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찰코아틀

 

1. 개요
2. 기원
3. 아즈텍 신화
4. 케찰코아틀의 속성
5. 케찰코아틀과 인신공양
6. 기타
8.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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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나와틀어: Quetzalcohuātl (케찰코와틀) / Quetzalcohuātzin (케찰코와친)
영어: Quetzalcoatl
아즈텍 신화에서 숭배받는 신. 마야, 톨텍 문명에서도 숭배받았다. 이름의 뜻은 중남미에 서식하는 케찰새와 을 뜻하는 코아틀의 합성어로, '깃털 달린 뱀' 을 의미한다. 사실상 메소아메리카 전체에서 숭배하던 오래된 신이라고 할 수 있다.

2. 기원


메소아메리카 지방에서 뱀은 다산과 대지를 상징한다. 케찰코아틀의 원형, 다시 말해 깃털 달린 뱀이라는 개념은 올멕 문명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테오티우아칸 문명이 들어선 뒤에야 비로소 케찰코아틀이라는 이름의 신이 등장했다. 기원전 100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테오티우아칸 유적지에는 케찰코아틀을 공양하는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가 세워져 있었다.
케찰코아틀은 메소아메리카 문명의 초창기엔 지금처럼 위대한 신격을 가진 신은 아니었다. 최초에 그는 농경과 비에 관련된 신 틀랄록과 연관되었으며 때로는 틀랄록과 동일시되기도 했다. 케찰코아틀을 묘사한 기원후 200년경의 유적에서는 언제나 빗방울과 물이 동반되기 때문에, 그가 처음엔 농사와 연관된 비의 신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아즈텍 신화


케찰코아틀은 톨텍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로 위치가 격상되었다. 그는 지식의 수호신이었고, 글을 쓰는 사제들과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자들을 후원하는 신이었다. 톨텍의 사제들은 케찰코아틀을 공경했고 자신의 이름을 신의 이름과 똑같이 짓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톨텍의 전설적인 군주였던 사제왕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다. 또한 그는 전생의 신이기도 하였으며, 동시에 의술의 신이기도 하였다. 이것은 케찰코아틀이 저승으로부터 인간들의 뼈를 구해왔다는 신화로부터 비롯된 속성이었다.
아즈텍 문명은 톨텍 문명의 신화와 믿음을 그대로 계승했고, 케찰코아틀 신앙 역시 아즈텍 신화의 일부로 편입되었다. 따라서 아즈텍 신화에서 케찰코아틀은 인간의 탄생에 관여한 아주 중요한 위치의 신이었다.
아즈텍 신화에 의하면, 천상에는 오메테오틀이라는 위대한 창조주 신이 있었으며 그는 네 명의 아들 신을 두었는데, 케찰코아틀은 오메테오틀의 셋째 아들이었다. 케찰코아틀은 그의 형인 검은 테스카틀리포카와 라이벌 관계였고, 엎치락 뒤치락 싸우면서 서로의 세계를 멸망시켰다. 테스카틀리포카가 다스리는 최초의 대지의 세계를 멸망시킨 것은 케찰코아틀이었다. 반대로 대지의 세계 이후에 도래한 바람의 세계를 멸망시킨 신은 테스카틀리포카였다. 두 형제는 치고받고 싸우다가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화해했다.
테스카틀리포카와 케찰코아틀은 합심해서 지상을 점거하던 시팍틀리[1]라는 무시무시한 괴수를 죽였다. 그런 다음 케찰코아틀은 아즈텍 신화의 저승인 믹틀란으로 내려가, 명계의 신 믹틀란테쿠틀리에게 예전 세계에서 죽은 인간들의 뼈를 달라고 요청했다. 믹틀란테쿠틀리는 케찰코아틀에게 여러 가지 난제를 던졌지만 결국 케찰코아틀은 슬기롭게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화가 난 믹틀란테쿠틀리는 부하를 풀어 케찰코아틀을 쫓았고, 케찰코아틀은 인간의 뼈를 품에 안고 도망치던 중에 메추리통에 걸려 넘어져 뼈의 일부를 부러뜨렸다고 한다.[2]
케찰코아틀은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었다. 옥수수 씨앗을 발견해서 퍼뜨린 것도 케찰코아틀이었고, 용설란을 찾아내 인간들에게 나누어 준 것도 케찰코아틀이었다고 전해진다.

