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
캐리커처
caricature
1. 개요
사건의 양상이나 인간의 자태 등을 그 특징을 잡아 익살스럽게 표현한 그림이나 문장.
'캐리커'''쳐''''라고도 부르지만, 외래어표기법에는 ㅈ, ㅉ, ㅊ 다음에는 ㅑ, ㅕ, ㅛ, ㅠ가 올 수 없다. ㅈ, ㅉ, ㅊ 다음의 이중 모음 참고
2. 어원
어원은 ‘과장된 것, 왜곡된 것’ 등의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caricatura’에서 나온 말이다.
풍자화 ·희화 ·만화 등도 캐리커처의 일종이다. 대개 조소(嘲笑) ·우의(寓意) 등을 수반한 과장된 표현으로 시국을 풍자하고 권위에 반항하며 위선을 폭로하는 등의 성격을 띤다.
3. 역사
고대의 캐리커처에는 표현내용에 있어 불분명한 것이 많다. 이집트의 돌조각이나 파피루스에 그려진 동물화 등이 그 예이다.중세 유럽에서는 가톨릭교회의 위선을 비꼰 면죄부 매매도(免罪符賣買圖) 등이 서민들에게 환영받아 널리 유포된 것으로 여겨진다.르네상스에는 추악 괴기한 것에 대한 취미가 일반에게 퍼져 피사넬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많은 화가들이 이러한 종류의 인간상을 그렸다.뒤러나 홀바인, 보시나 브뤼헐 등 북유럽 화가들은 지방의 민간전승이나 농민생활에서 얻은 많은 우의화(寓意畵)를 그렸는데 이것들도 캐리커처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 이후 자크 칼로, 호가스, 롤랑드슨, 고야 등이 신랄한 풍자를 곁들인 풍속화를 그렸다. 특히 근대의 인쇄술보급이 캐리커처에 정치적 주장의 유력한 무기로서의 성격을 띠게 한 것은 주목된다. 19세기의 도미에, 크루크장크, 가바르니 등의 사회성을 지닌 정치만화는 예리한 풍자로 동지들을 고무시키고 적을 골탕먹였던 것이다. 20세기에는 독일 출생의 그로스가 이러한 경향을 따랐다. 오늘날 캐리커처의 정신은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방송 ·연극 등에도 널리 보급되고 있다.복잡화된 현대사회의 모순 ·불합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캐리커처의 존재의의는 크다.캐리커처는 과장예술과 풍자예술이라는 두 가지 형식으로 발전했다.
먼저 과장예술은 이탈리아 카라치(안니발레 카라치Annibale Carracci, 아고스티노 카라치Agonstino Caracci,루도비코 카라치Lodovico Carracci) 형제를 시작으로 프린시스 고야Francis Goya, 귀스타브 도레Gustave Dore,그랑비유Granville 등 화가들이 그린 유머러스하고 왜곡 변형된 인물 형태를 말한다.한편 풍자예술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신화와 피그미 전설에 대한 풍자를 거쳐 중세시대의 종교주의에 반항으로 나타난 이무기와 악마,그리고 18세기 유럽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시사적 그림을 말한다.이 당시 대표적인 캐리커처 작가로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 오노레 도미에Honore Daumier, 제임스 길레이James Gillray등이다.미술평론가 성완경은 캐리커처의 이런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풍자화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인물풍자Portrait en charge로서 어떤 뜻(생각)의 은유적 표현을 위해 신체적 특징을 변형하거나(예를 들어, 정치적 풍자화) 단순히 신체적 특징을 과장한것(풍자화가 그린 인물초상들)이고,다른 하나는 상황의 풍자화로서 실재의 사건이나 가상의 사건들을 통해 특정 인간집단의 관습이나 행동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종류이다.'이처럼 캐리커처는 이런 형식에 바탕을 두어 발전하였다.
인물변형의 특징은 먼저 인간과 동물의 조합이라는 형식을 띠고 나타났다.동물을 인간처럼 행동하게 한다든가 동물의 특징에서 인간적 요소를 끄집어내기도 하고, 반대로 인간의 모습에서 동물적 요소를 끄집어내어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을 비교 분석해냈던 것이다.이러한 동물과 인간의 비교에는 두 가지 관점에서 형성되었다. 첫째,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방법에서 인간과 동물은 비슷하다는 전제 하에 인간의 대부분 행위들이 모두 동물적 본능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둘째, 종교적으로 만물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현명하다고 인정받았던 인간에 동물의 이미지를 적용함으로써, 인간의 추억한 본능을 풍자하여 관람자들에게 마음의 후련함과
통쾌함을 안겨주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관점이다.동물의 외형에 빗대어 표현한 캐리커처 작업은 인간의 내면적 감정을 외면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교도부가 되었다.다시 말해, 캐리커쳐의 인물변형사는 인간의 생김새와 얼굴표정을 분석하여 일반화 혹은 도형화 하는 작업의 기록이라 할것이다.
