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1. 개요
2. 등장인물
3. 결말 및 내용분석
3.1. 용의자 x 논쟁
4. 영화
5. 뮤지컬


1. 개요


[image]
'''容疑者(ようぎしゃXの献身(けんしん'''
히가시노 게이고추리소설.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가 주인공인 '용의자 X의 헌신 시리즈'가운데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에 이은 3번째 작품이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사 이래 최초로 3개 부문 베스트 1위를 기록한 초유의 화제작. 200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하였다. 제 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1] 2017년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0주년 기획 '20년간(1997~2016)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서 2위를 기록했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데츠야와 그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이자 "탐정 갈릴레오"란 별명을 가진 유카와 마나부의 대결'''을 풀어내고 있다. 막상 두 천재 두뇌게임이 주제라고는 하지만, 제목 그대로 용의자 X가 어떻게 헌신을 하는가를 중심으로 읽는 게 좋다. 완전범죄를 향한 용의자 X의 눈물겨운 헌신은 추리소설을 향한 대중들의 욕망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불꽃 튀는 두뇌대결을 따라가게 된다. 작가가 곳곳에 흘려놓은 추리의 실마리들이 날실과 씨실이 되어 촘촘한 직물을 이루어 짜릿함을 선사해준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여지는 잔혹함이나 엽기 호러가 아닌 사랑과 ‘헌신’이라는 고전적이며 낭만적인 테제를 따르고 있으며, 미로처럼 섬세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사건 전개와 속도감을 더하는 구어체 진술로 주제를 잘 풀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2017년 9월 표지를 바꿔서 재출간했다.[2]

2. 등장인물


본작의 탐정. "탐정 갈릴레오"란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굳은 뇌를 가지고 수사하는 경찰들이 깝깝해서' 이런 별명은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에 기술을 내다 팔 만큼 유능한 물리학자였지만, 교수들간의 자리싸움 때문에 준교수로 눌러앉은 상황.

도미가시 신지 살인사건에는 늘 그렇듯이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구사나기로부터 '옛 친구이자 호적수'인 이시가미 데츠야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에 개입할수록 평소 자신과 같이 과학중심적인 지론(과학자는 사실만을 다루며 그 외의 사안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을 말하던 이시가미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신념이 충돌하면서 고심하게 된다.
  • 이시가미 데츠야
고등학교 수학 교사이자 천재 수학자. 본인은 항상 천재가 아니라 이야기 하는 유가와가 진짜 천재라 인정하는 두뇌를 지녔다.[3] 유가와하고는 대학동기이다. 방랑수학자였던 에르되시(폴 에어디쉬 참조)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속칭 "에르되시 신자"이며, 컴퓨터가 아닌 종이와 펜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수학을 논증하는 걸 즐긴다. 벽을 마주보고 앉아서 수학문제를 푸는 모습이 달마같다고 하여 생긴 별명이 '''달마 이시가미'''일 정도. 하지만 부모님을 부양하느라 유가와처럼 학문의 길로 가지는 못하고 적당히 타협을 하여 고등학교 수학 교사가 된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어떻게든 학생들의 수학성적을 올리라는 압박을 받아서 피곤해한다. 흔해빠진 학자는 아닌지 유도부의 고문을 맡는 등 체격도 튼튼한 편. 영화판에서는 유도부라는 설정이 없어지고 등산을 좋아하는 설정으로 바뀌었다.[4]

하나오카 야스코의 옆집에 살며, 하나오카 모녀의 살인을 알게 되자 사건을 은폐하고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며, 이 과정에서 오랜만에 유가와와 재회하지만 곧 사건을 두고 대립하게 된다.
  • 하나오카 야스코
"벤텐테이"라는 도시락 가게의 직원.[5] 이시가미는 도시락도 살 겸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항상 들른다. 전직 호스티스이긴 했지만 전직과 현직을 가리지 않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동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걸로 보아 인망이 두터운 듯.

