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인주의
屬人主義 | Nationality principle
1. 개요
법의 적용 범위에 대한 입법주의(立法主義)[4] 가운데 사람의 국적을 관할권의 기준으로 하는 입장. 즉, "A국의 국민이라면 A국의 법을 적용 받는다."는 개념이다. 반의어는 속지주의이며, 속지주의와 속인주의를 경우에 따라 병용하는 국가도 있는데 대한민국의 법이 그렇다.
2. 상세
현행 한국 형법은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해외의 한국인에 대해 속인주의를 병용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국내법을 적용하고, 외국에서 일어난 범죄라도 한국인에 대해서는 국내법을 적용하여 처벌한다. 체류 당시의 외국법과 저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사법에 의해 해결한다. 즉, 한국인이라면 대한민국 내에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현행법에 따라 처벌받으며, 한국인이 외국의 법이 미치는 곳에 체류하는 상태에서도 대한민국의 법률을 위반하면 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관할권을 두고 외국과 한국 간 해석에 충돌이 생기는 경우를 '''관할권의 경합'''이라고 하는데, 국제법에는 이러한 경우를 대비한 구속력 있는 해결 방안이 없다. 이 경우 내정 간섭이라는 외교적 분쟁으로 비화되기 전에 회담이나 조약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풀리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행위준칙에 따라 관습적으로 판단한다.
스위스 등 몇몇 다른 나라에서는 국내법을 준수함에 따라 외국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이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한다. 반대로 국내법을 위반하면서 외국법을 준수하면 예외 없이 처벌한다.
대륙법계[5] , 샤리아에서는 자국민이 자국영역 밖에서 한 행위에 대하여 소속국가에게 관할권이 수여되는 경우를 속인주의 또는 속인주의에 의한 관할권이라 한다. 영미법계[6] 는 이와 반대로, 자국 영토 밖에서 행한 행위는 관할권이 없다. 즉, 본토 영토 밖의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속인주의 예외를 규정하기 때문에, 따라서 범죄인 인도도 자국 외에서 한 범죄는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처벌하지 않고[7] , 청구국에 자국민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인도하는 것을 허용한다. 과거에 있었던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법계는 이와는 다르다. 속인, 속지주의를 채택하지 않음으로, 자국민이나 외국인 범법자라도 자국 영토에 있는 이상은 절대로 인도하지 않고, 직접 청구국에서 수사 기록을 넘겨받고, 직접 처벌한다. 또한 유럽 국가로 도주한 사형 판결을 받거나 받을 수 있다고 예상되는 범죄자는 도주국에서 수사 기록을 넘겨받고 처벌하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를 거부한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자녀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집에서 부모님이 혼낸다고 했을 때 그 자녀가 밖에 나가서 몰래 담배를 피고 온 것을 부모님이 알고 집에서 혼내는 게 속인주의의 개념인 것이다. 외국에 나가 봤더니 한국과는 달리 마약이나 매춘이 그 나라에선 합법이라서 하고 왔는데 귀국하니까 처벌받는 게 바로 우리나라가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에서 대마초 같은 금지약물 복용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인이 포르노에 출연했다가 귀국해도 발각되면 처벌받는다.[8] 외국법에서 합법으로 규정했다고 하여 당연히 위법성 조각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9] 이다. 반대의 경우[10] 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있긴 한데, 범죄인 인도조약은 인도를 청구 받는 국가의 영토 주권과 관련되어 있어서 그런 경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상대국에서도 범죄로 인정 되어야 그 범인을 인도할 수 있는데 이를 ‘쌍방가벌성의 원칙’이라고 한다. 즉 범죄자를 인도함으로써 자신들[11] 에게는 죄가 되지 않는 것까지 처벌 받게 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주권을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를 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실무상으로는 범죄자가 도피를 마치고 '이겼다! 공소시효 끝!' 하면서 귀국하는 순간 체포할 수밖에 없다.[12] 그게 싫으면 자신의 국적을 포기하거나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국의 속지적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의 행위를 규율할 때는 국적주의에 의한 국적국의 관할권은 제약을 받는다.[13] 쉽게 말하자면 한국인이 미국영토에서 범죄를 저질러서 한국이 속인주의에 의해 관할권을 행사하려해도 미국영토는 속지주의에 따라 미국의 속지적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이기 때문에 한국의 관할권행사는 제약을 받는다. 더 쉽게 말하면 안 먹힌다.
