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고케라스
[clearfix]
1. 개요
중생대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했던 후두류 공룡의 일종이다.
2. 상세
속명은 그리스어로 '지붕 뿔'이라는 뜻이다. 처음 발견된 화석 표본의 모양새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다 자라더라도 몸길이 2~2.5m에 몸무게는 최대 40kg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소형 공룡으로, 덩치만 보면 딱히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녀석이지만 연구사적 측면에서는 중요한 한 획을 그은 녀석이다. 대개 후두류 공룡들은 알려진 화석 자료가 두개골 일부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화석 보존률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인데, 다행히도 이미 1924년에 온전한 형태를 갖춘 두개골을 비롯해 척추뼈와 상완골, 골반뼈 등의 골격이 상당히 양호하게 보존된 화석 표본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UALVP 2라는 식별 코드가 붙은 이 화석 표본은 발견 당시는 물론이고 2018년 현 시점까지 발견된 어떤 후두류 공룡들과 비교하더라도 손에 꼽히는 보존률을 자랑하며, 그 덕분에 이 녀석은 물론 후두류 공룡 전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내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사실상 후두류라는 분류군에 관한 고생물학계 연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녀석이라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만 후두류 공룡들 중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화석 자료가 학계에 알려진데다,[1] 전신 골격의 대부분이 발견된 것으로는 최초의 사례에 해당하는 녀석이다보니 현재 알려진 것과 같은 생김새와 해부학적 특징을 가진 공룡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은 꽤나 다사다난했던 편이다.
이 녀석의 화석이 1898년 캐나다 앨버타 주의 공룡공원층(Dinosaur Park Formation)에서 처음 발굴되어 1902년 로렌스 램(Lawrence Lambe)에 의해 학계에 최초로 소개되었을 당시, 이 녀석의 것으로 알려진 화석 자료는 기껏해야 파편적인 두개골 화석 3점이 전부로 여타 후두류 화석 표본들의 열악한 보존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당시까지 해당 지역 및 지층에서는 이런 형태의 화석이 발견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과연 이 녀석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놓고 고생물학자들은 한동안 골머리를 앓아야 했고, 이후 한동안 이 녀석은 머리에 뿔 하나를 단 각룡류나 검룡류의 일종으로 여겨졌다.[2] 램이 스테고케라스라는 속명을 붙여준 것도 트리케라톱스의 코뿔 뿌리 부분과 유사한 형태임이 확인된다고 보고 이와 비슷한 위치에 자리잡은 일종의 뿔이었으리라고 잘못된 추측을 내놓은데 따른 결과.
이러한 오해는 1924년에 앞서 언급한 뛰어난 보존률의 화석 표본 UALVP 2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자료가 전두골과 두정골, 후두골이 합쳐져 마치 돔처럼 둥글게 솟아오른 형태로 변형된 두개골 윗부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서야 풀릴 수 있었다. 다만 두개골 형태에 관한 기존의 오해가 해결되자마자 더 골치아픈 오해가 발생했는데, 해당 표본을 학계에 처음 소개한 고생물학자인 찰스 W. 길모어(Charles W. Gilmore)가 스테고케라스라는 속명 자체를 그보다 앞선 1856년에 명명된 '''트로오돈'''의 동물이명으로 통합시키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4]
길모어가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된 이유로는 두 공룡의 화석이 발견된 장소가 서로 가까웠던 탓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적된 것은 이 녀석의 주둥이를 따라 늘어선 30여 개의 이빨 형태 때문이다. 이 녀석의 이빨을 살펴보면 돋아난 자리가 주둥이 앞쪽이냐 뒷쪽이냐에 따라 크기나 구부러진 정도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충 현생 이구아나와 비슷하게 좌우로 넓적한 삼각형 모양이며 가장자리에는 대략 8개 가량의 뾰족한 치상돌기가 늘어서 있다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길모어는 기존에 알려진 트로오돈속의 유일한 화석 자료이자 모식종의 모식표본이기도 한 이빨 화석이 이와 매우 흡사하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근거로 스테고케라스속의 모식종을 트로오돈속의 두번째 종인 발리두스종(''T. validus'')[5] 으로 재동정했다. 아예 트로오돈속의 모식종과 스테고케라스속의 모식종이 서로 동종일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은 덤.
