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경쟁
1. 개요
1980년대 말 ~ 90년대 후반까지 게임기 시장에서 일어난 '''괴상한''' 경쟁. 이 경쟁에 대해 AVGN는 아타리 재규어 리뷰에서 '''비트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2. 상세
2.1. 16비트 시대 (1988~1994)
최초의 성공한 가정용 게임기였던 아타리 2600부터 아타리 쇼크로 인해 미국 게임계가 망하고 난 뒤 들어와 미국 게임 시장 중흥의 주인공이 되었던 NES까지 80년대 초중반의 게임기 시장을 선도한 것은 8비트 게임기였다. NES의 원산지인 일본 시장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물론 당시에도 16비트 하드웨어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업무용 PC 시장에서는 이미 대표적인 16비트 PC인 IBM PC Model 5150만 해도 1981년에 첫 등장을 했고 이듬해엔 NEC PC-9801이 일본에서 등장했다. 업무용 시장이 아니더라도 토미 퓨타처럼 16비트 CPU를 채용한 가정용 컴퓨터가 이미 등장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PC 시장과 가정용 콘솔 시장은 가격과 성능이 적절했던 8비트가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 1980년대 후반까지의 상황이었다.
그랬던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신호탄은 1988년, 메가 드라이브의 등장이었다. 이미 아케이드에서 검증된 16비트 설계를 도입하여 제작된 메가 드라이브는 아예 본체에도 대놓고 박혀 있는 '16-BIT'를 내세운 마케팅과 그에 걸맞게 기존의 8비트 콘솔을 압도하는 성능으로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90년에 발매된 16비트 게임기 슈퍼 패미컴 역시 메가 드라이브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메가드라이브는 광고에서도 "요즘 게임이 재미없는 이유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 때문이다"라면서 하드웨어 성능의 우월성을 강조했는데,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 한 말이긴 하지만 후술하듯 일견 사실인 측면도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메가 드라이브와 슈퍼 패미컴의 게임은 기존의 패미컴이나 세가 마스터 시스템의 게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화려하고 빠르고 재미있었다. 이러면서 생긴 소비자들의 묘한 고정관념이 '''아, 16비트면 패미컴(8비트)의 2배니까 패미컴보다 2배는 더 재밌구나!'''하는 것이다. 거기에 콘솔 제조사들의 비트 마케팅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부채질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대부분 비트 높은 게임기 = 빠른 게임기 = 좋은 게임기 = 게임도 재밌다! 하는 식의 단순한 사고를 했고, 이러한 사고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오늘날의 사용자들은 과거의 경험으로 알고있지만, 당시에는 알기 어려웠던 것이, 실제로 메가 드라이브와 슈퍼 패미컴에는 전 세대의 패미컴이나 마스터시스템보다 화려해진 표현 능력과 커진 용량을 충분히 활용해 전 세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주얼과 재미를 제공한 좋은 게임이 많았다. 8비트 게임기 역시 16비트 시대가 온 이후에도 기존의 소프트웨어 풀과 가성비 등을 이점으로 꽤 오래 수명을 유지했기 때문에 같은 시기에 8비트와 16비트 게임기의 신작 게임이 비교가 될 수 있었고, 한눈에 보기부터 차이가 났으므로 그러한 편견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을 수도 있던 시절이었다.
이에 게임기를 제조하는 기업들도 그러한 편견에 편승하는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을 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비트 수가 높은 게임기를 선호했고, 악순환으로 무조건 게임기의 비트만 강조해서 판매하는 비트 경쟁 마케팅이 점점 기승을 부리게 된다. 게임기 표면에다가 대문짝만하게 비트 수를 강조하는 문자를 새겨넣는 것으로 시작해서 게임 패키지,게임 타이틀에 XX(대개 비트 숫자)라는 걸 강조한다든가 하는 식의 마케팅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일상화가 되었다. 비트 마케팅의 절정을 찍었다고 할 만한 기기는 1993년에 등장한 아타리 재규어였는데, 잘 쓰지도 않는 보조프로세서가 64비트인데다가 메인 칩 2개가 32비트이니깐 32비트+32비트=64비트라는 워즈맨스러운 논리로 '''64비트 게임기'''라는 타이틀을 붙여놓고 팔았다. 계산해 보세요! (Do the MATH!)라는 광고로 유명한데, 다른 건 다 제껴두고 그냥 대놓고 '64비트'라는 숫자만 전면에 내세운 광고였다. 기존의 16비트 게임기의 2배도 아닌 '''4배'''나 되는 비트 수를 들고 나왔으니 발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으나, 엄밀히 말하면 보조프로세서를 비트 수의 기준으로 삼지는 않으니 훌륭한 과장광고. 거기에 결과적으로 그렇게 강조하던 64비트 보조 프로세서 성능을 제대로 활용한 게임은 하나도 안 나왔고, 콘솔 판매를 견인할 만큼 재미있는 게임도 거의 나오지 않아 폭망의 길을 걸었다. 비판 문단에서 후술하는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아주 좋은 사례다.
