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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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酒 / Japanese rice wine
쌀을 누룩으로 발효시킨 후 여과하는 과정을 통해 빚은 일본식 청주(淸酒)를 말한다.
'사케'라는 단어는 일본어에서 酒(술 주) 자를 훈독으로 읽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원래 '사케'는 그냥 '''술'''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사케'라는 표현이 고유 명사화 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sake[*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로마자권 언어), saké(프랑스어), sakè(이탈리아어), sakí(퀘벡 등의 불어권) 등으로 표현하며, 제조사에 따라 Rice wine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1] 러시아어도 발음 그대로 сакэ라고 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일본주(日本酒, 니혼슈), 혹은 청주(清酒, 세이슈)라고 부르며, 한국에서도 '일본주'라는 표현을 쓰기는 하지만 통상적으로 '사케'라고 부른다.
사케(清酒, 청주)와 쇼츄(焼酎, 소주)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조과정을 알면 구분하는 건 어렵지 않다. 사케는 쌀과 누룩, 그리고 물을 원료로 발효시켜 만드는 '''발효양조주'''이고, 쇼츄는 쌀이나 보리, 고구마 등을 발효시킨 후, 이를 증류해서 만든 '''증류주'''이다. 쉽게 말해 사케를 끓여서 증기를 모아내 만든 것이 쇼츄. 비슷한 예로 약주를 증류해 만든 전통 소주나, 와인을 증류해 만든 브랜디와 비슷하다. 다만 쌀이 주 원료가 되는 사케와 달리 쇼츄는 쌀 외에도 고구마, 감자, 밤, 보리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들 수가 있다.
'''일본에서 생산된 쌀과 일본에서 취수한 물을 이용해 일본에서 생산한 술만이 니혼슈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제도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미국이나 호주, 베트남 등에서 생산된 청주 또는 Rice wine은 니혼슈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냑(브랜디)이나 샴페인(스파클링 와인)처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산지와 품질을 연결짓는 '''지리적 표시제'''에 기초한 것으로 해당지명을 산지 이외의 상품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Sake는 지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코냑과 브랜디의 관계처럼 니혼슈와 사케로 계속 사용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발효 양조주 특성상 고도주가 아니므로(15~16도 정도로 표시된다) 일반 팩 사케는 상온에 보관해도 무리는 없지만 효모가 살아있는 나마자케는 냉장보관이 필수고(그나마도 오래 못간다) 준마이 다이긴조 급의 비싼 물건은 열처리를 했다고 해도 품질이 변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냉장보관해야 한다.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김치냉장고를 추천한다. 따라서 사케에는 '상미기한(賞味期限)'을 두고 있는데 이 이후로는 주조 시점에서의 맛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2. 한국에서 유래했는가?
종종 일본 술을 주제로 한 신문 기사나 인터넷의 음식 및 역사 관련 정보 등에서 '사케' 라는 단어의 어원이 한국어 삭히다에서 온 것이니 일본 술은 한민족이 전수해 준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케(サケ)라는 단어는 고사기와 일본서기 등에서도 여러 번 나오고, 사케뿐만 아니라 ミキ(미키)[2] , クシ(쿠시), ミワ(미와) 등의 단어도 모두 술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일본의 술 역사는 삼국지 위지왜인전에서 '人性嗜酒(사람들이 술을 즐겼다)'라고 할 정도로 오래되었으며, 따라서 사케라는 단어를 굳이 한반도에서 들여와 술의 명칭으로 쓸 이유나 근거가 전혀 없다. 오히려 7~8세기에 쓰인 가집 만요슈에서 술을 찬미하며 언급한 '栄え水(사카에키-훌륭한 물이라는 뜻)'라는 말이 변형됐다는 설이 강하다[3][4]
한반도 유래설을 뒷받침한다는 가장 큰 근거는 고사기에 기록된 '知醸酒人・名仁番、亦名須須許理等、参渡来也。故是須須許理、醸大御酒以献(누룩으로 술 빚을 줄 아는 [백제인] 인번, 다른 이름으로는 수수허리라는 자를 비롯, 여럿이 도래하여 (덴노에게) 대어주를 만들어 바쳤다.'는 문장이다. 그런데 이 문장은 단순히 천황에게 술을 빚어 주었다는 것뿐인데,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의 일부 사학자들이나 언론, 양조 전문가들은 이를 곡해하여 인번이 술을 만드는 법을 일본에 전수해 주었다거나 백제의 소곡주가 사케의 원조라거나 인번이 일본에서 주신(酒神)으로 추앙받는다는 등 주장을 내놓는다.
사케는 헤이안 시대부터 일본의 사찰에서 만들던 소보슈(僧坊酒)로부터[5] 변화를 거듭하면서 청주라는 이름 그대로 맑은 술로 정립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탁주가 주를 이뤘다. 또 인번 이전에 쿠즈(国樔)라는 부족이 오진 덴노에게 누룩으로 빚은 감주(醴酒)를 헌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3. 사케의 또 다른 이름
일본주, 일본식 청주라고도 하지만 잘 쓰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사케를 정종(正宗)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은 데, 일제강점기 때 부산을 중심으로 사케를 유통하던 회사 중에 정종이라는 표기를 사용한 곳이 있었고 이것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브랜드명이 상품명으로 잘못 굳어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본 전국 시대의 무장(武將)인 이달정종(伊達政宗)이 정종의 원조라고도 하지만, 이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다.
정종이라는 단어를 사케에 사용한 것은 일본 효고 현에 위치한 양조장 사쿠라마사무네(櫻正宗)의 대표자 야마무라 타자에몬(山邑太左衛門)[6] 가 처음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새로운 레이블의 이름을 구상하다가 사찰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겐세이안 즈이코지(元政庵 瑞光寺)[7] 에서 주지승을 만나 이야기하던 도중 불경에 쓰여있던 '임제정종'(臨済正宗)이란 글자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正宗이라는 한자 자체가 일본어로 발음하면 세슈(セイシュウ)가 되며, 청주의 일본어 발음인 세슈(セイシュ)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 때문. 다만 실제로는 마사무네(マサムネ)라고 읽는 경우가 더 많아서 후자의 형태로 정착되었다.
메이지 시대에 상표 등록 제도가 생기면서 마사무네(正宗)를 정식으로 상표로 등록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여러 양조장에서 이미 많이 쓰고 있었기에 보통 명사로 취급되었다. 그 덕인지 현재는 가장 유명한 키쿠마사무네(菊正宗), 야마가타마사무네(山形正宗) 등 수 많은 레이블이 활발히 영업하고 있다.
4. 사케의 원료
기본적으로 사케는 쌀과 누룩, 효모, 그리고 물을 가지고 빚어낸다. 사케의 종류에 따라 양조 알코올 등의 부가 재료나 몇 가지 조미료가 첨가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쌀과 물, 효모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4.1. 쌀
사케의 가장 기본적이고, 또 중요한 원료로 술맛의 기본뼈대를 잡아주는 재료이다.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 아키바레(秋晴) 등의 한마이(飯米, 밥쌀)를 쓰기도 하고, 가격대가 어느 정도 있는 고급 사케의 경우는 야마다니시키(山田錦),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등의 사케 전용 쌀을 쓰기도 한다.
