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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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등장인물. 더빙판에서의 이름은 순무, 영어판에서는 Turnip Head.[1]
2. 상세
소피가 구해준 이후[2] 소피를 계속 졸졸 쫓아다니는 끈기있는 허수아비. 허수아비라 다리가 하나밖에 없어 콩콩 뛰어다니기만 한다. 집을 부탁한 소피에게 하울의 성을 소개해준다. 첫 등장 때 보면 양복까지 쫙 차려입은 게 의외로 멋지다. 허수아비이기 때문에 말은 하지 못하지만 간간히 소피를 도와준다.
3. 작중 행적
3.1. 영화
말은 못하지만 허수아비의 몸으로 소피를 헌신적으로 도와주며 후반부에 마법이 풀려 작동을 멈춘 하울의 성[3] 이 절벽에서 미끄러지는 걸 본인의 다리로 버티는 순간은 간지가 넘친다. 이 때문에 허수아비의 상태가 안 좋아지자[4] 소피가 허수아비에게 입맞춤을 해준다. 키스의 기적으로 허수아비는 인간으로 변신. 사실은 저주에 걸린 이웃나라의 왕자였다.
저주가 풀린 뒤 소피에게 청혼하지만 소피는 이미 마음을 굳힌지라 거절한다. 허수아비라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가 영화 막판에야 저주가 풀리면서 대사를 조금 한다.
사실 평범한 허수아비는 아니라는 것이 작중에서 계속 암시되었고[5] 하울도 그를 보고 '''너도 곤란한 저주에 걸렸구나''' 라고 말하는 걸로 봐서 이미 저주에 걸려서 허수아비가 된 다른 존재라는 암시도 던져졌다."사람 마음이란 언제 변하는지 모르는 것이니 기다리겠습니다."
다만 어째서 정체가 이웃나라 왕자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원작의 허수아비가 황야의 마녀를 잡으러 갔다가 실종된 잉거리의 왕자[6] 와 그를 찾으러 갔다가 실종된 설리먼의 몸을 합치고 남은 부분으로 만든 존재이기 때문. 즉 원작에서도 정체가 왕자(의 일부 + 설리만의 일부)였으므로 거기서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나라 왕자쯤 되는 인물이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실종되었다는 점과 뒤늦게 사람으로 되돌아와서 전쟁을 말리러 간다고 하는 걸 봐서 전쟁을 지속시키거나 벌이려고 했던 흑막[7] 에 의해 저주를 받아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그의 출신국은 소피의 출신국과 현재 전쟁을 진행중일 나라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쩌면 이웃나라 왕자가 실종된 건 이 전쟁에 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8]
저주에 걸린 후 황야의 덤불 안에 갇혀 움직일 수 없게 됐다가 소피에게 구해진 걸 계기로 소피에게 반한 모양. 하울이야 소피의 본모습을 알고 있었지만 허수아비는 본모습을 알리가 없는데도 소피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도움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은혜 한번 깊게 갚는 순정남이다.
영화상에서 보면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허수아비라 말은 하지 못하지만 좀 제멋대로인 하울에 비해 소피의 곁을 지키며 계속 돕는 인물. 비중이 적긴 해도 하울, 소피, 허수아비의 삼각구도는 전형적인 순정만화나 연애물의 구도이다.
3.2. 소설
황야의 마녀를 잡으러 갔다가 되려 실종된 잉거리 왕의 동생인 저스틴 왕자와 왕자의 친구 겸 궁정 마법사이자 왕자를 찾으러 황야로 간 설리만이 역으로 마녀에게 당한 후 두 사람의 몸을 합치고 남은 부위를 재조립해서 만든 존재이다.
소피가 덤불 사이에 휘감긴 허수아비를 꺼내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말로 생명을 불어넣어버리는 바람에 허수아비 주제에 생명을 지니게 되었다.[9] 문제는 이 허수아비가 하울이 밖에서 가져온 설리만의 해골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성을 계속 뒤쫓았는데, 영문을 모르는 소피가 이에 겁먹어서 캘시퍼에게 성을 엄청 움직이게 만드는 소동도 냈다.
이후 황야의 마녀와의 최종결전에서도 끼어들어서 엄청난 힘을 보여주며 황야의 마녀를 상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스틴 왕자와 설리만의 저주가 풀려서 둘 다 원래 모습을 되찾자 허수아비는 존재 의미를 잃었기 때문에 사라진다.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친근한 존재로 나온 것과 달리 원작에서는 적대자인지 아군인지 약간 모호한 입장이었다. 이는 저스틴 왕자와 설리먼의 몸을 합쳐 만들어진 남자(자아는 설리먼의 것에 가까웠다) = 그 남자가 변해서 된 개 역시 마찬가지였다. 피해자이긴 했지만 일단 황야의 마녀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종의 입장이다보니 아군 입장에서 영 도움이 안 됐던 경우도 있다. 게다가 머리가 순무로 되어있지만 곰팡이가 핀 썩은 순무라 영화와는 달리 웬 지옥에서 온 악마 수준의 생김새였다.[10] 허수아비의 목적은 피아를 가리는 것이라기보다는 본체 중 하나인 설리만의 해골을 찾는 것이긴 했지만. 덤으로 소피가 생명을 불어넣지 않았다면 황야의 마녀를 상대하는데 허수아비가 도움이 되지 못해서 원작 전개가 황야의 마녀의 승리로 갈 뻔 했으니, 어찌보면 생명을 받아 움직일 수 있게 된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1] 참고로 한글 자막판에서는 '무대가리'로 번역됐다.[2] 영화에선 덤불에 거꾸로 처박혀있었는데, 소피가 장대 부분만 보고 지팡이로 쓰려고 일으켜 세웠다가 허수아비임을 알았다.[3] 라고 해봤자 상당 부분이 떨어져 나가 판자 하나와 다리 2개만 남아있었다.[4] 다리가 갈렸다(...)[5] 허수아비 주제에 자력으로 움직인다거나, 어디서 지팡이 같은 걸 찾아오질 않나, 말은 못해도 다른 사람의 의사를 알아듣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질 않나, 소피가 멀리 떼어낼 생각으로 "잠 잘 곳도 구해주지 그래?"라고 했더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끌고 오지 않나 암만 봐도 뭔가 있는 허수아비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6] 왕자라고 해도 왕의 아들이 아니고 동생인데다가 중장년 쯤 되는 늙다리 아저씨다. 이름은 저스틴. 저스틴 왕자라고 작중에서 호칭된다.[7] 설리만이라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8] 어쩌면 외교 문제 관련으로 소피의 나라로 건너갔다가 거기서 흑막에게 당해서 허수아비가 되어버렸고 이웃나라 입장에서는 자기네 나라 왕자가 그쪽 나라에 갔는데 실종되자 그걸로 뭔가 문제를 삼아 갈등이 벌어지다가 전쟁으로 이어졌을 수도. 아니면 원래부터 두 나라 간에 쌓인 게 많았는데 이웃 나라 왕자의 실종 건이 전쟁의 기폭제 혹은 지속제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9] 영화와 달리 원작에서 소피는 말을 통해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움직이는 마법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 능력으로 허수아비가 생명을 얻어 움직인 것이다. 반면 영화에서는 딱히 허수아비가 왜 움직이는지에 대한 원리는 안 나온다.[10] 영화에서 허수아비의 비주얼이 바뀐 건 어쩌면 신의 한 수. 원작대로 갔다간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 충격적이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