2.2. 32비트 시대 (1994~1998)
1990년대 중반,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의 등장 이후에는 이러한 비트 마케팅이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다. 새턴의 경우에는 32비트인 SH-2 CPU를 2개 달았다고 해서 64비트'''급'''이라는 마케팅을 살짝 밀어보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능이 경쟁기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뻔히 뒤쳐졌던지라 사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는 못했다. 시장을 선도했던 것은 '32비트'인 플레이스테이션이었고 그나마도 소니는 비트 수로 마케팅을 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았다. 아타리 재규어가 '64비트'를 내세웠음에도 '32비트'인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새턴에 크게 못 미치는 성능을 보여주며 참패했던 것도 소비자 인식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비트 수=성능=게임의 재미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소비자들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1996년 약간 뒤늦게 시장에 선보인 '진짜 64비트' 머신인 닌텐도64가 32비트 시장이 주류였던 당시의 게임기 시장에 다시 한번 비트 경쟁의 불을 붙이려고 시도했지만 '''폭망'''의 길을 걸으며 일본 내 판매량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은 고사하고 새턴에도 발리는 안습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북미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2위. 다만 닌텐도64의 경우는 비트=성능이라는 등식까지는 만족했다. 64비트를 가지고 뻥카를 친 아타리 재규어와는 달리 닌텐도64는 진짜로 64비트 CPU(MIPS R4300i)와 보조 프로세서를 달고 있었으며 PS에선 불가능했던 안티 앨리어싱, 트리 리니어 필터링 같은 기술을 적용해 훨씬 고급스러운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64bit로 무리하게 갈아타면서 발생한 발매연기(PS는 1994년에 발매, 닌텐도64는 2년이나 뒤진 1996년.)와 더불어, 롬팩을 고집하는 데에서 온 용량 제한 등의 한계가 있었고 결정적으로 서드파티와의 라이센스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하나하나의 타이틀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 뒤지지 않는 양질의 게임들이었지만 서드파티의 수, 곧 발매 타이틀의 수가 너무 적다는 문제를 안게 되어 결국 패미컴, 슈퍼패미컴으로 이어온 닌텐도의 황금기는 막을 내리고 만다. 이러한 병림픽을 지켜봐온 소비자들 역시 비트 수를 내세운 마케팅이라는 게 실질적으로는 매우 하잘 것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고, 의미 없는 비트 경쟁은 막을 내리기 시작하였다. 닌텐도 또한 2017년 Nintendo Switch 발매 전까지 20년동안 32비트로 회귀한다.
마지막으로 비트 마케팅을 시도한 것은 세가의 드림캐스트로 '''128비트 300만 폴리곤'''을 캐치 프레이즈로 삼았지만 역시 '''폭망'''. 기기의 성능은 확실히 우수했고 설계도 합리적인 좋은 머신이었긴 하지만 이쪽은 악재가 너무 많이 겹치는 바람에 망했다. 닌텐도 64와 비슷한 케이스. 여담으로 드림캐스트의 128비트 운운은 아타리 재규어의 Do the MATH!에 비견할만한 뻥카인데 CPU인 SH-4가 32비트 벡터 연산을 동시에 4개 처리 가능하다는 이유로 32bit*4=128bit!! 라고 우기는 말 그대로 견강부회였던 마케팅이었다. SH-4는 그냥 평범하게 괜찮은 성능이 나오는 32비트 CPU다. 이미 새턴 때 '64비트 급' 운운하는 마케팅을 했던지라 그 이상의 성능이라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그 시대에는 이미 하등 의미없는 삽질. 드림캐스트의 성능은 그런 마케팅을 하지 않았더라도 한눈에 기존 세대 기기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도 했고 소비자들도 기기 성능에 주목할망정 128비트 운운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후 콘솔의 비트 수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으며, 현재는 FP32 연산 성능이 해당 포지션을 차지했다.
