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얼룩
'''The Adventure of the Second Stain'''
1. 개요
1904년 10월에 아서 코난 도일이 <스트리트 매거진>과 <콜리어스 위클리>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단편집 <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사건이다. 셜록 홈즈의 사건 중 최초로 국제 스파이가 연루되어 있는 사건이다.
2. 등장 인물
2.1. 레귤러 캐릭터
2.2. 본편 등장 인물
- 벨린저 경
- 트렐로니 호프 장관
현직 영국 외교부 장관으로[2]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뚜렷한 이목구비에 우아한 분위기가 있는 외모의 소유자다. 어느 나라 국왕[3] 에게서 온 편지를 집 안 금고에 잘 보관했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했다.
- 힐다 트렐로니 호프
호프 장관의 부인으로 키가 크고 늘씬한 체형의 엄청난 미인이다. 뭔가 비밀이 있는지 홈즈가 이 사건에 개입하는 걸 극도로 꺼리며 벨린저 총리와 호프 경이 떠난 직후에 바로 찾아와 홈즈에게 남편의 의뢰를 거절할 것을 요구한다.
- 에두아르도 루카스
고돌핀 가 저택에 거주하는 34세의 테너 가수인데 실상은 국제 스파이이며 이름과 행적으로 보아 프랑스 출신 스파이로 추정된다.[4] 홈즈가 유력한 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의 자택에서 피살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3. 줄거리
어느 해 가을의 화요일 아침이었다. 영국의 현직 총리 벨린저 경과 트렐로니 호프 외교부 장관이 창백한 얼굴로 베이커 가에 위치한 홈즈의 하숙집에 친히 왕림을 했다. 두 사람이 급히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외국의 군주가 보낸 중요한 편지가 분실되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편지가 공개될 경우 유럽 전역에 커다란 사태가 벌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히 경찰에게 수사 의뢰를 맡길 수가 없어 사립 탐정인 홈즈를 고용하려고 한 것이었다.
트렐로니 호프 장관이 들려준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문제의 편지는 엿새 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호프 장관은 외국 군주에게서 온 그 문제의 편지를 자택에 있는 자물쇠를 채운 문서함에 보관했다고 한다. 그 문서가 문서함에 있다는 것은 부인에게도 알린 바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문서함을 열어보니 그 편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장관이 문서함에서 눈을 뗀 건 저녁 식사를 한 저녁 7시 30분부터 잠자리에 들었던 11시 반까지 고작 4시간에 불과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문서함이 시건되어 있었다는 것까지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확인해 보니 그 편지가 없어졌더라는 것이다.
호프 장관에게서 사건을 들은 홈즈는 이 사건을 듣고 범인은 집안 내부에 있는 사람이며 문서를 대사관보다는 국제 스파이 두목에게로 가져갈 것이라 추리했다. 이렇게 거대한 판을 벌일 만한 국제 스파이는 후고 오버슈타인[5] , 루이스 라 로티엘[6] , 에두아르도 루카스 단 셋 뿐이라고 하며 그 셋 중 하나가 그 편지를 들고 있을 것이라 추리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호프 장관의 자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에두아르도 루카스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왓슨이 루카스는 못 만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닌가? 왓슨은 신문을 보여주며 루카스가 전날 저녁 누군가에게 자택에서 피살당했다고 알려주었다. 홈즈로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어떤 여인이 홈즈의 하숙집을 방문했다. 그녀는 바로 호프 장관의 부인이었다. 호프 장관의 부인은 홈즈에게 혹시 남편이 이곳에 오지 않았느냐고 물으며 없어졌다는 그 편지의 내용에 대해 자신에게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홈즈는 의뢰인의 의뢰 사항은 함부로 발설하지 않는다며 부인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힐다 부인은 홈즈에게 남편이 준 사례금의 몇 배를 줄 테니 제발 이 사건에서 손을 떼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홈즈는 부인의 요청을 거절했다.
홈즈는 유력한 용의자들을 추적하며 단서를 찾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렇게 나흘이 흘렀는데 에두아르도 루카스를 살해한 범인이 프랑스 경찰에게 체포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범인은 프랑스인 여성 푸르네이 부인이었다. 그녀는 에두아르도 루카스를 자신의 남편 앙리 푸르네이라고 알고 있었다. 알고 봤더니 에두아르도 루카스는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푸르네이 부인이 범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사건이 있었던 날 밤에 런던에 있는 루카스의 집 근처를 서성거리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푸르네이 부인은 화요일에 런던에서 파리로 돌아왔는데 돌아온 이후부터 광적인 발작을 일으키며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푸르네이 부인은 편지와는 무관한 사람이었다.
현재까지 별다른 징후가 없는 것으로 보아 편지는 아직 적국으로 넘어가지 않은 듯했다. 그러던 중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서 사건 현장으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레스트레이드가 홈즈를 부른 이유는 사건 현장의 특이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사건 현장에 있던 카펫엔 엄청난 혈흔이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바닥은 깨끗했다. 대신 반대쪽 바닥에 혈흔이 있었으나 카펫의 혈흔과는 불일치했다고 한다. 홈즈는 본래는 두 혈흔이 일치했는데 누군가가 카펫을 돌려놓은 것이라고 추리했다. 그리고 홈즈는 레스트레이드에게 사건 현장을 처음 발견한 경관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했다.[7]
레스트레이드가 나간 사이 홈즈는 카펫 밑에 단서가 있을 것이라 보고 카펫을 들춰보았다. 과연 방 바닥에 비밀스런 공간이 있었다. 레스트레이드가 경관을 데려오자 홈즈는 그에게 혹시 사건 현장을 누군가에게 보여주었는지 물었다. 이에 그 경관은 어떤 여성이 찾아와서 현장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경관은 보여주는 것 정도는 괜찮을 거라 생각해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여성은 루카스의 시신을 보자마자 기절했다고 한다. 놀란 그는 급히 브랜디를 가지러 갔는데 돌아와 보니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다. 경관에게 인상착의를 물으니 키가 크고 늘씬한 미인이었다고 한다. 홈즈가 어떤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이냐고 물었고 경관이 맞다고 대답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홈즈와 왓슨은 호프 장관의 자택으로 향하는데....
