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드라마)
1. 개요
MBC에서 1994년 1월 8일에서 10월 15일까지 방영했던 주말 드라마로 무려 81부작.
2. 특징
김운경 작가가 각본을 맡아 서울 달동네에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 또는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시청률 40%를 넘는 인기 드라마였을 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뛰어난 수작이다. 특정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사나 인물표현이 상당히 리얼하게 표현되어 있어 지금 봐도 큰 괴리감이 없다. 자극성 설정이나 과한 캐릭터성 없이 담백하게 서민들의 생활상을 그려낸 덕분인 듯. 그래서인지 요즘 드라마와는 다르게 지금 현실에서도 존재할법한 인물들이 대다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 시대의 아이콘 격인 드라마였기 때문인지 무리한 연장을 20회정도 실시했는데 그 덕에 마지막회의 클라이막스가 조금 무뎌진 감이 있다. 무려 1년 이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60화 중반대를 시작했는데, 사실상 그 부분을 덜어내도 작품을 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수준.
드라마의 캐스팅이 역대급이다. 당시에 이미 탑스타였던 채시라를 제외하면 한석규, 최민식, 백윤식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해 한꺼번에 주목받게 했다는 점에서 꽤나 무서운 드라마.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로 인식이 새겨져 있던 한석규를 신분 상승을 꿈꾸면서 시골에서 상경한 제비로, '거친 남자' 이미지가 강했던 최민식을 어리숙하고 순박한 시골 남자로 바꾸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던 드라마이다. 그리고 한석규는 이 드라마의 김홍식 역을 자신의 최고의 캐릭터로 꼽았다. 관련기사
원래는 최민식에게 제비 역할을, 한석규에게 순박한 시골 청년의 역할을 주려고 했다고 한다.
본래 홍식 역에 유인촌, 춘섭역에 김영철이었지만 두 배우가 거절하고, 홍식 역에 최민식, 춘섭 역에 한석규가 캐스팅 되었으나 김운경 작가가 '맘에 들지도 않는 배우들인데 역할까지 엉뚱하게 맡기면 드라마가 망가진다' 며 최민식과 한석규의 역할을 바꾼 것. 유인촌과 김영철을 캐스팅하지 못한 것은 속상했겠지만, 한석규와 최민식의 배역을 바꾼 것이 바로 김운경 작가 본인이다.
또 다른 주연배우인 채시라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보면 작가가 원했던 김영철이나 유인촌이 나왔으면 영 안 좋았을 것 같다. 춘섭과 홍식은 동갑이면서 서른 두살에서 서른 네살, 영숙은 스물 여섯에서 스물 여덟 나이가 극중의 나이이다.(극중에서 시간이 2년 정도 흐르므로) 드라마가 방영되었던 1994년 당시 채시라는 1968년생으로 27세, 한석규는 1964년생으로 31세, 최민식은 1962년생으로 33세였으니 배우와 배역의 나이가 거의 딱 맞았다.
그런데 유인촌은 1951년생으로 채시라와는 무려 17살이나 차이가 난다. 1994년 드라마 방송 당시 이미 44세의 중년 남성이라 한탕을 노리는 제비족 홍식으로는 무리. 김영철 역시 1953년생으로 방송 당시 이미 42세이다. 캐스팅이 불발된 이유로 유인촌 쪽은 유학 중인 아내를 만나러 가야 해서, 김영철 쪽은 출연료 문제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연 그것이었을까 싶을 부분이다. 유인촌, 김영철 같은 배우가 굳이 그런 이유로 좋은 작품을 고사할 리가.[1]
여주인공인 [채시라(차영숙 역)는 그간의 샤프하고 독똑하며 트렌디한 이미지를 벗고 달동네에 살면서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자신이 경멸하던 제비족과 사랑에 빠진 여자를 연기해 물오른 연기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전원일기에서 바른 이미지였던 김용건마저도 제비 큰 형님으로 그려냈으니, 이 드라마는 여러 배우 이미지를 다시 만들어낸 성공작인 셈이다.