전남편 도미가시 신지가 미사토를 넘보자 충동적으로 미사토와 함께 도가시를 살해하게 된다. 이후 이시가미의 도움을 받아 '거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세운다. 하지만 이시가미에게서 집착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바람에 그를 약간씩 멀리하게 되고,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는 구도가 자신을 걱정하며 다가오자 둘 사이에서 걱정하게 된다.
  • 하나오카 미사토
야스코의 중학생 딸. 마음이 약한 엄마 야스코에 비해 이시가미에게 시체를 숨길 수 있느냐고 묻는 등 약간 적극적이다. 또한 야스코에 비해 이시가미와의 의리를 지키려고 하는 편이며, 이 때문에 구도의 접근을 마땅찮게 여긴다.
  • 도미가시 신지[6]
본작의 피해자. 하나오카 야스코의 전남편이자 천하의 개쌍놈. 이혼 뒤에도 야스코를 찾아가 계속 돈을 뜯어내는 것도 모자라서 중학생이 된 미사토에게 성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이를 뿌리치는 미사토에게 트로피로 머리를 맞은 뒤 야스코에게 코타츠의 전기코드로 목이 졸려서 사망. 설명 끝(…). 영화편에서는 엔딩크레딧에서 보트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급히 어딘가로 향하는데 정황 상 토가시 신지의 시체로 추정된다.
  • 구도 구니아키
인쇄소 사장이자 하나오카 야스코의 지인. 야스코가 살인사건 수사 때문에 힘들어하자 서서히 접근하여 그녀를 격려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용의선상에도 올라가게 되지만, 결국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남게 된다.[7]
  • 구사나기 슌페이
경찰청 형사이자 유카와의 친구이자 대학동창. 도가시 신지 살인사건을 수사하다가 이시가미 데츠야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를 유가와에게 알려줘서 두 사람의 대결을 이뤄낸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경찰이라는 공적 입장과 친구라는 사적 입장에서 고민하게 되는 불쌍한 인물. 영화판에서는 드라마판부터 나오기 시작한 여형사 우츠미 카오루가 그 역을 맡게 된다.
  • 기시타니
쿠사나기의 후배 형사. 같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하나오카 모녀에게 동정심을 품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면서 쿠사나기에게 빈축을 사는 편이다.

