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FIFA 월드컵 독일/C조
1. 개요
2006 FIFA 월드컵 독일의 진행상황 중 C조를 설명하는 문서.
2. 1경기: 아르헨티나 2 - 1 코트디부아르
2002년 일본에서의 치욕[2] 을 씻기 위해 4년간 월드컵 무대를 준비한 아르헨티나. 첫 상대는 월드컵 역사에 처음 등장한 코트디부아르다. 최고 죽음의 조로 불린 C조의 첫경기이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전반전 리켈메의 프리킥이 수비수에 맞고 주인없이 떨어지는데 크레스포가 골냄새를 맡고 공을 처리하며 선제골을 얻어낸다. 이후 다시한번 리켈메가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찔러주었고 사비올라가 넙죽 받아먹으며 전반에만 2:0. 리켈메나 베론이 압박에 취약한데[3] 압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장면이었다. 후반전 드록바의 만회골로 따라갔으나 2:1 경기종료. 코트디부아르는 월드컵 역사상 첫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했다.
3. 2경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0 - 1 네덜란드
두 나라의 국기가 상하로 완전 반대이기 때문에[4] 일명 국기더비라는 이름으로 관심을 받았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유럽예선 10경기에서 1실점을 했고 '''스페인'''마저 플레이오프로 밀어버리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국가인 만큼 많은 축구팬들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첫경기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은 전반 18분 센터서클에서 로빈 반 페르시에게 공이 연결되었는데 이게 웬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진영이 텅텅 비어있는 것이 아닌가. 반 페르시는 즉시 앞에 있던 로번에게 공을 찔러주었고 로번에게 아무도 없는 공간을 내준다면 실점은 당연한 셈. 당시만 해도 머리칼이 제법 있었던(...) 로번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뒤에서 따라오는 수비수를 무시하고 골을 성공시킨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패배.
4. 3경기: 아르헨티나 6 - 0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전반 후반 각각 3골씩 터져서 6:0이라는 꿈도 희망도 없는 스코어가 완성되었는데 첫 골이 매우 일찍 터졌다. 막시 로드리게스가 공을 몰고 달리는데 이건 그냥 허허벌판... 발로 뻥 차니 그냥 골이 들어갔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선수단의 사기가 본격적으로 팍 떨어진 것은 아마도 캄비아소의 2번째 골이 들어가면서가 아닌가 싶다. 골장면에서 아르헨티나는 거의 20번 넘는 패스를 '''한 번도 안 끊기고''' 연결해 골을 넣었다.
이 골의 패스과정이다. 아르헨티나가 이런 실력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왜 우승을 못했는지 이해가 안 가는 월드컵일 정도였다.
막시 로드리게스 → 에르난 크레스포 → 후안 로만 리켈메 → 에스테반 캄비아소 →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 막시 로드리게스 → 후안 소린 → 하비에르 사비올라 → 막시 로드리게스 → 에스테반 캄비아소 → 후안 로만 리켈메 →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 후안 소린 → 하비에르 사비올라 → 후안 로만 리켈메 → 하비에르 사비올라 → 에스테반 캄비아소 → 에르난 크레스포
3번째 골은 첫 골을 넣었던 막시 로드리게스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선수 사이로 측면돌파 후 슈팅을 해 넣었다.
이 당시 아르헨티나의 감독이던 호세 페케르만은 후반 60분에 후안 소린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입한 뒤 후반 75분이 되자 하비에르 사비올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리오넬 메시를 투입시켰다. 유럽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메시가 월드컵에 첫 발을 내딛자 관중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며 메시를 환영했다. 관중석에는 숫제 독일의 축구팬들이 사비를 털어다가 수십미터 크기의 메시 사진을 인쇄한 천을 커다랗게 펼쳤다.
4번째 골은 이 골로 인해 리오넬 메시와 에르난 크레스포의 친분이 트인 계기가 된 골[5] 로 메시가 어시스트한 공을 크레스포가 골인시켰다. 크레스포는 거의 발만 갖다대고 골일 정도로 메시는 이때 이미 천재로서의 기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5번째 골인 테베즈의 골도 혼자 수비수 둘을 제끼고 만든 골이라 사기를 꺾어버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마지막 6번째 골은 당시 19살이었던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데뷔골.
그야말로 골만 주야장천 나오는 경기였고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설상가상으로 후반 20분에 마테야 케즈만이 퇴장당해[6] 절망이 극에 달하는 경기를 한 끝에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이 경기로 인해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짓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마테야 케즈만의 국가대표 커리어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본래 이탈리아인 국적 심판이 경기를 맡으면 이상하게 고전하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 경기는 예외였다. 이 경기 주심은 로베르토 로세티라는 이탈리아인이었지만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6 : 0으로 대파하며 그 징크스를 깨뜨렸다. 그리고 2승을 거둔 아르헨티나는 조 선두 자리를 굳혔으며 다음 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가 네덜란드를 이기지만 않으면 16강 진출이 곧바로 확정되는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 한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로서는 반드시 코트디부아르가 네덜란드를 잡아주고 마지막에 자신들이 코트디부아르를 잡아서 아르헨티나가 3승하고 나머지 3팀이 1승 2패인 상황에서 골 득실을 가려야 16강에 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경기 한 방으로 골 득실이 -7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산술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5. 4경기: 네덜란드 2 - 1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아르헨티나에 경기를 갖다바치면서 코트디부아르는 네덜란드에 패하면 2경기만에 탈락이 확정되는 암울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전반전 반 페르시의 가까운 거리의 프리킥이 골망에 꽂히면서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여기에 로번이 타이밍을 아주 잘 맞춰 찔러넣은 스루패스에 오프사이드 트랩이 고장나면서 반 니스텔루이가 2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아르헨티나처럼 다득점으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로 가...ㄹ뻔했으나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바카리 코네가 자신의 개인능력으로 만회골을 만들어냈고 전반에만 3골이 터진 이 경기는 후반전에 득점없이 끝나 네덜란드의 2 : 1 승리로 돌아갔다.
