준의 이상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6][7] 이렇게 업무에 익숙해진 사회복무요원이 막 새로 배속된 다른 공무원에게 업무를 부분적으로 인수하는등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추세고 업무분장이 확실하게 이루어지는 추세라 이런 모습은 보기 힘들다.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에게는 전설의 7대병기가 주어진다. 본인이 어디에 근무하건 이 7대 병기는 업무에 필수적인 요소다. 바로 구루마, 넘버링(기), 스테이플러, 제침기, 펀칭, 골무, 철끈이다. 이 일곱가지를 7대 병기라 통칭한다. 이 7대 병기를 얼마나 자유자재로 다루냐에 따라 짬을 추측할수 있다. 이들 중 스테이플러와 제침기는 워낙 사용 빈도가 높아 개인용을 따로 구비하여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스테이플러와 제침기는 책상마다 한두 개씩 구비되어 있지만, 워낙 많이 쓰다보니 고장도 잘 난다. 스테이플러 침도 워낙 많이 써서 하다못해 주변에 썩어가고 있는 스테이플러 침들을 잔뜩 가져다 모아 놓고 단시간 내에 홀랑 써버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이렇듯 법원은 서류를 만질 일이 타 부처에 비해 많아 손이 매우 건조하다. 고참 사회복무요원이나 직원들은 손가락이 헐어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특히 고참 사회복무요원들은 송달에 관해서는 신묘한 서커스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제 시간안에 송달을 해야하는데 데드라인에 임박해서는 공장장처럼 아예 찍어내는 묘기를 부리기도 한다.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은 송달이라면 아주 치를 떤다. 직원들도 장난으로 '야 너 좀 빠진 것 같다. 송달 한번 제대로 해볼까?'하면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은 아주 ㅂㄷㅂㄷ거리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송달문건이 반송된 경우에는 제침기를 사용해 신속하게 개봉하고 담당부서의 담당자에게 보내는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거짓말 안 보태고 우체국 트럭으로 아주 그냥 쏟아져 들어온다. 넘버링은 시간안에 수만 페이지를 찍어내야 한다. 잉크가 터지기라도 하면 그날은 멘붕을 경험한다. 구루마는 각종 서류들을 운반할때 쓴다. 규모가 큰 법원에서는 이 구루마가 자주 도난이 된다(?). 과끼리 바쁜 와중에 섞이는데 그 때 도난(?)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 그래서 각 과의 이름을 크게 명시하는건 필수적인 일인데, 서류량이 많으면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가끔씩 구루마 때문에 타과 사회복무요원들끼리 갈등이 발생한다. 물론 직원들선에서 정리되는게 일반적이지만 만약 과 직원들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라면? 그날 송달은 다 끝났다고 봐야 한다. 또 골무는 국내산 골무와 일제골무가 있는데 아무래도 국내산 골무는 땀이 쉽게 차고 냄새가 자주 난다. 디자인 또한 일제가 압도적인게 많아 용도계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나 용도실무관에게 부탁해 일제를 쓰는게 좋다. 또 법원에는 경매계가 있는데 경매기일이 임박해온다면 계장들과 직원들은 비상이 걸린다. 특히 경매계는 직원들에게도 기피되는 부서중 하나인데 이는 공익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데드라인이 임박해오면 하루 내내 복사기에서 각종 서류들을 복사하느라 허리가 끊어지기 일쑤다. 복사할 서류도 수백장이면 감지덕지이다. 많게는 한번에 수천장이 넘어가는데 이것은 전혀 과장한 수치가 아니다. 복사기에 A4용지를 2-3통 갈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데 이 때의 절망감은 이루어 말할 수가 없다. 각 안건들에 포스트를 붙여 날짜와 사건번호를 붙이고 이를 정리하는데 가끔씩은 엄청난 업무량으로 살인충동이 일어난다. 공익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같은 심정을 느낀다. 경매계 민원인들은 법률적 지식도 대부분 상당한 편인데 어떤 민원인들은 법원계장과 법무사 심지어 변호사까지 쌈싸먹는 위용을 선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법원에는 까다로운 부서가 많다.
2000년대 중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저가 발행 사건이 있었다. 담당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는 그 당시 공익들의 전설로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다. 대형 트레일러 4대가 그 사건의 증거서류로 들어와 담당부서 직원들과 공익들에게 엄청난 시련을 선사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날 유명 연예인 송모씨가 폭행사건(후에 무죄판결)으로 법원에 방문했는데 그 사건을 담당한 부서와 전환사채를 담당한 부서는 확연히 비교되었다고 한다. 후에 송모씨는 법원구내식당에서 점심도 먹고 갔는데 에버랜드 담당부서 직원과 공익들은 눈물을 머금고 며칠간 점심을 포기했다고 전해진다.