3. 결말 및 내용분석



유카와는 이시가미를 만나서 '그렇게 좋은 머리를 그런 데에 쓰다니 아깝지 않나, 포기하라'라고 하며 설득하지만, 이시가미는 '''"아무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걸 푸는 것 중 어느 게 더 어려울까?"'''[8]라고 말하며 유카와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밀고 나간다. 이에 유카와는 구사나기 등의 도움을 받아 서서히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지만, 진상을 알아갈수록 쿠사나기와의 교우관계를 정리해야 하며 심한 번민에 시달리게 된다. 그 와중에 이시가미는 하나오카 모녀에게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고는 정작 자신은 '하나오카 모녀를 지켜주기 위해' 스토커 짓을 하다가 도미가시를 죽였다고 자수해 버린다. 결국 유카와는 옛 친구인 이시가미를 위해서, 진실을 아무것도 모르는 하나오카 야스코를 만나 자신이 추리한 진상을 털어놓는다.[9]
'''사실은 이시가미'도' 살인자가 되었다. 즉 다른 사람을 죽여서 도미가시인 것처럼 위장한 것.''' 신원을 조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한 노숙자를 살해하여, 도미가시 혼자 죽어서는 도저히 나올 순 없는 증거, 정황, 모녀의 알리바이 등을 만들어서 수사의 혼선을 겪게한 것이다.
실제로 죽은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경찰이 여러가지 증거상 노숙자의 시체=도미가시의 시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하나오카 모녀로부터 도미가시의 살해 혐의를 완벽히 '''격리'''하는 것이[10] 이시가미의 목적이었다. 하나오카 모녀가 도미가시가 죽은 날의 거짓 알리바이 대신 노숙자가 죽은 날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거짓없이 자연스레 댈 수 있기도 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약해지는 것도 차단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자신이 모녀를 스토킹한 것처럼 꾸미는 증거를 만들어 모든 혐의는 자신에게 돌아오게 하고 모녀가 오히려 피해자인 것처럼 보이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취조를 맡은 쿠사나기에게 야스코가 자신의 노력을 알지도 못하고 자신을 배신했다며 증오하는 연기를 하는 것은 덤. 이에 쿠사나기는 한 인간이 이렇게나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가, 하고 감탄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시가미의 심정이나 동기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소설은 이시가미가 왜 이렇게 까지 그녀에게 헌신하는지 나름대로 납득 할 수 있을만한 설정과 묘사를 한다. 이시가미는 삶의 어떠한 의미도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살고있어서 이미 자살까지 결심한 상태였으나 모녀를 보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고, 애초부터 죽으려고 각오한 인생이었기에 자신이 대신 잡혀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를 지켜주려고 했던 것.
작품 내 전개 중에서 시체를 완벽히 처리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을 죽일 이유가 없으므로 오류라고 주장[11]하는 사람도 있는데, 작품에선 기본적으로 시체 혹은 시체의 흔적 발견을 완벽하게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좀 더 정확히는, '''경찰이 시체를 끝까지 추적할 경우 들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12] 그렇지만 두 살인사건을 하나처럼 보이게, 즉 '''경찰이 이미 시체를 찾았다고 착각하게 하면''' 경찰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사건은 확실하나 시체는 없는 사건(도미가시) 하나와 사건은 불확실하나 시체는 있는 사건(노숙자)을 벌이고 뒤의 사건의 시체가 앞의 사건으로 인한 것으로 속이면, 그걸로 앞의 사건에서 시체를 찾으려는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나중에 앞의 사건의 시체, 그러니까 도미가시의 시체가 발견되더라도, 혹시나 그 시체를 부검해서 도미가시라는 증거가 나오기라도 하지 않는 한 도미가시 사건과 연관짓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13] 한편 뒤의 사건은 '이시가미가 아무 이유 없이 노숙자 한 명을 죽였다'라는 정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사건이다. 그 사건 현장도 이시가미가 최대한 철저하게 증거를 없앴고 말이다. 유일하게 수사의 단서가 될만한 게 바로 시체인데, 이 시체가 앞의 사건으로 완벽하게 은폐가 된 셈이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도 진짜 시체(도미가시)는 이미 발견되었으나 경찰은 이를 연관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역자의 글에서도 언급하는데 '''우리나라엔 주민등록증이 있어서 이 트릭이 안먹힌다.''' 한국은 주민등록번호를 찍어 국가가 관리하며 열손가락 지문등록을 의무화한 몇 안되는 국가다. 이시가미는 도미가시의 집에 있는 지문을 철저하게 지운 다음 노숙자에게 돈을 주겠다고 꼬드겨 도미가시의 집에서 잠시 생활하게 한 다음 죽였다. 그리고 경찰이 그 노숙자의 시체를 발견하자 지문을 채취한 다음 도미가시의 집에서도 지문을 채취해 동일한 것을 보고 그 시체가 도미가시인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한국이었다면 시체에서 발견한 지문을 등록된 지문과 비교할 것이기 때문에 트릭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통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론 노숙자들간의 의리와 노숙자들이 머물만한 장소엔 흔하디 흔한 CCTV가 있다는 점이다. 의외로 노숙자들간에도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정보를 공유하며 탐문에 들어가면 그들이 말한 정보를 바탕으로 CCTV 돌려서 대부분 다 찾아낸다.[14]
작품 내 트릭의 진짜 의도는 범인의 교체이며 자신이 경찰에 잡히는 것을 전제로 한 트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모든 것은 이시가미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게다가 작품이 출간될 당시에는 '시체가 없더라도 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례가 있었기에 시체만 없다고 사건이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시가미는 유카와에게 트릭을 들킬 것까지 예상하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소를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형을 집행받아 사건을 강제로 완결시키도록 한다.(이는 범인의 자백만 있으면 "OK 사건 종료!"라는 법적인 문제 탓도 있다.) 설령 나중에 하나오카 모녀의 죄가 드러난다 하더라도 이미 이시가미가 죄값을 받고 있기에 검찰은 재심을 청구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하나오카 모녀는 벌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이시가미는 '''진짜로 사람을 죽여서, 스스로도 벌을 받아야 할 상황을 만들었기에''' 자신이 야스코를 배신할 가능성조차 없애버렸다.
허나 야스코의 호스티스 시절, 그녀를 챙겨주고 걱정했던 구도가 야스코의 모습을 보고 다시 접근하고 야스코가 저도 모르게 이시가미를 점점 멀리하기 시작하자 원래는 친구 관계를 걸고 입을 봉하기로 결정했던 유카와는 야스코에게 가서 모든 사실을 설명했고, 야스코는 결국 충격에 빠져 자백한다. 영화에선 묘사가 없지만 원작에서 딸은 '''자살기도까지 했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이시가미는 괴로워하면서도 모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흐느껴 운다. 유카와는 이시가미를 말리려던 간수에게 "울게라도 해 주게"라고 부탁했고, 그 자리에 있었던 쿠사나기는 "영혼을 토해내는 소리 같았다"고 묘사했다. 쿠사나기가 "살인이 논리적이란 말인가?"라고 묻자 유카와가 "이시가미는 그저 타살체라는 퍼즐 조각이 필요했을 뿐이다."라고 대답하여 이시가미에게는 죄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래도 유카와는 그가 유일하게 인정한 라이벌이자 친구가 사랑 때문에 이런 일까지 저지른 것이 매우 충격이었는지 이후의 작품부터는 사건의 동기와 사람의 마음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정리하자면, '사야의 노래', '둥둥 낙랑둥' 등 한·중·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랑을 위해 살인을 한 이야기.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기에, '누가 죽건 살건 무슨 짓이든 하는' 비뚤어진 사랑이라며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여지가 다분하다.