트로오돈이라는 간판 아래에서의 이 기묘한 동거(...)는 1945년 찰스 M. 스턴버그(Charles M. Sternberg)에 의해 트로오돈속의 모식종과 스테고케라스속의 모식종의 이빨 화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고서야 끝나게 된다. 스턴버그는 트로오돈속을 수각류로 재분류하면서 예전처럼 모식종의 이빨 화석 하나가 전부인 단촐한 상태로 환원시키고, 나머지 종들을 전부 스테고케라스속의 일원으로 재동정하였다.[6] 덕분에 복권된 직후 스테고케라스속은 모식종을 제외하고도 산하에 4종을 거느릴 정도로 세가 커졌고,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 자료가 속속 추가되면서 종이 더 늘어난 것은 물론 서식 범위도 북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뻗어있었으리라 추정되던 시절도 있었다.[7] 하지만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서 하나둘 다른 속으로 독립해나가거나 모식종의 동물이명으로 통합된 결과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모식종만 남은 상태다.[8]
모식종의 두개골을 살펴보면 케라틴질의 부리가 달려있었을 주둥이 끝부분부터 돔 형태로 불쑥 솟아오른 정수리 앞부분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이 코뼈와 전두두정골이 서로 이어지는 지점의 돌출부 정도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굴곡 없이 매끈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두두정골의 비중이 워낙 커서인지 몰라도 이 녀석의 후두골과 하측두창 등의 형태를 살펴보면 뒤를 향해 다소 기울어진 것이 특징. 다만 좌우 폭의 경우 타원형의 안와 윗부분에 전전두엽골과 안검골이 합쳐져 만들어진 융기부 사이를 지나면서 잠깐 좁아졌다가[9] 정수리에 가까워지면서 다시 넓어진 뒤, 측두린과 맞물리면서 후두골 바로 위에 자리잡은 두꺼운 둔턱을 형성하는 뒤통수 쪽으로 갈수록 재차 좁아지는 등 꽤 변동폭이 큰 편이다.
안와 아래의 누골과 협골을 비롯해 측두린과 뒤통수에 튀어나온 둔턱 부분 등이 작고 동글동글한 골질의 돌기들로 장식되어있었다는 점도 이 녀석만의 독특한 형질 중 하나다. 코 주변에 뿔이나 돌기 따위의 장식성 구조물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파키케팔로사우루스 같은 북아메리카 친척뻘 공룡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주둥이 길이 역시 다른 후두류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짤막한 축에 속한다. 전면을 향해 뚫린 커다란 콧구멍은 이 녀석이 꽤나 뛰어난 후각을 가진 공룡이었으리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데, 실제로 이 녀석의 뇌 구조를 분석한 결과 후각을 담당하는 망울이 발달해 있었음이 밝혀진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비강 부분에서는 골화된 연조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학자들은 이 연조직이 콧구멍을 통해 들어온 후각 정보를 뇌에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뇌로 향하는 동맥혈을 식혀주는 부가효과도 제공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정수리 부분이 다소 완만한 경사를 보이며 솟아오른 형태라는 점 때문에 한때 학계에서 정수리가 평평한 원시적 부류가 정수리가 높이 솟아오른 부류로 진화했으리라고 추정하던 시절에는 그러한 후두류 진화 과정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녀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이후 후두류에 관한 화석 자료가 계속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학계에 알려진 후두류 공룡들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등장한 아크로톨루스(''Acrotholus'') 등의 초기 후두류들이 정수리가 불쑥 솟아오른 형태의 두개골을 갖고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사장되었다. 근래 들어서는 한때 스테고케라스속의 여러 종들 중 하나로 여겨진 콜레피오케팔레(''Colepiocephale'')와 한스수에시아(''Hanssuesia'')와 함께 파키케팔로사우루스과 내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부류로 분류되는 듯.