2.3. 비판
게임기 스펙을 언급할 때 말하는 'xx 비트'라는 것은 결국 게임기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CPU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용량, 정확히 말하면 CPU의 레지스터의 크기를 의미한다. 대체로 비트 수가 높은 CPU가 낮은 CPU보다 고성능인 경향은 있지만(한번에 처리 가능한 데이터가 많으니 당연하다) CPU의 성능 척도는 비트 수, 즉 레지스터의 크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마냥 레지스터의 크기를 늘린다고 고성능이 되는 것도 당연히 아니다. 게다가 이 '비트'라는 건 게임기의 CPU 처리 능력을 의미할 뿐이다. 물론 CPU 성능이 좋아서 손해볼 건 없지만, 그보다 게임의 모양새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건 대체로 그래픽 카드나 사운드 칩셋 같은 부수적인 성능 쪽이다.
일례로 PC 엔진의 경우에는 CPU는 패미컴과 같은 MOS 6502 계통(당연히 8비트다)이지만 그래픽 칩셋의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에 16비트 콘솔인 메가드라이브, 슈퍼패미컴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었다. 따라서 높은 비트 수=CPU 성능 향상만으로 더 좋은 게임기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 현재의 경우에 비유하자면 CPU는 i9-9900K라도 GT 730 같은 엔트리급 그래픽 카드를 단 컴퓨터보다[1] i3-8100 CPU라도 RTX 2070같은 비싼 그래픽 카드를 단 컴퓨터가 게임 성능이 대체로 우월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같은 16비트 콘솔이지만 메가드라이브의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2년이나 먼저 나온 덕에 경쟁기인 슈퍼 패미컴보다 많이 떨어졌는데, 정작 CPU는 메가드라이브의 MC68000이 슈퍼패미컴의 5A22보다 배 이상은 빠른 물건이었다. 덕분에 연산 성능이 중요한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장르에서는 메가드라이브가 우월한 면도 있기는 했고 소닉 더 헤지호그 처럼 슈퍼 패미컴의 속도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고속 액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표현력은 CPU 성능은 뒤져도 다른 성능에서 앞서는 슈퍼 패미컴 쪽의 판정승이었다.
거기에 더해 게임기의 성능이 높다고 게임이 저절로 재미있어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게임기의 성능이 좋아지면 게임 개발자들의 아이디어가 좀 더 자유롭게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가능성은 높아지긴 한다. 예를 들면 8비트 시대의 하드웨어로는 소닉 더 헤지호그 같은 속도감 있는 표현은 불가능했을 것이며 소닉은 메가 드라이브라는 하드웨어가 나왔기 때문에 비로소 나올 수 있었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 시대 이후에 일반화되기 시작한 3D 그래픽스와 그에 따라 나올 수 있었던 수많은 새로운 표현도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으로 인한 포텐셜일 뿐이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제대로 못 만들면 당연히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플랫폼 제조사들이 서드파티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당연히 이 때문이며, 이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성능을 지닌 21세기의 플랫폼으로도 쿠소게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대로 8비트라고 하더라도 하드웨어 성능 안에서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며, 16비트 콘솔이 히트를 치는 와중에도 기존의 8비트 기기에도 끝물이지만 명작 게임들은 다수가 나오고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젠 비슷한 경쟁이 다른 매체로 옮겨 가면서 폴리곤 표시 개수, CPU 클럭, RAM 용량, 해상도, 초당 프레임 수 등으로 이름만 바꾸어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별 의미없다는 것은 예전 비트 경쟁 시대나 똑같다. 단지 비트 경쟁에서 폴리곤 경쟁으로 이름만 바뀌어서 이루어질 뿐. 사실 소비자를 유혹하기엔 객관적인 '숫자'만큼 쉬우면서도 확실한 홍보 요소도 없는 만큼, 명칭만 다른 것으로 바뀔 뿐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특히 그래픽과 연출에 강점이 있는 메이저 제작사들의 플래그십 시리즈인 AAA 게임들이 2010년대 후반부터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비트 경쟁과 맥락이 닿는 병림픽의 결과물들.
