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루티오미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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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에 서식했던 수각류 공룡. 속명은 '타조를 닮은'이라는 뜻이다.
2. 상세
오르니토미무스, 갈리미무스와 더불어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오르니토미무스류 공룡 중 하나로, 특히 비슷한 시기에 같은 북아메리카 일대에서 살았던 오르니토미무스와는 전체적인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자주 엮이는 편이다. 실제로 람베오사우루스의 속명의 유래가 된 것으로 유명한 로렌스 램(Lawrence Lambe)이 1901년 캐나다 앨버타 주의 올드먼층(Oldman Formaton)에서 모식종의 모식표본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그는 이 화석을 오르니토미무스속의 것으로 판단하고 1902년에 알투스종(''O. altus'')이라는 종명을 붙여줬었다. 이후 1914년에 더 보존률이 양호한 화석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종래의 오르니토미무스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는데, 비록 스트루티오미무스라는 별도의 이름을 부여받긴 했지만 그 후로도 한동안은 어디까지나 오르니토미무스속 산하에 있는 아속으로 취급되었다. 지금처럼 오르니토미무스속에서 떨어져나와 독자적인 속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거의 반 세기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인 1972년의 일이었다.
별도의 속으로 독립하기 전에도 너댓 종을 거느리고 있었을 정도로 한때 많은 종이 이 속에 속해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의문명 또는 다른 종의 동물이명으로 처리되거나 드로미케이오미무스(''Dromiceiomimus'')라는 별도의 속으로 재동정되어 현재는 모식종을 제외하면 미국 몬태나 주의 헬크릭층이나 와이오밍 주의 랜스층(Lance Formation)에서 발견된 세덴스종(''S. sedens'')만 남은 상태다.[1] 이 세덴스종도 원래는 오르니토미무스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는가 하면, 반대로 오르니토미무스속의 에드몬토니쿠스종(''O. edmontonicus'')이 스트루티오미무스속의 일종으로 재분류될뻔하는 등 오르니토미무스속을 구성하는 종들과 스트루티오미무스속을 구성하는 종들의 계통분류학상의 위치는 서로 왔다갔다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비교적 최근에도 존 호너 같은 일부 고생물학자들이 아예 이 두 공룡이 같은 종일 가능성을 제기하기까지 했을 정도.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는 여전히 오르니토미무스와 스트루티오미무스를 구분해서 보는 관점이 일반적인데, 이는 다음과 같은 분명한 해부학적 차이점들이 지적되기 때문이다. 우선 윗턱의 주둥이 가장자리 부분이 곧게 뻗은 형태였던 전자와 달리 후자의 것은 오목한 형태를 띄고 있었으며, 전자보다 후자의 앞발톱이 훨씬 길고 더 휘어져있었으며 상완골 대비 앞발의 길이 역시 비교적 긴 편이었다. 또한 두개골도 후자의 것이 더 짧은 형태였고, 미추골 윗부분이 평평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는 점이나 뒷발톱이 더 크다는 점 등도 이 녀석만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형질들이다.