평평한 정수리를 가진 후두류와 뚜렷한 돔 형태의 정수리를 가진 후두류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암수 간 성적 이형성을 띄었음을 보여준다는 가설 등이 제기된 바 있으나, 근래 들어서는 후자가 전자의 성체에 해당한다는 관점이 점차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추세다.[10] 해당 학설이 설득력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근거 자료 중 하나가 위 비교도에서 왼쪽 두번째에 있는 표본 AMNH 5450으로, 발견된 뒤 한동안은 모식종의 암컷 개체로 여겨졌으나 얼마 뒤인 1979년 별도의 종으로 분리되어 브라우니종(''S. browni'')이라는 종명을 얻었다. 심지어 1983년에는 아예 오르나토톨루스(''Ornatotholus'')라는 별도의 속으로 재동정되었고, 그간 아시아 일대에서만 발견되던 정수리 부분이 평평한 후두류 공룡이 북아메리카에서도 살았다는 화석상의 증거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8년 스테고케라스의 성장 단계와 정수리의 돔 형태가 두드러지는 정도가 서로 비례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오르나토톨루스속은 다시금 스테고케라스속 모식종의 동물이명으로 흡수되었고, 해당 표본 또한 현재는 모식종의 어린 개체로 여겨지고 있다. 이후 여러 화석 표본을 활용한 연구들에 따르면 이 녀석은 성장할수록 전두두정골이 평평한 상태에서 돔 형태로 변형되는 것은 물론, 두정골과 측두린이 합쳐져 형성된 돌출부와 하측두창의 크기가 점차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또 여러 화석 표본들의 뒤통수에 돋아난 돌기들의 배열 형태를 비교해보면 일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유의미한 일관성을 보이는데, 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해당 화석들이 서로 다른 성장 단계에 있던 개체들이었으며 일부 차이점의 경우 단순한 개체차 또는 성장 과정에서 두개골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변형 정도라고 보고 있다.
이 녀석은 후두류 공룡들 특유의 볼록하고 두꺼운 정수리가 어떤 용도였는지를 분석하는데 있어서도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되었다.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은 현생 사향소나 큰뿔양(Bighorn sheep, ''Ovis canadensis'') 따위처럼 수컷들끼리 서열을 다투거나 번식기를 맞아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이를 이용해 박치기를 했으리라는 가설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때 돔 형태의 두정골이 수컷의 특징으로 여겨진 시절이 있었기 때문인지 이미 1950년대에 제기된 바 있었다.[11] 여기에 1971년 피터 M. 갈턴(Peter M. Galton)은 이 녀석이 척주를 곧게 뻗은 상태로 지탱하기에 적합한 형태의 척추관절돌기를 가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머리부터 목을 거쳐 척주까지 일직선상으로 뻗은 상태에서 서로 박치기를 할 경우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았다.
다만 이에 대해 반론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일례로 1997년 케네스 카펜터(Kenneth Carpenter)는 경추와 연결되는 후두과의 형태를 근거로 이 녀석의 목은 다른 공룡들처럼 휘어진 형태였을 것이기 때문에 머리부터 척주까지를 일직선상에 놓는 행위가 불가능했으리라 주장하였다. 그리고 서로 정수리를 맞부딪치는 방식으로 박치기를 하기에는 두정골의 접촉면적이 지나치게 좁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존의 가설 대신 서로 나란히 선 상태에서 목을 옆으로 휘둘러 충격을 주는 방식의 박치기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마침 이 녀석의 골반뼈는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내장을 보호하기 적합한 널찍한 형태였던데다, 안와 위의 단단한 골질의 융기부 역시 상대의 머리나 몸에 부딪힐 때 눈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
그 외에도 지금까지 개체 간 식별 및 의사소통에 쓰였으리라는 추측을 비롯해 이성 개체에 대한 과시용 구조물, 심지어는 체온조절용이었으리라는 가설까지 다양한 관점들이 제기되었으나, 일단 현재 시점에서는 과시용 기관인 동시에 실제 박치기에도 사용되었으리라고 보는 관점이 우세한 상태다. 이는 이 녀석의 정수리 부분이 케라틴질의 외피로 덮여있어 박치기 행위를 할 때의 충격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었음이 밝혀지고, 이 녀석의 두개골을 CT 스캔해 큰뿔양이나 흰배다이커(White-bellied duiker, ''Cephalophus leucogaster'') 등 박치기 행위가 관찰되는 여타 우제목 포유류들의 두개골과 비교한 결과 생각 이상으로 형태적 유사성이 많이 발견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실제 모식종의 화석 표본 중에서 서로 정수리를 맞부딪치는 방식으로 박치기를 하지 않고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손상 부위가 확인되면서 사실상 확인사살.