르네상스 시대로 들어서면서 화가의 사회적 지위가 격상되었다. 그 이유는 회화가 단순히 대상물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학과 해부학에 바탕을 둔 과학적 기술이라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화가의 광범위한 인문학적 교양과 천재성이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그런 긍정적 영향 덕분에 화가는 자신의 그림에 자화상을 끼워 넣었을 수 있었고 그들의 스케치가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그런 화가들 가운데 으뜸은 단연코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미술사와 마찬가지로 캐리커쳐의 역사에서 그의 천재성은 단연 돋보인다.
다빈치는 고대 조상들에서 그로테스크한 형태를 배웠고 반인반수에서 괴물들고 가득한 판타지 형상을 보았다.특히 다빈치는 인간의 얼굴표정에서 에로틱함, 허영 그리고 음탕함을 읽어냈다. 그런 소묘가운데 기념비적인 것이 바로 작품 <다섯명의 그로테스크한 머리> 이다.찡그린 눈, 크게 벌린 입, 늘어진입, 내민 입술, 말하는 입술, 주름진 이마 등은 인물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즉 고통스러워하는지 쾌락에 기뻐하는지, 상대방을 비웃고 있는지, 심지어 성적으로 음흉한지까지가 얼굴표정을 통해서 나타난다.
다빈치의 그로테스크한 인물표정은 근대 캐리커쳐의 인물표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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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섯명의 그로테스크한 머리>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의 교두보에는 매너리즘이 있었다. 최초의 근대적 예술양식으로 평가받는 매너리즘은 기괴한 형상들,공간의 불안정함, 그리고 인체변형의 환상주의로 정리된다. 비 합리적 연출과 자의적인 표현이 매너리즘의 환상주의를 더욱 부각했다.매너리즘 화가들 가운데 현대 미술사는 물론, 캐리커처의 역사에서 빠져서는 안될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사물의 조합을 통한 콜라주 기법을 통해 인물형태의 변형을 시도한 주제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다.프랑스 파리 루브르 미술관에 걸려있는 연작 <사계절>은 가상의 다양한 오브제를 조합하고 배열하는 콜라주로 그린 초상화다.오브제의 절묘한 조합에 경이로움을 금할 수 없다. 작품 <봄>의 인물은 화사한 젊은 청년처럼 표현되어있다. 알록달록 만개한 꽃들은 머리를,하얗게 펼쳐진 꽃잎들은 고운 얼굴을, 파랗게 변하는 잡초와 풀은 옷을 표현한다.이런 표현은 봄의 충만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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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페 아르침볼도 <봄>
아르침볼도는 인물의 정확한 구도와 제대로된 형태를 표현하기위해 인체비례와 해부학을 배웠다. 물체들을 무작위로 조합 혹은 나열하거나 단순하게 배열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 아니라, 비례와 구도에 맞게 수학적 과학적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 캐릭터 이미지가 살아 있다.아르침볼도는 20세기 막스 에른스트와 같은 입체주의자들이 추구했던 조합분석미학을 수백년이나 앞서 시도했다는 점에서 천재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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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바티스타 델라 포르타 <개의 머리를 닮은 사람>
서양 미술사에서 매너리즘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바로크 회화가 나타났다. 르네상스 회화가 선 중심의 회화로 배경과 대상을 뚜렷히 구분하려 했다면 바로크 회화는 대상의 시각적인 색에 주목했다.그래서 바로크 예술은 르네상스보다 형식과 내용에서 화가의 자율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인물의 동작은 유동적이면서 격동적이었다.바로크 예술은 감성예술로 인간의 내면감정을 외면적으로 표현하는데 의의를 두었다.여기서 문제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있었다. 많은 사상가와 화가들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주목했는데,결국 그들은 외부자극에 영향을 받는 내면의 심리상태를 얼굴에서 읽어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더 나아가 이들은 인간의 내적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개인적 범위를 넘어 사회적 표현으로 발전시키려 했다. 이것은 개인적인 감정을 그림을 통해서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일반화 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16세기 이탈리아의 카라치 형제 이후, 동물의 관상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얼굴을 연구한 사람이 이탈리아 화가였던 잠바티스타 델라 포르타였다.과학자며 천문학자며 철학자였던 포르타는 인간의 내면감정을 외면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동물의 표정과 비교 분석하는 형태학적 관점을 차용했다,그는 <인간의 인상학적 연구>라는 논문을 완성했는데, 이것은 당시에도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전파되었다. 특히 포르타의 동물에 비교한 인간의 얼굴작업은17세기 화가 샤를르 르 브랭과 18세기의 캐리커처 작가 그랑비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포르타의 작업은 동물의 독특한 외형적 특징을 그대로 사람에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코가 큰 황소에서 황소의 코를 닮은 사람을 그려냈고,뾰족한 주둥이를 가진 개에서 입이 앞으로 툭 튀어나온 사람을 그려냈으며, 부엉이의 눈에서 부엉이를 닮은 사람을 그려냈다. 