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줄거리
1. 지구
머지않은 미래인 2067년[1] , 인류는 악화되는 기상환경과 병충해로 인하여 만성적인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 하루하루 줄어가고 있으며, 대형 모래 폭풍 때문에 사방이 흙먼지투성이이다. 국가의 기능이 약화되어 각종 정부기관들과 군대는 사라졌고,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도 잊혀 가는 중이다. 식량 부족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하며, 대학에 진학하는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에게 농업이 권장되고 있다.
전직 조종사 겸 엔지니어이자 현직 농부인 미국인 쿠퍼(매튜 매커너히)는 아내를 잃고 장인과 함께 아들 톰과 딸 머피를 키우며 살고 있다. 아침 식사를 하던 도중 머피는 2층 자기 방 안의 책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진다며 유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쿠퍼는 유령은 없다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을 권유한다.
학부모 상담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학교로 가던 쿠퍼와 아이들은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잠시 차를 세우게 되는데, 이때 이들의 머리 위로 무인기가 나타난다. 인도의 것으로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쪽도 철수한 게 10년 전'이라는 쿠퍼의 말로 적어도 10년 이상 별다른 통제나 조작 없이 날고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흥분한 쿠퍼는 펑크난 차를 수리도 않고 열심히 몰고 달리며 해킹으로 무인기를 착륙시켜 그 안의 부품을 획득한다.
아이들과 학교에 도착한 쿠퍼는 아이들의 담임선생님들을 만난다. 톰의 담임선생님은 톰이 대학에 들어가기보다는 농부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머피의 담임선생님은 머피가 학교에 아폴로 탐사선의 달착륙에 대한 책을 가져와 달착륙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해 싸움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때 쿠퍼는 "인류가 달에 갔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구요?" 라며 황당해한다. 학생들을 오직 농업에만 집중시키기 위해 학교에서 달착륙 등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모조리 거짓이라 가르치고 있던 것.
그날 오후 쿠퍼는 고장난 트랙터를 수리하고, 머피의 방에서는 또다시 중력 이상 현상으로 책이 떨어진다.
이후 4월 15일, 쿠퍼 가족은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간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간다.[2] 쿠퍼의 장인은 이제 옥수수밖에 재배하지 못해 파는 간식이 팝콘밖에 없다며 불평한다. 한창 경기가 진행되던 도중 불어닥친 대형 모래폭풍에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집으로 돌아온 쿠퍼 가족은 미처 창문을 닫지 않았던 2층 머피 방에 엄청난 모래가 쏟아들어온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쿠퍼와 머피는 중력의 이상 작용으로 모래가 일정한 패턴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모래를 2진법으로 분석한 끝에 쿠퍼는 특정 장소의 좌표를 알아내 그곳으로 출발하는데, 이때 머피도 몰래 차에 탑승한다. 야밤에 도착한 그곳은 철조망으로 길이 막혀 있었고, 쿠퍼가 절단기로 철조망을 절단하려는 순간 서치라이트 불빛이 쏟아지며 위협적인 목소리와 함께 둘은 내부로 잡혀 들어간다.[3] 이후 쿠퍼는 로봇 타스(Tars)에게 심문을 받고, 아멜리아 브랜드(앤 해서웨이)박사를 만난다. 그곳은 로켓 발사장이자 연구센터였으며 정부가 비밀리에 과거 NORAD의 본부가 있었던 샤이엔산 지하에 NASA를 재결성한 것이었다. 쿠퍼 부녀는 그 일원들과 전에 같이 일했던 물리학자인 존 브랜드(마이클 케인) 박사를 만나게 된다. NASA 소속의 파일럿이었던 쿠퍼에게 딸 아멜리아와 다른 연구원들을 소개한 브랜드 박사는 NASA에서 비밀리에 추진중인 '라자로 프로젝트(Lazarus Project)'[4] 에 대해 알려준다.
브랜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48년 전 토성 근처에 웜홀이 출현했으며 이를 통해 지구상에서 간헐적으로 중력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 중력 이상 현상은 쿠퍼도 겪은 적이 있는데, 처음 악몽으로 등장하는 추락 장면의 원인이 이 중력 이상이었다. 웜홀은 일반적으로는 열리지 않고, 더군다나 원래 토성 근처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나사에서는 이 웜홀이 멸망 위기를 맞은 인류, 하지만 현재로선 항성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가진 인류를 '살 수 있는 행성'들로 초대하려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열어 준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탐사선을 보낸다. 그것이 라자로 프로젝트로 탐사선을 보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 혹은 방법을 찾게된다. NASA에서는 이미 무인탐사선을 보내서 12곳을 추려냈고, 이를 바탕으로 12명의 유인선발대가 떠났으며 유인선발대가 보내준 통신으로 어느 정도 인류가 살 가능성이 있는 행성 3개를 추려내는 데 성공했다.