3. 등장 매체
1976년부터 1977년까지 방영된 일본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특촬물 애니메이션 공룡탐험대 본프리에서 스톱 모션 기법을 통해 재현된 공룡들 중 하나다. 다만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가장자리에 뾰족뾰족한 치상돌기가 돋아나있어 한때 트로오돈과 동종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유사한 형태의 이빨을 가졌다는 점이 거의 고증오류급으로 부각되어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데다가 성질까지 난폭하기 짝이 없는 수각류 공룡처럼 묘사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 애니메이션 공룡시대의 TV 방영판 중 첫번째 에피소드와 다섯번째 에피소드에서 조연급으로 짧게 출연한 바 있다.
한중합작 애니메이션인 고고 다이노 시즌 3 11화의 주인공격 공룡으로, 65642번째(...) 박치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하는 '스테쿵'이라는 이름의 갈색 개체를 비롯해 온갖 총천연색의 스테고케라스들이 등장한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인 머리를 비롯해 전체적인 모델링은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지만, 마치 사람처럼 거의 직립하다시피한 자세를 베이스로 한 움직임이 많은지라 다소의 위화감은 어쩔 수 없는 편.
유아 교육용 포털 사이트 지니키즈에서 신나는 공룡 탐험 시절부터 출연한 레귤러 멤버 중 하나로, 또 다른 주요인물 중 하나인 박성실 경감의 제자 겸 조수로서 지니마을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범인 검거에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제 스테고케라스에 비하면 훨씬 거대한 덩치에[12] 힘도 장사라는 설정으로, 심지어 박치기 공룡들끼리 벌인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고 하며 그 증거물인 메달을 늘 자랑스럽게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이 특징.
일본의 카드 리더형 아케이드 게임인 고대왕자 공룡킹에 등장하는 공룡들 중 하나다.
FPS 게임인 다이노 헌터: 죽음의 해안에서 사냥 가능한 고생물로 등장한다.
모바일 게임 다이노 로봇 시리즈에 등장하는 세력 중 하나인 스톰드래곤 진영의 로봇들 중에 이 녀석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녀석이 있다. 다만 박치기 공룡 중에서도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인지도가 넘사벽 수준이어서 그런지 다이노로봇 배틀필드에 처음 출연할 당시에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잘못 알려지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1] 이 녀석보다 앞선 시기에 발견된 후두류 공룡의 화석 표본으로는 1859년 미국 몬태나 주의 랜스층(Lance Formation)에서 발굴된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측두린 화석이 있다. 하지만 해당 화석은 발견 직후 현생 아르마딜로를 닮은 생김새를 한 고대 파충류의 피부뼈로 여겨졌으며, 아예 틸로스테우스(''Tylosteus'')라는 별도의 속명을 부여받기까지 했었다. 이 화석의 주인이 파키케팔로사우루스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그로부터 한 세기를 훌쩍 넘긴 1979년의 일.[2] 이 녀석이 속한 후두류가 현재 조반목 내에서도 특히 각룡류 공룡들과 계통분류학상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여겨지긴 하지만, 이는 초창기 분석처럼 뿔의 존재 여부에 의거한 것이 아니라 후두류 공룡들의 뒤통수에서 확인되는 볼록한 골질의 돌출부와 각룡류 공룡들의 프릴 구조물 간의 유사성에 착안한 것이다. 이들 후두류와 각룡류를 포괄하는 상위 분류군 이름으로 1986년 처음 제안된 이래 현재까지 꽤 널리 통용되고 있는 주식두류(Marginocephalia)라는 용어도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3] 참고로 이 골격도는 해당 표본이 발견되었을 당시에 이리저리 흩어진 채로 발견된 자그마한 뼛조각들의 정체를 복늑골이라고 판단한 상태에서 그려진 것이다. 