이처럼 포르타는 각 동물을 대표하는 캐릭터 하나를 뽑아내어 사람의 얼굴에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인간의 다양한 얼굴형태를 일반화하려고 시도했다.그가 그린 동물과 인간을 서로 비교해보면, 동물의 형상과 인간의 그것이 너무나 많이 닮아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또한 이 작업은 인물의 성격을 더 명료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그사람이 사악한지 욕심이 많은지 정직한지 나태한지 총명한지 등과 같은 인간의 성품과 지위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18세기 캐리커처에서 인물의 캐릭터를 더욱 발전 연구한 작가는 영국 풍속화가 윌리엄 호가스다.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때문에 정식으로 화가 교육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은 세공업이나 동판화 작업으로 예술적 재능을 키웠고 그다지 정치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개인적인 야만으로 가득한 화가 지망생이었다.1720년 영국에서 일어난 투기 소동을 다룬 <남해포말사건>을 그리면서 18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풍속화가가 되었다.작품 <캐릭터와 캐리커처>는 인물 캐릭터 분석에 대한 호가스의 재능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연작 <유행에 따른 결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을 규정하기 위해 사전에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은 인간의 성격과 품성을 묘사하여 인간을 사고하고 느끼는 존재로 간주했다. 등장 인물의 얼굴표정을 현실감있게 표현했다.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럽고 기형적인 인간의 기질을 표현한 것도 장점이다.이러한 연구가 있었기에 호가스의 그림 속 등장인물이 생동감 있게 표현될 수 있었다. 18세기 영국 작가 헨리 필딩은 호가스의 이 그림을 보고 지금까지는 작품속 인물이 살아 숨쉬는 듯 했는데, 이제는 작품 속 인물들이 스스로 사고하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작품 <캐릭터와 캐리커처>의 생동감 있는 얼굴 표현에 밑거름이 된 작품이 귀족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풍자한 <웃는 군중>이다. 귀족들의 너무나 생생한 얼굴표정에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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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호가스 왼 <웃는 군중>, 오 <캐릭터와 캐리커처>
근대 이후 캐리커처는 신문이나 잡지, 팸플릿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성장하게 되었다. 특히 19세기 프랑스의 시사만화잡지 <카리카튀르>와 <샤리바리>에 연재된 캐리커처는 현대 시사만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시사만화의 장점은 글을 읽지 않고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래서 근대 시사만화가 시작된 유럽의 초창기 시사만화는 글이 거의 없는 인물 풍자화의 형식을 띄는 것이다.19세기 프랑스는 혼란스런 시민 혁명기였다. 그 사회적 혼란은 캐리커처에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했고, 풍자만화의 아버지 오노레 도미에의 캐리커처를 만든 바탕이 되었다. 작품 <1831년 가면>은 부패한 왕은 물론, 탐욕에 휩싸인 당시의 정치가를 풍자했다. 이 그림은 배의 형태에서 유추하여 다양한 인물의 얼굴 윤곽과 얼굴 표정을 만들어 냈다. 인물의 사악한 품성과 지위의 허상을 냉혹하고 희화화해낸 작품이다. 여기서는 배는 멍청이를 상징하며, 결국 국왕과 모든 정치인은 바보라는 의미이다.[image]
오노레 도미에 <1831년 가면>
수많은 캐리커처의 주된 소재는 결국 인간과, 그 인간들이 구성하면서 동시에 둘러싸고 있는 사회로 귀착된다. 그 관점은 풍자적이고 비판적이다. 이것이 바로 캐리커처 작가들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캐리커처 작가들은 풍자성을 더욱 배가하기위해서 인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하고 변형하고 과장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감상자는 웃기도하고 가슴아파하면서 캐리커처에 감정이입한다.캐리커쳐는 현대만화(특히 시사만화)에게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고 비판하며 풍자할 수 있는 눈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표현기법 (동물화, 그로테스크, 과장을 통한 상징, 콜라주)을 통해서 인물을 과장하거나 패러디하는 표현기법을 마련했다. 또한 인물변형에 대한 연구는 사람의 감정을 일반화하는 만화기호를 마련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다양한 모양과 레이아웃으로 표현된 만화기호(문자와 부호)는 인간의 희노애락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 그 덕분에 독자는 만화기호 속에 담겨진 의미와 상징을 특별한 학습을 거치지 않고도 직감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만화기호의 힘이다. 결론적으로 캐리커처의 인물변형사는 인간의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드러나는 얼굴표정을 누구나 알기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만화기호를 정립하는 과정이다.