3.1. 용의자 x 논쟁


용의자 x가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를 차지하자, 본격 추리 소설가인 니카이도 레이토가 “용의자 x의 헌신은 본격이 아니며, 따라서 본격으로 평가받는 건 이상하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용의자 x가 본격 추리 소설이 맞는다 논쟁이 벌어졌다.[15] 일본 웹에서 용의자 x 논쟁(容疑者x論争)이라고 검색하면 관련 기사나 분석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용의자 x의 위키에도 관련 항목이 실려있을 정도로 일본 추리 문단계에서 유명한 논쟁이었다. 자세한 과정과 출전을 잘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으므로 흥미가 있다면 참조.[16]
니카이도 본인은 용의자 x가 좋은 추리소설이라고 하면서도 어째서 본격은 아닌지에 대해 장면이나 묘사 하나하나를 들어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본격으로서 페어하지 않으며 작가가 증거들을 자의적으로 감추었고, 탐정역이 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니카이도와 같은 맥락에서 '''본격 추리 소설로서의 페어 플레이를 갖추지 못했다'''는 의견을 정리하면 대충 이렇다. 작품에 결정적인 단서가 전혀 쓰여 있지 않기에 독자가 작품을 보고 추리를 할 여지가 없다는 것. 날짜 변경 서술트릭의 경우, 트릭 자체는 추리 소설에서는 흔한 것이나 날짜가 변경되었음을 뒷받침할 단서가 주어져 있지 않다. 심지어 탐정역인 유카와의 '사체가 뒤바뀌었다는 추리'를 뒤받침할 증거조차 작품에 제시되어 있지 않다. '평소 외모에 신경을 아예 안 쓰던 사람이 야스코네 가게 주변에 가자 자기 외모를 한탄했다(동기)', '사건 발생 이후 오전에 학교를 쉬었다(범행 가담)' 등 정황증거만 있을 뿐이다. 사실 트릭 자체도 대단한 건 아니다. '목이 잘렸거나, 얼굴이 뭉개졌으면 사람이 뒤바뀌지 않았나 의심해야 하는' 기본 규칙은 홈즈 때부터 있었기에 셜록 홈즈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1~2권만 읽어봤더라도 간단히 눈치챌 트릭. 하지만, 반론도 있다. 우선 날짜 변경 서술트릭의 경우, 유카와가 이시가미의 업무일지를 본 직후 범행전모를 알아채는 걸로 묘사해 충분히 힌트를 줬다. 일지에 이시가미가 이틀 연속으로 오전에 결근한 게 나오고 이걸 이상하다고 쿠사나기가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체 바뀜"도 주의 깊게 읽으면 짐작을 할 수 있다. 이시가미가 강둑길을 걷는 장면은 작품 전체에 걸쳐 세 번 나오는데, 이때 노숙자들의 묘사 순서는 꽁지머리 > 깡통맨 > 벤치남자 순으로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첫 둘은 세 번 다 나오지만, 벤치남자는 첫 번만 나오고 퇴갤. 특히 마지막 서술에서는 벤치가 비어있음이 강조되어 있다. "얼굴 뭉개짐"에서 "시체바뀜"을 짐작한 독자라면, 세 번째 강둑길 서술에서는 벤치남자가 관련되어 있음을 짐작 가능하다.
그러나 니카이도의 주장에 대해 카사이 키요시, 코모리 켄타로,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등 절대 다수의 추리소설가들은 “용의자 x는 본격이 맞다”고 반론하며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17][18] 결과적으로 보자면, 문단에서 이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의자 x는 2006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였고, 이듬해 2007년에는 시마다 소지도 용의자 x가 본격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언급하면서 용의자 x 논쟁은 ‘본격이 아니다’는 니카이도의 주장이 부정되는 방향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상술했듯 2017년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0주년 기획에서도 무려 2위를 차지했으니 용의자 x가 뛰어난 본격 미스터리라는 문단의 보편적 인식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한편 히가시노 작가 본인은 이에 대해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다.
논쟁 후 10여년이 지나 이 사건을 추기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용의자 x가 정말 본격인가 아닌가에 대한 문제보다는 ‘엄격하고 원리적인 본격 추리 소설은 본격 관련 문학상에서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었나 평가되고 있다.[19] 또한 문단에서의 결론과 별개로 본격 미스터리 팬덤에서는 여전히 용의자 x의 본격 여부를 기점으로 삼아 본격에 대한 개념 정리가 토론되고 있다.