존 브랜드 박사가 인류를 구하는 방법으로 세운 계획에는 플랜 A와 B가 있었다. 플랜 A는 웜홀을 통해 얻은 '중력을 제어할 수 있는 중력 방정식'을 응용해 우주선을 쏘아 인류를 태우고 해당 행성으로 가는 것이다. 이 '''우주선은 NASA 기지 그 자체'''[5] 로 즉, 물체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지구의 중력을 제어해서 현재의 물리적 발사 기술로는 궤도로 올리지 못할 무거운 물체들을 적은 힘으로도 날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력방정식은 아직 해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에 가능할지를 장담할 수 없는 플랜이었다. 플랜 B는 500여 개의 수정란을 쏘아 보내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를 재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경우에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는 모두 지옥 같은 지구에 남은 채로 사망할 수밖에 없다. 중력방정식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듀어런스 호는 우선 3개의 행성을 탐사하고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가져가는 수정란들로 인류를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브랜드 교수는 숙련된 파일럿인 쿠퍼가 우주선의 조종을 맡아주길 부탁한다. 한참동안 우주비행 자체가 없었기에 '성층권도 겨우 벗어나 본'[6] 쿠퍼가 이 시점의 NASA에겐 시뮬레이터라도 벗어나 본 최고의 베테랑이 되어버렸다. 작중에서 이럴때를 대비해 훈련을 했다고 나온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황당한 쿠퍼였지만, 인류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브랜드 교수는 마지막 남은 옥수수마저 곧 멸종 될 것임을 보여주며 쿠퍼의 딸, 머피 세대가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질소와 산소를 소모하는 생물들에 의한 병충해로 인해 농업은 불가능해지고, 결국 대기중의 산소마저 줄어들어 인간의 호흡마저 곤란한 상황이 오리라는 것. 이제 쿠퍼는 자식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합류를 결심하게 된다.저 밖으로 나아가서, 아이들을 구하게.
우주선 인듀어런스 호의 출발을 앞두고, 머피는 아버지가 자신을 떠나 끝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슬픔과 두려움에 쿠퍼를 외면한다. 마침내 떠나기 직전 머피의 방에 들어간 쿠퍼는 딸을 끌어안고 자신의 것과 닮은 시계를 주며 꼭 돌아올 것이라 약속을 한다. 자신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한다면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비슷한 나이가 된 서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며, 그때 두 시계의 시간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비교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머피에게 그 말은 도리어 그 약속이 얼마나 기약할 수 없는 것인가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했다. 머피는 떨어진 책들의 배열에서 '가지 말라(STAY)'는 신호를 찾아냈다고 외치지만 쿠퍼는 그 말을 뒤로 하고 방을 나선다. 그때 다시 책장에서 책이 한 권 떨어진다. 하지만 쿠퍼는 이를 무시하고 결국 집을 떠나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다.
2. 우주로
인듀어런스 호는 지구에서 발사된 코어유닛이 지구 궤도상에 있던 본체와 도킹한 뒤,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서 스윙바이해 웜홀이 있는 토성을 향해 출발한다. 토성까지 걸리는 약 2년의 시간 동안 탐사대원들은 자원을 아끼고 육체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냉동수면에 들어간다. 냉동수면에 들어가기 전 쿠퍼는 타스에게 같이 동승한 아멜리아가 먼저 탐사하러 떠난 이들 중 하나인 에드먼즈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강 눈치채고, 지상의 가족들에게는 메시지를 남긴다. 한편 지구에선 머피의 총명함을 눈여겨본 브랜드 박사가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2년 후 동면에서 깨어난 4명의 탐사대원들은 토성의 궤도에서 웜홀을 발견하고 통과한다. 사진에도 나오다시피 웜홀의 모양이 구형이다. 이를 보고 신기해하는 쿠퍼에게 로밀리가 종이를 예로 들어 설명하길, 종이 양쪽을 겹치게 잡고 구멍을 뚫으면 종이 양 쪽 끝에 원형의 구멍이 각각 생기게 되며, 종이를 2차원 세계로 대입하면 웜홀이 원형이 되고 이를 3차원으로 해석하면 2차원의 원이 3차원에서 구가 된다고 풀이한다. 3차원 좌표를 알고 있을 경우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동안 아멜리아는 우주선 내부에 발생한 공간의 균열에 손을 대보고 그것을 웜홀을 만든 존재와의 접촉이라 여긴다. 웜홀을 통과한 인듀어런스 호는 새로운 우주에서 별들과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블랙홀을 발견한다.
2.1. 밀러 행성
웜홀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인듀어런스 호의 대원들은 우선 제일 가까이 있는 밀러 행성[7] 을 목표로 잡는다. 하지만 대원들은 곧 밀러 행성이 예상보다 블랙홀 ''' '가르강튀아' ''' 와 너무 가깝게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가르강튀아의 중력 때문에 밀러 행성에서의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에 맞먹는 시간 지연이 발생하고 있었다. 쿠퍼는 이걸 듣자마자 밀러 행성의 방문을 반대했지만, 도일의 설득[8] 으로 인해 결국 어느 정도 수긍하고 밀러 행성에 도달할 효율적인 방문 방법을 모색한다. 그는 시간 왜곡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가르강튀아의 궤도 위에 인듀어런스 호를 올려둔 뒤, 날렵한 레인저 호로 재빠르게 갔다 오는 방식을 구상해 낸다.[9] 첫 방문 전, 로밀리는 블랙홀을 연구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인듀어런스 호에 남았고, 타스는 쿠퍼의 명령 때문에 로밀리와 함께 남게 된다.[10] 그 외의 모든 대원들, 즉 쿠퍼, 아멜리아, 도일은 케이스와 함께 레인저 호를 타고 밀러 행성을 향해 내려간다.