4. 현 시대의 캐리커쳐
현 시대에서 풍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는 거의 사라졌다. 이젠 그냥 '개개인마다의 개성있는 얼굴 특징을 강조해서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상업적 상품으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 당장 인터넷에 캐리커쳐로 검색만 해도 수많은 사이트가 나오며, 당장 지방축제나 유명 관광지만 해도 캐리커쳐 작가들이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 요샌 그냥 너도나도 다 사람 얼굴 그린거면 캐리커쳐라고 부르고 있는 판국. 이 캐리커쳐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두리뭉실하고 애매한 단어로, 뭐가 맞다 틀리다라고 정의 내리기가 힘들다. 캐릭터와도 확실한 분간이 어렵다.
일반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은 캐리커쳐가 사람 얼굴을 찌그러뜨리고 망가뜨린다는 것이다. 캐리커쳐는 절대로 사람을 망가뜨리는 게 아니다. 망가뜨린 것처럼 보일 뿐이지만, 그리는 작가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다. 얼굴안에 눈 두 개, 코 와 입 하나 등등의 동일한 요소로 생성된 사람의 얼굴에서, 개개인마다의 차이를 찾아내고, 그 차이를 표현하는 것이 캐리커쳐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더욱 더 그 사람답게 표현하기 위해서, 또는 재미를 위해서 특징들이 더 강하게 표현되는 경우도 있을 뿐이다. 실제로 감각이 뛰어난 작가는 크게 강조하지 않고도 만화처럼 극도로 단순한 몇 개의 선 만으로도 보는 순간 바로 누군지 알아볼 정도의 캐리커쳐를 구사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캐리커쳐가 예쁜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기 전에 늘 '예쁘게 그려주세요.'라고 미리 주문을 하곤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캐리커쳐도 예쁘게 그려질 수도 있지만, 그게 모든 사람에게 다 가능한 건 아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결국 캐리커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닮음 (Likeness)이라는 것이다. 못생긴 사람도 '''닮으면서 예쁘게 그리는''' 그런 마법은 없다.
자기 얼굴 좀 그려달라고 밤낮으로 부탁 하다가도, 막상 그려주니 화내고 삐치고 토라지는 친구도 수두룩하며 주변 사람들은 다 똑같이 그려졌다고 즐거워 하는데, 본인 혼자만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하는 손님도 수두룩하다. 다 닮으면서 예쁘게 그려진 그림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기대 때문에, 실제로 캐리커쳐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닮지는 않고 예쁘게만 그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누군가에게 서로간의 합의 없이 캐리커쳐를 그려준다는 것은 실제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 될 수도 있으며, 상처를 주거나,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 캐리커처는 컴플렉스라는 것과 상당히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림이지만, 보는 순간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캐리커쳐가 가능한 이유는 얼굴 또는 신체에 개개인이 남들과는 다른 그 만의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의 설명은 컴플렉스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그리기 위해서 반드시 표현해야만 하는 특징이 그 사람에겐 심각한 컴플렉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알겠지만 사람들이 프레디 머큐리를 그릴때는 반드시 심하게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를 노골적으로 강하게 표현하며, 만약 그렇게 뻐드렁니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 그림이 프레디머큐리 같을까 생각해보자. 그러나 프레디머큐리 입장에서는 이 뻐드렁니가 어릴때부터 컴플렉스였으며, 뻐드렁니를 가리기 위해서 콧수염을 기른 것이다. 만약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의 뻐드렁니를 극대화한 그림을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실제로 작가들은 눈 작은 손님이 눈 크게 해달라거나, 턱이 완전 네모난 손님이 턱을 갸름하게 해달라거나 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자신과 꼭 닮게 해달라는 마법의 판타지 같은 주문에 난감함을 경험하곤 한다.
손님의 실망한 표정이 두려워, 싫어할 거 같은 특징을 다 감추고 예쁘게 그렸더니 "내가 아닌 것 같다."라며 언짢아 하고 손님을 가장 손님답게 그리려고, 개성을 표현해 그렸더니 "꼭 이렇게 강조해야 되었냐." 라며 언짢아하는 이래도 저래도 난감해지는 상황은 작가라면 반드시 겪는 일.
5. 대표작가
5.1. 국내
김태수[1]
곽영민
노호룡
박지수[2]
슬기[3]
선호랑[4]
우연이[5]
오소리
연필상자[6]
얼개[7]
YangGoon
앤지
치[8]
유승목[9]
5.2. 해외
Viktor Miller-Gausa[10]
Jan Op de Beeck[11]
Tomokazu Tabata[12]
Marcus Sakoda[13]
渡辺孝行[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