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
'''The Adventure of the Bruce-Partington Plans'''
1908년 12월에 아서 코난 도일이 <스트리트 매거진>과 <콜리어스 위클리>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단편집 <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에 수록된 사건이다. 지난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두 번째 얼룩과 마찬가지로 국제 스파이가 연루된 사건 중 하나이다. 셜록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등장한다.
1895년 11월 25일에 스모그가 짙게 깔린 날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급히 베이커 가에 위치한 홈즈의 하숙집에 찾아왔다. 마이크로프트는 현재 영국 정부가 비밀리에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 브루스파팅턴 호의 설계도가 도난당했다고 하며 홈즈에게 분실된 설계도를 찾아봐줄 것을 의뢰했다. 마침 신문을 보니 그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울리치의 병기창에서 일하는 기술자인 27세인 아서 캐도건 웨스트가 런던 지하철 알드게이트 역 근처 선로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인은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아 죽은 것으로 보였으며 약간의 현금이 있었는데 도난당한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연극 극장 티켓이 있었다. 그러나 시신은 지하철 선로에서 발견되었지만 이상하게 시신에는 지하철 승차권이 없었다. 대신 그의 품 안에서 신형 잠수함인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본 홈즈는 마이크로프트에게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는 도로 찾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마이크로프트는 그건 사라진 10장의 설계도 중 7장일 뿐이라고 말하며 가장 중요한 3장의 설계도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캐도건 웨스트가 비밀리에 열쇠를 복제해 그 설계도를 빼내고 스파이에게 팔려고 했는데 스파이와 값을 흥정하다 싸웠고 결국 열차에서 떨어져 죽은 것일 거라고 추리했다. 그러나 사건 현장을 본 홈즈는 캐도건 웨스트에게 승차권이 없었고 철로에 핏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캐도건 웨스트는 다른 곳에서 살해되었고 열차 지붕 위로 시신이 버려졌는데 알드게이트 역 인근 커브 길에서 열차의 관성에 의해 지붕 위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추리했다. 이후 홈즈는 설계도의 책임자인 병기창의 부장 제임스 월터 경을 만나러 그의 자택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그 집에 가보니 제임스 월터 경의 동생인 발렌타인 월터 대령이 형이 22일 아침에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고 알렸다.[3] 발렌타인 월터 대령은 형님이 설계도 분실로 인해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것에 심하게 자책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고 홈즈에게 형님의 한을 풀어야함을 강조하며 속히 분실된 3장의 설계도를 찾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더 이상 얻을 정보가 없었던 홈즈 일행은 캐도건 웨스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로 알려진 그의 약혼녀 바이올렛 웨스트베리를 찾아갔다. 홈즈 일행은 그녀에게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웨스트베리 양은 캐도건 웨스트가 살해된 그날, 자신과 함께 연극을 보러 가던 중 갑자기 뭔가를 보고 크게 놀라더니 자신을 남겨둔채 뛰어가 버렸다고 했고, 캐도건 웨스트가 지난 한 주 동안 뭔가 마음 속에 두고 있는 것이 있어 보였다고 진술했다. 캐도건 웨스트는 그녀에게 어떻게 반역자들이 국가 기밀을 쉽게 소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외국의 요원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지를 얘기했었다고 한다. 이에 홈즈는 그녀에게 혹시 캐도건 웨스트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설계도를 훔쳐서 외국에 팔려고 한 건 아닐지 떠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캐도건 웨스트는 평소에 검소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다고 일축했다.
이후 홈즈는 울리치의 병기창으로 가보았다. 이 설계도는 문이나 창으로 도난당할 것을 염려해 사무실 금고 안에 보관되어 있었으며 금고 열쇠는 사무주임 시드니 존슨과 부장 제임스 월터 경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무실 열쇠는 오로지 제임스 월터 경만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11월 21일에 근무시간 중에는 서류가 사무실에 있었다. 제임스 월터는 열쇠를 가지고 런던으로 갔으며 그 날 저녁에는 싱클레어 해군 제독의 집에 있었으므로 범인일 가능성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 일에 영국에서 암약하는 국제 스파이가 연루되어 있을 것 같다는 심증에 도달한 홈즈는 형에게 런던 내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스파이에 대해서 알려줄 것을 청했다.