사케 전용 쌀의 정확한 명칭은 사카마이(酒米) 또는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라 부르는데, 이미 현재의 일본에서는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품종이 세분화, 다양화되어 있는 상태[8] 인 데다, 쌀마다 가진 개성들이 달라서 인기가 높은 품종의 경우는 쌀을 확보하기 위해 양조장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할 만큼 인기가 높은 쌀[9] 도 있는 반면, 자신들만의 주조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농가와 협력 또는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내는 경우도 있다.[10]
물론 워낙에 스케일이 큰 작업이고, 기간이 오래 걸리니만큼[11] 지자체나 영농조합, 또는 주조조합이 주도하거나 협력해서 지역 양조장들의 요구(주조적합성, 내구성 등) 또는 농가의 요구(재배난이도, 병충해에 대한 내성 등)에 따라 꾸준히 새 품종을 개발해나가고 있다.[12]
한마이飯米에 대한 사카마이酒米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 쌀알의 굵기와 단단함: 쌀알이 크면 클수록 쌀의 중심부인 심백(心白)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쌀을 더 많이 도정할 수 있고, 쌀알이 단단하면 도정과정에서 파손될 위험 역시 줄어든다.
- 양조 적성: 물을 얼마나 잘 흡수하는가, 얼마나 더 당화(糖化)에 민감한가.
- 양분 함량: 얼마나 영양분을 더 적게 품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사케를 만들기 위한 쌀은 도정(精米)을 거친다. 일반적으로 쌀은 영양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밥으로 먹는 한마이에 한정된 이야기. 쌀이 다양한 영양분을 품고 있으면 술에 잡맛이 많이 섞여서 영 맛이 없는 술이 나오게 되고, 때문에 술을 만들기 위한 쌀은 각종 영양분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다.[13] 그나마도 대부분의 영양분은 쌀의 중심부인 심백이 아니라 쌀 겉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겉면을 깎아내는 작업을 거치게 되고, 이를 일컬어 도정, 또는 정미라 표현한다.
얼마나 깎아내고 남았는가를 수치화한 표현이 바로 정미율, 일본어로는 精米歩合(세이마이부아이:정미보합)라고 하는데, 보통 精米歩合 70%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현미를 기준으로 겉면의 30%를 깎아내 70%가 남아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미율을 반대로 표기할 때도 있는데, 이는 쌀을 깎아낸 부분의 중량 비율을 나타내는 도정율(정백율)을 표기한 것으로 精白歩合라고 한다.
쌀의 중심부는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바깥쪽으로 갈수록 단백질과 지방질 및 기타요소가 늘어난다. 이를 깎아냄으로써 깔끔한 풍미를 내게 하지만 그렇다고 바깥쪽 부분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감칠맛을 내는데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지만 너무 안 깎아도 잡미가 나는 것이 문제. 반대로 도정율 50% 이하로 깎아내면 맛의 차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아래서도 서술했듯이 난이도만 높아지므로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내세울 때나 프리미엄을 강조할때 도정률을 극한으로 낮추곤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이 깎으면 깎을수록 술의 맛은 깨끗하고 순수해지는 반면, 술의 생산량은 줄어든다. 또한 다이긴죠(大吟醸) 등의 고급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정율 50%의 쌀을 사용해야 하는데, 쌀을 그 정도까지 깎아내기 위해서는 정미에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쌀알을 깎아내는 작업 또한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데, 그 열로 인해 쌀알이 부서질 수 있으므로, 도정과 냉각을 반복하다보면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고 만다. 그나마 한마이에 비해 사카마이는 크고 단단하기 때문에 도정은 다소 유리한 편.
이미 몇 번이나 언급한 야마다니시키처럼 전국구로 유명한 쌀이 있는 반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쌀들도 있는데, 이는 고유재래품종인 경우도 있고, 우리 고장의 술은 우리 고장 고유의 쌀로 만들고 싶다는 업계의 요구에 따라 지자체와 지역농업기술센터의 연구개발로 탄생한 개량품종인 경우도 있다. 특정지역의 쌀로 시작해 전국구 스타가 된 경우[14] 가 있는 반면, 반드시 해당지역 내에서 생산해 해당지역 내에서만 소비하도록 엄격하게 규정된 특산미[15] 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쌀들 대부분이 각자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쌀을 썼는가 역시도 업계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세일즈포인트로 인식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효고현 특A지구 야마다니시키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완전히 같은 효모와 시코미(仕込み)[16] 로 만들었지만, 각기 다른 쌀을 쓰는 같은 시리즈의 다양한 상품군을 출시하는 경우도 제법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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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위의 이미지는 아키타현의 야마모토(山本)레이블에서 출시한 야마모토 시리즈로 사케코마치(酒こまち)로 만드는 레귤러 상품 외에도 미사토니시키(美郷錦)를 썼다든가, 혹은 특별한 효모를 사용했다든가 하는 식으로 약간의 어레인지를 가하면서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식.
최근에는 저정미주(低精米酒)라 하여 도정을 그리 많이 거치지 않은 쌀로 빚은 술도 조금씩 유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좀 더 거칠고, 야성적인 매력을 추구하는 시장의 기호도 있는 법이니. 또한 누룩을 배양하기 위한 쌀과 실제로 술의 줄기가 되는 쌀을 각기 다른 쌀을 사용하는 식의 블렌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재미난 케이스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만화 나츠코의 술에 등장하는 환상의 쌀 다츠니시키는 카메노오(亀の尾)[17][18] 라는 실제 쌀을 모델로 한 것이다.
4.2. 누룩
도정을 거친 쌀은 누룩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게 하기 위해 찜기로 한 차례 찐 후 찐쌀로 사용한다. 누룩 곰팡이는 쌀의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누룩이 사케와 청주의 가장 큰 차이이다. 사케의 누룩이 인공적으로 누룩곰팡이만을 종균하여 포도당 분해만을 전담하게 하고 알코올발효는 효모를 투입하는 데 비해 청주는 누룩 자체에 누룩곰팡이와 효모 및 몇 가지 균류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효모를 따로 투입할 필요가 없다. 또한 사케의 경우 균을 인공적으로 통제하기에 술을 만들기가 쉽고 원하는 향을 내기 수월한 반면 청주는 사케에 비해 술이 잘못될 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향이 섞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청주 제조사들은 일본식 사케와 마찬가지로 종균시킨 누룩을 쓰는지라 실질적으로는 사케에 가깝다고 해도 될 정도.