4. 영화


[image]
[image]
[image]
국내판 영화 포스터[20]
일본판 영화 포스터
중국판 영화 포스터
동제목의 영화가 일본에는 2008년 10월 4일에 우리나라는 2009년 4월 9일에 개봉하였다. 소설의 긴박함은 떨어지지만 그런대로 볼만하다. 영화판의 경우 동작가의 '탐정 갈릴레오'의 드라마 판 '갈릴레오'의 연장선에 있어서, 캐스팅 역시 드라마 판과 동일하게 갔다. 다만 이시가미 데츠야 역 배우들이 너무 잘생겼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시가미 데츠야의 경우 원작 소설에선 뚱뚱한 체형에 둥그스름한 얼굴을 가진 겉늙은 중년남인데 영화에선 마른 체형과 호남형의 츠츠미 신이치.
일본 드라마 탐정 갈릴레오 세계관의 첫번째 극장판으로서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수작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주역 뿐만 아니라 온갖 단역들이 거의 다 (갈릴레오 시리즈 답게) 드라마 갈릴레오에서 나왔던 사람들이다. 이시가미나 하나오카 야스코[21] 같은 사람들을 제외하면.[22]
영화의 주제곡은 最愛. 우츠미 카오루 역의 시바사키 코우가 불렀다. 갈릴레오의 스페셜 방영분(제 0장) 끝부분에서 뮤직비디오가 나오는데, 유카와 마나부 역의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뒤쪽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정확히는 갈릴레오 시리즈-드라마 '갈릴레오'와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을 위해 만든 프로젝트 유닛인 'KOH+'이다.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곡을 쓰고 시바사키 코우가 보컬을 맡았다. '갈릴레오'의 엔딩도 KOH+의 곡.) 훗날 이 노래를 국내에서는 2AM이 '최고의 사랑'이라는 곡으로 정식 리메이크했다.
한국에서 2012년 10월에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됐다. 제목은 용의자X. 이요원, 류승범, 조진웅 주연.
중국에서도 2017년에 리메이크 영화를 개봉했다. 제목은 혐의인X적헌신(嫌疑人X的献身)[23]으로 무려 그 소유붕[24]이 감독을 맡았다. 왕카이유카와 마나부 포지션의 탕촨(唐川) 역으로 나오며, 수학교사 이시가미 데츠야 포지션의 스홍(石泓) 역으로는 장로일이 나온다.[25] 그리고 하나오카 야스코 포지션의 천징(陈婧) 역으로는 감독 소유붕과 '''황제의 딸'''에서 호흡을 맞췄던 임심여가 캐스팅되었다. 그 밖에 탕촨을 보조하는 형사 뤄먀오(罗淼) 역[26]으로는 보보경심에서 10황자로 나온 엽조신이 나온다. 어느정도 중국식으로 로컬라이징 했으면서 원작의 틀은 잘 지켰다고 평가받았는데, 원작과는 다르게 탕촨과 스홍은 중학교 동창으로 묘사가 되어 잠깐 아역 배우들이 연기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이었던 소유붕은 시나리오 작업과정에서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자문을 직접 구하기까지 했는데 본인이 준비해놓은 대본을 일본어로까지 번역하여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직접 이메일도 보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답장을 받으면 그 자문대로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배우들의 연기의 경우 탕촨 역의 왕카이보다는 스홍 역의 장로일의 연기가 더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원작 소설 속 이시가미 특유의 음침하고 우울한 모습을 잘 연기했다는 평이 많았다. 다만 이쪽도 원작의 이시가미보다는 일본 영화판의 이시가미처럼 비교적 마른 체형에 등산을 좋아한다는 설정으로 나온다. 여담으로 스홍 역을 맡은 장로일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 바로 전에 드라마 마작에서 극강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왕징웨이 정권의 친일파 한간 비중량 역할을 맡기도 했는데, 마작에서의 모습을 보다가 이 영화를 보면 정말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