며칠 후 마이크로프트에게서 답장이 왔다. 런던 내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스파이는 총 3명이 있는데 웨스트민스터의 그레이트 조지 스트리트 13번지에 사는 아돌프 마이어[4] , 노팅힐의 캠덴 대저택에 사는 루이 라 로티엘[5] 그리고 켄싱턴의 콜필드 가든스 13번지에 사는 후고 오버슈타인이 그들이었다. 이 중 콜필드 가든스 13번지 저택에 사는 오버슈타인은 사건 직후 대륙으로 떠난 상태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 3명 중에 하나가 캐도건 웨스트를 살해하고 그에게 설계도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운 것으로 보였다.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별 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설계도가 적국으로 팔려가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홈즈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어느 주택가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지하철이 3명의 스파이 중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 근처를 지나가며 그 집 앞에 몇 분 간 정차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홈즈는 왓슨을 꼬드겨 그의 장기인 주거침입 스킬을 발휘해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집 근처에 지하철이 지나가고 몇 분 간 정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광고면에 '피엘'이란 이름으로 누군가와 접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홈즈는 그 점을 이용해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피엘이란 이름으로 광고를 내고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함께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에 잠복했다.
잠시 후, 부드러운 중절모를 눌러 쓰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가 가방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데...
범인은 바로 발렌타인 월터 대령이었다. 그가 이런 반역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는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해 5,000파운드라는 거액의 빚을 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빚으로 전전긍긍할 때 접근했던 사람이 바로 독일계 스파이였던 후고 오버슈타인이었다. 오버슈타인은 영국 정부가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를 자신에게 넘겨주면 자신이 그 설계도를 팔아넘겨서 그 돈으로 주식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월터 대령을 꼬드겼다. 내키지 않았지만 제 코가 석 자였던 월터 대령은 결국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말았다. 월터 대령은 형님인 제임스 월터 경이 잠든 틈을 타 몰래 사무실 열쇠와 금고 열쇠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를 몰래 빼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을 수상하게 보고 있던 자가 있었는데 바로 이 사건의 희생자였던 캐도건 웨스트였다. 설계도를 몰래 빼낸 월터 대령은 오버슈타인의 집으로 향했는데 약혼녀와 함께 길을 걷던 캐도건 웨스트가 우연히 그를 보고 미행해 오버슈타인의 집까지 쫓아온 것이다. 캐도건 웨스트는 월터 대령이 국가 반역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목격하고 고발하려 했는데 오버슈타인이 입막음을 위해 호신용 지팡이로 캐도건 웨스트의 머리를 내리쳐 죽였다. 생긴 건 볼품 없는 지팡이였지만 손잡이를 납으로 만들어서 굉장히 무겁고 단단했다고 한다.[6] 발렌타인 월터 대령은 겁에 질렸지만 후고 오버슈타인은 자신의 집 밑에 가끔 지하철이 정차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시체를 처리하자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10장의 설계도 중 가장 중요한 3장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7장은 캐도건 웨스트의 옷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지하철이 정차하자 그대로 시신을 지하철 지붕 위로 던졌다. 이렇게 캐도건 웨스트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국가 반역죄까지 뒤집어쓰고 만 셈이다.
이후 지하철 지붕에 얹어진 캐도건 웨스트의 시신은 이후 열차가 곡선 구간과 선로 전환기가 설치된 지점을 지나면서 진동과 원심력이 발생하고, 그 바람에 지붕에서 미끄러져 발견 현장에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는데 형인 제임스 월터 경이 숨지면서 발렌타인 월터 대령 또한 마음에 심한 죄책감을 갖게 되었다. 형의 죽음은 그로 하여금 오버슈타인이란 인물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에 홈즈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남긴 광고를 보았고 뭔가 거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이곳에 왔다가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월터 대령의 고백을 들은 홈즈는 그에게 국가를 위해 속죄할 것을 권했다. 오버슈타인이 있는 곳을 아느냐는 홈즈의 질문에 월터 대령은 처음엔 모른다고 하였으나 이내 프랑스의 어느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홈즈는 월터 대령에게 오버슈타인에게 편지를 써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도록 했다. 며칠 후 그 편지에 낚인 오버슈타인은 프랑스에서 다시 영국으로 건너왔고 결국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이 사건의 범인은 후고 오버슈타인은 국가 기밀 누설죄와 살인죄가 적용되어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었다. 공범인 발렌타인 월터 대령 역시 재판에 넘겨졌고 국가 기밀 누설죄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복역 중에 결국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사건이 해결된 후 셜록 홈즈는 어느 높으신 귀부인으로부터 넥타이 핀(혹은 코담배갑)을 선물받는다(정황상 당시 여왕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일 가능성이 높다).