전술했듯 게임기의 하드웨어 스펙은 그 기기에서 구동되는 게임의 재미와도, 그 기기의 성공과도 절대로 정비례하지 않는다. 게임보이의 경우, 게임기어나 아타리 링스와는 달리 흑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팔리고 오랫동안 살아남았으며, 경쟁기보다 최소 한세대는 뒤쳐진 스펙이었던 닌텐도 Wii는 판매량에서 PS3과 엑스박스 360을 앞섰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총 판매 대수가 Wii 1억대, PS3과 360이 각각 8천만대 팔렸다. 스펙상 닌텐도의 어떤 기기도 대적할 수 없는 휴대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는 닌텐도의 3DS에게 압도적으로 발렸다. 3DS의 전세계 판매량은 2015년 기준으로 약 5천 4백만대. 그에 비해 비타는 1200만대를 막 돌파하였다. 게임기에 있어 '하드웨어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의 수(=선택의 폭)와 품질'이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다.
여담이지만 이런 비트 경쟁 따위가 별 의미가 없는 PC 시장에서는 16, 32비트는 게임 콘솔에 비해 훨씬 이른 시기에 등장했으나 64비트로의 이행이 콘솔보다 훨씬 늦었다. PC의 CPU인 인텔 x86(IA32) CPU는 32비트로도 충분한 성능을 냈기 때문에 인텔의 64비트 CPU인 IA64, 즉 아이태니엄 쪽이 '''폭망'''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며 꿋꿋하게 팔려나갔다. 물론 장래적으로는 64비트로의 이행은 어쩔 수 없이 다가올 미래였다. 32비트 주소 레지스터로 한번에 접근 가능한 메모리는 232byte=4GByte이기 때문에 4기가 바이트 이상의 메모리를 사용하려면 64비트 CPU가 필요해지는데, 메모리 가격이 점점 싸지고 소프트웨어의 용량이 커지면서 사용자의 메모리에 대한 요구는 늦건 이르건 4기가를 넘어서는 날이 이미 21세기 들어 가시권에 들어와 있었다. 인텔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IA64를 런칭한 것이지만 결과는 거대한 삽질이었고 차선책으로 AMD의 AMD64 아키텍처를 라이센싱해 x86-64를 2004년에 인텔 펜티엄4 시리즈(프레스캇)에 적용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시장이 64비트로 완전히 이행한 것은 4GB를 초과하는 메모리가 일반화되는 2010년 이후였다. 즉, 마케팅이 아닌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시장이 움직인 사례.
3. 기타
게임기뿐만 아니라 아케이드 게임시장에서도 비트 단위를 판촉에 내세운 사례가 있었다. SNK는 자사의 기판 네오지오로 초창기 히트작인 용호의 권, 아랑전설 2, 사무라이 스피리츠 등을 제작했을 때 당시로서는 100메가비트(12.5MB) 이상의 유례없던 고용량을 활용하였다. 동시대의 최대 히트작인 스트리트 파이터 2가 56메가비트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당시엔 캡콤이 단 한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용량이었다니 당시 게이머들에게 100메가라는 용량이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을지는 짐작할 만 하다. SNK는 이를 '''100메가 쇼크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마케팅하였고 100메가 쇼크의 슬로건을 회사 로고가 나온 이후에 붙이기도 하였다. 단, SNK의 경우는 소프트웨어의 '용량'을 마케팅에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약간 경우가 다르기는 하며 무엇보다 이걸로 다른 회사와 병림픽을 벌이지도 않았다. 다만 몇년이 지난 후 1997년에는 제목부터 비트 경쟁의 잔재가 느껴지는 하이퍼 네오지오 64라는 기판을 출시했다. 그러나 기판 자체의 문제점이 매우 많아 단 2년만에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이 밖에도 버추어 파이터의 등장 이후 폴리곤을 이용한 3D격투게임들이 나오던 시기엔 '몇천', '몇만'단위의 폴리곤 수를 내세워 판촉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당시 업계 탑클래스였던 세가와 남코보다 기술력이 밑에 있던 업체들이 이런 판촉을 자주 했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투신전 시리즈의 타카라. 하지만 폴리곤이 많이 쓰였다고 해서 좋은 게임이 아니란 것이 이후 3D게임의 발전과 함께 유저들에게도 깊이 인식되면서 이런 판촉 방식은 20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4. 관련 문서
[1] 참고로 인텔 코어 i 시리즈/6세대부터 들어간 HD Graphics 530 이상의 내장그래픽은 GT 730보다 소폭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i9-9900K에는 UHD Graphics 630이 탑재되며 GT 730을 설치할 경우 인위적인 성능 다운그레이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