이 경기로 인해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동반 16강 진출이 확정되었고 코트디부아르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동반 탈락이 확정되었다. 대회 전 최고 죽음의 조로 꼽혔던 조였지만 첫 출전한 코트디부아르와 8년 만에 올라온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2차전에서 일찌감치 교통 정리가 되며 예상과 달리 매우 싱겁게 끝나버렸다.
6. 5-1경기: 네덜란드 0 - 0 아르헨티나
안그래도 빅매치인데다 C조 1위를 놓고 싸우는 경기이다보니 팬들의 관심이 더 모아졌다. 두 팀은 경기내내 팽팽하게 맞섰다. 리켈메의 프리킥이 수비 다리에 맞고 골대를 맞고 나갔고 카윗의 결정적인 슈팅이 아본단시에리 선방에 막히는 등 접전을 벌이다 후반 47분 테베즈가 승점 3점을 얻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으나 수비에 막혀 등을 돌렸고 터닝슛을 때렸는데 허망하게 날아갔다... 결국 0:0으로 종료. 아르헨티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6:0 승리를 바탕으로 조 1위.
7. 5-2경기: 코트디부아르 3 - 2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3패를 피하기 위한 싸움. 특히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아르헨티나전 6:0 패배로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던 데다가 사기 말고도 실제적인 측면에서도 마테야 케즈만 없이 경기를 해야 해서 엄청 불리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분투했고 전반전 20분까지는 그 미를 거두는 줄만 알았다. 10분만에 데얀 스탄코비치의 롱패스가 전방에 있던 지기치에게 연결되었고 이를 골키퍼까지 뚫으며 선제골,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월드컵 역사상 첫골을 성공시켰다.[8] 또 10분 후에는 일리치가 추가골 넣으며 2:0 리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선수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기뻐했다. 코트디부아르는 3경기 연속 2:0 리드를 내주게 되었다. 안습.
그러나 전반전 끝나기 전에 수비수 밀란 두디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댕단이 성공시키면서 따라간다. 그런데 이 파울은 사실 전혀 나올 필요가 없는 핸들링이었다. 그러니까 두 손을 자신의 머리보다 훨씬 높게 들어서 공을 건드렸으니 일부러 건드렸다고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9] 코트디부아르는 3경기 연속 2:0 리드당하다가 1골 만회. 후반 22분, PK를 성공시켰던 댕단이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면서 경기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경기 를 뒤집어버리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전반전에 PK를 내준 두디치가 또 공에 손을 건드리며 PK를 내주었다. 이번에는 슈팅이 빠르게 날아와서 손을 피하려다 피하지 못하고 맞은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혼자 PK 2번 내준것은 개인적으로도 죄책감이 꽤나 컸을 것이다. 퇴장 안 당한게 신기할 정도. 이 때문인지 월드컵이 끝난 후 A매치에서 다시는 두디치를 볼 수가 없었다(...).[10] 살로몬 칼루의 형인 보나방튀르 칼루가 PK를 성공시키며 결국 2골차를 뒤집은 코트디부아르가 승점 3점을 얻어냈다.
결국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대회에 참가한 유럽 팀 중 유일하게 3전 전패에 10실점이나 당하면서 죽음의 조 사이에서 승점자판기가 되었다. 대표팀은 울면서 귀국했고, 마테야 케즈만은 귀국하자마자 국가대표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1] 4년 후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경기 주심을 맡았다.[2] 2002 한일 월드컵 문서를 참조해보면 알겠지만 아르헨티나가 만약에 한국에서 경기를 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조편성이 같다고 하더라도..[3] 물론, 리켈메와 베론 둘 다 볼키핑, 드리블, 그리고 피지컬이 좋은 편이라 탈압박 자체는 잘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공격의 템포가 죽어버리고 상대 수비진들이 진형을 다 갖추고도 남는 시간이라 공격의 효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현대 축구에서는 거의 멸종해버린 스타일의 플레이다.[4]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위에서부터 파랑,하양,빨강 순의 삼색기이고 네덜란드는 반대로 위에서부터 빨강,하양,파랑 순이다.[5] 이 골 덕분에 에르난 크레스포는 호나우두를 제치고 실버슈를 탔다. 물론 골든슈는 골도사님이 가져가셨다.[6] 하비에르 마스체라노한테 깊은 태클을 가했다.[7] 4년 전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VS 폴란드 경기 주심을 맡았다.[8] 첫 골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팀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던 신 유고 연방과 동일한 팀이다. 실제로 세르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식 월드컵 역사에는 1998년과 2006년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즉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라는 이름으로는 첫 골이 맞지만 실제 국가의 입장에서는 첫 골이 아닌 애매한 상황이다.[9] 당연 경고를 받았다.[10] 당시 만 26세 한창 뛸 시기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