4.3. 효모
누룩에 의해 포도당이 생성되면 효모가 '''발효'''를 통해 포도당을 소비하면서 알코올을 남긴다. 모든 종류의 술을 제조하는데는 발효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효모는 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쌀이 술맛의 기본골격을 형성한다고 하면, 효모는 술맛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같은 쌀로 빚었더라도 다른 효모를 쓰면 완전히 다른 술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효모를 사용해서 술을 빚었을 경우, 효모의 이름을 술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CEL-24라는 효모를 사용한 사케 / 같은 쌀과 같은 제법으로 빚었으나, 각기 다른 효모(6호 효모, 7호 효모)를 사용해 빚어낸 사케
일본양조협회에서는 1906년 1호 효모를 시작으로 '협회효모'라는 것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협회효모는 현재 15호까지 배포[19] 되었으며 5호 이하로는 현재 쓰이지 않고 있다.[20] 역시 협회효모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건 협회9호로 YK35[21] 라 불리는 스타일의 사케의 핵심원료로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는 효모 가운데 하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적으로 효모를 개발하기도 하기도 하고, 양조장에서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효모를 만드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4.4. 물
사케 원료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물 역시 중요하다. 쓰이는 물의 종류에 따라 술의 맛도 천차만별로 바뀐다. 연수를 사용하면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하며 경수를 사용하면 감칠맛이 도드라진다. 탄산수를 사용하면 상쾌한 느낌의 사케를 만들 수 있다.
어떤 물을 사용했는가 역시 업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세일즈포인트로 쓰이는데, 대표적인 명수(名水)로 효고현의 미야미즈(宮水), 쿄토(京都)의 어향수(御香水; 고코우스이) 등이 유명하며, 샘물이나 지하수 외에도 빼어난 수질을 자랑하는 강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토쿠시마(徳島)현의 아나부키강(穴吹川), 미에(三重)현의 스즈카강(鈴鹿川) 등이 널리 알려져있다.
지역마다 풍토와 수질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같은 쌀과 같은 효모로 빚었음에도 다른 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느껴지는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사케의 큰 재미 가운데 하나.
5. 사케의 분류
1991년 이전까지는 주세법의 기준에 따라 사케의 등급제가 있었으나 현재는 폐지되었다. 따라서 현재는 제조방식에 따라 특정명칭주를 지정하여 분류하고 있다.
5.1. 맛에 따른 분류
감신도(甘辛度)와 농담도(濃淡度)에 따라 분류한다.
감신도 (甘辛度)는 아마구치(甘口)와 카라구치(辛口)로 구분된다.
아마구치는 단맛에 가깝고 카라구치는 드라이한 맛에 가깝다.
농담도 (濃淡度)는 술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양에 따른 맛의 차이를 말한다.
탄레이 (淡麗, 담려)는 아미노산의 함량이 적어 목넘김이 부드럽고, 입안을 구르는 느낌이 매끄럽다
노코 (濃厚, 농후)는 아미노산의 함량이 많아 입안에 들어왔을 때 느낌이 묵직하고, 깊이가 깊으며 풍부한 맛
감신과 농담을 합쳐서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1. 淡麗甘口 (담려 아마구치)
-은은하게 들어와 단맛이 살며시 다가오는 맛
2. 淡麗辛口 (담려 카라구치)
-은은하게 들어와 가볍게 사라지는 맛
3. 中間中口 (중간 나카구치)
-특별히 강한 개성이 없는 평범한 맛
4. 濃厚辛口 (농후 카라구치)
-무겁게 들어와 가볍게 사라지는 맛
5. 濃厚甘口 (농후 아마구치)
-무겁게 들어와 단맛이 강하게 다가오는 맛
5.2. 구(旧)일본주세법에 따른 등급분류
1991년 이후 폐지된 분류법. 워낙 천차만별의 스펙을 가진 술들이 많이 쏟아지는 시대라 이런 분류 자체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되지만, 아직까지도 하쿠츠루, 겟케이칸(月桂冠)을 위시한 대형메이커에서는 자사기준에 따라 임의로 부여한 등급분류를 사용하고 있다.
- 가센(佳撰): 旧주세법 기준 2등급의 사케. 일반적으로 메이커에서 가장 많이 생산해 가장 많이 판매하는 레귤러 사케는 거의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 조센(上撰): 旧주세법 기준 1등급의 사케. 카센에 비해 좀 더 좋은 원료를 쓰거나, 부가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은 사케가 여기에 속한다.
- 도쿠센(特撰): 旧주세법 기준 특등급의 사케. 당연히 최상급에 해당되며 좋은 원료로 엄격하게 만드는 고급 사케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물론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지만, 상기 분류는 현재는 법적인 효력은 어디에도 없다.
5.3. 특정명칭(特定名称)
원료, 제법, 첨가물을 어떤 것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술을 분류하는 방식. 현재는 이 분류 자체가 제품명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 이 부분을 알고 나면 이름만 보고도 어떤 술인지 대략적인 유추가 가능하다.
와인을 예로 들어 '''도멘 드 라 로마네콩티의 리쉬부르 1999년산'''이라고 말하면 질리는 것처럼 '''하쿠츠루 초토쿠센 준마이다이긴죠 야마다니시키'''같은 긴 이름의 사케를 만나면 겁부터 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건 사실 알고 보면 정말 별 거 아니어서, 하쿠츠루(제조사) 초토쿠센(등급) 준마이다이긴죠(제법 또는 특정명칭) 야마다니시키(사용한 쌀의 이름 또는 부제)와 같은 식으로 이름을 붙이는 게 대부분.
5.3.1. 준마이슈(純米酒)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순미주'''가 되고, 한자의 의미 그대로 다른 조미료나 양조알코올의 첨가 없이 쌀만을 주원료로 빚어냈다는 의미. 어감도 그렇거니와 한자의 의미가 주는 뉘앙스 때문인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카테고리이기도 하고,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제일 좋은 사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22][23]
2004년까지는 정미율 70% 이하의 쌀로 빚어야 준마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었으나, 현재는 그 기준이 없어진 상태고, 이를 악용해 쌀겨로만 술을 만들어 준마이인양 판매하는 천하의 개쌍놈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유사 준마이'''사태인데, 2015년 현재는 좀 잠잠해졌지만, 라벨에 純米酒라는 표기 대신 '''쌀로만 빚은 술''', '''이거 준마이랄지 어떨지ㅋ'''같은 식으로 우회적인 이름을 붙여 판매된 상품들이 좀 있어 한때 논란이 된 바가 있다.
특별한 첨가물이 없는 관계로 양조장 고유의 실력과 개성이 가장 짙게 배어나오는 술이기도 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양한 사케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긴 사케다. 대기업, 대형메이커의 준마이슈를 기준으로 하면 부드럽고 은은한 누룩향과 잡맛이 적고, 우마미(감칠맛)가 풍부한 것이 특징.
준마이슈 가운데서도 정미율 60% 이하의 쌀을 사용하거나, '''특별한 제법'''으로 빚어냈을 경우는 도쿠베츠준마이슈(特別純米酒)라는 상위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이를테면 '''다이긴조와 동일한 정미율 50%의 쌀로 빚어낸 준마이슈'''라던가, '''준마이슈와 준마이다이긴조를 블렌딩해서 완성한 술'''과 같이 다소 특수한 스펙의 술. 스타일 자체는 워낙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준마이슈에 비해 좀 더 맑고 깨끗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다.
덧붙여서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생산된 어떤 제품으로 인해 준마이라는 일반명사가 상품명인양 굳어진 경향도 있는데, 이건 명백히 잘못된 케이스로 준마이라는 특정명칭 앞에는 반드시 '''제조사의 이름도 함께 표기'''해야 한다.