밀러 행성은 지표면이 전부 물로 덮여 있는 행성이었다. 레인저 호는 밀러 박사의 신호를 찾아 수심이 매우 얕은 바닷가 한가운데에 착수했다. 행성에 막 발을 내딛은 아멜리아는 저 멀리 드넓은 산맥, 즉 육지가 보이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적합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던 밀러 박사의 우주선은 완전히 조각난 채 잔해가 되어 있었다. 표정이 굳은 아멜리아는 밀러의 블랙박스를 회수하기 위해 잔해 조각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편 쿠퍼는 수평선 너머로 보이던 산맥이 사실은 파도이고, 또다른 파도가 곧 일행 쪽을 덮칠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11] 그는 레인저 호 앞쪽으로 멀어지는 파도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레인저 호의 뒤쪽 해치를 열고 몸을 내밀어 보았다. 그의 눈 앞에는 두번째 초대형 파도가 하늘을 꽉 매운 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이 엄청난 광경에 얼이 빠진 쿠퍼는 밖에 있는 도일과 아멜리아에게 지금 당장 레인저 안으로 튀어오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밀러 박사의 블랙박스를 회수하다가 잔해에 발이 끼이고 만다. 케이스는 빠른 속도로 아멜리아를 구조하고 레인저 호에 탑승하는 데 성공하지만, 도일은 간발의 차로 탑승하지 못하고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고 만다.
아멜리아와 도일을 기다리느라 이륙하지 못한 레인저 호 또한 파도에 휩쓸린다. 그렇게 일행을 휩쓴 두번째 파도가 지나가 버리고, 도일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만이 레인저 호 안에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쿠퍼는 서둘러 계기판을 만져 보았지만, 레인저 호의 조종 시스템은 이미 먹통이었다. 케이스의 계산에 따르면 엔진 속에 들어온 물을 빼내고 완전히 건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45분, 또는 1시간 사이였다.
그들이 착륙한 이 행성은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전 행성의 물이 대부분 뭉친 초대형 거대 해일이 조성되어 있었다.[12] 첫 도착자인 밀러 박사는 물과 유기체 존재 여부만 확인한 뒤 성급히 적합 신호를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뒤이어 닥쳐온 파도 때문에 죽었고, 밀러 박사가 죽은 지 고작 몇십 분 뒤에 쿠퍼 일행이 내려왔던 것. 물론 밀러 행성의 시간상으로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이 레인저 호 안에서 추측과 푸념을 한참 늘어놓고 있었을 때, 케이스가 경고의 목소리로 쿠퍼를 불렀다. 세번째 파도가 닥쳐오기 직전이었다. 쿠퍼와 아멜리아는 파도가 오기 직전 엔진을 복구하고,[13] 밀러 행성을 탈출하여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바깥은 이미 '''23년 4개월 8일이라는 세월이 지나가 있었다.'''
로밀리는 어느새 수염과 머리에서 흰머리가 약간씩 날 정도로 노화해 있었다. 약간의 동면을 하긴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자 밀러 행성에 내려간 인원들이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을 잃었던 것이다. 그는 남은 인생을 꿈 속에서 보내기 싫었는지 독자적으로 중력 방정식을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구에 있는 사람들과의 쌍방 통신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구와의 통신은 오직 수신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인듀어런스 호엔 흘러가버린 지난 23년 동안 지구에서 온 메시지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쿠퍼와 아멜리아는 가족들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아들 톰은 어엿한 어른이 되어 있었고, 쿠퍼가 물려준 농장을 운영하며 '로이스' 란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톰은 '제시' 라 이름붙인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하지만 다음 메시지에서의 그는 굳은 표정으로 나빠진 환경 때문에 제시가 일찍 사망했고, 엄마와 할아버지 곁에 묻었다는 소식을 읇조린다. 그는 곧 "오랫동안 아버지를 기다렸지만, 이젠 아내 말대로 아버지를 내려 놓겠다."고 하며 영상을 종료한다.
그렇게 모든 메시지가 다 끝났나 싶었을 때, 갑자기 불쑥 성인이 된 머피가 화면에서 등장한다. 일단 그녀는 쿠퍼에게 다짜고짜 "나쁜 놈." 이라고 쓴소리를 내뱉는다.[14] 하지만 곧 "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날이다." 라며 말문을 서서히 열더니, "아빠가 떠났을 때 나이와 지금 내 나이가 같은 날이 되었다." 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아빠가 돌아오기 딱 좋은 날이라고..." 그녀는 이렇게 속마음을 꺼낸 뒤 서둘러 영상을 종료한다.
회의 시간, 쿠퍼는 밀러 행성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지체했기 때문에 한 개의 행성에 갈 수 있는 자원만 남아 있다고 선언한다. 즉, 만 박사의 행성과 에드먼즈의 행성 중 오직 한 곳만 갈 수 있다는 소리. 이 회의에서 쿠퍼는 만 박사 행성에, 아멜리아는 에드먼즈 행성에 갈 것을 주장하면서 서로 대립한다. 아직 로밀리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여기서 쿠퍼가 아멜리아와 에드먼즈의 연인 관계를 폭로해 버린다. 아멜리아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이 배에 올라탔던 것이었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감정을 열성적으로 토로하며 에드먼즈 행성에 갈 것을 설득해 보지만,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눈물을 훔치며 회의실을 빠져나간다. 결국 쿠퍼는 타스에게 만 박사의 행성으로 가라는 지시를 내린다.