4. 케찰코아틀의 속성


케찰코아틀은 아스텍의 신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신이며, 옥수수를 키우는 법과 베를 짜내는 법과 시간을 알아내는 법과 같은, 즉 세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친 존재이자 역법과 예술 등 문화의 창조자였다. 불을 일으키는 법과 술을 만드는 법, 그리고 신들에게의 경배 의식 방법을 가르친 이이기도 하며, 비취와 보석의 발굴과 공작, 작물 기술, 시간의 선정방법, 별의 운행, 역산법 등의 생산 기술에서 시작하여 단식과 절도 있는 생활, 다른 사람을 대하는 애정 같은 풍요로운 정신적 생활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부분까지 인간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케찰코아틀의 신격은 여러 가지였다. 우선 금성의 신 틀라우이스칼판테쿠틀리과 동일시되었는데, 금성은 밤과 어둠과 더불어 지평선에서 모습을 감추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동쪽 하늘에서 빛을 내기 때문에 죽음으로부터 부활을 나타낸다고 여겨졌다. 톨텍 문명에서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주관하는 신이자 지혜의 신이기도 하였다. 또 바람의 신인 에헤카틀이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태양신의 신격으로서 을 상징하기도 하였고, 틀랄록의 영향을 받아 풍요의 신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처럼 케찰코아틀이 굉장히 다재다능하고 관장하는 분야가 많은 신이 된 이유는, 처음엔 풍요의 신이었던 케찰코아틀에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가지 속성이 붙고 다른 신들의 신격을 흡수하면서 상징하는 분야가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최종적으로 케찰코아틀은 세계와 인간을 창조한 창조신의 속성이 붙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그의 형제인 테스카틀리포카도 갖고 있는 속성이다.
케찰코아틀은 종종 한 쌍으로 취급되는 테스카틀리포카처럼 '악신'으로 취급받기도 하였다. 메소아메리카의 종교관은 느슨하고 변화되며 동시에 상반되는 특징을 가지는 신들로 가득한데, 틀라우이스칼판테쿠틀리, 다시 말해 금성의 신으로서의 측면이 부각될 때 케찰코아틀은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무서운 신이 되었으며 파괴와 소멸 즉 파멸을 불러일으키는 공포의 존재로 그려졌다.
깃털 달린 뱀이라는 개념은 아즈텍, 마야, 톨텍, 테오티우아칸 등의 메소아메리카 문명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성이며, 케찰코아틀은 저지대 마야의 쿠쿨칸[3], 고지대 마야의 구쿠마츠[4]와 동일시되었다.