5.3.2. 혼조조(本醸造)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본양조'''가 되는데, 보통은 해석하기를 本에 포인트를 둬서 '''정석과도 같은 기법으로 만든 술''', '''정통파 사케'''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닌게 2차 대전 당시 쌀이 부족하다보니 술의 양을 불릴 방법으로 워낙 정석과도 같은 제법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해 현대에 이르러 완성된 케이스라 이걸 또 마냥 부정하긴 애매하다.
2차 대전 당시 쌀이 부족해 술 생산량이 줄자 '''양을 불릴 목적으로''' 준마이슈와 달리 양조알코올(주정)을 첨가한 술, 또는 제법을 말하며 정미율은 70% 이하, 양조알코올의 양은 사용되는 쌀의 총중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다.
대체로 경쾌하고 터치와 시원시원한 목넘김, 화려한 향이 특징인데, 이는 현대에 와서 잡힌 특징들로 초창기의 혼죠조와 달리 지금의 혼죠조는 맛과 향을 컨트롤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 제법 자체가 워낙에 다양화된 시대다보니 애초에 '''준마이는 혼죠조에 비해 깨끗하고 깔끔하고 가볍다'''같은 공식도 이제는 전혀 적용되지 않기도 하고. 혼조조도 정말 작정하고 만들면 어지간한 긴조보다 더 화사하고, 깨끗한 맛을 내는 케이스도 있다. 따라서 준마이슈의 하위등급이라는 생각보다는 스타일의 차이, 기호의 차이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무래도 지금의 추세라 할 수 있겠다.
준마이슈와 마찬가지로 정미율 60% 이하의 쌀로 빚거나, '''특별한 제법'''으로 빚어냈을 경우는 도쿠베츠혼조조(特別本醸造)라는 상위호환 특정명칭을 사용한다. 이를테면 '''다이긴죠를 빚을 때와 동일한 제법으로 빚었다''', '''긴조계열 효모를 사용했다''' 따위의. 이쪽도 도쿠베츠준마이 만큼이나 스타일이 천차만별.
5.3.3. 긴조(吟醸)
역사 자체는 약 100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 술 또는 제법으로 명칭의 어원은 '''음미하며 양조한다(吟味して醸造する)'''는 의미.
긴조슈가 등장하기 전의 사케는 와인과 같은 화사한 향과 풍미가 없었으나, 쌀 겉면을 많이 깎아내 '''극저온에서 저속으로 발효'''하자 술에서 과일과 같은 화사한 향이 난다는 것이 알려져 지금은 고급 사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잡았다. 양조장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카테고리.
기본적으로 정미율 60% 이하의 쌀을 사용해야 하며, 여기에 '''긴죠계열 효모'''를 사용할 것, '''긴조제법(吟醸造り)'''[24] 로 빚어낼 것이라는 규정에 따라 빚어내면 긴죠가 된다. 일반적인 긴죠는 소량의 양조알코올을 첨가하지만,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으면 더 상위호환 카테고리인 '''준마이긴조(純米吟醸)'''가 된다.
화사하고 산뜻한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이 향을 긴죠향(吟醸香)이라고 한다. 쌀과 효모, 제법의 조합으로 다양한 형태의 향을 뽑아낼 수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멜론 계열 긴죠향이고, 청사과, 바나나, 파인애플 등 유사한 과일향의 이름을 붙여 〇〇계열 긴죠향이라 표현한다. 맛 역시 부드러운 우마미(감칠맛)과 산뜻한 터치를 즐길 수 있다.
각종 시음회, 감평회, 컨테스트 등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라고 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준마이슈나 다이긴조의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준마이긴죠 만을 만드는 양조장도 많기 때문. 소비자 입장에서도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현지 소매점 판매가 1500엔 이하) 빼어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2010년대의 지자케붐(地酒ブーム) 속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테고리로 손꼽힌다.
5.3.4. 다이긴조(大吟醸)
긴죠의 최상위 카테고리로 정미율 50% 이하의 쌀로 빚어낸 긴죠라 보면 된다. 그 이상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40% 이하, 30% 이하도 일단은 이쪽으로 분류되는데, 현재까지 최고 기록은 정미율 1%. 야마가타 현에 위치한 타테노카와 양조장(楯の川酒造)에서 만든 것으로, 주조호적미로 유명한 야마다니시키(山田錦)의 겉면 99%까지 깎아낸 것으로 덕분에 가격은 무려 216,000엔[25] ....이었으나 미야기 현의 零響 -Absolute0-가 0.85%로 기록을 갱신했다. 가격은 378,000엔.
다만 이 도정 역시 무조건 많이 깎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쌀알을 깎아내다보면 쌀알이 충격을 입어 깨지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는 보통 40% 이하의 고도정미 단계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고도정미는 단순히 깎아내면 끝나는게 아니라, 쌀알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열을 식히는 과정이 반복되고, 또 그렇게 세심하게 한다고 해서 쌀알이 안깨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간간히 품질이 일정치 못하다는 단점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양조장에서 양조장을 대표하는 플래그쉽 다이긴조를 만든다면 보통은 35%~40% 정도를 가장 흔히 볼 수 있다.[26]
긴죠와 마찬가지로 양조알코올이 첨가되지만, 양조알코올을 첨가하지 않는다면 준마이다이긴조(純米大吟醸)라 부르고, 최상위급 사케로 분류된다. 물론 준마이다이긴죠라고 해서 모두 다 좋은 술도 아니고, 말도 안되는 3등급의 저질 쌀로 일단 싼 가격 맞춘다고 엉망으로 만든 술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조미료 때려넣어 만든 술보다 일단은 맛있긴 하다.
술 자체는 어쨌든 긴조와 아주 크게 다르진 않고, 동일한 조건에서 빚어냈을 경우, 좀 더 차분한 긴조향, 더 부드럽고 잘 정돈된 맛과 벨벳과도 같은 섬세한 감촉 등이 특징.
일본에서 최초로 다이긴조를 상품화한 메이커는 본(梵)레이블로 유명한 후쿠이(福井)현의 카토 키치베 쇼텐(加藤吉平商店)이고, 다이긴죠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한 메이커는 아오모리(青森)현의 모모카와주조(桃川酒造)로 알려져있다.
5.3.5. 후츠슈(普通酒)
한자의 의미 그대로 '''보통주''', 아주 일반적인 레귤러 사케를 의미하며 법적으로 규정된 원료를 사용한다면 도정율이고 뭐고 없이 그냥 마음대로 만들어도 상관없다.
좋은 쌀을 쓰는 경우는 다소 드물고, 다소 질이 떨어지는 일반미로 빚는 경우가 많은데, 그나마도 최대한 양을 불리기 위해 양조알코올은 물론, 감미료(포도당 등)와 산미료(호박산 등)를 첨가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은 삼배증량주(三倍増量酒)라고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100의 쌀로 300의 술을 뽑아냈다는 소리다.ㅎㄷㄷ 개중에는 증량주치고도 의외로 마실만한 제품들도 꽤 있다. 이를테면 좋은 술 개발하는 건 뒷전이고, 적당히 싼 가격에 무난한 맛을 추구하는 대기업, 대형메이커에서 나오는 술들은 특히나.
