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징웨이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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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화민국 난징 국민정부(中華民國南京國民政府)''' 또는 '''왕징웨이 정권(汪精衛政權)'''은 중국 국민당의 핵심 인사인 왕징웨이가 왕징웨이 공작에 따라 포섭된 이후, 1940년 일본 제국의 도움으로 중화민국 유신정부와 중화민국 임시정부(괴뢰 정부)를[1] 흡수하여 건국한 괴뢰 정부이다. 수도는 난징 시였다. 그 후 왕징웨이는 스스로 주석이 되어 일본 제국과의 화친과 반공을 내세웠다. 전쟁에서 일본 제국이 불리해지자 자연스럽게 왕징웨이 정부 역시 쇠퇴하였고, 왕징웨이의 사망 이후에도 간신히 유지되었으나 1945년 일본 제국이 패망하자 그대로 해체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 상세
정부 수립 과정에서조차 왕징웨이는 그의 구상과 다른 방식으로 정권을 수립하게 된다. 왕징웨이는 초반에 국민 회의를 개최하여 예전에 쑨원 이후 잘 개최되지 못하였던 국민 회의로 국민당의 정통성이 자신의 정권에게 있음을 알리고 그를 통해 국민당의 새로운 정통정권이 수립했음을 선포하려고 하였으나, 일본군과 점령지 중국을 이미 통치하고 있던 양 괴뢰정부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괴뢰정부의 지도층은 그들의 신 정부에서의 지분을 요구하였고, 결국 임시정부, 유신정부, 왕징웨이를 따르는 친일 국민당 인사들이 각각 3분의 1씩 차지하는 새로운 통합 회의를 개최하여 그 회의를 통해 통합하기에 이른다. 또한 그는 국기를 청천백일기로 하려고 했으나 일본군이 현지의 장제스 정권의 군대와 혼동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며, 위에 표어인 화평반공건국(和平反共建國)을 단 국기를 채택하게 된다.[2]
더욱이 정부 수립 이후에도 그의 구상은 하나 둘 깨지는데, 우선 전 중국의 통일된 정권을 이끌려고 했던 왕징웨이의 구상과 다르게 만주지역은 그런 그의 구상에 극렬하게 반대한 관동군에 의해서 만주국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리고 내몽골 지역은 형식상으로는 왕징웨이 정권 소속으로 들어갔으나, 실질적으로는 현지 일본군인 북지나 방면군에 의해 몽골자치구로 격하된 몽강국이 그대로 통치하는 형태로 유지되었다. 더욱이 함께 통합한 중화민국 임시정부는 화북정무위원회로 이름만 바뀐 채 지방 토호, 군벌 같이 사실상의 통치를 지속하며, 그들의 지위를 유지하였다.
심지어 일본 내부에서도 왕징웨이를 진정성 없는 인물로 폄하하며 장제스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고 왕징웨이 정권은 3월에 수립되었음에도 동 공작이 실패로 끝난 1940년 11월 30일에야 일본 제국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왕징웨이가 괴뢰성이 노골화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본인 고문 임명을 거부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도 일본의 눈에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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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11월 '대동아 회의'에서의 왕징웨이. 이 회의에서는 일본의 영향 하에 있던 아시아의 국정 최고 책임자들을 초청했다. 왼쪽에서부터 버마 수상 바 마우, 만주국 수상 장징후이, 왕징웨이, 일본 수상 도조 히데키, 태국 왕자 완 와이타야콘, 필리핀 대통령 호세 라우렐, 자유 인도 임시 정부 주석 찬드라 보스다.
왕징웨이 정권은 중국인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다. 왕징웨이 정권은 중국인들의 저항을 억누르기 위해 일본군 헌병과 왕징웨이 정권 경찰을 동원해 이들을 억누르고 잡아들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뒷날 역사가들의 분석에 따라 그가 일본군과 화친하려고 한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첫번째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민족을 배반했다는 민족 배반론(한간론), 충동적인 성격으로 판단을 그르쳤다는 실수론, 일본과의 전쟁으로 민간인들이 고통받는 것을 볼 수 없었다는 고육지책(자기 희생)으로 나서게 되었다는 자기 희생론 등이 제시된다. 이 중 단순히 어느 한 쪽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우며 왕징웨이가 여러 번 권력 투쟁과 냉철한 국제 정세로 인하여 좌절하게 되면서 그의 민족주의가 변질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개 비판론이든 희생론이든 각자의 주장을 어느 정도 반영하며 실수론은 비판론이나 희생론에서도 상당히 인용된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한 후 8월 16일, 다음과 같은 성명을 내고 해산했다.
"국민정부는 민국 29년, 왕 선생의 영도 아래 난징에 천도하였다. 당일의 선언은 화평실현과 헌정실시의 큰 방침을 천하에 공표하였다. 그러나 채 6년도 되지 못해 이 정부가 몰락을 맞은 것은 통한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제 중앙정치위원회를 난징 임시정무위원회로 고치고 국민정부의 각 사무를 난징 임시정무위원회로 이관하여 지방에서도 예전과 같이 정무를 중단치 않고 신정부와 교대하는 것이 긴요하다. 또 군사위원회는 치안위원회로 고치고 그 관할부대 및 지방부대는 모두 국토방위와 민심안정에 임하여 특히 혼란한 기회를 틈타 소요행위를 보이는 비적의 격멸에 힘써야 한다."