5. 뮤지컬



[1] 히가시노 게이고는 <비밀#s-2>, <편지#s-4.4>, <짝사랑>, <백야행>, <환야>등 다섯 작품이 나오키상 후보까지 올랐으나 끝내 수상에 실패해 나오키상과 인연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으나 결국 6수만인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2] 단순히 표지만 바꾼건 아니고 기존의 출판사인 현대문학에서 다른 유카와 마나부 시리즈를 내던 재인으로 판권이 넘어와 재발간 된 것[3] "천재라는 말을 섣불리 쓰고 싶지 않지만 진짜 천재라 부를 수 있는 건 이시가미 뿐이지."[4] 원작의 이시가미는 둥그스런 얼굴에 살집이 있으면서 다부진 체격으로 묘사되나 영화판 배우인 츠츠미 신이치는 마른 체형이라 유도하는 사람으로는 안보여서 바꾼걸로 보인다.[5] 영화판에서는 도시락 가게의 사장님으로 위치가 올라갔고, 도시락 가게 이름도 딸 이름인 "미사토"로 바뀌었다.[6] 영화판에서는 토가시 신지로 바뀌었다.[7] 결말을 읽으면 이 표현을 이해할 수 있다.[8] 여기서 P-NP 문제를 언급한다.[9] 그 이전에 상황의 정리를 위해 먼저 쿠사나기에게 알려주긴 했지만, "하나오카 야스코가 자수할 때까진 경찰에 알리지 말아라. 이를 어기면 절교하겠다."라는 조건을 달았다. 결국 약속을 지키긴 했지만, 이 사건 때문에 유카와와 쿠사나기의 관계는 소원해진다.[10] 작중에서 "사건을 완전히 숨길 수 없다면 아예 분리해버리면 된다."는 이시가미의 대사가 나온다.[11] 즉 작 중에서 도미가시의 시체를 경찰이 발견하질 못했으니, 굳이 노숙자를 죽이고 할 것 없이 도미가시의 시체를 꼭꼭 숨기는 것 만으로 그냥 살인사건을 은폐하고 행방불명으로 처리할 수 있지 않았냐는 것.[12] 특히 이 작품의 용의자나 살인범은 야쿠자나 범죄 조직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으로,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충분히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13] 그래서 이시가미는 도미가시의 시체는 어느 정도 잘 숨기긴 했어도 아예 완벽히 처리하는 걸 목표로 하진 않았다.[14] 그렇다보니 한국판 영화 리메이크 용의자X에서는 트릭은 그대로 쓰지만 지문도 남기지 않고 DNA 조사를 하게 만들었다. 노숙자 네트워크같은 건 딱히 언급이 없는데, 진짜 그런 것조차 없는 부랑자도 아예 없는 건 아니니 딱히 문제는 아니다.[15] 국내에선 용의자 x가 ‘추리소설인가 아닌가’로 논쟁이 벌어진 것 마냥 알려져있는데 그렇지 않다. 본격 추리 소설이 맞는가 아닌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16] 다만 출전의 링크는 시간이 오래 지난 논쟁인지라 대다수 죽어있다.[17] 단 카사이나 코모리는 본격으로서 트릭의 수준이 초보적이다라고는 평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다른 작가들이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18] 니코니코 백과의 해당 문서에서는 이를 두고 니카이도 혼자만 이런 주장을 했을 뿐이고, 카사이같은 다른 작가들은 쓸데없이 왜 끼어든거냐고 시니컬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19] 실제로 본격 추리 소설계의 거두인 시마다 소지는 작품상 무관이다.[20] 이것 말고도 4개정도 더 있는데 보고싶은 사람은http://cfile24.uf.tistory.com/image/1376B81549E189159FA0E8 참조[21] 하나오카 야스코 역은 일본 드라마 마더의 주인공 마츠유키 야스코가 맡았다.[22] 일부러 드라마에서 나왔던 마나부의 학생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괜히 연구실을 비춰주거나 하기도 한다.[23] 한국 개봉명은 용의자 X적 헌신[24] 대만의 3인조 남성그룹 '소호대' 출신이자 1999년작 황제의 딸에 출연했던 바로 그 배우.[25] 원작의 유카와 미나부(湯川学)와 이시가미 데츠야(石神哲哉)의 이름에서 각각 川와 石를 따와 중국식으로 작명한 듯 보인다.[26] 원작소설의 쿠사나기 슌페이 포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