1. 개요
1908년 12월에 아서 코난 도일이 <스트리트 매거진>과 <콜리어스 위클리>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단편집 <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에 수록된 사건이다. 지난 단편집인 <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두 번째 얼룩과 마찬가지로 국제 스파이가 연루된 사건 중 하나이다. 셜록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등장한다.
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인물
- 아서 캐도건 웨스트
본 사건의 피해자로 나이는 27세. 울리치(Woolwich)[1] 의 병기창에서 근무하는 기술자이다. 런던 지하철 알드게이트 역 인근 선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나 승차권은 없다. 그의 품 속에서 영국이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 브루스파팅턴 호의 설계도 10장 중 7장이 발견되었다.
- 제임스 월터 경
울리치 병기창의 책임자로 캐도건 웨스트의 상관이다.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가 도난당하자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 발렌타인 월터 대령
제임스 월터의 동생으로 굉장한 미남이다. 홈즈 일행이 형을 만나러 왔을 때 대신 맞이하여 형의 죽음을 알린다. 형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홈즈 일행들에게 사라진 설계도 3장을 빨리 찾아줄 것을 요구한다.
- 후고 오버슈타인
콜필드 가든스 13번지 저택에 거주하는 인물인데 실상은 국제 스파이이다. 이름으로 볼 때 독일 제국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출신으로 추정된다.[2] 두 번째 얼룩에서도 이름이 언급된 바 있었고 영국에서 암약하는 거물급 스파이 중 하나이다. 사건 직후 대륙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3. 줄거리
1895년 11월 25일에 스모그가 짙게 깔린 날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급히 베이커 가에 위치한 홈즈의 하숙집에 찾아왔다. 마이크로프트는 현재 영국 정부가 비밀리에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 브루스파팅턴 호의 설계도가 도난당했다고 하며 홈즈에게 분실된 설계도를 찾아봐줄 것을 의뢰했다. 마침 신문을 보니 그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울리치의 병기창에서 일하는 기술자인 27세인 아서 캐도건 웨스트가 런던 지하철 알드게이트 역 근처 선로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인은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아 죽은 것으로 보였으며 약간의 현금이 있었는데 도난당한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연극 극장 티켓이 있었다. 그러나 시신은 지하철 선로에서 발견되었지만 이상하게 시신에는 지하철 승차권이 없었다. 대신 그의 품 안에서 신형 잠수함인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본 홈즈는 마이크로프트에게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는 도로 찾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마이크로프트는 그건 사라진 10장의 설계도 중 7장일 뿐이라고 말하며 가장 중요한 3장의 설계도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캐도건 웨스트가 비밀리에 열쇠를 복제해 그 설계도를 빼내고 스파이에게 팔려고 했는데 스파이와 값을 흥정하다 싸웠고 결국 열차에서 떨어져 죽은 것일 거라고 추리했다. 그러나 사건 현장을 본 홈즈는 캐도건 웨스트에게 승차권이 없었고 철로에 핏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캐도건 웨스트는 다른 곳에서 살해되었고 열차 지붕 위로 시신이 버려졌는데 알드게이트 역 인근 커브 길에서 열차의 관성에 의해 지붕 위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추리했다. 이후 홈즈는 설계도의 책임자인 병기창의 부장 제임스 월터 경을 만나러 그의 자택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그 집에 가보니 제임스 월터 경의 동생인 발렌타인 월터 대령이 형이 22일 아침에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고 알렸다.[3] 발렌타인 월터 대령은 형님이 설계도 분실로 인해 명예가 실추되었다는 것에 심하게 자책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고 홈즈에게 형님의 한을 풀어야함을 강조하며 속히 분실된 3장의 설계도를 찾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더 이상 얻을 정보가 없었던 홈즈 일행은 캐도건 웨스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로 알려진 그의 약혼녀 바이올렛 웨스트베리를 찾아갔다. 홈즈 일행은 그녀에게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웨스트베리 양은 캐도건 웨스트가 살해된 그날, 자신과 함께 연극을 보러 가던 중 갑자기 뭔가를 보고 크게 놀라더니 자신을 남겨둔채 뛰어가 버렸다고 했고, 캐도건 웨스트가 지난 한 주 동안 뭔가 마음 속에 두고 있는 것이 있어 보였다고 진술했다. 캐도건 웨스트는 그녀에게 어떻게 반역자들이 국가 기밀을 쉽게 소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외국의 요원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지를 얘기했었다고 한다. 이에 홈즈는 그녀에게 혹시 캐도건 웨스트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설계도를 훔쳐서 외국에 팔려고 한 건 아닐지 떠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캐도건 웨스트는 평소에 검소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었다고 일축했다.
