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성 전투
1. 개요
제2차 세계 대전 중 1945년 5월 5일경 일어난 전투이다. 연합군과 독일 육군 및 소수의 무장친위대, 그리고 소수의 프랑스군이 연합하여 나치 충성파 무장친위대와 싸운 전투이다.
2. 배경
이터 성은 오스트리아 이터 마을 근처의 작은 성으로,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독일이 공식적으로 임대한 성이었다. 이 성을 임대한 이유는 VIP 수용소로 쓰기 위함이었다. 즉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인사들을 수용하는 곳이었다. 이 곳에는 특히 프랑스인들이 여기에 모여서 배치되었는데 막심 베이강 육군 원수, 모리스 가믈랭 육군 원수, 에두아르 달라디에 전 국무총리, 폴 레노 전 국무총리, 우익계 정치인 장 프랑수아 드 라 로크, 노조 운동가 레옹 주오[1], 심지어는 샤를 드골의 누나와 테니스 선수 장 보로트라(1994년 타계)[2]까지 있었다.
이들은 형세가 불리해질 시 연합국에 대한 교섭용 인질로 쓸 수 있도록 괜찮은 대우를 받으며 따로 수감되어 있었다.
3.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아돌프 히틀러가 자살하고 전쟁은 거의 끝나자, 교섭용으로 잡아두고 있었던 이들 프랑스인들이 쓸모가 없어졌다. 일반적인 군대라면 자신들은 항복하고 포로들은 평화롭게 인도하는게 정상이겠지만, 이터 성은 악명높은 다하우 수용소의 소관 지역이었고 관리자들은 무장친위대였다. 이들은 쓸모가 없어진 포로들을 처형하고자 했다.
한편 유고슬라비아 파르티잔로 활동하다가 포로로 잡혀 들어온 즈보니미르 추치코비치(Zvonimir Čučković)라는 크로아티아인이 있었는데 윗 사람들의 신임을 얻었는지 성의 지휘관인 제바스티안 비머(Sebastian Wimmer) SS 대위의 명령에 따라 마을로 심부름을 나가게 되었다. 기회를 잡은 추치코비치는 인근까지 진격한 미합중국 육군에게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근처 아무 미국인에게나 줄 심산으로 영어 편지를 가지고 성이 위치한 산에서 5km 거리의 뵈길 마을로 내려갔으나 아직 독일군이 점령중인것을 확인, 곧장 인스브루크로 향했으며 인스브루크시 외곽에 진주해 있던 연합군인 미 육군 제6군단[3] 소속 103보병사단 409연대와 만났다. 비보를 전해들은 409연대는 이터성으로 향했으나, 뵈길 주변을 경계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독일군의 포격이 격렬했기에 진격을 중단했다.
4. 전쟁 지속파 무장친위대 VS 연합군 & 독일 육군 및 소수의 항복파 무장친위대
비머 대위는 심부름 삼아 내보낸 추치코비치가 돌아오지 않자 연합군을 만나러 갔다고 판단, 친위대원들과 함께 도망쳤으며, 비머 대위는 이후 잠적해 오늘날까지 생사 불명 상태이다. 남아있는 포로들은 무기를 접수해서 무장했고 이터성으로부터 5km 거리의 뵈길[4]로 가 레지스탕스와 협력을 시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곳은 이미 게오르크 보크만 SS 상급대령이 지휘하는 무장친위대 부대가 접수한 상태였고, 그들은 이미 처형을 계획하고 있었다.
포로들에게는 천만다행히도 엉뚱한 곳에서 구원이 내려왔다. 바로 독일 국방군 육군 병력들로, 독일군이지만 레지스탕스에 합류한 요제프 강글 육군 산악 소령이 지휘하는 반 나치군이었다. 이들은 소수 병력이었기에 이터 성을 공격할 수 없었는데, 연합군인 미 육군 제12사단에 항복을 하였고 제23기갑대대의 존 잭 리치 육군 기갑 대위와 함께 이터성 공세를 하게된다.
하지만 성으로 가는 길목과 가교가 너무 부실했다. 때문에 증원된 부대는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고, M4 셔먼 전차 1대와 14명의 미 육군 보병, 그리고 독일 육군 10여명과 함께 성으로 향했다. 이들은 SS 병력을 격파하며 성에 도착했고, 무장친위대 장교 출신이지만 포로들과 협력하는 쿠르트지크프리트 슈라더(Kurt-Siegfried Schrader) SS 대위[6]와 함께 수성을 하게 된다.