사실 자원이 부족해서 오직 한 행성만 갈 수 있다고 선언한 쿠퍼의 언급에는 매우 크나큰 허점이 있었다. 그는 지구로 귀환할 양의 자원은 제외시키고 계산을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아챈 아멜리아는 지구에 돌아갈 정도의 자원이면 차라리 에드먼즈 행성에 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이후 쿠퍼와 아멜리아는 인듀어런스 호의 연구 모듈에서 만났다. 먼저 말을 건 쿠퍼는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뿐이라며 조심스럽게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그가 지구로 돌아가려는 생각에만 집착한다며 차갑게 응수한다. 뒤이어 그녀는 만약 만 박사의 행성이 틀렸다면 지구로 귀환할 생각은 하지 말고 에드먼즈 행성에 정착해 플랜 B을 실행해야 할 거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선택을 하는 거죠. 자식들을 다시 만나는 거랑, 전 인류의 미래 중에서요. 그때도 이성적으로 판단하시겠죠." 아멜리아는 이렇게 쏘아붙이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뜬다.
한편 그 시각, 지구에서는 아멜리아의 아버지 존 브랜드 교수와 머피가 함께 중력 방정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머피는 지난 20여년간 브랜드 교수의 품 속에 거둬진 후부터 그의 교육을 받고, 그와 함께 중력 방정식을 풀며 생활해 오고 있었다. 어느 날 머피는 브랜드 교수님이 여태껏 '시간' 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를 풀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브랜드 교수가 수십년간 연구한 중력 방정식 풀이법의 허점을 찾아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쉽게 눈치챌 만한 오류를 교수님이 모를 리가 없다며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브랜드 교수는 그런 머피의 의문에 대답을 해주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15][16]
결국 브랜드 교수는 심각해진 노환 때문에 병상에 눕게 되고, 그 옆을 지키던 머피에게 '''자신이 속였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사실 브랜드는 처음부터 플랜A가 불가능함을 알고, 플랜B의 성공을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던 모든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17] 20여년 만에야 진실을 깨닫게 된 머피는 충격을 받는다.
머피는 인듀어런스로 전송되는 녹화용 비디오를 켜고 아멜리아에게 당신 아버지가 임종했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이때까지만 해도 머피는 거기서 녹화를 종료하려고 했지만, (결국 화를 참지 못했는지) 이제껏 자신을 속이고 있었느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지구에 버려진 사람들은 굶주림과 호흡 곤란 속에 멸망하도록 내버려 두고 떠난 것이냐고 따지며 노려보는 머피의 표정과 함께 메시지가 끝난다.
2.2. 만 행성
그 시각 탐험대는 만 행성에 내려가, 냉동수면 중이던 만 박사(맷 데이먼)를 깨운다. 인간이 그리웠던 그는 탐험대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고, 탐험대는 만 박사를 위로한 후 자초지종을 듣는다. 이 행성은 매우 춥고 대기에는 암모니아가 많지만 지표면에 있는 탄화수소와 만나 인류가 호흡하기 충분한 기체 상태와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고체 성분의 땅이 있어 지하로 내려가면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이 있다는 만 박사의 이야기에 탐험대는 기뻐한다.
하지만 그 순간 머피의 메시지가 도착하고, 만 박사는 "브랜드 교수는 이미 중력 방정식을 풀었지만 중력 방정식과 양자역학의 결합을 통해 진정한 중력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의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데이터는 상식적으로 절대 얻을 수 없기 때문에 40년 동안 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라고 고백한다. 머피는 그 사실을 아멜리아와 아버지(쿠퍼)도 알고 있었느냐고 물어본다. 또한 밀러 행성에서 쿠퍼 일행이 시간을 낭비한 동안 홀로 연구 중이던 로밀리 역시 이 결론에 도달했다. 플랜 A는 예산을 타내고 지원자를 받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으며 실제로는 플랜 B밖에 없었던 것.
이 사실은 존의 딸인 아멜리아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아멜리아는 경악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격분한 쿠퍼는 자신은 인듀어런스 호를 끌고 더 늦기 전에 지구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고, 로밀리는 이왕 이렇게 됐으니 블랙홀의 특이점을 관통하면 이 블랙홀의 특성상 운 좋게 살아서 블랙홀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행성 탐사 중 망가진 만 박사의 로봇 킵(KIPP)의 부품을 이용하면 특이점 관측 데이터를 전송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쿠퍼는 정착 준비가 완료되면 자신은 다시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지구로 떠나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히고, 아멜리아와 로밀리가 각각 정착 준비와 인공지능 로봇의 수리를 하는 동안 만과 쿠퍼는 장거리 탐사를 나가게 된다.
지구에선 머피 역시 이 사실을 알아내고, 자신의 방이라면 어쩌면 특이점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동료인 게티(토퍼 그레이스)와 함께 옛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 집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오빠와 달리 올케인 로이스와 조카 쿱의 호흡기 상태가 많이 안 좋은 상태였다.제가 유령이라 불렀던 것은... 마치 그게 사람 같아서 그런거였죠. '''저에게 뭔가를 말해 주려고 했죠.'''
