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술)
洋酒
1. 개요
사전적인 의미로는 대한민국에서 동양주에 대비하여, 유럽/북아메리카 등에서 만들어지는 서양주를 의미하나, 일반적으로는 주로 서양의 스피리츠(증류주)를 지칭하는 말.
2. 정의
한국에는 술을 단순하게 다섯가지 종류로 나누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맥주, 소주, 청주, 막걸리, 그리고 양주이다.
양주는 보통 위스키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지만, 색이 갈색이고 맛이 쓰면 대충 양주로 퉁치는 분위기 때문에 위스키 외에도 브랜디, 럼, 데킬라 같은 술도 한 묶음으로 엮이며, 심지어 리큐르나 색이 무색 투명한 보드카나 진도 종종 여기에 들어간다.
다만 와인이나 '중국의 백주', 일본의 '사케' 같은 경우는 외국 술이긴 하지만 다른 술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에 구분해서 부른다.
술의 제조법이나 제조국과 무관하게 단순히 외국술이라는 이유로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한 분류법은 아니다.
3. 역사
1980년대까지 한국에서는 양주 원액의 수입과 사용을 엄격히 통제했다. 5~60년대 위스키 원액의 유통이 아예 금지되었던 시절에는 주정에 위스키 향료와 색소를 넣은 물건이 인기를 끌었다. 이것의 대표주자는 국제양조장에서 생산하여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도라지 위스키로, 캪틴큐처럼 주정에 색소, 위스키 향료를 혼합한 것이고 위스키 원액은 한 방울도 안 들어간다. 비슷한 시기 '백양 위스키', '쌍마 위스키', '오스카 위스키' 등 비슷한 제품이 판매되었다.
1970년대 들어서 위스키 원액의 수입이 제한적으로 허가되었고, 백화양조(베리나인), 진로, 오비씨그램 등의 업체가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 역시 원액 100%의 진짜 위스키는 아니었고 시대와 정부 시책에 따라 20%, 25%, 30%로 원액 함량이 늘어갔다. 82년에는 위스키 원액 30%짜리 술을 '12년 숙성 위스키'로 팔다가 영국 스카치 위스키 협회의 압력이 들어와 주정을 넣었다는 사실을 표기하는 일도 있었다.
수입 통제 뿐만 아니라 주세도 무지막지하게 매겼다. 80년대까지 위스키에 붙던 주세는 무려 318%였는데, 심지어 주세법상의 '위스키'는 위스키 원액 100%도 아니고 위스키 원액 20%가 기준이었다. 때문에 위스키 원액 함량이 20% 미만인 기타재제주가 90년대까지도 버젓이 팔려나갔다.[1] 1988년 롯데의 대중 위스키 '조우커'의 광고를 보면 '기분을 1%만 억제해주십시오, 1%의 차이가 술값 100%의 차이를 냅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는 위스키 뿐만 아니라 럼, 브랜디 등 다른 양주도 마찬가지여서, 캪틴큐와 나폴레온이 바로 이 시절의 산물이다.
1984년에서야 원액 수입 규제가 완전히 풀려 썸씽 스페셜, 패스포트 등을 필두로 원액 100%의 진짜 위스키가 시판되기 시작하였으나[2] , 여전히 주세 등의 문제로 인해 비싼 술, 접대용 술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그만큼 대중들은 맥주, 희석식 소주, 막걸리 이외의 술을 접할 기회가 적었기에 외국 술이면 전부 '양주'로 취급하였으며, 그로 인해 소주, 맥주, 양주의 분류가 일반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위스키 대중 양주와 국내 생산 위스키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4. 음용법
위스키의 경우 폭탄주의 베이스로 많이 쓴다. 외국에서 그냥 바로 마시기엔 도수가 꽤나 높기 때문에, 온더락[3] 으로 마시든가 다른 무언가를 섞은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든가 하기에 특별히 다를 바는 없다.
양주의 경우 마실 때는 얼음을 타서 마시는 '온더락(on the rock)'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되면 상대적으로 술의 도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나름 표준 용어가 되어서 다른 술을 시키더라도 '온더락'으로 달라고 하면, 좀더 큰 잔과 얼음을 가져다 준다. 또한, 온더락은 칵테일 용어이기도 하며, 특정 칵테일을 온더락으로 달라고 하면 얼음에 타서 준다. 예를 들어 마티니는 얼음이 없는 칵테일이지만, '마티니 온더락'을 달라고 하면 마티니에 얼음을 타서 준다. 온더락으로 마실 때에도 높은 도수 때문에 금방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실론티를 사용하여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양주를 3분에 1, 실론티를 2/3 또는 양주 1/4, 실론티 3/4으로 하면 꽤 도수가 낮아져 양주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겐 좋다. 하지만 맥주를 섞는 폭탄주처럼 도수는 상당히 낮아지나 그만큼 많이 마시게 돼서 심하게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물을 타서 마시는 음용법인 미즈와리가 유명하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위스키 워터'라 부른다. 일본에서는 양주에 탄산음료를 섞은 하이볼을 많이 마시기도 한다.
5. 가짜 양주?
잊을 만하면 언론에 가짜 양주라는 게 등장하는데, 사실 이런건 마트에서 술 사먹는 일반인들이 먹을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가짜 양주라 하면 주로 막장 유흥업소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손님이 남기고 간 위스키 등을 모아 한데 섞은 후 거기에 저가 유사양주(과거에는 캪틴큐가 많이 쓰였다는 루머가 있다.)를 섞어 그걸 빈병에 다시 채운 후 손님에게 내놓는 것. 이렇게 만든 가짜양주가 당연히 맛있을 리도 없고, 엄청나게 비위생적이다. 따지고 보면 음식 재활용이다.
손님들도 맛을 보면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로 손님이 만취해서 미각이 무뎌지고 주변에 신경을 안쓸때 슬쩍 내놓고 바가지를 씌우는 용으로 사용된다. 제대로 막장인 경우에는 가짜 양주를 내놓고 그걸 종업원들이 마시는 척 하며 몰래 버린 뒤, 그 버린걸 다시 모아다가 빈병에 채워서 무한반복...
이에 주류회사 쪽에서는 술병 입구에 수축비닐을 씌우거나, 주입방지 장치를 다는 식으로 가짜양주를 막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유흥업소 종업원의 손기술(비닐 뜯는 소리를 내기위해 연습까지 한다.), 그리고 각종 도구를 이용한 술 주입 방법을 통해 암암리에 가짜양주가 만들어지고 있다. 주입방지 장치를 무력화하는 방법은 모방범죄를 막기 위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국세청과 식약처에서는 가짜양주를 막기 위해 RFID태그를 병 목에 붙이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도 허점이 있다. 우선, 병 입구와 떨어진 곳에 붙은 RFID태그는 병뚜껑을 따도 파손되지 않기 때문에 병에 가짜술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수없이 반복해도 진품으로 찍힌다. RFID태그가 병 뚜껑과 목 사이에 붙어서 뚜껑을 돌릴 때 파손된다고 해도, 손님이 확인하려고 할때 미리 선수를 치고 냅다 비틀어서 열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술에 취하기 전부터 모든 술은 내가 오픈한다라고 정해놓지 않는 이상 가짜양주를 거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