2.1. 정권 붕괴
왕징웨이는 일본과의 화친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일본 내에서의 파벌은 국민당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지독했다. 결국 여러번의 혼란과 당시 총리였던 고노에 후미마로의 무책임함이 더해져 정권 수립은 매우 어렵게 진행되었다. 우선 정권이 출범하고 수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일본이 간신히 승인했고, 기존의 일본 동맹 정권들은 왕징웨이에게 크게 반발했다. 결국 왕징웨이 정권의 몇 차례의 권력 회복 시도는 모두 실패하고 일본군은 그의 이름으로 점령지에서 무척이나 잔인한 정책을 펼쳤다. 일본이 자신들을 이용하기만 했다는 것을 안 왕징웨이의 측근 가오중우 등은 크게 반발, 장제스가 보낸 두웨성과 접촉해 홍콩으로 망명하여 왕징웨이의 밀약을 폭로함으로 왕징웨이의 평판을 땅에 떨어지게 했다. 여기까지라면 왕징웨이도 선의를 가지고 일본에 접촉했다가 속아서 넘어간 것으로 보고 동정론이 나올 수 있으나, 왕징웨이가 자신이 일본의 꼭두각시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무력하게 난징 괴뢰정부의 수장으로 남아 그를 재평가할 여지를 없앴다.
왕징웨이는 1944년에 일본에서 골수암으로 사망했고, 천궁보가 주석직을 이어받으나 왕징웨이 중심으로 설립된 이 정권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난징 괴뢰 정권은 간신히 유지되오던 와중 1945년 8월 15일, 일본 제국이 연합국에 항복하며 지지세력을 잃었고, 8월 16일 해산을 선언한다.
왕징웨이의 무덤은 유언에 따라 쑨원의 곁에 안장되었다. 왕징웨이 자신도 자기 무덤이 남아날 것 같지 않았는지 자신이 묻힐 묘역을 단단한 콘크리트로 조성해달라고 했는데, 그 콘크리트 묘역조차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장제스가 화끈하게 다이너마이트를 동원해 폭파해버렸다. 그와 함께 일본의 괴뢰 정부에 들어갔던 천궁보 등도 대부분 장제스 정권에 의해 처단되었다.
3. 주요 인사
- 왕징웨이: 1대 주석, 행정원장.
- 천궁보: 2대 주석, 행정원장.
- 량홍즈: (왕징웨이가 남경으로 탈출하기 전까지 임시 수반)
- 인루겅
- 저우포하이: 행정원 부원장, 상하이 시장
- 장캉후: 교육부장
- 바오원위에: 내무부장
- 런위안다오: 해군 부장
- 샤오슈쉬안: (왕징웨이군) 참모 총장
- 치셰위안: 강소독군
4. 군사
공식 명칭은 왕징웨이 정권의 표어를 넣어 화평건국군(和平建国军)이라 했다. 현재는 중국 위군(中国伪军)이나 괴뢰군(傀儡军)이라 불린다. 육해공군이 있었으며, 1945년 봄 병력은 4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6개의 집단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몽강국군도 화평건국군의 지휘 아래 있었다. 1940년 3월 30일 왕징웨이 정권이 수립되며 국민정부 군사위원회가 출범하였다. 군사위원회는 국방부 역할을 했다. 천궁보가 군사위원회 위원장이었다. 화평건국군은 전투보단 치안 유지 역할이 강해 국민혁명군과 충돌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일제 패망 이후 이들은 국민혁명군 휘하로 들어갔으며, 일부 지휘부는 한간으로 규정되어 처형당했다. 한국군 중 화평건국군 출신인 인물으로는 이성가가 있는데, 그는 남의사 요원으로도 활동하였고 전쟁 말기에 국민혁명군 측으로 합류했기에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5. 관련 작품
탕웨이가 출연해서 유명해진 영화 색, 계가 바로 이 왕징웨이 정권 바로 전인 1940년 바로 전을 배경으로 한다. 정확히는 나중에 왕징웨이 정권에서 특무 기관장을 역임한 딩모춘(丁默村)이 양조위가 맡았던 "이(易) 선생"의 모델이고, 탕웨이가 맡았던 왕자즈의 모델은 "정핑루(鄭蘋如)"라는 여성이다.
어머니가 일본인인 혼혈아이며 상하이 지역에서 미모의 여대생 모델로 유명했던 정핑루는 국민당군의 공식 정보 기관인 조사 통계국의 지령을 받고, 왕징웨이 정권의 첩보 기관인 "중앙 집행 위원회 특무 위원회 특공 총부 中国国民党中央执行委员会特务委员会特工总部"의 수장인 딩모춘을 유인해 암살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체포되어, 1940년 처형되었다.[3] 이후 중화민국에서는 정핑루를 항일 열사로 수훈했다.
이 시기를 다룬 드라마로는 2016년 후난위성 TV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마작(麻雀)이 있다. 이역봉, 주동우가 주연인 드라마로 1940년대 초 왕징웨이 정권 특수부에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의 스파이들이 잠입하여 일본군의 비밀작전 정보를 손에 넣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줄거리다. 이역봉은 중국공산당의 스파이 천션 역, 주동우는 국민당의 스파이 쉬비청 역으로 나온다. 중국공산당 측 스파이들은 상당히 유능하게 묘사가 되는반면, 국민당 측 스파이들은 이 드라마의 주요 악역으로 나오는 왕징웨이 정권 친일파 인사들보다도 덤벙대고 정체도 자주 탄로날 뻔 하는 등 광장히 무능하게 나온다. 특히 주동우가 맡은 국민당 스파이 쉬비청은 그야말로 무능의 절정을 달리는데 허구한날 사고를 치는 탓에 정체를 몇번이나 들킬 뻔하는데다가 이와중에 남성 인물들에게 어장관리까지 시전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혈압오르게 만들었을 정도. 여담으로 이 드라마 초반부에서 영화 색, 계의 주요인물이었던 딩모춘과 정핑루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