하다하다 이제는 오배증량주(...)까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게 정상적인 청주의 맛이 날리가 없다. 정말 작정하고 단가를 맞추기 위한 극단적인 양조법이다보니 (한국기준으로) 정말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즐길 순 있지만, 그냥 그게 전부다. 여튼 맛이고 향이고 할 거 없이 무지하게 조악한 품질의 술인데, 문제는 '''이것도 현재 한국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아주 보기 드물게 좀 골때리는 스펙의 후츠슈도 있는데, 정미율 60% 이하의 쌀로 빚은 후츠슈(...)같은 유니크한 제품[27] 도 있으므로 후츠슈라고 해서 마냥 까지는 말자. 스펙에 제한이 없는 만큼 워낙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이 많아서 다양한 개성을 즐길 수 있는 카테고리, 정도면 좋지 않을까.
5.3.6. 합성청주(合成清酒)
엄밀히 말하면 청주, 사케의 카테고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양조알코올(주정)이나 소주 등의 화이트리쿼를 베이스로 해 누룩, 감미료, 산미료, 청주 등을 첨가해 '''청주와 유사한 맛과 향을 낸''' 기타주류, 잡주(雑酒)이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조미료 덩어리이기 때문에 좋은 맛과 향을 기대하긴 조금 어렵다. 생산단가가 워낙 싸다보니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정도의 장점은 있지만, 맛도 그저 그렇고, 숙취도 심하고 뭐...
한국에도 몇 가지 제품이 수입되었는데, 문제는 '''청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청주인양 판매하는 업자들이 있다'''는 것. 특히나 지금처럼 사케애호가가 상당히 늘어난 시점에서야 대놓고 사케라고 말하고 다닐 순 없겠지만, 잘 모르는 소비자들을 상대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 이제 막 사케를 배우고자 하는 뉴비라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5.4. 제법, 출하방법에 따른 분류
5.4.1. 겐슈(原酒)
사케는 일단 원주를 완성하게 되면 병입해서 출고하기 전에 물을 섞어서 알코올함량을 조절하는 '''가수조정(加水調整)'''을 거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한 사케를 말한다. 겐슈(原酒)라는 한자의 의미 그대로. 당연히 알코올감은 더 강하고(일반적으로 17% 이상), 물에 희석되지 않아 술을 구성하는 다양한 성분들이 단단하게 뭉쳐있기 때문에 더 단단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겐슈 중에서도 좀 특수하게는 낮은 알코올함량(14% 내외)으로 완성되는 겐슈도 있고, 겐슈임에도 소량의 물을 섞어 전반적인 맛을 컨트롤해주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5.4.2. 나마자케(生酒)
한자의 의미 그대로 생주이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효모가 살아있는 술이다. 사케는 원주를 완성하면 출고할 때까지 총 두 차례의 열처리를 거치는데 나마자케는 이 열처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효모를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이 살아있어, 술이 가진 가장 본연의 맛에 근접한 술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생주 특유의 프레쉬한 식감은 기본.
열처리를 한 번 정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마라는 표현을 쓰는 업체들도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는 혼나마(本生)라는 단어로 열처리를 한 나마와 열처리를 하지 않은 나마를 구분하기도 한다.
나마자케의 경우도 몇 가지의 분류가 더 있는데
- 나마자케(生酒): 여과 유, 가수조정 유, 열처리 무
- 나마겐슈(生原酒): 여과 유, 가수조정 무, 열처리 무
- 무로카나마겐슈(無濾過生原酒): 여과 무, 가수조정 무, 열처리 무
효모가 살아있는 술이다보니 유통은 다소 힘든 편이다. 냉장보관은 무조건 필수고, 이동시에도 냉장장비가 있는 상태에서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로 유통비용으로 인한 가격상승이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나마자케를 즐기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는데, 2009년경에 새로 창업한 수입전문업체에서 냉장시스템을 갖추고 무로카나마겐슈 몇 가지를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현재는 다섯 개 가량의 업체에서 나마자케를 취급하고 있다.
5.4.3. 나마즈메(生詰)
열처리를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나마자케와 달리 열처리를 한 번만 한 사케. 원주를 완성한 후 숙성에 들어가기 직전에 열처리를 거치고, 숙성이 끝나면 열처리 없이 바로 병입해서 판매되는 술.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관성 자체는 나마자케에 비해 좀 더 나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보관성보다는 맛을 위해 열처리를 한 케이스로 열처리를 통한 미묘한 주질의 변화를 노려 나마자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포인트이다. 나마자케에 비하면 주질은 대체로 샤프하고, 터치가 가벼운 결과물이 많다.
5.4.4. 나마초조(生貯蔵酒)
나마조조, 나마조죠, 나마쵸조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옳지 않은 표기이며, 원주를 완성한 뒤 생주(生)상태에서 숙성(貯蔵)을 한 뒤 병입 직전에 열처리를 하는 것을 가리킨다. 국내에서는 유통이 용이하기 때문에 나마자케의 대체품으로 주목받았으나, 다양한 나마자케가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금세 식어 버렸다.
나마자케의 대체품이라지만, 어쨌든 같은 술은 아니다. 다만 둘을 분명히 구분하지 않는 업체도 있어서, 나마를 마셔볼 생각이라면 나마자케인지 나마초조인지 분명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6. 알아두면 좋은 것들
6.1. 아츠캉(熱燗)
술을 데우는 행위, 또는 데운 술 그 자체를 말하는 표현. 겨울에는 흔히 따뜻하게 데운 사케와 오뎅 같은 조합을 많이 떠올리지만, 사실 무조건 데워서 마시는 건 조금 잘못된 방법이다. 데워서 괜찮은 술이 있는 반면, 데우면 오히려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술도 있다. 이를테면 다이긴조와 같은 술은 워낙 섬세하기 때문에 데우면 오히려 술을 망치는 반면, 준마이슈나 혼조조 같은 경우는 데웠을 때 술의 다양한 맛이 활성화되면서 차가울 때 느끼지 못했던 매력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다이긴조라고 해서 무조건 데워서 안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추천 음용 온도 등을 구입처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 보통 홈페이지나 판매처에서 음용 온도를 표시해준다. 병에도 표시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드문편. 특히 종종 긴조 가운데서도 아무도 데울 생각을 안했는데 데워보니 의외로 대박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데우는 것도 온도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있는데
- 히나타캉(日向燗): 33도 전후. 햇볕이 내리쬐이는 양지와 같은 온도란 의미.
- 히토하다캉(人肌燗): 37도 전후. 사람의 체온과 같은 온도란 의미.
- 누루캉(ぬる燗): 40도 전후.
- 조캉(上燗): 45도 전후.
- 아츠캉(熱燗): 50도 전후
- 토비키리캉(飛び切り燗): 55도 이상
그 밖에도 간자마시(燗冷まし)[28] , 니도캉(二度燗)[29] , 간자롯쿠(燗・ザ・ロック)[30] 등 다양한 부록이 있으므로 참고.