호순 역을 맡은 김원희(최민식이 분한 춘섭과 결혼)도 이 드라마로 떴다. 대학생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오면서 주목받게 된 이훈(채시라가 분한 차영숙의 동생 차인근 역)은 이 드라마가 연기자 데뷔작이다. (연기는...차마 보기 힘들다.) 그 외 조 - 단역도 여운계(셋방 살이 하는 상국이네 할머니), 김해숙(상국이 엄마), 이대근(여러 방 세를 놓고 사는 직업군인 출신 주인집 할배면서 나문희 남편이자 윤미라의 아버지이자 백윤식의 장인), 나문희(이대근이 분한 역의 처, 주인집 할머니), 남능미(차영숙, 차인근의 어머니), 맹상훈(같은 트럭 채소 장사하다 다투며 알게 되었으나 영숙을 좋아하게되는 조용국 역), 극 초반 한석규가 모시는 사기꾼을 검거하는 경찰 역에 양택조, 이계인(정말 단역으로 김용건이 불법 춤방을 하는 걸 적발하던 경찰 역), 양희경(진짜 단역으로 불법 춤방에서 오디오를 못 틀자 노래를 불러줌), 윤미라(나문희의 딸이자 커피전문점 사장, 별명은 닭대가리. 닭대가리라는 별명에 극한 혐오를 가지고 있다. 이 역할로 수상까지 함), 한석규를 캬바레에서 만나 여관까지 간 다음 지갑을 들고 도망간 한석규가 한겨울 속옷바람으로 뛰게 했던 후에 한석규와 함께 사기행각을 벌이는 미선 역의 홍진희. 또 다른 남동생 차형근 역의 이진우. 신충식(완전 단역으로 극 초반에 잠시 나왔던 청과상 사장), 이미지(홍식이 골프장에서 접근해 가까워 진 후 결혼까지 했던 민경란역), 채시라의 친구 남자친구이자 채시라가 짝사랑했던 초반 몇회 잠깐 나왔던 정성모, 밴드에서 색소폰을 부는 역할의 송경철, 윤미라의 딸 명선 역의 이주희, 윤미라가 운영하는 커피샵 알바생 구본갑역의 박남현('했습니다요~~' 하는 유행어가 여기서 나온다) 등 지금 보면 출연진이 후덜덜하다.
코믹한 요소가 많이 있긴 했지만 내용은 상당히 어두운 드라마이다. 일단 달동네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고 등장 인물들은 대부분 루저이며 열심히는 살지만 희망적인 내용이 없었고, 제비족, 사기꾼인 주인공이 끝내 원한을 샀던 꽃뱀의 사주로 린치를 당해서 죽는다는 결말[2] 로 당시 주말 드라마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3] 처음 작품의 플롯이 나왔을 때는 캬바레와 빈민가를 무대로 하여 제비족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방송할 수 없다고 KBS에서는 거절했다고 한다.[4]
백윤식은 이 드라마에서 능글맞은 중년의 미술 선생 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는데[5] … 어쩐지 미술 선생이 아니라 사기꾼 같은 인상이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인식되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차기작인 파랑새는 있다에서는 아예 사기꾼으로 나오게 되었다.
작중 초보 제비 역인 (천호달:김영배)이 춤을 가르치며 말했던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이라는 동작명이 널리 인기를 끌어 동명의 가요가 나오기도 했다. 동명의 가요의 인기에 비해 극중 비중은 매우 작지만, 배우도 덕분에 가수 활동을 했다. 그리고 16화에서 한석규는 '''팬티 바람으로 영하의 기온에 눈이 내리던 한밤중에 도로를 달리는''' 열연을 펼쳤다.[6] 채시라는 그해 MBC 연기대상, 한석규는 남자 최우수 연기상, 조연 윤미라는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2000년대 이후의 드라마였다면, 전 출연 배우가 상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수작. 김해숙 같은 배우가 조연도 못되는 조조조연급의 셋방살이 중인 30대 새댁 역할이었고, 나문희도 조조조연급의 셋방 주인집 할머니 역할이었다.
3. 등장인물
3.1. 주요 인물
3.2. 주인집 가족
3.3. 영숙네 가족
3.4. 셋방 사람들
3.5. 주변인물
3.6. 그 외 인물
4. 여담
이 드라마의 촬영지는 서울의 달동네였던 약수동(신당3동)으로,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직후 재개발로 사라졌기 때문에 재개발 전 약수동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물론 실내나 골목길 장면은 세트 촬영이 대부분이었다.