우리가 아는 속인주의의 예로 미선이 효순이 사건으로 유명해진 SOFA규정이 있다.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게 SOFA규정을 적용받더라도 범죄자가 무죄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판을 한국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하기 때문에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춰질 수 있고 피해본 건 한국 사람인데 재판하는 것은 미국이기 때문에 주권과 관련될 수 있는 문제이다.[14] 한국의 국적법은 속인주의를 원칙으로 하되, 보충적으로 속지주의를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부부가 외국에 가서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한국인으로 취급하여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 고아가 발생한 경우 외국아이라 해도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2016년 윤병세 장관이 말한 제주도[15] 내 중국 공안 파견 요청 고려관련기사 역시 이런 맥락에 따른 것이다. 이 경우 중국 공안은 중국인만 수사해야 한다. 그러나 주권 침해 소지가 있기에 논란이 있고, 이에 장관은 경찰과 제주도 등 유관기관의 동의를 얻겠다고 한다.
한편 이 속인주의 관할권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외국에 나간 우리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판결(2017노2802)을 통해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어떤 행위에 대해 외국법이 합법으로 규정하는 반면 국내법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외국에서 그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규정대로''' 처리한다면 국민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해석하였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행위가 로마법에서는 합법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한국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그로 인하여 로마법을 따를 수 없게 되므로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국내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외국의 법률이나 사회 상규에서 허용하고, 국내법익을 침해하지 않거나 국내의 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와 무관하다면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해석하였으며, 이렇게 해석해야 헌법에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보았다.[16]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가진 복수국적자 역시 이 속인주의를 적용받는다. 본인이 시민권을 가진 나라에서는 합법이더라도 대한민국 법상 불법이면, 대한민국에 귀국했을 때 처벌받는다.[17] 만약 이 처벌을 피하고 싶으면 평생 대한민국 땅을 밟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3. 수동적 속인주의(보호주의)
외국인이 영역 외에서 한 행위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자'''가 자국의 속인적 관할권이 미치는 국민과 법인임을 근거로 본국이 관할권을 행사할 경우가 있는데, 이를 수동적 속인주의[20] 라고 한다. 그러나 이 적용에 대하여는 다툼이 많으며, 예컨대 자국민이 어느 지역에 있어도 자국 법령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은 특히 체류국의 영역주권을 해하게 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21] 사실 속인주의는 범죄에 있어서 그 대상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일 경우는 적용하기 힘들어 일반적으로 범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동적 속인주의의 경우 피해를 입는 자의 소속국가가 자국민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관할권의 행사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역시 속지주의에 반하므로 관할권 충돌의 소지가 있다. 그래서 동조 단서에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22] '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것이다.'''형법 제 6조[18]
''' 본법은 대한민국영역 외에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전조[19] 에 기재한 이외의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한다. 단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4. 국적에서의 속인주의
국적법에서의 속인주의는 혈통주의[23] 로도 불린다. 혈통주의 문서 참조.
5. 속인주의를 채택하는 국가
5.1. 국적법상의 속인주의
5.2. 형법상의 속인주의
5.3. 외국에서 형벌을 받았을 경우
속인주의를 적용하는 국가의 국민이라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질러서 처벌을 받았어도, '''자국땅을 밟자마자 또 처벌받을 수도 있다.''' 다만 이중처벌 논란 때문에 외국에서 처벌을 받고 왔다면 형을 면제하거나 감경해준다.
원래는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였는데 이게 반드시가 아닌 법관 재량이었다. 이것에 대해 위헌심사가 제기됐는데, 이중처벌금지원칙 문제는 외국의 형사판결에 대해서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적용하지 않으므로[24] 위헌으로 보지 않았으나 결과적 으로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므로 '''반드시 반영'''해서 감경을 하거나 면제 해 주는 걸로 바뀌었다.관련 기사 그러니까 외국에서 형을 살았으면 국내에서 실형을 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전과자는 된다는 이야기.[25]
6. 기타
- 나무위키의 범죄자/목록 문서의 경우는 범죄인 국적의 속인주의에 기반해 작성된다.