보통 유명한 술의 경우 제품 후면 등에 적정 음용법이 설명되어있지만, 그런 설명이 없을 때에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 기본상태에서 마셨을 때(혹은 차게 마셨을 때) 단맛이 강한가를 판단하고 단맛이 강한 술은 차게, 단맛이 적은 술은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쪽이 좋다. 단맛의 경우 체온에서 멀어질수록 적게 느끼는데, 차게 마실경우 더 적게 느끼는 편이다. 따라서 상온 혹은 차게 마셨을 때 술이 달다고 느꼈다면 데워마시면 더더욱 달게 느껴지게 된다. 때문에 단 술은 데워마시면 과도한 단맛에 부담스러워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차게 마시는 것이 낫다.[31] 반대로 단맛이 강하지 않다면 데워마시는 것이 어느정도 술의 풍미를 느끼는 데에 좋다.(극단적으로 드라이한 계열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6.2. 기키자케시(利酒師)
와인의 소믈리에와 같은 포지션이라 할 수 있는, 쉽게 말해서 사케 소믈리에. 사케서비스연구회(SSI)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고 시험을 응시하면 받을 수 있는 자격. 하위로는 사케내비게이터(日本酒ナビゲーター), 상위로는 사카쇼(酒匠)가 있다. 사케내비게이터는 시험 없이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자격이고, 사카쇼의 경우는 관련직 종사자에 SSI에서 주최한 체험실습참가 이력이 있어야 하는 등 조건도 다소 복잡하고, 교육과 시험의 내용도 훨씬 더 어렵다. 정말 본격적인 프로페셔널들이 취득하는 자격.
한국에서는 교육 후 SSI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통과한 후 키키자케시를 취득할 수 있다. 일본에서 키키자케시를 취득할 경우에는 일정기간마다 갱신을 해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마저도 없기 때문에 이자카야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뭐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교육만 받고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아서 점점 더 위상은 안좋아지고 있다.[32]
6.3. 관련 미디어
사케를 다룬 만화로 나츠코의 술이 있다. 내용 자체는 사케의 기초부터 제법 본격적인 내용까지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배우기엔 괜찮은 편. 한국에는 '''명가의 술'''이란 제목으로 라이센스 발매되었는데, 긴죠 등의 고유명사를 '''음양주'''라는 식으로 번역해놔서 알아서 자가번역(...)을 거칠 필요가 있다.[33]
지자케붐(地酒ブーム)이 불면서 본격 음주 권장(...)만화로 와카코와 술도 있다. 2015년에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는데, 주인공의 이름 와카코(ワカコ)가 '젊은 아이', '젊은 여자'를 의미하기도 해서 2000년대 들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지자케가 유행이라는 걸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드라마판 기준으로 전반적인 구성은 고독한 미식가+사케라는 느낌.
2015년에는 리퀴드 ~귀신의 술, 기적의 양조장~(リキッド~鬼の酒 奇跡の蔵~)라는 드라마가 NHK에서 방영되었다. 3회 분량의 짧은 드라마로 내용은 귀신(鬼)이라 불리는 완고한 토우지(杜氏)[34] 와 젊은 쿠라모토(蔵元)[35] 가 합심해서 빼어난 술을 만들어 다 망해가던 양조장을 살린다는 스토리. 다만 NHK답게 드라마 자체는 좀 재미가 없고(...) 시코미(仕込み) 등의 과정이 디테일해서 좋긴 하지만, 그 때문에 드라마라기보단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라는 평이 많다.
[image]
2015년말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최신작으로 잇뽄~행복한 니혼슈~(いっぽん!しあわせの日本酒)라는 작품이 최근 주목 받는 중. 역시 대략적인 느낌은 극을 구성하는 단편 에피소드가 바탕에 깔리고, 주인공들이 새로운 술을 접해가며 술을 알아나가거나, 맛있는 술에 감동 받는 평범한 스토리...지만, 술의 해설이 생각보다 탄탄한데다, 레이블이 가상의 레이블 같은 것이 아니라 대놓고(?) 현재 시판중인 레이블이 그대로 나오는 관계로 관련 업계에서는 상당히 주목 받고 있는 만화다. 하지만 점차 내용이 교과서화 되어가면서 서사부분은 줄어들어 미묘한 포지션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앞으로 작가의 지식이 어느정도 받쳐줄지가 관건.
2016년 5월 15일에 카야노 아이가 일본주 먹방 '카야노미' 를 시작했다!
6.4. 지자케붐(地酒ブーム)
일본에서 사케를 분류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내셔널브랜드(ナショナルブランド)와 지자케(地酒)가 있는데, 이는 일본내에서 출하량 30위권에 들어가는 전국구의 대형메이커를 내셔널브랜드라 부르고, 그 이하의 소규모양조장을 지자케브랜드라 부른다.[36]
내셔널브랜드의 경우,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고 있어 전국각지에서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적당적당한 술을 안정된 품질로 뽑아내는데 반해, 지자케는 다소 주질이 오락가락할 때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극한에 가까운 양조기술로 놀라운 품질의 술을 만든다는 것이 특징. 따라서 슈퍼마켓 등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내셔널브랜드의 그만그만한 술 대신 빼어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지자케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를 지자케붐이라 부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즈음부터 약간 징조가 보였고, 본격적인 붐이 시작된 것은 2010년대부터.
이 현상이 재밌는 건 '''젊은 애주가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인데, 90년대즈음부터 일본의 젊은층에선 '''숙취가 심하다'''던가, '''아저씨스럽다(おやじくさい)'''는 이유로 사케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고,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사케의 판매량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 사실 지자케붐이 불고 있는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지금의 상황이 재밌는 건 판매량이 줄고 있는 건 위에서 언급한 후츠슈와 같은 품질이 떨어지는 술과 내셔널브랜드에서 나온 특징없는 술들은 꾸준히 출하량이 줄고 있는 반면, 지자케브랜드에서 만드는 준마이슈 이상의 술들은 점점 더 판매량이 늘어가고 있다.
(일본내 한정)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호황이라 점점 더 고퀄리티의 개성 넘치는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나츠자케[37] , 히야오로시[38] 등의 계절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한국 역시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에 다양한 지자케와 계절상품들을 즐기기 수월해졌는데, 한일간의 발매 텀은 보통 한 달 가량 차이가 난다.
6.5. 후쿠시마사태 그 이후
후쿠시마에서도 제법 유명한 명주들이 많았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어쨌든 이 바닥 애호가들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일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2010년대 들어 일본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레이블 가운데 하나인 샤라쿠(寫樂)같은 레이블도 어쨌든 현지에 가서 직접 사오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구입하거나 마실 방법은 전무하다.
2015년 현재,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8개현의 수산물과 13개현 27개 품목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해당 농수산물로 만든 가공품에 대해서는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후쿠시마 인근 13개현은 수출 시 일본 정부가 발행한 방사능 검사증명서 및 생산지 증명서를, 이 외의 34개 현은 생산지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통관검사의 경우, 제조일자를 기준으로 1건에 대한 표본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1년도에 방사능 검사결과 2톤(3건)에서 세슘이 검출되었으나, 기준치 미만이라 국내에 반입되었다.