─머피
쿱의 건강 상태를 걱정한 머피가 게티를 고향집까지 데려와 올케와 조카를 진찰받게 한다. 진찰 결과 둘 다 당장 이 곳을 떠나 더 좋은 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소견을 듣지만, 때마침 집에 돌아온 톰(케이시 애플렉)은 게티의 소견을 무시한다. 게티가 끝까지 설득하려 하자 격분한 톰은 게티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때려 눕히며 "여긴 내 집이니 나가라!"라고 단호히 말한다. 머피는 "로이스와 쿱만이라도 떠나게 해 달라."라고 했으나 톰은 끝내 "내 가족은 누구도 못 데려간다!"라고 소리친다. 쿠퍼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에서는 톰이 아버지를 잊겠다고 했지만 결국 잊지 못한 듯하다. 쿠퍼가 떠날 때 톰은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장을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지경이 된 농장에서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다. 크게 마음 상한 머피는 "알아서 해라!"라며 게티와 함께 잠자코 돌아가지만 돌아가던 중에 떠나는 사람들의 끝없는 행렬을 보고 결국 게티에게 부탁해 차를 돌려 다시 농장으로 향한다.
한편 쿠퍼를 지구로 돌아가지 않게끔 설득하던 만 박사는 쿠퍼가 완고히 거부하자 갑작스레 쿠퍼의 통신기를 떼어버리고 '''절벽으로 밀어서 죽이려 든다.''' 사실 지하에 인류가 살 만한 환경이 있다는 말은 '''거짓이었던 것.''' 만 박사는 자기가 도착한 행성이 인류 생존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혼자 쓸쓸히 죽기 싫어 거짓 보고를 해 구조대를 오도록 한 것.''' 이를 위해 같이 있던 킵도 고장내 버렸다. 만 박사는 자신처럼 가족 없는 과학자와 탐험가 등 11명을 직접 설득해 우주로 보냈고, 이들 대다수가 머나먼 행성에서 홀로 죽은 상황에 자신은 거짓 보고에 힘입어 지구로 돌아간다면 엄청난 비판은 물론이고 큰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었다. 때문에 만 박사는 쿠퍼를 죽이고 인듀어런스 호를 탈취해 에드먼즈 행성에서 플랜 B를 실행할 계획을 세운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찰나, 쿠퍼는 만을 잡고 안간힘을 다해 버틴다. 결국 둘은 함께 굴러 떨어지며 몸싸움을 벌인다. 만은 쿠퍼의 우주복 헬멧에 연속으로 박치기해 헬멧 유리를 깨뜨린다. 헬멧은 동일한 재질일 것이므로 두 사람의 헬멧이 같이 망가지거나 만의 헬멧만 부서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독사할 거란 공포 속에 실시한 냉동 수면에서 깨어나 구조대를 만난 만은 망설일 게 없었다. 쿠퍼는 바닥을 뒹굴며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만은 무전기로 들려오는 쿠퍼의 비명소리를 차마 계속 듣지는 못하겠는지 "자네가 죽는 걸 볼 자신은 없네."라며 무전 수신기를 끄고 인듀어런스 호를 향해 가버린다. 그러면서 무전 송신기를 통해 지구에 두고 온 아이들의 얼굴이 보이냐고 묻는다. 이 말은 만이 쿠퍼를 발로 차버리기 전에, 쿠퍼에게 했던 말이기도 하다. 죽기 전에 자식들의 얼굴이 보일 것이라고.
만이 떠난 후, 만이 떼어냈던 자신의 통신기를 가까스로 찾아낸 쿠퍼는 아멜리아에게 연락하고, 아멜리아는 서둘러 쿠퍼를 구하러 간다. 한편 로밀리의 감시하에 킵을 재부팅하던 타스는 부팅에 인간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로밀리에게 알려준다. 로밀리는 복구하기 위해 만의 로봇을 직접 수리하려 하였으나 만이 자신의 로봇이 부팅되면 바로 자폭하게 설정을 해 놓은 탓에 로밀리는 폭사하고 만다.
한편 지구에서 머피는 고집불통인 톰을 유인하여 로이스와 쿱을 구하기 위해 옥수수밭에 불을 지른다. 불길이 솟구치자 화재 진압을 위해 톰이 나가고 그 틈을 타 고향집에 다시 들어 온 머피는 옛날 자신의 방에서 일어났던 유령 현상이 존 브랜드의 불완전한 이론을 완성시킬 양자역학의 단서라 믿고 그 원인을 찾는다.
다시 장면이 만 행성으로 전환된다. 아멜리아가 착륙선을 기동하여 쿠퍼를 구조하고, 기지에서 로봇을 수리하다가 폭발에 휘말린 타스를 회수하여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가기 위해 이륙하지만, 그 사이 만은 쿠퍼 일행이 타고 내려온 레인저 모듈을 타고 대기권을 벗어나 인듀어런스호를 탈취하려 한다. 그러나 자동 도킹을 타스가 막아놓았고, 이에 만 박사는 수동으로라도 도킹하기 위해 작업을 시도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있는 쿠퍼와 아멜리아는 지속적으로 경고를 날리지만, 만 박사는 무리하게 해치를 열다가 기압차로 모듈이 터지고 말았고 우주공간으로 튕겨나갔으며 인듀어런스 호는 자동 항법 장치를 잃고 만다.
