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제 청어
1.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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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smoked herring, 또는 Kipper. 조선시대에는 연관목(烟貫目)이라 불렀다. 말 그대로 청어를 훈제한 것이다.
영국, 네덜란드를 비롯하여 북유럽권에선 상당히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인데, 타국인이 먹으면 처음 몇 번은 별미로 먹을만하지만 이내 질리게 된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몸통을 막대기로 꿰어 걸거나 철망에 얹어 놓고 밑에서 장작을 때서 연기를 쏘이면 끝이다. 아궁이 위쪽, 굴뚝으로 연기가 나가는 곳에 그냥 걸이 놓기도 한다. 만드는 과정이 과메기와 비슷하며 눈을 꿰거나 해서 주르륵 걸어놓은 것도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훈제 과정의 유무 정도.
1.1. 중세 성직자와 훈제 청어
주로 중세 유럽의 성직자들이 검소하고 청빈한 삶을 살아 죄를 짓지 않으려면 산해진미 폭식을 금하고 훈제 청어를 먹으라고 민중들에게 강요하곤 했다.
7세기에 이르자 육식을 금하는 날이 급격히 증가했다. 4세기에 시작된 사순절 단식과 금육이 이때쯤 연중 40일로 늘어났고, 그에 더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금요일이 포함되었다. 모두 합하면 한 해의 절반에 해당하는 날들이 금육일로 지정되었고, 이런 날에는 육식 금지가 엄격히 실시되었다. 잉글랜드 법으로 금요일에 육식을 할 경우 교수형에 처해졌을 정도로 이 금육은 철저히 지켜졌다. 이 법은 영국에서는 16세기 헨리 8세가 로마 교황청과 단교할 때까지 성문화되었다.
단식/금육일에는 성생활도 금지되었고 식사는 한 끼로 제한되었다. 육류는 '뜨거운' 것이어서 검열삭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금지되었다. 그러나 물에 사는 동물들(비버, 수달, 돌고래, 고래의 몸통에서 꼬리까지 포함)은 차가운 것으로 간주되어 종교적인 날에도 먹을 수 있었다.
이런 까닭에 훈제 청어와 훈제 대구 등은 금식일에 고래고기나 돌고래 고기를 먹을 수 없었던 절대 다수 서민층의 주식이 되었다. 그렇게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나트륨과 단백질 공급원이 달리 없었기 때문이다. 청어는 대구 등과 함께 대서양에서 많이 잡혔으며 독일 한자동맹 어부 및 상인들, 네덜란드 어부와 상인들은 이 청어교역이 큰 수입원이었다. 한마디로 훈제 생선류는 당시로서는 검소질박한 서민 음식의 대명사였다.[1]
2. 비유적 쓰임
향이 강하기 때문에 '향이 강한 훈제 청어로 시선을 돌린다' 식으로 성동격서에 해당하는 비유로 자주 쓰인다.
이 경우엔 음식으로서의 훈제 청어와 구분을 위해 영어로 대개 'red herring'이라고 부른다
2.1. 논리학 용어
- 논점일탈의 오류 참조.
2.2. 서술 방법
서술 방법 중 하나. 서술 트릭과 클리셰에도 해당한다. 논점일탈의 오류 문서에 있는 원조(?) 사용법 - 옥수수 밭을 지키기 위해 훈제 청어로 사냥개의 후각을 마비시키기 - 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단서'''를 의미한다. 다만 논점일탈의 오류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방향과 정도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법"으로 사용된다."The chief difference between the exceptionally knotty problem facing the detective of fiction and that facing the real detective is that in the former there is usually a paucity of clues, and in the latter altogether too many."
작품 속의 탐정과 현실의 탐정이 굉장히 어려운 사건을 접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자(작품 속의 탐정)에겐 단서가 거의 없고 후자(현실의 탐정)에겐 대체로 증거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TV Tropes에서는 상세한 개념으로서 3가지를 더 들었는데 다음과 같다.
- 훈제 청어 셔츠(Red Herring Shirt)
비중이 거의 없거나 전무한 캐릭터들(ex. 잡졸A, 빨간 셔츠)이 히어로나 흑막으로 등장하는 것. 다만 경우에 따라선 복선이 너무 부족하여 갑툭튀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이름은 스타 트렉의 빨간 셔츠와 합성한 것.
- 훈제 청어 두더지(Red Herring Mole)
누가 봐도 악역이나 배신자(mole에는 속어로 배신자나 이중간첩을 뜻함)이라고 생각했던 캐릭터들이 사실은 전혀 무고했던 걸로 밝혀지고, 전혀 의외의 인물이 악역/배신자로 밝혀지는 것. 보다시피 반전물에 많이 쓰인다.
- 훈제 청어 반전(Red Herring Twist)
조목조목 짚어주고 설명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어왔던 사건이나 스토리 요소가 애매한 이유로 사라지거나 잊혀지는 것. 핵심 스토리에서 관심을 돌리는 쪽으로 많이 사용되므로 역시 반전물에 사용된다. 특히 살인사건물에서 범인을 숨기기 위해 많이 사용된다. 단 작가가 게으르거나 끝처리가 애매모호한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2.2.1. 예시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훈제 청어라는 말 자체가 중요 떡밥으로 쓰인다.
- 댄 브라운의 작품들
- 명탐정 코난 - 인터뷰에서 작가가 있다고 밝혔으며, 마술 애호가 살인사건에서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도이토 카츠키의 아이디가 REDHERRING1412인데, 이는 그의 정체와 관련있다.
- 역전재판 시리즈
- 쏘우 시리즈 中 1편
- 왓치맨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팀 포트리스 2의 팀원을 만나다 시리즈 中 스파이 편 - 위의 "훈제 청어 두더지"에 완벽히 부합한다.
- ABC 살인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