후쿠시마에서 생산되지 않았다고 해도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쌀을 썼을 가능성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겠지만, 사케메이커의 상당수는 지역을 대표하는 회사들이고, 지역을 대표하는 쌀로 지역을 대표하는 술을 빚고 있기 때문에 인접한 농가와 계약재배한 쌀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효고현 특A지구에서 생산된 야마다니시키라면 모를까, 굳이 아주 큰 메리트가 있는 것도 아닌 후쿠시마의 쌀을 일부러 가져다가 술을 만들 양조장은 과연 몇 곳이나 있을까? 물론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면 딱히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양조장 측에서도 세일즈를 위해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보니 최근에는 쌀품종과 함께 생산지까지 함께 표기하는 것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후쿠시마산 제품은 국내에서 거의 사장되었다.
정리하자면 이게 사케인지 뭔지 모를 애매한 술을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에 마신다면 아주 낮은 가능성이나마 있을 수는 있되, 적어도 제대로 된 사케를 마시고 있다면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마시지 않는게 정답이고.
6.6. 팩사케(サケパッ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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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다양한 사케의 수입으로 한국에서도 친숙해지긴 했지만, 다양한 사케가 막 수입되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이 바로 팩사케로 한국에서는 익숙치 않았던, 마치 우유팩과 같은 종이팩에 담겨 판매되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에서도 막강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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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는 않지만 엄연히 팩에 담긴 다이긴죠도 시중에서 판매가 되고 있긴 하다. 팩 뿐만 아니라 '''뚜껑을 열고 마시는 순간 구질구질한 아저씨 취급을 받고 마는 컵사케''' 역시 긴죠, 다이긴죠 등이 판매가 되고 있기도 하고. 굳이 다이긴죠가 아니어도 팩사케이기에 가능한 가성비는 물론, 어지간한 병입 레귤러 사케보다 월등한 퀄리티의 사케도 간간히 볼 수는 있다.
대체로 일본에서도 팩사케는 요리용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요리에 워낙 청주가 많이 쓰이고, 요리를 하는 주소비층이 니혼슈를 잘 모르는 여성 주부인탓에 보통 일본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남성이라 할지라도 정월같은 명절때 제대로 모양을 갖춘 니혼슈만 마셔보고 평소엔 전혀 마시지 않는 일본인도 많다보니, 편견이 더 넓어진 탓도 있다. 그러나 마셔도 된다. 일본에서도 모든 팩사케 광고는 마시는 장면만 나온다. 보통 마시는 목적의 팩사케의 경우 후츠슈 조센(上撰), 준마이, 준마이긴조 까지가 대부분이고 준마이다이긴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후츠슈(보통주)의 팩사케도 마시는 사람이 많으며, 이는 낮은 등급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마신다는 잇점보다는 단순히 맛의 취향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수십만원대 위스키보다 소주가 가장 맛있다는 사람이 있듯이, 일본에서도 준마이나 긴죠를 취향상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다. 물론 건강상 준마이(순미) 이상을 추천하는 일본인도 많다. 그리고 사실 팩사케 안에서 후츠슈, 준마이, 긴죠 사이에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오히려 브랜드 내부등급인 조센(上撰/상선), 토쿠센(特選, 특선)의 가격차이가 훨씬 크다. 후츠슈 조센이 준마이긴조보다 보통 비싸다.
지자케 메이커들이 팩사케를 만들지 않는 건 고급화, 그러니까 시장에서의 이미지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돈으로, '''팩사케를 만드는 기계가 넘사벽으로 비싸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 자금 회수하려면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나와야 하고, 많이 팔기 위해선 생산량이 받쳐줘야 하는데, 여기서 또 문제는 '''지자케 메이커들은 단일제품을 1년에 1,000병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 결국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팩사케를 만드는 건 그만그만한 퀄리티의 술을 저렴하게 만드는 대기업 내셔널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고, 팩사케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만들고 싶다, 만들기 싫다의 문제는 아님)에 따라 내셔널브랜드 / 지자케 메이커를 나누는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도 있다.
뭐 내용물을 만드는 사람들로 인해 이미지가 그렇게 낮아지긴 했지만, 순수하게 기능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팩사케가 가지는 이점도 꽤 많다. 빛을 투과시키는 유리와 달리 좀 더 안정적으로 빛을 차단할 수 있고[39] , 특히 깨질 염려도 없어 운송 / 운반이 편리하며, 무엇보다 냉장고 안에 눕힌 채로 차곡차곡 쌓을 수가 있어 병사케와 비교하면 저장이 압도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덤으로 한국에서도 팩사케를 수입하는가, 수입하지 않는가의 여부에 따라 사케 수입사의 성향도 옅볼 수가 있는데, 어찌보면 일본 양조장의 성향이 거의 그대로 묻어나오는 재미난 광경을 볼 수 있다.
[1] 막걸리도 일부에서는 rice wine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사케는 그냥 sake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사케는 한국의 약주에 해당하므로 막걸리와는 엄연히 다른 음료로서, 이를 위한 명칭에는 보다 세부적인 구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2]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의 전통음료로 현재는 무알코올 음료로도 개량되어 판매된다.[3] 이렇듯 발음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러저러할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신뢰성도 떨어지는데, 수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특정한 단어의 발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료가 전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얼핏 보기에는 대단히 유사한 듯한 단어가 사실은 아무런 관련도 없다거나, 지금은 전혀 다른 형태가 된 단어가 같은 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무수히 많으며, 그 가능성을 완벽하게 일축하기도 어렵다. 이러다 보니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른 정황들도 비슷하게 맞아떨어질 경우에나 조심스럽게 덧붙일 뿐, 발음이 유사하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4] 반면 비록 식혜에서 사케가 유래했다는 근거로 보긴 어렵지만 식혜와 사케가 전혀 아무런 연관이 없느냐면 그렇지는 않다. 언어적 근원이야 1500년간 어떻게 변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고 따라서 식혜=사케설도 그저 썰일 뿐이지만, 곡물의 당밀화(α-아밀라제+아밀로스→엿당(말토스)C12H22O11,말토트리오스C18H32O16 맥아를 쓰기 이전엔 인간의 침에서 알파 아밀라제를 얻었다. 너의 이름은에서 유명해진 쿠치카미자케가 이것.) 