쿠퍼는 인듀어런스 호를 잃으면 답이 없다고 판단해, 반파된 채 빙글빙글 돌며 서서히 추락하는 인듀어런스 호와 도킹을 시도하게 된다.
쿠퍼는 인듀어런스 바로 아래로 향해 인듀어런스 호의 회전속도인 67~68 RPM[18] 에 맞춰 착륙선을 회전시켜 기적적으로 도킹에 성공한다.CASE : 이건 '''불가능'''해요!(It's not possible!)
쿠퍼 : 맞아. 하지만 '''불가피'''하지.(No, It's necessary.)
2.3. 블랙홀
하지만 이미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인듀어런스 호는 블랙홀의 중력권에 잡혀 끌려가기 시작한다. 쿠퍼는 세 번째 행성에 가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사건의 지평선을 통과하지 않고, 소위 부드러운 지평선을 통과해서 블랙홀을 스윙바이 하기로 결정한다.
블랙홀 근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시간은 '''51년'''이 흐르게 된다. 쿠퍼의 계획은 우주선의 질량이 줄어듦에 따라 블랙홀로부터 에너지를 얻을수 있다는 점과 착륙선인 타스의 우주선이 커 블랙홀의 특이점을 통과할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타스가 탄 우주선을 분리하여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을 조사하러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타스가 있는 우주선을 보낸 뒤, 쿠퍼는 아멜리아를 속이고 자기 우주선도 인듀어런스 호에서 분리시킨다. 에드먼즈 행성까지 가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블랙홀로부터 얻기 위해선 추가적인 질량이 필요한것을 알고 처음부터 자기 우주선도 때어내 희생할 생각이었으나 이를 숨겼던 것. 아멜리아의 오열속에서 분리된 쿠퍼는 곧 타스를 따라 블랙홀에 들어가게 된다. 인듀어런스 호가 각 우주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쿠퍼, 아멜리아, 타스는 각각 다른 우주선에서 엔진을 분사하고 있었고 분리 역시 각자의 우주선에서 해야 했기 때문. 필사적으로 말리는 아멜리아를 뒤로하고 인듀어런스에서 분리된 쿠퍼는 블랙홀로 떨어지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자 점점 격렬해지는 중력 요동과 박살난 천체 가루 때문에 우주선이 손상되자 파괴 직전 사출좌석을 작동시켜 탈출한다. 이젠 정말 우주복만 입고 맨몸으로 블랙홀 중심으로 끌려들어가던 쿠퍼는 블랙홀의 특이점으로 보이는 구체를 발견하고 그리로 떨어져 기묘한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3. 테서랙트
쿠퍼가 있는 곳은 한 단계 더 위의 차원, '''즉 시간조차 하나의 물리적인 축으로써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19]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5차원''' 존재들이 사는 세상을 쿠퍼가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3차원으로 구현된 테서랙트 공간이었다. 물론 시간을 거슬러 가서 과거에서 튀어나온다든가 이미 일어난 과거를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곳에서는 중력의 힘을 이용해 과거로 물리적 영향을 주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쿠퍼는 테서랙트가 머피의 방이 무한히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책장 건너편에서 어린 머피를 발견하고 외쳐 불러 보려 한다. 그러나 쿠퍼의 목소리는 닿지 않고, 쿠퍼가 과거의 머피와 현재의 자신을 가로막는 시간의 벽을 두들기자 그 자리에서 중력 이상현상이 일어나 책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불현듯 머피의 방에 있다던 유령이 현재의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다. 그러자 쿠퍼는 필사적으로 머피와 헤어지기 전의 자신을 향해 "가지 마(STAY)"라는 모르스 부호를 보내보는 등 애쓰지만, 현재에 영향을 주기 위해 과거를 고치는 것은 불가능함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오열한다.[20]
그런데 그 때 마찬가지로 블랙홀에서 살아남아 테서랙트로 진입한 타스의 무전이 들려온다. 타스는 특이점 관측에 성공해 양자역학 데이터를 손에 넣었음을 알리지만, 이 데이터를 밖으로 보낼 수가 없다고 보고한다. 머피에게 이 양자역학 데이터를 전송할 방법을 떠올리던 쿠퍼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중력을 통해 관측 데이터를 과거로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5차원 존재들이 쿠퍼라는 개인을 선택해 지구에서 떠나 테서랙트로 초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웜홀과 테서랙트를 마련해 줬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쿠퍼가 테서랙트 속에서 한 행동이 자신이 지구를 떠나는 원인이 되었고, 블랙홀로 빠져 테서랙트로 진입하는 것 역시 자신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는, 모든 것이 인과관계 속에서 자신의 선택으로 하나로 연결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이를 깨달은 쿠퍼는 모든 것을 완성시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모래폭풍이 분 날의 시간에 해당되는 방을 찾아내 중력이상현상을 일으켜 모래로 나사 좌표를 보내주고, 머피에게 맡겼던 시계의 초침이 모스 부호로 양자역학 자료를 전송하도록 초침을 조작한다. 마침내 머피는 시계의 초침이 이상하며, 오류가 아니라 모스 부호임을 눈치채고 이것이 아버지가 보내준 신호임을 깨닫고 특이점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머피는 중력을 제어할 방법을 발견, 유레카를 외치면서 자신의 발견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로서 인류는 생존하게 된다.
