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민군군악단

 



한자: 朝鮮人民軍軍樂團
영어: Korean People's Army Band
북한취주악단. 명칭대로 조선인민군 직속 군악대이며, 기원은 1946년 창단된 인민군 군관 육성 기관인 평양학원 부속 군악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에는 한국전쟁 발발과 거의 동시에 최고사령부 직속으로 소속이 바뀌어 '최고사령부 군악대' 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휴전 후 군악대를 군악단으로 바꾸는 소폭 개명이 있었고, 현재 명칭은 1980년대를 전후해 개칭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군악대 중 최상위 위치에 있는 만큼, 단장도 좌급군관의 최상위 계급인 대좌가 맡고 있다. 2012년 현재 단장은 악단 연주자 출신인 작/편곡자 겸 지휘자 리응식이 맡고 있다. 물론 단원들도 전원 군인 신분이고, 공연 때는 거의 무조건 인민군 군관들의 정복 차림으로 출연한다.
악단의 편성과 단원 숫자, 수석 지휘자 등의 정보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타악기를 모두 포함하는 대규모 콘서트 밴드 체제를 취하고 있다. 가끔 '남북의 창'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영상을 관찰해 보면, 소련이나 중국 등 공산권 국가들의 군악대 편성을 절충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등 서방의 콘서트 밴드에서는 색소폰의 등장으로 거의 도태된 알토호른(영국식 영어로는 테너호른)과 바리톤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데, 이것도 소련과 중국 군악대의 편제를 참고한 것이다. 물론 색소폰도 알토와 테너, 바리톤 세 종류가 같이 편성되어 있다.
통상적인 공연 외에 이런저런 집단체조(매스 게임)나 국빈 방문 때의 의장 행사, 인민대학습당 앞의 김일성 광장에서 행해지는 대규모 열병식에도 수시로 동원되며, 특히 열병식에서는 이 악단에 해군사령부와 공군사령부, 조선인민내무군 등의 군악단까지 통합되어 출연하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취주악 합주를 볼 수 있다. 하도 바글바글하다 보니 지휘자가 사람 키만한 높은 연단에 올라가 지휘할 정도. 영접곡이나 추도곡 같은 행사 음악 같은 경우에는 종종 지휘자 없이 연주하기도 할 정도로 합주력 자체는 뛰어난 모양이다.
군악대인 만큼 연주곡은 물론 친척뻘 되는 조선인민군협주단이나 공훈국가합창단에서 창작되는 행진곡 류가 주축이 되며, 대부분 북한에서 창작된 작품들을 연주한다. 1960년대 후반 정계에 등장한 뽀글이가 모든 기악곡은 노래를 원곡으로 창작해야 한다고 지시했기 때문에[1], 대부분의 작품들이 기존 노래의 편곡이라는 점도 다른 나라의 군악대와 구별되는 큰 차이점이다. 물론 사열곡, 환영곡, 영접곡, 묵상곡, 추도곡 등 의장 행사용 작품의 경우, 이렇게 노래에서 2차 창작하는게 아니라 직접 작곡해 연주하기도 한다.
인민군 소속이 아닌 여타 북한 예술 단체에서 만들어지는 노래를 편곡한 곡들도 많고,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전통적으로 우방국들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악 작품들도 종종 공연하고 있다. 다른 예술단과 마찬가지로 악단 내에 지휘자와 작/편곡자를 정규 단원으로 두고 있으며, 2007년에 새로 선보인 애국가의 취주악판도 이 악단 전속 편곡자인 리효선의 편곡이다.
2000년에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남한 국가원수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평양순안국제공항에서 독립군 군가용진가[2]를 주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고, 2006년에는 러시아 국방성 군악대가 방북했을 때 공동으로 시가 행진과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활동을 하는 데도 북한 내 군 소속 예술단 중에서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2012년에 뽀글이의 뒤를 이어 새끼돼지가 집권하면서 뭔가 푸쉬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1월 말에는 뽀글이도 생전에 거의 하지 않았던 군악단의 단독 공연 관람을 새끼돼지가 했다는 소식이 북한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5월 말에는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국제 군악제에 참가해 창단 이래 첫 러시아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CD도 북한 유일의 음반사로 알려진 광명음악사에서 제작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조선의 노래' 시리즈로 '행사음악곡집' 과 '취주악곡집' 이라는 부제로 다섯 장 정도가 나왔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로 다른 인민군 예술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악단 이름을 내건 독자 시리즈로 재출반하고 있다. 2012년 현재까지 모두 열두 장이 발매되었는데, 물론 남한에서 합법적으로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1] 이게 다 조선국립교향악단 때문이다. 당시 조선국향이 인민성을 반영하지 않은 외국곡들을 자주 공연하면서 악단이 위기에 몰리자 김정일이 기존 노래로 작품을 창작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2] 북한에서는 '유격대 행진곡' 이라고 부르며, 국빈방문 행사 때 의장대의 등장/퇴장에 맞추어 주악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