5. 케찰코아틀과 인신공양


코덱스 텔레리아노-레멘시스
코덱스 보르보니쿠스
메소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신들 가운데 하나인 만큼, 케찰코아틀을 향한 인신공양의 기원 또한 뿌리깊다.
고고학적 연구에 의하면 아즈텍보다 10세기나 앞선 기원전 테오티우아칸 신전에서 케찰코아틀을 향한 제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고고학자 스기야마 사부로와 조지 카우길의 연구에 의하면, '깃털 달린 뱀 피라미드(Pirámide de la Serpiente Emplumad)'에서 의례적으로 희생된 137구의 유골과 부장품이 발견되었다. 희생자는 기원후 약 200년에서 250년 사이에 희생되었고 대부분이 전사였으며 다양한 지역에서 출생했으나 희생당하기 전에 테오티우아칸에서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달의 피라미드에서 37구의 유골이 추가 발견되었고, 태양의 피라미드에서는 케찰코아틀에게 바쳐진 어린이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아즈텍 제국에서 케찰코아틀은 굉장히 인기있는 신이었다. 아즈텍의 수도인 테노치티틀란에는 아우이소틀 황제 치세에 세워진 케찰코아틀-에헤카틀 신전이 있었는데, 여기서 발굴된 32개의 목뼈는 전부 어린아이와 아기의 것이었다. 특히 케찰코아틀은 강우량과 관련된 바람의 신과 농경의 신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를 만족시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로 여겨졌다.[5][6]
케찰코아틀을 묘사한 코덱스 텔레리아노-레멘시스의 삽화나, 코덱스 보르보니쿠스의 삽화는 모두 사람을 잡아먹는 케찰코아틀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므로, 고고학적, 문헌학적 증거를 보건대 케찰코아틀을 향한 인신공양이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메소아메리카에서 자행되어 왔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화 속에서도 케찰코아틀은 인신공양을 집행하는 사제의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하나의 사례를 들자면, 태양신 토나티우의 탄생 설화에서 신들이 자신의 심장을 바치기로 했을 때, 신들의 배를 칼로 가르고 심장을 꺼내는 역할을 맡은 것이 케찰코아틀이었다.
아즈텍 제국에서는 그의 형제인 테스카틀리포카와 마찬가지로 케찰코아틀에게 엄청난 수의 인신공양이 행해졌다. 애초에 아즈텍 신들이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인신공양을 받았으므로, 틀랄록, 우이칠로포치틀리, 테스카틀리포카와 함께 아즈텍의 주신으로 여겨졌던 케찰코아틀에게 대대적인 규모의 인간 제물이 바쳐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인기 없는 아즈텍 신이라고 해도 일년에 한두번은 인간 제물을 받았는데 케찰코아틀 정도 되는 신이 인간 제물을 받지 않을 리가 없다. 인간 제물은 중미에서 신을 향한 최고의 공양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많은 제물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 신이 신화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는 소리였다.
케찰코아틀이 사제들의 수호신이었으며, 아즈텍인들과 마찬가지로 인신공양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던 톨텍의 사제들이 케찰코아틀이란 이름을 즐겨 썼던 것을 생각해보면 케찰코아틀와 인신공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신공양에 반대했던 것은 케찰코아틀 신이 아니라 이 신의 이름을 따온 톨텍 문명의 사제왕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다.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고.
케찰코아틀이 인신공양을 반대했다는 이야기는 인신공양을 금지하는 교리를 원주민들에게 널리 퍼뜨리기 위한 가톨릭 선교사들의 신화 왜곡과[7] 톨텍 왕 토필친 케찰코아틀의 전설이 합쳐져서 탄생한 만들어진 신화이다. 과거 고고학적 증거 대신 스페인 역사가들의 문헌 기록에만 의지해 아즈텍 문화를 연구하던 시절에는 이 설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으나, 2000년대 들어 아즈텍과 톨텍, 테오티우아칸에 위치한 케찰코아틀의 신전에서 실제로 인신공양에 바쳐진 인간의 유골, 그것도 어린이의 뼈가 다량으로 발견되면서 완전히 부정되었다.