법원은 다른 행정기관과 차별화 된 부분은 외부감사는 국정감사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 감사에서도 자유로운 집단은 대한민국에 국회와 법원 이 두 조직뿐이다. 대신 법원은 내부 감사가 있는데 대법원감사, 법원행정처감사, 고등법원감사, 지방법원감사가 있다. 본인이 지방의 지원 단위에 근무한다면 저 감사를 모두 다 받을수 있는 혜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시즌에는 수십대의 구루마 부대가 줄을 서고 총출동하는 진기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법원 사회복무요원들은 다른 요원들과는 달리 반강제적으로 군번을 외워야 하는 경우가 있다. 휴가 신청서에 자신의 군번 및 현 계급(정확히는 모든 사회복무요원은 이등병 제대로 취급하기 때문에, 현재 자신이 받는 기본급에 준하는 계급을 기입한다)을 기입하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이하게 법원에서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도 법원만의 제복과 모자와 구두를 지급하고 이를 착용하고 근무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8] 단, 이러한 경우는 각 법원별로 케바케이다. 단, 청사보안 담당 사회복무요원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법원이 반드시 착용하고 근무한다고 보면 된다.
을지훈련과 같은 대규모 훈련이 있는 날에는 아침 7시까지 출근해야 한다. 그리고 비상근무자 명단에 있는 직원들과 같이 법원에서 야간당직을 서야한다. 현재는 모르지만 불과 몇년전까지(2012년 기준) 본원이하 지원급 단위의 소규모 법원에서도 사회복무요원들이 직원들과 야간당직을 서기도 했다. 정체불명의 예비군들도 와서 법원 청사내에서 같이 훈련을 하기도 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법원에서의 업무량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직원들도 미친듯이 일하고 사회복무요원들도 미친듯이 일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업무량의 차이도 상당하다. 모 직원의 말로는 지방법원 지원에서는 하루 등기우편 2-300개면 빡세게 왔다고 하는데, 법원행정처나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지방법원 지원이라도 등기우편이 하루에 수천 개, 많으면 수만 개가 온다. 그것도 직원 1명과 사회복무요원 2명이 그걸 다 처리한다고 한다. 등기우편 접수는 1초면 끝나지만, 접수된 우편물들을 개봉하고 각 과별로 분류한 뒤 바코드를 찍어서 법원 내 전산 접수 리스트를 작성한 후에 각 과별로 인계를 받아서 접수 처리를 한 후에 담당자에게 분배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또 소장을 보면 이것이 무슨 사건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미리 제목삼아 써놓은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법원의 행정 처리량은 다른 관공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다루는 범위도 매우 넓어서 짬이 그대로 권력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고참들은 등기 우편 보낸 사람이나 두께만 보고도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지 감지할 수준이고, 공무원도 누구 소관인지 몰라서 쩔쩔 매는 걸 짬이 많은 사회복무요원은 간단히 찾아다주기도 한다. 창고에 쌓인 수천 수만 개의 서류들 중 특정 기록이나 등기부, 판결/결정문을 찾아야 할 때에는 보존년도, 책/질수를 알고도 누구나 해매기 마련인데 고참들은 머리 속에 네비게이션이 달린 것처럼 바로 찾아낸다. 이러다 보니 서무계와 보존계, 전자접수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은 거의 절대적으로 사회복무요원에 의존적이다. 이런 만만찮은 업무량에 오래 일할 수록 과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훤히 볼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일단 고참 사회복무요원은 존중해줄 수밖에 없다.
법원 사회복무요원이라면 최소한 자기가 소속된 과/부서에서 담당하는 사건번호 및 사안들은 모조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정말 이걸 모르면 일을 할 수가 없다. 당연히 신참들은 처음 몇 개월간은 버벅댈 수 밖에 없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니 잠깐씩 시간을 내어서라도 사건기록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주변에 널려 있는 아무 서류라도 하나둘 펼쳐보며 업무 감각을 익혀놓는 게 좋다. 최선을 다해 숙지하도록 하자.
마지막 팁은 정말 바빠서 시간이 빨리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어느 행정과 자리가 비었는지 최대한 캐보고 민사/민원관련 과가 비었다면 최대한 경비쪽으로 빠져보려고 어필하자. 최소한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경비가 하루종일 바쁘게 서류나르고 복사하는 행정보다 육체적으로 편하다. 물론 막내 때는 정신이 빠질 정도로 주차장에서 뛰어야 한다. 선크림은 필수아이템이다. 대신 짬차면 담배나 물고 어디에 짱박혀 있다가 퇴근하면 된다.

