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d
1. 개요
'''4자 안보 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또는 '''4개국 외교장관 협력체''', 약칭 '''쿼드'''(Quad)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이 국제 안보를 주제로 정기적으로 가지는 외교장관 회담을 말한다. 쿼드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 '''FOIP''')' 전략의 일환으로서, '일대일로(一帶一路)'로 대표되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2. 역사와 현재
본래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대화·협의체는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의 구호 및 지원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결성#되었다. 이후 2007년 인도를 방문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의 급부상에 대항할 경제·군사적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참여하는 비공식적인 전략 안보 대화 모임으로 격상되었으나, 공교롭게도 네 나라 모두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듬해인 2008년의 모임을 끝으로 얼마간 모임이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중 간 분쟁이 격화하자, 미국·일본·인도·호주 각국의 지도자들은 2017년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에서 4개국 간 협의체의 부활에 원론적으로 동의했다.
쿼드의 핵심이자 역내 질서의 실질적인 주도국인 미국은 이후에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대만 주권, 홍콩 민주화 운동, 위구르 강제수용소 이슈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이러한 대립으로 미국 조야에서는 중국을 냉전 당시 옛 소련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권위주의 독재국가로 바라보는 인식[1] 을 확산시켰으며, 과거 서유럽에서의 나토와 같은 강력한 정치적·군사적 공동체를 통해 이를 억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인식 아래 2020년 8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판 나토를 선언하면서,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을 통합한 국제기구인 쿼드를 출범할 뜻을 밝혔다.
뒤이은 2020년 10월 6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외무장관이 모여 쿼드의 이름 아래 회담을 가졌으나, 공동성명은 불발되었다. 이는 일본과 인도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 때문에 중국 자극이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에서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일본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진 자국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려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필요한 처지이고, 인도 역시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미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대신 전방위 외교를 지향하고 있어 갈등에 타의로 휩쓸려들어가는 것을 경계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쿼드 4개국이 2020년 11월 17일에서 20일까지 아라비아 해 북부에서 말라바르 2020 2차 합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존 미국, 인도, 일본이 참가하던 훈련에,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호주가 13년만에 참가한다. 4개국이 공동 외교전선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군사적 측면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2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은 쿼드를 외무장관 회의체에서 정상회담체로 격상을 고려하고 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 협력 등의 의제로 4개국 온라인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중국 근해에서 진행 중인 중국의 해양진출 움직임에 대해 강경한 대중국 입장을 고수할 것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신임 백악관 안보보좌관 역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외교는 쿼드를 토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3. 쿼드 플러스
쿼드 플러스는 미국·일본·인도·호주의 쿼드 4개국에 대한민국·뉴질랜드·베트남 등 3개국을 포함시켜 확대 개편하려는 안이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3개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도 참여시켜 나토와 같이 점점 확대시켜 나갈 가능성도 있다.
후보군 중 대한민국과 베트남은 중국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입장이고, 뉴질랜드는 인접한 호주의 혈맹이자 미국·일본·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체제를 공유하는 국가이다. 또한 세 나라 모두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베트남을 제외하면 아예 주요 동맹국이다. 즉, 쿼드의 목적성[2] 과 단결성[3] 을 크게 저해하지 않으면서[4] 동맹체의 전력에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인 셈이다.
현재 가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7개국은 정기적으로 외교부 차관 회의를 통해 코로나 대응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단순한 군사 조약기구를 넘어 정치적인 영역까지 다루는 다자간 안보 기구로 발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과 호주의 경우 G7의 확대 개편안인 D10에도 초청받은 상황이라, 의도적으로 거부라도 하지 않는 이상 좋든 싫든 장기적으로 점점 서방진영과 결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처럼 쿼드를 역내 정치안보 동맹체로 규정하고 쿼드 플러스로의 팽창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트럼프는 낙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민주주의 정상회담(summit for democracy)과 같은 가치 중심의 외교적 연대에 우선순위를 두는 분위기인데다, 미국 내의 혼란을 수습하고 대외 전략을 재조정하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향후의 방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쿼드 플러스의 후보국들도 섣불리 움직였다가 미국의 지원도 없이 중국의 반발을 살 위험을 감수하느니 일단은 관망하는 모양새다.
참고로 쿼드 플러스와 동명의 모임도 존재하는데 2013년에 탄생한 단체로 쿼드 국가들의 싱크탱크들의 연합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인도의 싱크탱크인 비베카난다 국제 재단(Vivekananda International Foundation), 일본의 싱크탱크인 도쿄재단정책연구소[5] , 일본국제문제연구소[6] , 호주의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협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가 구성원이다.