이는 한동안 조반목 공룡에게서 복늑골의 존재가 확인된 최초의 사례로 여겨졌으나, 이후 1974년 호말로케팔레의 화석에서 이와 유사한 조직을 발견한 폴란드의 고생물학자들에 의해 꼬리를 꼿꼿이 뻗은 채로 지탱하도록 돕는 뼈힘줄을 복늑골로 오인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없던 일이 되었다.[4] 이로 인해 이후 트로오돈속은 한동안 두꺼운 두개골을 가졌으며 조각류 또는 곡룡류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족보행형의 조반목 공룡으로 여겨졌다. 길모어의 분류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메갈로사우루스류의 일종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나 현재 트로오돈 및 트로오돈과 하면 떠오르는 날렵한 수각류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계통분류학상의 위치 및 이미지가 거의 상전벽해급 변동을 겪은 셈.[5] 발리둠종(''S. validum'')을 오타낸 것이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애당초 최초 명명자인 램이 붙여준 종명은 발리두스종이 맞다. 모식종의 종명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수정된 것은 이로부터 한참 후인 1987년의 일.[6] 다만 기존에 후두류 공룡들의 상위 분류군 역할을 맡고 있던 트로오돈과(Troodontidae)를 대체할 새로운 분류군의 대표격으로 스턴버그가 선택한 것은 이 녀석 대신 1943년에 명명된 파키케팔로사우루스였다. 이는 '두꺼운 머리를 가진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진 속명이 '지붕 뿔'이라는 뜻인 속명보다 해당 분류군의 특징이 좀 더 잘 드러나는 이름이라는 이유에서 내린 결정이라고.[7] 그러나 이와 같은 추측의 근거가 된 중국 내몽골 자치구 민허(民和) 층(Minhe Formation)에서 발견된 두정골 화석이 1987년 스테고케라스가 아닌 어느 이름 모를 후두류의 것이라고 판명되면서 다 옛날 얘기가 되었다.[8] 미국 뉴멕시코 주의 프루트랜드층(Fruitland Formation)에서 발견된 두정골 화석을 토대로 2011년 명명된 노보멕시카눔종(''S. novomexicanum'')이 모식종과 함께 스테고케라스속의 유이한 구성원으로 분류되곤 하지만, 그마저도 별도의 종이 아니라 모식종 또는 스파이로톨루스(''Sphaerotholus'')속의 모식종의 어린 개체가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는 중이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통분류학상 독립적인 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9] 이 때문인지 이 녀석의 안와를 살펴보면 일단 두개골 측면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완전히 측면을 향해 나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 정면 쪽을 향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이 녀석이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양안시를 가졌으리라 추정하는 이들도 있다.[10] 대표적인 사례로 그간 별도의 속으로 취급되어온 스티기몰로크와 드라코렉스가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어린 개체 또는 아성체에 해당한다는 학설을 들 수 있다.[11] 여담으로 후두류 공룡들이 현생 큰뿔양에 자주 비견된 탓인지 이 녀석들은 한동안 현생 산양들처럼 험준한 고산지대에서 살았으리라 추정되었다. 여기에는 현재까지 발견된 후두류의 화석 자료가 유독 두꺼운 두정골 부분에 한정된 것도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쓸려내려오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골격이 산실되고 가장 단단한 부분만 남은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도 한 몫 했다. 다만 실제 화석 표본들의 마모도 등을 분석한 결과 물살에 의해 떠내려왔음을 증명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애당초 범람원 등의 저지대에서 서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12] 다만 작중에서 자기 입으로 "다른 박치기 공룡 친구들보다는 작다"고 언급하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