이후 홈즈는 울리치의 병기창으로 가보았다. 이 설계도는 문이나 창으로 도난당할 것을 염려해 사무실 금고 안에 보관되어 있었으며 금고 열쇠는 사무주임 시드니 존슨과 부장 제임스 월터 경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무실 열쇠는 오로지 제임스 월터 경만이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11월 21일에 근무시간 중에는 서류가 사무실에 있었다. 제임스 월터는 열쇠를 가지고 런던으로 갔으며 그 날 저녁에는 싱클레어 해군 제독의 집에 있었으므로 범인일 가능성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 일에 영국에서 암약하는 국제 스파이가 연루되어 있을 것 같다는 심증에 도달한 홈즈는 형에게 런던 내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스파이에 대해서 알려줄 것을 청했다.
며칠 후 마이크로프트에게서 답장이 왔다. 런던 내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스파이는 총 3명이 있는데 웨스트민스터의 그레이트 조지 스트리트 13번지에 사는 아돌프 마이어[4] , 노팅힐의 캠덴 대저택에 사는 루이 라 로티엘[5] 그리고 켄싱턴의 콜필드 가든스 13번지에 사는 후고 오버슈타인이 그들이었다. 이 중 콜필드 가든스 13번지 저택에 사는 오버슈타인은 사건 직후 대륙으로 떠난 상태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 3명 중에 하나가 캐도건 웨스트를 살해하고 그에게 설계도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운 것으로 보였다.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별 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설계도가 적국으로 팔려가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홈즈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어느 주택가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지하철이 3명의 스파이 중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 근처를 지나가며 그 집 앞에 몇 분 간 정차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홈즈는 왓슨을 꼬드겨 그의 장기인 주거침입 스킬을 발휘해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집 근처에 지하철이 지나가고 몇 분 간 정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광고면에 '피엘'이란 이름으로 누군가와 접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홈즈는 그 점을 이용해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피엘이란 이름으로 광고를 내고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함께 후고 오버슈타인의 집에 잠복했다.
잠시 후, 부드러운 중절모를 눌러 쓰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가 가방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데...
4. 스포일러
범인은 바로 발렌타인 월터 대령이었다. 그가 이런 반역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는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해 5,000파운드라는 거액의 빚을 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빚으로 전전긍긍할 때 접근했던 사람이 바로 독일계 스파이였던 후고 오버슈타인이었다. 오버슈타인은 영국 정부가 개발 중인 신형 잠수함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를 자신에게 넘겨주면 자신이 그 설계도를 팔아넘겨서 그 돈으로 주식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월터 대령을 꼬드겼다. 내키지 않았지만 제 코가 석 자였던 월터 대령은 결국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말았다. 월터 대령은 형님인 제임스 월터 경이 잠든 틈을 타 몰래 사무실 열쇠와 금고 열쇠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를 몰래 빼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을 수상하게 보고 있던 자가 있었는데 바로 이 사건의 희생자였던 캐도건 웨스트였다. 설계도를 몰래 빼낸 월터 대령은 오버슈타인의 집으로 향했는데 약혼녀와 함께 길을 걷던 캐도건 웨스트가 우연히 그를 보고 미행해 오버슈타인의 집까지 쫓아온 것이다. 캐도건 웨스트는 월터 대령이 국가 반역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목격하고 고발하려 했는데 오버슈타인이 입막음을 위해 호신용 지팡이로 캐도건 웨스트의 머리를 내리쳐 죽였다. 생긴 건 볼품 없는 지팡이였지만 손잡이를 납으로 만들어서 굉장히 무겁고 단단했다고 한다.[6] 발렌타인 월터 대령은 겁에 질렸지만 후고 오버슈타인은 자신의 집 밑에 가끔 지하철이 정차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시체를 처리하자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10장의 설계도 중 가장 중요한 3장은 자신이 갖고 나머지 7장은 캐도건 웨스트의 옷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지하철이 정차하자 그대로 시신을 지하철 지붕 위로 던졌다. 이렇게 캐도건 웨스트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국가 반역죄까지 뒤집어쓰고 만 셈이다.