4. 쿼드와 각국의 입장
4.1. 쿼드 참가국
4.1.1. 미국
특히 이 계획을 주도하는 미국은 2020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나빠짐에 따라 기존의 4개국 협의체를 확대, 참가국을 늘려 '쿼드 플러스(Quad+)'화하고 더 나아가 대서양의 NATO처럼 군사 동맹 성격의 '''인도·태평양 조약 기구''',즉 아시아판 NATO로 확대시키는 것을 최종적 목표로 두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7] . 일본 또한 미국의 최우방국 그룹인 5개의 눈(파이브아이즈)에 편입되어 6개의 눈(식스아이즈)이 되는 것을 노리고 있어, 전략적 관계를 확장시키는 것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견제 의도를 숨기지 않는 미국과 달리,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호주·인도·일본의 경우 이 전략이 중국을 직접 겨냥한다는 제스처는 삼가면서 대중 압박수위를 조절하려 하고 있다. # #
4.1.2. 일본
4.1.3. 인도
하지만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두 나라가 과연 미국의 의도대로 힘을 실어줄지, 실제로 출범할 수 있을 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인도는 비동맹주의의 선봉인데다[8] , 남아시아 지역 역내 균형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어 특정 동맹 참여를 꺼리고 있다.# 또한 인도는 중국과 맞대고 있는 긴 국경선이 군사위험 지역으로 변해서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해야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하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높은 수위의 압박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4.1.4. 호주
4.2. 쿼드 플러스 후보국
4.2.1. 한국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외교·안보에 있어서 EPN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 2020년 9월 한국의 외교부 장관인 강경화는 미국의 쿼드구상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면서 "다른 국가의 이익을 배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 또한 아베 정부와 정치·외교·경제·군사·역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갈등했던 문재인 정부로서는, 외신들로부터 '''아베의 유산'''(Abe's Legacy)#1#2이라고 평가받는 쿼드에 가입하는 것이 선뜻 내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7개국 외교차관 코로나 화상회의…“쿼드 논의는 없었다” 뉴스1, 동아일보. 2020-09-11. #
10월 27일에 문정인 특보는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용 군사훈련에 동참할 경우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은 한국이 중국의 압박으로 쿼드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국의 쿼드 참여를 권유했다.#
4.2.2. 뉴질랜드
4.2.3. 베트남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게 쿼드의 가입을 권유했다. 다만 베트남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더 최근에 중국과 중월전쟁까지 벌인 친미반중국가이지만, 내부의 개혁 요구에 시달리는 공산당 독재를 공유하기도 하며, 경제적인 이유로 중월관계를 마냥 경시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한일처럼 한 번 반발을 해 보려 해도 국력도 부족하고, 미국같은 강대국과의 유대관계도 부족한 입장이라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다.
4.3. 쿼드 잠재 적국
4.3.1. 중국
중국에서도 쿼드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쿼드의 확장 가능성을 우려한 중국의 반발도 점점 커지고 있다.#
4.4. 기타
2월 9일,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쿼드 정상회담 계획이 진행중인지에 대해 '''아직 지금 시점에서는 말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
4.5. 동남아시아 조약기구와의 유사성
주재우 경희대 교수에 따르자면 아태지역의 집단안보체제의 시작은 1955년 창설된 동남아시아 조약기구가 최초였다고 한다. 미국은 대서양의 나토, 중동에서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테헤란 액시스(Teheran Axis)과 함께 공산권 국가와 맞서 싸우는 동맹들로 활용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조약기구(SEATO)는 다섯가지 시대적 정치와 역사의 이유로 기대한 결과를 보지 못했다. 첫번째, 역외 국가로 참가한 영국과 프랑스의 반대가 있었다. 전후시기에 동아시아에까지 전력을 투입하기에 여력이 없었다. 둘째, 일본의 참여가 불가능했다.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미일동맹관계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역내 군사 활동이 불허되었다. 셋째, 1969년의 닉슨 독트린 때문이다. 미국이 아시아의 문제를 아시아인이 해결해야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역내 문제에 미국의 간여를 축소하는 일환으로 미군의 감축 조치도 또한 선언됐다. 넷째, 1973년의 베트남 전쟁 종결이다. 이로써 미국에는 닉슨 독트린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전략적 판단이 선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1972년 중국과 일본 수교협상에서 중국 측(덩샤오핑)은 일본과 수교협상 때 센카쿠열도의 국경문제를 놓고 “전쟁은 뒤로하고 공동개발”의 원칙을 제시, 일본 측의 양해를 구한 것이 유효했다. 이 원칙은 훗날 남중국해 일대의 영해분쟁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효과를 발휘했다.
5. 최근 행보
6. 참고
[1] 미국은 2000년대 후반까지도 중국이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어느 정도 부유해지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로 전환하여 서방진영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마치 한국이나 대만처럼. 그런 기대감이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적성국가임에도 독재체제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어느 정도 눈감아주게 했던 것이다.[2] 중국 견제[3] 민주주의 체제, 상호 이해관계 공유[4] 물론 세세하게 따지자면 베트남은 민주국가가 아니고, 인도는 비동맹주의이며, 한일관계는 미묘하긴 하지만, 어쨌든 대세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따지고 보면 나토에도 서로 으르렁대는 국가들이나 준 권위주의 체제인 국가들이 한둘쯤 있다고 대세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5] 2013~2017[6] 2018~현재[7] US, Japan, India, Australia ……Is Quad the First Step to an Asian NATO?[8] 이 점에 있어서도 나토와는 차이가 있다. 나토의 경우 초반 결성 때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언어소통의 경우도 엄청난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국제기구를 결성하는데는 용이했지만, 위에 서술된 대로 인도의 경우 냉전 시기에도 제3세계를 자처하며 선봉 국가로 서는 등 어느 한 편에도 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중국이랑 충돌은 해도 최대한 자신을 해치지 않는 선이면 건드리지 않고는 있다. 현재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살짝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고, 인도 지역에서의 중국산 보이콧 등 여러 사태들이 퍼지면서 이들 관계는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