5월 5일이 되자 150명 규모의 무장친위대가 이터 성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1차 공격 직전 독일 육군 병력 몇몇이 몰래 탈영하는 일이 발생, 그들 가운데 일부는 당연히 자발적으로 항전파 SS 부대에게 정보를 불거나 탈영길에 우연히 마주쳐서 심문 끝에 실토당하는 등, 이터 성 내부의 방어 병력에 관한 정보가 상당수 누설이 되는 참사가 벌어져 성 내부의 '미군+항복파 독일군' 연합부대에게 있어서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셔먼 전차가 있었으나 무장친위대의 88mm 대공포에 격파당하고, 무전시설까지 파괴되며 위기가 찾아온다. 다행히 셔먼 전차는 무전수가 부상당한 것 외 전사자가 없었다. 12시가 되어 증원인력인 미 육군 142연대가 왔지만 무전시설 고장으로 적 위치를 알릴 수가 없었는데, 장 보로트라가 농부로 변장, 무장친위대의 감시망을 뚫고 포화를 피하며 142연대에 알렸다. 해당 전투를 다룬 넷지오의 다큐에 따르면 장 보로트라는 이전에도 농부로 변장해서 이터 성을 빠져나가려다 딱 걸렸던 적이 있었는데, 일전에 실패한 방식으로 성공한 셈이다. 결국 오후 4시가 되자 무장친위대는 142연대의 공격을 받고 괴멸되었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독일 육군을 이끌던 강글 소령은 폴 레노 총리를 보호하다가 전사했다. 이로 인하여 강글 소령은 사후 미국으로부터 훈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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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강글 소령은 오스트리아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아, 현재도 뵈길 마을에 강글 소령의 기념비가 남아있고, 그의 이름을 딴 거리도 있다고 한다.
5. 의의
이 전투는 독일군과 연합군인 미군이 같이 싸운 전투로 유명하다. 항복 문서에 서명하기 2일 전에 벌어진 전투였으며, 2차대전을 통틀어 가장 기묘한 전투이기도 하다. 또한 2차대전 당시 유럽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전투이기도 하다.[7]
또한, '''"최후의 공성전"'''이라는 특이한 기록도 지니고 있는데, 사실 성에서 농성한다는 발상은 이미 중근세 이후 화포의 발전으로 성 벽을 초토화 시킬 수 있게되어 사장된지 한참 되었던 전술이었지만, 사정이 급박했던 SS 친위대가 이걸 다시 써먹으면서 역사에 남게 되었다. 물론 실패로 끝났지만...
6.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역사적인 전쟁을 주로 다루는 스웨덴의 락밴드 사바톤이 2016년 내놓은 제9집 'The Last Stand'의 11번째 곡, "The Last Battle"이 바로 이 이터성 전투를 다룬 노래이다.[8]
[1] 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2] 프랑스 오픈의 유래가 된 4명 중 한 명이다.[3] 지금은 사라진 군단. 미 육군조차도 지금은 1군단, 3군단, 18공수군단으로 총 3개 군단만 운용중이다. 나머지 병력은 전부 사단, 여단급으로 편제되어 있다.[4] 추치코비치가 처음 가서 독일군 점령사실을 알고 다른지역으로 가기로 했던 그곳이다.[5] 참고로 이분은 2021년 현재도 무려 104에 연세로 생존해 계신다.[6] 참고로 이 사람은 무장친위대 출신이었음에도 불구, 딱히 별다른 전쟁범죄를 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1941년 7월 18일 ''''SS대원으로서의 가치가 결여된 행동'으로 인해 엄격한 문책을 받았다는 기록이 존재'''(#[5]. 단 어떤 이유로 인한 문책인지는 불명)하는 등, 여튼 전범의 행적들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과 이 전투에서 연합군과 같이 힘을 합쳐 항전파 독일군에 맞서 싸웠다는 점으로 인해 전후 연합국 측 재판관들의 호의를 얻게 되어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7] 2차대전을 통틀어서 일어난 마지막 전투는 소련과 일본 제국사이에서 발생한 슘슈 섬 전투이다.[8]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갤러리에서 만든 역사적 배경과 가사내용이 들어간 뮤직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