이후 지하철 지붕에 얹어진 캐도건 웨스트의 시신은 이후 열차가 곡선 구간과 선로 전환기가 설치된 지점을 지나면서 진동과 원심력이 발생하고, 그 바람에 지붕에서 미끄러져 발견 현장에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는데 형인 제임스 월터 경이 숨지면서 발렌타인 월터 대령 또한 마음에 심한 죄책감을 갖게 되었다. 형의 죽음은 그로 하여금 오버슈타인이란 인물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에 홈즈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남긴 광고를 보았고 뭔가 거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이곳에 왔다가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5. 결말
월터 대령의 고백을 들은 홈즈는 그에게 국가를 위해 속죄할 것을 권했다. 오버슈타인이 있는 곳을 아느냐는 홈즈의 질문에 월터 대령은 처음엔 모른다고 하였으나 이내 프랑스의 어느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홈즈는 월터 대령에게 오버슈타인에게 편지를 써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도록 했다. 며칠 후 그 편지에 낚인 오버슈타인은 프랑스에서 다시 영국으로 건너왔고 결국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이 사건의 범인은 후고 오버슈타인은 국가 기밀 누설죄와 살인죄가 적용되어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되었다. 공범인 발렌타인 월터 대령 역시 재판에 넘겨졌고 국가 기밀 누설죄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복역 중에 결국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사건이 해결된 후 셜록 홈즈는 어느 높으신 귀부인으로부터 넥타이 핀(혹은 코담배갑)을 선물받는다(정황상 당시 여왕이었던 빅토리아 여왕일 가능성이 높다).
6. 여담
- 두 번째 얼룩에서 언급된 국제스파이 중 한 명이었던 오버슈타인이 범인으로 등장한다.
- 사건이 국제&정치적이라서 마이크로프트 홈즈 역시 재등장하지만[7] 추리 문제에선 한 수 접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완전히 헛다리만 짚는다.
- 단편집에서 자주 등장하는 국제 사건들 중 하나이기도 하며, 그 중에서도 국가기밀 정보의 유출, 신형 병기 설계도, 국제 스파이 등 독특한 소재로 첩보물의 성격도 약간 가지고 있다. 또한 잠수함 예찬론자였던 코난 도일의 밀덕후 면모가 엿보인다. 코난 도일은 홈즈가 등장하지 않는 다른 단편에서 영국과 전쟁이 붙은 적국이 잠수함으로 영국의 보급선을 끊어 고사시킨다는 내용을 썼는데, 결과적으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그대로 예언한 셈.
- BBC의 셜록(드라마)에서는 현대인 배경에 맞게 각색해서 잠수함이 아닌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의 계획서란 형태로 등장한다.
- 그라나다 시리즈에서는 제 23번째 에피소드로 방영되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레스트레이드 경감대신 브래트스트릿 경감이 사건을 담당했으며 원작과 달리 셜록, 왓슨, 마이크로프트가 휴고 오버슈타인이 체포되는 장면을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1] 런던 시티 공항에서 템스 강 건너편 남쪽에 있는 곳이 바로 울리치 구다.[2] 작중 연도는 1895년인데 이 때 대영제국과 독일 제국은 각각 3C 정책과 3B 정책이라는 제국주의 노선으로 충돌하고 있었다.[3] 책임을 지고 자결한 것으로 암시된다.[4] 이름으로 보아 독일 제국 혹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출신 스파이로 추정된다.[5] 이름으로 보아 프랑스의 스파이로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는 당시 세계의 양강으로서 숙명의 라이벌과 같은 관계였다.[6] 실제 납의 밀도는 물의 11.2배로 철보다 훨씬 더 무겁다. 철의 밀도는 물의 7.8배.[7] 마이크로프트가 영국 정부의 정보책임자라는 설정은 여기에서 처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