몸길이 약 4.3m에 몸무게는 150kg 정도 되는 덩치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오르니토미무스류 수각류들과 비슷하게 10개의 경추로 이루어진 긴 목과 35개 남짓한 미추골로 이루어진 곧게 뻗은 꼬리를 가졌다.[2] 학자들이 이 녀석의 달리기 속도를 추산해본 결과 최소 시속 50km부터 최고 시속 80km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 추정치가 사실이라면 불시에 기습을 당한 것이 아니고서야 이 어마어마한 스피드를 이용해 당대의 주요 포식자들인 티라노사우루스나 알베르토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들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딱히 무리는 없었을 것이다.[3]
가까운 친척들과 마찬가지로 이 녀석 역시 무엇을 먹고 살았을지에 대해 그간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었다. 스트루티오미무스라는 속명을 처음 붙여준 헨리 F. 오스본(Henry F. Osborn)은 이 녀석의 뾰족한 주둥이와 길쭉한 복강이 자리잡기에 적합한 형태인 골반뼈 등을 고려한 결과 주둥이 끝에 붙어있었을 케라틴질의 부리를 이용해 여린 잎사귀를 선택적으로 뜯어먹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와 함께 이 녀석의 유난히 긴 앞발가락과 휘어진 발톱이 높은 위치에 돋아난 먹음직한 나뭇잎을 긴 목에 달린 주둥이가 닿는 위치에까지 끌어내릴 수 있도록 나뭇가지에 걸고 잡아끌기 위한 용도였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4] 그 외에도 한때는 도마뱀 같은 작은 파충류나 곤충 따위를 뾰족한 주둥이를 이용해 쪼는 방식으로 사냥해 통째로 삼켰으리라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했고, 갈리미무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생 플라밍고의 부리에 달린 여과장치와 비슷한 기관을 이용해 물 속의 작은 먹이를 걸러먹었으리라는 추측을 내놓는 이들도 있었으나 현재로써는 초식성 위주의 선택적 잡식동물이었으리라는 관점이 우세한 상황.
2012년에 근연종인 오르니토미무스의 성체 화석에서 날개깃의 부착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비록 이 녀석의 경우 깃털이 붙어있었다는 화석상의 증거가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녀석에게도 깃털이 달려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 녀석의 앞다리와 견갑골 화석을 분석했더니 상박부의 운동 범위가 수평에도 미치지 못해서 앞발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들어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친척들과 마찬가지로 앞발에 돋아나있었을 깃털을 지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화석은 미국의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자연사박물관, 캐나다의 티렐 고생물학박물관, 필립J.커리 공룡박물관, 한국의 해남 공룡박물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 자연사박물관, 스위스의 아달 공룡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3. 등장 매체
1977년작 스톱 모션 영화인 'Planet of Dinosaurs'에서 스트루티오미무스 한 쌍이 등장하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주인공 일행에게 사냥당한다. 여담으로 이빨이 없는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도마뱀 한 마리를 손에 쥐고 뜯어먹는 고증오류급 묘사가 나온다.
1985년도에 C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Dinosaur!'에서는 오비랍토르를 연상시키는 알 도둑 포지션으로 등장하는데, 에드몬토사우루스의 둥지를 습격해 거의 초토화시키다시피 한다. 성난 어미 에드몬토사우루스에게 쫓겨나면서도 기어이 알 하나를 챙겨 달아난 뒤 숲 속에서 마저 먹어치우지만, 먹는데 정신이 팔렸던 것인지 데이노니쿠스들이 가까이 다가온 것도 알아채지 못하는 바람에 빠른 달리기 속도라는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곧 잡아먹히는 것으로 출연 종료.
1992년 미국 P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The Dinosaurs!'의 2번째 에피소드인 'Flesh on the Bones'와 4번째 에피소드인 'The Death of the Dinosaurs'에서 이 녀석이 잠깐 등장한다. 다만 2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통해 달리는 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최소 시속 40km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었던 타조만한 크기의 수각류 공룡의 존재가 언급된 것이라, 굳이 따지자면 이 녀석의 이름이 명시된 것은 아니다. 이후 4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모래를 덮어 감춰둔 다른 공룡의 둥지를 앞발로 파헤쳐 알을 훔쳐먹다가 머리 위로 백악기 말의 대멸종을 일으키는 소행성이 떨어지는 장면을 목도하고, 이후 충돌이 발생하자 빠른 다리를 이용해 도망쳐보지만 곧 밀어닥친 충격파에 휩쓸려 나동그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1994년 개봉한 미국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공룡시대 2편의 메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오지(Ozzy)와 스트러트(Strut) 형제가 스트루티오미무스다. 여기서도 알을 즐겨먹는 식성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지만, 동생뻘인 스트러트의 경우 풀을 먹는 쪽을 더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잡식 비슷한 설정인 듯. 다만 2편에서 스트루티오미무스들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고, 1편에서도 조연으로 간간히 등장하긴 했다. 실제로 어두컴컴하고 비가 내리는 틈을 타 주인공인 리틀풋이 태어날 알을 훔치려들었다가 혼쭐이 난 녀석이나, 커다란 지진이 발생해 리틀풋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 있던 지반이 순식간에 솟아오르기 바로 직전에 그 앞을 뛰어가던 녀석들을 잘 살펴보면 오지와 스트러트 형제와 비슷한 체형과 체색을 가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디즈니의 영화 다이너소어에서 조연으로 등장하는 여러 초식공룡들 중 하나다.