6. 기타


아즈텍 제국의 황제가 에르난 코르테스를 신으로 숭배하고 공경하다 허무하게 멸망했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 코르테스 본인이 남긴 기록에는 스페인 사람들을 신으로 여기고 경외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황제가 스페인 정복자를 후하게 환대한 것은 자신의 권위를 입증시켜 상대방을 굽히기 위한 방침 중 하나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토에 도착한 코르테스를 환대하는 동시에 뒤로는 인근 부족들을 선동하여 스페인인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이중적인 모습 역시 보여준다. 또 코르테스가 신상을 파괴하고 성모 마리아상을 설치하자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더 이상 지켜줄 수 없다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몬테수마 2세가 사망한 뒤에도 아즈텍인들은 치열하게 스페인인들과 맞서 싸웠고, 슬픔의 밤에서 그들을 전멸시킬 뻔한 적도 있다.
디에고 무뇨스 카마르고의 <틀락스칼라 역사>에 의하면, 촐룰라 시는 케찰코아틀 신을 섬기는 신심이 깊은 도시였다. 그런데 이들은 스페인인들이 자신의 마을에 찾아오자, 인간이 이들을 대적할 방법 따윈 없으므로 케찰코아틀 신이 스페인인들을 징벌하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했다고 한다. 코르테스를 정말 케찰코아틀로 믿었다면 케찰코아틀을 벌해 달라고 케찰코아틀에게 빌었단 말인가? 코르테스를 신으로 여겼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스페인의 누에바에스파냐 정복 후에 살이 붙은 일종의 야사로 추정된다. 다만 당시 사람들이 코르테스를 동명이인인 토필친 케찰코아틀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사람은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것이라 말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들이 돌아왔다며 당대 사람들이 생각했도 이 왕을 가리키는것을 스페인 사람들이 신으로 혼동했다는 이야기다.
케찰코아틀의 쌍둥이 형제로 "숄로틀(Xolotl)"이 있는데, 이 숄로틀은 한쪽 눈이 찌부러진 개 또는 도롱뇽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태백성의 신이자 태양을 밤의 어둠으로 밀어 넣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 가마솥 속에 익혀져서 죽은 존재로, 이 신은 불행의 신이라고 한다. 쌍둥이 형제와는 다르게 온갖 질병과 기형의 신이기도 했는데 특이하게도 태양이 되지 않으면서도 죽고 싶어하지 않아서 도망치다가 결국 제 형제인 케찰코아틀의 손에 죽는다.
익룡 케찰코아틀루스는 이 신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대중매체에선 주로 날개달린 뱀의 형상으로 나온다. 원래야 날개 말고 깃털 달린 뱀이긴 하지만 날개 쪽이 있어보여서(?) 그런듯하다.

7. 매체에서의 등장




8. 관련 문서



[1] 나와틀어로 '악어' 라는 뜻이다.[2] 아즈텍 신화에 의하면 인간들이 각각 체격이 다른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3] 마야 신화에 나온다고 하는 부활의 신이자 창조신이며 지고신에 해당되는 신적 존재다. 그와 동시에, 마야 신화의 뱀신이기도 하다.[4] 세계와 인간을 만들어내었다고 하는 7명의 창조신 중 한명이자 하늘의 신이며, 마야 키체 부족의 뱀신이기도 한데, 인류에게 문명을 가져다 주고 사람들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하며, 태초에 존재했다고 하는 바다의 신이라고 한다.[5]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게 아즈텍 제국은 인신공양 제국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유달리 인신공양에 환장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었다.오죽하면 어떤 신에게 인신공양할지가 아주 세밀하게 전해진 달력까지 만들어졌을까. [6] 옆동네의 마야나 잉카는 물론 사실 여러 나라에서 인신공양 문화는 산재해있긴 했지만, 아즈텍은 유달리 인신공양에 극도로 집착하다시피 할 정도로 열을 올리는 문화를 보였다. 게다가 고기가 부족해서 죽인 것도 아니고 인구조절 + 종교의식이 합쳐진 이유로 그런 것에 가까웠으며 희생당한 이들도 죄다 아즈텍 입장에선 따가리 + 정육점 신세였던 여타 휘하 타 부족들이었다.[7] 그들이 왜곡시킨 교리에서 케찰코아틀과 동일시화된건 결국 유럽의 백인들이었으니 그렇게 된 것이다. 덤으로 세간에 널리 퍼진 케찰코아틀 = 유럽 백인 형상을 한 신이라는 말도 죄다 왜곡된 신화에서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