머피가 연구에 성공하고 인류의 생존이 확정되자 테서랙트도 닫히기 시작한다. 쿠퍼는 이 상황을 보고 왜 5차원 존재들이 굳이 자신들을 위해 이 모든 걸 준비했을까 하는 해답을 얻는다. 이 5차원 존재들은 다름아닌 쿠퍼와 머피의 활약으로 생존에 성공해 먼 미래,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3차원을 넘어 시간도 하위차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등해진 인류였다. 그들에게 쿠퍼가 테서랙트를 사용해 머피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머피가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엄연히 과거이며, 따라서 5차원 인류가 쿠퍼를 돕는 것도 인과적으로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인 것이다.[21]
테서랙트가 붕괴하면서 쿠퍼는 웜홀을 통해 다시 태양계로 돌아간다. 그런데 테서랙트가 미처 닫히기 직전, 쿠퍼는 웜홀 속에서 또 과거의 무언가를 발견한다. 바로 웜홀을 통해 반대방향으로 항해중인 인듀어런스 호. 쿠퍼는 무심코 그 안으로 손을 뻗고, 당시의 아멜리아와 손을 잡는다. 아멜리아가 웜홀을 통과하며 목격한 공간왜곡현상이자 웜홀을 만든 존재로 인식했던 이가 바로 쿠퍼였던 것이다. 쿠퍼는 토성 주변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뭔가 빛나는 점 두 개를 발견하고, 탈진해 정신을 잃는다.
4. 쿠퍼 스테이션
지구 시간으로 56년 뒤인 2156년, 토성 궤도 근처에서 발견되어 구조된 쿠퍼는 어느 병원의 침대에서 깨어난다. 당신은 124세이니[22] 무리하지 말라는 의료진에게 쿠퍼는 이곳이 어디냐고 묻고 쿠퍼 정거장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쿠퍼는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줄 알고 고맙다고 하자 의사는 그게 아니라 그의 딸인 머피 쿠퍼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창밖에는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타자가 친 공이 그대로 위로 올라가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주택의 지붕 유리창을 깨버리는 모습이 보인다. 쿠퍼가 있는 곳은 일반적인 우주 정거장이 아니라 바로 스페이스 콜로니, 그것도 실린더형 콜로니[23] 였던 것. 머피가 마침내 플랜 A를 성공시켜 인류는 지구 바깥으로 이주 정착하게 된 것이다.
쿠퍼는 자신의 집과 100% 똑같이 만들어 놓은 기념관 겸 저택으로 향하는데 마당에는 영화 도입부에 나온 노인들의 인터뷰가 흘러나오고있다. 쿠퍼는 저택 안에서 자신과 함께 발견되었다는 타스를 발견하고 수리한다.
다음날 병원에서 쿠퍼는 80여년 만에 드디어 머피와 재회하는데, 지난 2년 동안은 냉동수면 상태였다고 한다. 쿠퍼 입장에서는 머피를 만나러 오기까지 단 2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머피 입장에서는 80년이 넘게 걸렸다. 머피는 아버지가 꼭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었다고 말한다. 임종을 앞두고 있는 머피를 보며 쿠퍼는 계속 함께 있겠다 하지만 머피는 부모가 자식의 죽음을 지켜볼 이유는 없다며 당신은 어딘가 인류의 새로운 정착지가 될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멜리아를 만나러 가라고 한다. 아멜리아가 자신처럼 '낮잠'에 들어 쿠퍼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격려와 함께.
한편, 에드먼즈 행성에 도착한 아멜리아는 에드먼즈의 시신을 발굴해 제대로 된 돌무덤을 만들고 이름표도 붙인다. 그리고 헬멧을 벗은 채 베이스 캠프로 걸어간다. 에드먼즈가 적합한 행성을 찾았다고 지구로 보낸 신호는 가짜가 아니었던 것. 아멜리아 역시 에드먼즈처럼 당장은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없기에, 자신을 찾아 출발한 쿠퍼를 만나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에드먼즈 행성에서 수정란을 가지고 플랜B를 실행할 책임을 지게 된다.