과정까지는 동일하게 진행한다. 물론 누룩이나 엿기름 등 재료와 첨가물에 따라 맛과 과정이 조금씩 변동되지만 큰 틀은 같다. 식혜는 알콜화(글루코스→2피루브산→이산화탄소+2아세트알데히드→2알콜) 직전에 한번 끓여서 효소를 분해해버리고, 일본의 아마자케는 알콜화를 좀 진행시켜서 도수가 생기더라도 최대한 당화를 진행해 맛이 달달하다. 여기에서 더 진행해 식초가 되기 전에 중단시키고 그대로 마시거나 증류해서 마시면 바로 술이 된다. 원료와 발효온도, 누룩의 종류 등 약간의 변화로도 맛이 달라져 술의 종류가 그토록 다양하지만, 기본원리는 모두 같다. 물론 과실주는 단당을 바로 쓸 수 있으니 과정이 대폭 줄어들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5] 지금도 와카야마현 고야산에는 곡차를 빚는 전통이 있다.[6] 현 사장은 창업자의 11대 후손이며 이름까지 물려받았다.[7] 교토부 교토시 후시미구에 있는 사찰. 지금은 일련종 소속이다.[8] 이전 문서에서는 80여 종이라 기록되어 있지만, 그건 벌써 수십 년 전의 이야기다(...)[9] 대표적으로 효고현 특A지구(兵庫県特A地区)에서 생산된 야마다니시키(山田錦)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 쌀을 썼다는 것 자체가 자랑거리가 되어 라벨에 당당히 '효고현 특A지구 야마다니시키 사용'이라는 문구를 넣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지간한 싸구려 술에는 쓰이지도 않는 쌀이다보니, 대체로 이 쌀로 만든 술들은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프리미엄 사케를 표방하는 레이블 닷사이獺祭에서 꾸준히 야마다니시키를 어마어마하게(독점까지는 아니지만 ) 매입하면서, 시장재고가 동이나 가격이 대기권을 탈출하면서 덩달아 야마다니시키를 쓰는 술들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10] 대표적으로 효고현의 대형사케메이커 하쿠츠루(白鶴)에서 연구개발한 하쿠츠루니시키(白鶴錦)가 있다. 최고의 쌀 야마다니시키를 원점에서 다시 한 번 개량한다는 발상에서 개발된 쌀인데, 야마다니시키와 비교해서 아주 나아진 것도 그다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 하쿠츠루 자체가 아주 빼어난 주조기술을 자랑하기보단 안정된 주질의 술을 많이 만드는 회사다보니 쌀이 가진 매력을 완벽하게 끌어내진 못한다는 시각도 있다.[11] 상술한 하쿠츠루니시키의 경우, 모계품종인 야마다호(山田穂)를 복원하는데서 시작해, 형제품종인 야마다니시키의 재해석이라는 의미로 진행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시판이 가능한 제품이 나오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12] 대표적으로 야마가타현. 이미 데와산산(出羽燦々), 데와키라리(出羽キラリ), 데와노사토(出羽の里) 등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는 지역쌀(특히 데와산산은 가히 전국구급으로 히트했다)이 다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새로운 쌀을 열심히 개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2014/2015년에도 새로운 쌀의 개발에 성공해 유키메가미 雪女神라는 이름을 붙여 현내의 일부 양조장에 공급, 시험제작한 사케를 시장에 공급했다. 아직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쌀은 아니다보니, 주질에 관한 완벽한 분석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 다만 현지관계자건 소비자건 간에 네이밍에 관해서는 하나된 목소리로 절망(...)하고 있다.[13] 그래서 밥을 지어 먹어보면 생각보다 맛이 정말 없다.(...)[14] 니이가타(新潟)현의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나가노(長野)현의 미야마니시키(美山錦) 등[15] 아오모리(青森)현의 하나오모이(華想い), 야마가타(山形)현의 데와산산(出羽燦々), 아키타(秋田)현의 사케코마치(酒こまち) 등[16] 우리말로 옮기면 '''제법(製法)''' 정도로 볼 수 있다.[17] 향은 온화하지만, 단단하고 빈틈 없는 주질의 술로 만들어지는 사카마이로 재배가 다소 어려운 편에 속해 절멸했다가, 1980년대에 복원, 부활.[18] 이전 문서에는 亀の尾가 아니라 亀の翁라 표기되어 있다. 정확한 표기는 亀の尾로 亀の翁는 해당 쌀로 만든 상품의 이름.[19] 물론 협회효모의 정규넘버링은 K15까지 있긴 하지만, 다양한 파생효모가 있어 발포성 효모인 KArg효모가 총 3종, 미발포성 호모 13종이 추가로 협회효모로 등록돼 배포되고 있다.[20] 6호 효모는 현재 K6효모 또는 아라마사효모라는 이름으로 인기리에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아라마사는 아키타현 최고의 인기 레이블인 그 아라마사(新政)를 말한다.[21] 2000년대 초반까지도 유행하던 깔끔한 터치, 화사한 긴죠향(吟醸香), 풍부한 우마미(감칠맛)로 큰 인기를 끌었던 사케의 스타일. Y는 야마다니시키(쌀), K는 협회(kyoukai) 또는 숫자 9(ku)로 협회9호효모를 의미하고, 35는 도정율 35%를 의미한다. 35% 도정한 야마다니시키와 협회9호 효모로 빚은 긴죠/다이긴죠라는 뜻.[22] 딱히 부정할 것도 없긴 하지만, 세일즈 현장에서는 제일 좋은 사케 추천해달라길래 한참을 설명해서 현지에서도 크게 호평 받고 있는 다이긴죠를 추천해줬더니 준마이가 아니라고 나쁜 술 취급을 하는 경우가 있어 좀 힘들기도 하다고(...).[23] 그런데 그런 평가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닌게, 긴조는 기본적으로 양조 후에 주정을 인공적으로 첨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미료는 넣지않는데다 주정을 첨가하는 이유도 양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특유의 긴조 향을 더 이끌어내기 위함이지만 그래도 양조 후에 인공적으로 맛을 내기 위해 뭔가를 더 넣는다는 개념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최상위 급인 준마이 긴조의 존재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이 된다.[24] 저온에서 저속으로 발효하는 제법[25] 또 다른 주조호적미인 데와산산(出羽燦々)으로 빚은 버전은 108,000엔.[26] 40% 정도까지는 그나마 쌀알의 파손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품질을 추구하는 양조장들에겐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27] 핫카이산 세이슈八海山 清酒.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28] 데운 술을 식혀서 마시는 방법 또는 술 그 자체. 데우면서 활성화된 맛들이 차분하게 정리되면서 레이슈(冷酒) 또는 아츠캉과는 또 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다.[29] 데운 술을 식힌 후, 다시 데우는(...) 음용법.[30] 술잔에 얼음을 넣은 후, 데운 술을 부어 재빨리 마시는 음용법. 입안에서 차가운 맛과 따뜻한 맛이 엉키면서 굉장히 재미난 풍미를 느낄 수 있지만, 섬세한 음용법과는 거리가 좀 있다보니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즐기는 인구수는 그리 많지 않다.[31] 국산 청주계열은 기본적으로 단맛이 강하다. 따라서 국산청주는 데워마시는 것보단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국산 청주를 데워마셔보면 이해가 빠를듯.[32] 간간히 키키자케시임을 당당하게 내세우면서도 사케 라벨조차 읽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의 업주들도 있어서 실제 그 바닥에서의 취급은 몹시 좋지 않다.[33] 여담으로 토요타 수프라 자동차를 수플러로 표기했다.[34] 양조장인[35] 양조장의 대표자[36] 아울러 치호오오테(地方大手)라는 표현도 간간히 쓰이는데, 이는 30위권에 들지 못하는 지자케 브랜드임에도 흔히 생각하는, 말하는 지자케 양조장이라기엔 거대한 규모와 생산량의 이른바 '지역기반 대형메이커'를 의미한다. 대체로 연간생산량 1000킬로리터 이상의 규모라면 지방오오테로 분류가 가능하다. 참고로 생산량에 한정한 업계 1위 하쿠츠루의 경우, 연간 50000킬로리터(...)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37] 夏酒. 여름에 즐기기 좋은 맛과 향을 가진 사케[38] 겨울에 빚어낸 술을 봄, 여름동안 숙성시켜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출하하는 사케[39] 사케는 열과 빛에 약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