4. 시군법원의 경우


최소한 지원 단위, 크게는 고등법원이나 대법원에서 복무하는 공익들의 업무가 위와 같다면, 전국에 약 100여 개 가량 있는 시군법원 공익들의 업무는 그 요약본이되 열화판에 가깝다. 즉, 여러 과에서 맡는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대신 전반적인 업무 강도는 약하다.
시군법원의 업무 관할으로는 주로 민사과의 소액심판, 독촉 및 조정, 형사과의 즉결심판, 신청과의 가압류, 임차권등기 등 신청사건, 관할 사건과 관련된 공탁사무, 그리고 가정법원의 협의이혼이 있는데, 시군법원 공익은 위 모든 영역의 업무 및 그 보존사무에 관하여 약 2인 정도의 직원들을 보조해야 한다. 얼마 안 돼 보일 수도 있지만 1가지 업무만 집중적으로 맡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초기에 업무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
또, 대부분의 경우 사무실이 좁다 보니[9] 2명의 공익을 사무실에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공익 간 복무일자가 겹치치 않고, 따라서 업무의 인수인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부딪히고 실수 좀 하다 보면서 배우면 금방 배우긴 하지만 그 때 까지는 한 가지 한 가지 할 때 마다 실무관을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관할 구역이 좁다 보니 하루 하루마다 들어오는 업무의 양이 그 날의 날씨 등 요건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운 좋은 날에는 민원인이 한 명도 오지 않고 송달물도 별로 안 나오는 날도 생긴다. 재판도 일주일에 몇 번씩 있는 경우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정도 빈도로 진행되므로 경비 업무를 맡을 사람이 따로 없어 행정보조가 재판기일 당일에만 경비업무를 대신하기도 한다.
서류의 접수 및 송달을 혼자 맡다 보니 다양한 사건에 관하여 소송서류를 접할 기회가 많고, 시군단위 특성상 어르신들께서 영 좋지 못한 방식의 소송서류를 가져오실 때 대안의 설명도 해드려야 하다 보니 가벼운 요건사실론 및 소송비용실무는 어께 너머로 익히게 되기도 한다.

5. 여담


[1] 예외적으로 창원지법 마산지원과 창원지검 마산지청이 따로 떨어져 있는 정도.[2] 가해자이거나 억울하게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 홧김에 범죄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고.[3] 게다가 법원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법원 서버에 자동으로 녹음되며, 법원 내 CCTV들도 다 녹화되기 때문에 괜히 진상 민원인 상대한다고 욕을 같이 한다던지 함께 싸운다던지 하는 일은 하지 말자. 법이 알아서 해결해준다.[4] 알기 쉽게 군사기밀 등급에 비유하자면, 민사과에 들어오는 정보는 대외비 급이다. 같은 민사 사건이라도 가사사건은 일반 민사사건보다는 높은 3급비밀 급이다. 형사과에 들어오는 정보는 2급비밀 급이다.[5] 심지어 민원인의 법률 상담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상식적인 수준이지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다. 법원에 근무해본 사회복무요원들 대다수가 잘 알겠지만 법원직원들은 업무실수에서 오는 구상권 청구에서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다. 그런데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 업무대리를 시킬리가 없다. 물론 가끔씩 정신나간 직원들은 존재한다.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업무자체를 거부해야 한다. 사회복무요원이라도 민원인의 구상권 청구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원직원들중 이 문제로 끙끙거리다 자살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실제로 업무대리는 암암리에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한다.[6] 신고할 경우 다른 근무처로 이동하게 되나, 보통 이런 일은 몇 달 수준으로 근무한 수준이 아닌 고참 계급의 사회복무요원에게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기껏 익숙해진 일을 놔두고 다른 근무처로 이동하는 걸 결심하는 게 쉬울 리가.[7] 그리고 보통 이렇게 일을 시키는 사회복무요원에게는 나름대로 편의를 봐주려하기도 한다. 밥을 사준다거나 다른 일은 하지 않게 조치해주거나 등등. 그니까 사회복무요원도 라인을 잘타야 한다. 힘없는 과에 힘없는 직원밑에 있으면 정말 한스럽다.[8] 재질부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사회복무요원 제복은 폴리에스테롤 제질인 것에 비해, 이러한 제복은 면으로 제작되며 색상 또한 연한 하늘색으로 되어있다. 구분 방법은 가슴쪽에 위치한 은색 흉장과 어깨에 단 견장 및 오른쪽 어깨 아래쪽에 달린 로고와 넥타이(하복 제외) 등[9] 1990년대 중반에 시군법원을 설치하면서 기존에 있던 등기소에 덧붙여 설치하였고, 아담한 규모의 법정과 판사실, 서고 등을 포함하고 나면 사무공간이 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