7. 관련 문서
[1] 한국이 자국민을 해외에 인도하는 국가는 미국 단 하나다.[2] 중국 형법 10조에 따르면 중국도 국외범에 대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기소가 가능하다.[3] 이 범죄인 인도법때문에 송환되지 않고 중국에서 처벌받은 대표적인 사건으로 이 사건이 있다.[4] 법률을 세우는 원칙.[5] 파생 법계인 한국법계, 중국법계 포함. 한편 일본은 일부 범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일본 형법 참고.[6]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아일랜드, 방글라데시,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키프로스, 파키스탄, 캐나다, 인도, 영국, 미국을 포함한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과거 식민지 국가 및 영어를 사용하는 영미법 국가.[7] 특별한 케이스의 예로는 자국민이 다른 국가에서 마약을 하고 온 경우. 이는 마약이 합법적인 국가라도 해외에서 마약을 하고 온 경우에는 자국에서 처벌받는다. 또한 미국인이 해외에서 미국 국적을 가진 미국인을 상대로 살인 행위를 저지른 경우, 미국인을 상대로 한 해적 등. 이 경우에는 피해를 본 건,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이 피해를 본 것이기 때문에 직접 재판한다.[8] 2012년에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은 사람이 있다.[9] 2002도 2518 등[10] 마약이나 매춘 등을 하고 이것들이 합법인 나라로 도피한 경우.[11] 도피한 국가[12] 형사소송법 253조 3항: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마약이나 매춘이 합법인 나라에서 그걸 한 후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귀국을 안 하더라도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13] 그리하여 속인주의는 속지주의와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며 대부분의 관할권 충돌의 문제는 속지주의 vs 속인주의의 파생형으로 볼수 있다.[14] 다만 알아둘 것은 SOFA협정이 유일하거나 대표적인 속인주의의 예는 아닐 뿐더러 한국이 해외에 파병을 할 때도 SOFA협정과 유사한 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미선이 효순이 사건해석란 참조[15] 제주도특별법에 의거,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인의 범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중.[16] 예를 들면 자전거로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이 합법 혹은 비범죄화가 된 나라에서 자전거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면 사고를 내지 않는 이상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원래대로라면 대한민국 국적자가 자전거로 외국 고속도로에 진입할 경우 도로교통법 63조 위반으로 국외범 취급되어 귀국 후 벌금 30만원을 내야된다.[17] 예를 들어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자가 캐나다에서 대마초를 하면 캐나다 법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대한민국 법상으로는 불법이기 때문에 귀국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게다가 국내 안보 및 질서유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거다. 반면 한국-멕시코 복수국적자가 자전거로 멕시코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에 진입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눈감아주는데, 원래대로라면 도로교통법 63조 위반이 되지만 멕시코에서 자전거의 고속도로 진입은 몇몇 도로를 제외하면 비범죄화 되어있고 국내 안보 및 질서유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18]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국외범[19] '''형법 제 5조(외국인의 국외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 외에서 다음에 기재한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한다. 1. 내란의 죄 2. 외환의 죄 3. 국기에 관한 죄 4. 통화에 관한 죄 5. 유가증권, 우표와 인지에 관한 죄 6. 문서에 관한 죄 중 제225조 내지 230조 7. 인장에 관한 죄 중 제238조[20] 보호주의[21]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옳은데, 이것이 자국에서 위법행위로 규정되어 있다면 어느 법을 따르는 것이 옳은가가 문제된다. 국내법대로 처리한다면 영역주권도 침해하지만 해당국에 체류하는 국민의 기본권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최근 판례(서울고등법원 2017노 2802)의 입장이다.[22] 예 : 일본인이 한국인에 대하여 명예훼손 행위를 하는 경우, 일본에도 명예훼손죄가 있으므로 처벌되나(그 반대의 경우는 일본 형법상으로는 보호주의의 대상이 아니나, 가해자인 한국인은 속인주의에 의거하여 대한민국 형법으로 처벌된다),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이 한국인에 대하여 명예훼손 행위를 하는 경우 이들 국가에는 명예훼손죄가 없으므로 처벌되지 아니한다.[23] jus sanguinis[24] 외국 법원 판결의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25] 범죄를 저지른 국가와 국적국에는 기록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