한중합작 애니메이션인 고고 다이노 시즌 3의 15화에서 스트루티오미무스 한 쌍이 등장한다. 초록색의 수컷과 갈색의 암컷이 등장하는데, 전체적으로 고증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앞다리에 칼깃이 없는 형태로 묘사된 것이 다소 아쉬운 부분. 주인공들이 먹던 빵의 동글동글한 생김새 때문에 알이라고 착각하고 자신들의 둥지에 해를 끼치지 못하게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일부러 유인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FPS 게임인 다이노 헌터: 죽음의 해안에서 사냥 가능한 고생물로 등장한다.
일본의 카드 리더형 아케이드 게임인 고대왕자 공룡킹에 등장한 공룡들 중 하나다.
게임 사우리안에 몬태나 주의 헬크릭층에서 화석이 발견된 전례가 있는 세덴스종이 등장할 예정이다. 다만 제작진의 언급에 따르면 이 녀석은 사실 '''스트루티오미무스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만약 별도의 속으로 재분류될 경우 '''데이노르니토미무스'''(''Deinornithomimus'')라고 불러주길 당부하기도. 원문
게임 쥬라기 월드: 에볼루션에서 등장한다. 가장 싼 공룡이며 첫번째 섬인 이슬라 마탄세로스에서 부터 해금된다.
[1] 사실 앨버타 주의 홀스슈캐니언층(Horseshoe Canyon Formation)에서 발견된 스트루티오미무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이 앞발의 형태 등에서 모식종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새로운 종으로 명명될 가능성이 있긴 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정식 종명이 부여되지 않은 종명 불상(''Struthiomimus'' sp.)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일단 논외.[2] 여담으로 이 녀석은 꼬리가 땅바닥에 질질 끌리지 않고 수평에 가깝게 공중에 들어올린 형태로 복원된 최초의 수각류 공룡들 중에 하나로, 해당 복원도가 처음 제시된 것은 1916년의 일이었다. 다만 이러한 복원도는 당시에 널리 통용되지 못하였고, 그로부터 한참 세월이 흐른 최근에서야 비로소 수평으로 곧게 뻗은 꼬리를 가진 공룡들의 복원도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3] 다만 이 녀석이 꽤 튼실한 뒷발톱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생 타조가 사자나 하이에나 따위의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위력의 발차기를 구사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천적에게 저항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어디까지나 타조가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궁지에 몰렸을 때에나 볼 수 있는 특수한 케이스로, 어지간한 경우에는 빠르게 달려 도망치는 것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고려하면 정말로 이런 식의 반격을 가했을 가능성은 적은 편. 그나마 이런 반격도 펙티노돈이나 아트로키랍토르(''Atrociraptor'') 같은 비교적 작은 육식공룡을 상대로나 해볼만한 것이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아예 체급 차이가 넘사벽으로 나는 포식자들을 상대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시피하므로 도망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4] 이 녀석의 길쭉한 두번째 손가락과 세번째 손가락이 독자적으로 움직이지 못했으며, 이 때문에 앞발로 땅을 파거나 무언가를 단단히 움켜쥐는 등의 세밀한 행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후대 학자들의 분석은 이러한 추정에 나름 설득력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