은근히 당시 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와 겹치는 배역이 많다. 신충식 청과상(종기부)라든가. 김용건박선생(용진)역. 이미지홍식의처 경란(노마엄마) 등등. 심지어 무산되긴 했지만 유인촌이 이 극중에서 홍식역을 맡으면 전원일기의 용식 역과 겹칠 뻔했다.[7]
삽입곡 중 장철웅이 부른 서울 이곳은이 유명하다. 응답하라 1994에서도 드라마 장면과 함께 사용되었고, 로이킴이 이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하도 이 곡이 유명해서 주제곡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주제곡은 서울의 달이다. 오프닝은 이 곡에서 보컬을 뺀 연주 곡 버전이 사용되었다. 장철웅은 이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활동이 원활하지 않았다.
한편 이 드라마 이후 MBC 드라마는 그동안의 황금 시대를 뒤로 하고 급격하게 하향세를 타게 되는데...
한석규 - 채시라는 이전 해인 1993년에 그나마 히트한 드라마 파일럿에도 같이 출연했고, 그보다 더 전인 1992년에 드라마 아들과 딸에도 출연하였다.
2016년엔 뮤지컬로 리메이크되어 공연 중이다. 한석규가 맡은 제비 역에는 이필모가 캐스팅되었다. #
2018년엔 국민방송에도 방송했었다. 서울의 달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추천.[8] MBC Archive 사이트에서 81회 전 편을 볼 수 있다.
OTT[9] 에서는 서울의 달을 시청하기가 매우 힘든 채널이 있다. 대표적으로 보면 국민방송, 엣지TV가 항상 그렇다. 이유는 '''구매한 프로그램이자 저작권 문제가 존재하는 프로그램'''[10] 이라서 그렇다. 향후 MBC ON에서 서울의 달이 공식적으로 편성하면 MBC APP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1] 오랫동안 전원일기의 형 역할을 한 김용건과 함께 나오게 되면 몰입감을 해치게 되는데, 그렇다고 연상인 김용건에게 빠지라고 할 수는 없으니 유인촌이 고사한 것일 가능성도 높다.[2] 슬프거나 비장하게 죽는 것도 아니고, 집 앞 골목길 쓰레기통 옆에서 홀로 비참하게 쓰러져 죽은 모습으로 발견되는 게 말로이다. 악질 사기꾼이니 그렇게 그려야 했겠지만...[3] 당시 꽃뱀 역할로 나온 배우는 영화 써니에도 나온 홍진희였다. 배우 나이가 춘식 역 최민식과 동갑인데, 훨씬 연상 느낌으로 나온다.[4] 당시는 군사 정권이 끝나고 문민 정부 시절인데, 민주화 운동을 막기 위해 규제와 억압을 확 풀어주고 우민화 정책을 펴던 것이 유지되었던 때이다. 박정희는 당연하고 전두환 집권 초기만 해도 빈민가나 어두운 내용을 방송에 냈다가는 쥐도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끌려가서 코렁탕을 마셔야 했을 것이다.[5] 작중 학생들에게 통하던 백윤식의 별명이 "변태"였다고 나온다. 지금도 강렬한 별명이지만 무려 20년도 전에 나온 작품이란 걸 생각하면...백윤식은 극중에서 학생들에게 변태라고 불리는데 분개해서 "내가 왜 변태냐? 내가 니들을 혁대로 때리길 했냐? 니들에게 여자 속옷을 훔쳐오라고 그랬냐?"라는 강렬한 명대사를 날렸다.[6] 꽃뱀에게 당한 것으로, 모텔에 들어가서 한석규가 샤워를 하는 동안 꽃뱀이 지갑을 훔치고 나가려다 기왕 훔치는 김에 양말만 빼고 옷을 홀랑 훔쳐가 버려서 뒤쫓는 장면이다. 여러 의미에서 지금까지도 이 드라마의 명장면(...) 중 하나로 회자되는 장면. 나중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이홍렬도 팬티만 입고 한밤중에 도로를 달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홍렬이 이걸 회고하길 "서울 도로를 한밤중에 팬티만 입고 달려본 게 나와 한석규 씨밖에 없어요."[7] 놀랍게도 유인촌과 김용건은 전원일기에서 형제 사이이다.[8] 방송시간은 주말 새벽인 듯하지만 KTV 편성표를 확인할 것.[9] 모바일이나 PC 한정이다.[10] KTV에서는 구매 프로그램으로 분류되고, 엣지TV 역시 저작권 문제가 있는 경우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