쿠퍼는 머피의 말대로 아멜리아를 만나러 타스와 함께 쿠퍼 스테이션의 우주선을 훔쳐[24] 출발한다. 그리고 에드먼즈의 돌무덤을 뒤로 한 채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는 아멜리아의 걸음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25]
[1] 위 사이트에서 언급되는 바로는 인듀어런스호가 지구를 떠난 해가 2067년이고, 머피가 2057년에 태어났다고 되있다.[2] 이때 2루수로부터 공을 받는 투수의 등번호가 6번인데, 이 번호는 현재 양키스에서는 조 토레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번호다. 영화 시점에서 배경이 혼란해지고, 야구와 같은 프로 스포츠들의 규모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에 영구결번의 의미조차도 퇴색된 듯하다고 볼 수 있다.[3] 쏘지 말라는 쿠퍼의 말과 이후의 지지직 소리, 그리고 타스의 대사 "또 기절당하고 싶지 않으시면"으로 유추해 볼 때 쿠퍼는 테이저에 제압당한 듯하다.[4] 성경에 두 명의 Lazarus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예수가 베푼 기적에 의해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요한 복음서의 인물에 해당한다.[5] 쿠퍼가 브렌드 박사의 설명을 듣고 90도 돌려서 보니 실린더 형 스페이스 콜로니의 형태였다. 스페이스 콜로니의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완전한 모습은 영화 마지막에 나온다.[6] 성층권은 비행기가 다닐 수 있는 최대 높이다. 즉 그냥 비행기 탄 것.[7] '로라 밀러' 박사가 탐험한 행성이기 때문에 밀러 행성으로 명명된 듯하다. 다른 세 개 행성도 모두 이와 같은 작명 방식으로 이름이 붙여졌다.[8] "밀러 행성의 데이터가 양 대비 질이 가장 좋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하다. 밀러 행성을 탐사할 때 허비되는 시간은 다른 행성에 갔다 오는 시간과 별반 다를 것 없다. 만약 나머지 두 행성이 실패해서 밀러 행성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그 시간 낭비는 어쩔 셈인가."[9] 그 전에 구상한 방식은 밀러 행성 궤도에 인듀어런스 호를 올려두는 것. 이렇게 하면 연료를 아끼는 대신 엄청난 시간 지연을 겪는다. 가르강튀아의 궤도 중 가장 먼 곳에 주차하면 시간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 듯하다.[10] 밀러 행성에 내려가면 시끄럽게 굴 시간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동시에 인듀어런스의 관리자도 필요했고.[11] 사실 이 에피소드 자체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직접 남극해를 조각배로 건너 사우스 조지아 섬으로 구조대를 부르러 가는 동안 직접 겪은 사실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맑은 하늘인 줄 알았더니 실은 생전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파도. 인듀어런스 호의 이름 자체가 이 때 남극으로 떠났다가 좌초된 탐험대의 배 이름이다.[12] 착륙지가 바다임에도 얕았었던 이유이다.[13] 우주선 내의 산소를 엔진으로 빼내어 점화가 되도록 만들었다.[14] 한국어 자막에서는 그저 나쁜 놈이라고 순화되어 번역되었지만 사실 원문은 ''''son of a bitch''''라며 셀프 패드립까지 날린다. [15] 영화 초반에 브랜드 교수가 어린 머피를 가르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 외할아버지인 도널드가 "머피가 학교 선생들을 바보로 만들곤 하는데, 댁도 바보로 만들겠군요." 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복선이었던 셈.[16] 사실 브랜드 교수는 쿠퍼가 지구를 떠나기 전부터 이미 중력 방정식을 풀었다. 그러나 그 식은 반쪽 짜리 값으로, 완전한 중력 방정식의 값을 알기 위해선 블랙홀 내부로 들어가야만 한다.[17] 앞서 말했듯이 완전한 중력 방정식의 값을 얻기 위해선 블랙홀 내부로 들어가고, 그 후 죽지 않고 블랙홀 외부로 빠져나와야 하는데, 당연히 말도 안되니 플랜A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18] 초당 1번 넘게 회전하는 속도다. 화면상에는 그 정도는 아니고 한 15 RPM 정도로만 나오지만 이건 너무 빨리 회전하면 알아보기 힘들 테니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갔다고 봐야 할 듯.[19] 이 곳의 책장을 자세히 보면 셜록 홈즈나 스티븐 킹의 더 스탠드 등이 꽂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디테일의 놀란이니 이것도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감상평이 있다. 참고로 더 스탠드는 바이러스로 지구가 쫄딱 망한 미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20] 강렬한 인상 때문에 훌륭한 짤방감으로 써먹히는 장면(...)[21] 오히려 그들이 토성 근처에 웜홀을 만들어주지 않거나 블랙홀 안에 테서랙트 입구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과거를 바꿔버리는 타임 패러독스가 된다. 쿠퍼가 테서랙트 속에서 책장을 두들기고 모래의 흐름을 조작하고 초침을 건드린 모든 행동들이 그들의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기 때문. 물론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의 원인이 되는 것은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3차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시간이 '흐름'이 아니라 하나의 '축'인 4차원 이상의 차원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22] 이것으로 쿠퍼의 출생연도는 2031년임을 알 수 있다.[23] 이 스페이스 콜로니의 정체는 앞서 말했듯이 나사 기지 그 자체이다. 지상에서는 세로로 세워진 원통형 건물이지만 우주로 띄우고고 난 후에 원통(실린더)형 콜로니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24] 우주선 정거장에서 관리자가 나가자 미리 숨어있던 타스가 몰래 문을 열어서 쿠퍼가 들어온다. 이후 쿠퍼와 타스가 출발한 뒤 관리자가 다시 들어오는데, 우주선 1대가 없어진 것을 보고 당황한다.[25] 이 때 놀란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영화를 관통하는 의미가 나타난다. 쿠퍼가 아멜리아에게 애드먼즈의 행성에 가자고 할때 쿠퍼는 아멜리아는 애드먼즈의 연인이었기 때문에 가자고 하는 것 아니냐, 사랑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다 라고 했으나 결국 사랑의 힘이 진정 옳았다는 것을 해당 장면과 쿠퍼와 머피의 회상씬들을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