4. 스포일러
범인은 바로 장관의 부인인 힐다 트렐로니 호프였다. 물론 부인은 처음엔 홈즈의 추궁과 증거 제시에도 여왕처럼 오만하고 도도한 자태로 완강히 버티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홈즈가 장관에게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하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녀는 남편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그녀가 처녀 시절에 썼던 연애 편지에서 시작되었다.[8] 그런데 그 편지를 어떻게 루카스가 입수했고 그걸로 협박했다고 한다. 루카스는 부인에게 장관의 서류함에 있는 편지를 꺼내 자신에게 넘기면 자신도 그 연애 편지를 넘겨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고돌핀 가의 루카스 집에서 거래를 했는데 그 때 루카스가 프랑스에서 이중생활할 당시 결혼했던 푸르네이 부인이 쳐들어오고 말았다. 푸르네이 부인은 둘을 불륜 관계로 오인해 루카스를 공격했다. 둘이 옥신각신하는 틈을 타 힐다 부인은 달아났다.
그리고 며칠 후 루카스가 살해당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게 된다. 남편이 근심하는 모습을 본 부인은 루카스에게 넘겼던 그 편지를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며칠 전 루카스가 부인이 건넨 편지를 카펫 밑의 비밀 공간에 숨긴 것을 기억해 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관을 속이고 안에 들어가 다시 그 편지를 되찾아온 것이다.
5. 결말
홈즈는 부인에게서 외교 문서를 넘겨받은 후 다시 서류함에 넣어놓고 대신들을 불렀다. 그리고 호프 장관에게 "서류함이 위아래로 뒤집혀 섞였을지도 모르니 다시 한 번 찾아보라."고 했다. 호프 장관이 그럴리가 없다며 미심쩍어하지만서도 다시 찾아보니 과연 외교 문서가 돌아와 있지 않은가? 호프 장관은 매우 기뻐하며 방에서 뛰쳐나가고,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수상은 뭔가 석연찮음을 느끼고선 어떻게 해서 편지를 찾아냈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홈즈는 능청스럽게 "우리들에게도 외교상의 비밀이 있답니다."고 말하며 밝히지 않는다.
6. 여담
- 이 사건에서 언급된 국제 스파이인 후고 오버슈타인과 루이스 라 로티엘은 이후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 사건에서도 용의자로 언급된다. 이 중 후고 오버슈타인이 그 사건의 범인으로 나온다.
- 이 사건의 핵심 소재인 문제의 편지를 보낸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해 셜로키언들이 현재까지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로는 독일 제국의 빌헬름 2세와 러시아 제국의 알렉산드르 3세가 있다. 작중 연도는 1886년으로 추정되는데 이 시기에 대영제국은 독일 제국보다는 러시아 제국과 더 많이 대립하고 있었다. 특히 영국 해군이 조선의 거문도를 점령한 이른바 거문도 점령 사건이 바로 작중 시점과 일치한다. 이로 본다면 러시아 제국의 알렉산드르 3세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1] 물론 가상의 인물이다. 작중 연도는 1886년 10월 혹은 1888년 7월이라는 설참조이 있는데 당시 영국 총리는 로버트 게스코인세실이었다.[2] 이 인물 역시 가상 인물이다.[3] 작중 벨린저 총리가 "이 편지가 공개될 경우 유럽의 정세가 악화될 것이다."고 경고한 부분이 있는데 이로 볼 때 당시 대영제국의 적성국 국왕이 보낸 편지로 볼 수 있다. 당시 유럽에서 영국과 대립하던 국가는 독일 제국과 러시아 제국 등이었다.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국가간의 공적 서신이 아니라 문제의 국왕이 심기가 불편해서 사적으로 무례하게 쓴 편지라고 하는데, 여차하면 외교에서 상대국의 약점으로 잡으려고 보관해둔 듯하다. 외교부에서 알아본 결과 문제의 국왕도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쓴 편지라 보낸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고.[4] 이름 자체는 이탈리아계 같기도 하다. 둘 다 로망스어 계통이라 원래 비슷한 게 많다. 프랑스어 발음대로 읽으면 '에뒤아르도 뤼카'이다.[5] 이름으로 보아 독일 제국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쪽 스파이로 추정된다.[6] 이름으로 보아 프랑스 쪽 스파이로 추정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다.[7] 이 부분은 버전에 따라 다르게 서술된 것도 있는데, 다른 버전에서 홈즈는 현장을 지키던 경관이 뭔가 숨기고 있을 거라고 레스트레이드에게 말하면서 그가 경관을 대상으로 자백 유도를 하게 만든다.[8] 철없이 쓴 편지였고 그게 알려지면 남편이 큰 충격을 받을 거라고 한다. 아마 꽤나 음탕하고 야하게 쓴 편지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