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가요

 

1. 개요
2. 대표적인 곡
3. 음반 수록 형태
4. 평가
5. 제6공화국의 건전가요
6. 외국의 비슷한 사례
7. 관련 문서


1. 개요


한국의 군부독재 제4공화국제5공화국 시기 강제로 지정, 보급한 노래이다. 건전한 대중가요라는 뜻이 아니며, 공익을 빙자한 어용이자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찬양하는 선전매체이다. 건전가요는 대개 군사정권에 대한 찬양을 담고 있었으며, 직접적인 정치성이 없는 경우에도 대한민국을 예찬하는 정도의 내용을 갖추었었다. 후자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나, 그 배경에 따라서[1] 가수나.엔터테인먼트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졌기보다는 정부기관과 공안당국의 묵시적인 강요에 의해 우러나온 산물로 해석할 수 있겠다.
1970년대 및 80년대에는 대부분의 가요 음반의 맨 마지막 트랙에 건전가요가 수록되어야 했다. 국가가 정하여 강제로 보급한 건전가요는 금지곡 제도와 함께 당시의 음악에 대한 규제를 잘 드러내는 규정이다. 상대되는 개념을 가진 단어로 민중가요가 있다.

2. 대표적인 곡


주로 사용했던 건전가요는 조국찬가, 박정희가 만든 '나의 조국', 전두환 때 사용한 '어허야 둥기둥기', '아! 대한민국', '정화의 노래' 등등.
특히 정수라가 부른 것으로 유명한 '아! 대한민국'은 무지막지하게 사용해댔다. 작사자 박건호는 건전가요로 작사하기는 했지만, 특정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쓴 작품이 아니었고 이상적인 국가에 대한 본인의 바람을 솔직히 쓴 것 뿐이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많이 사용했던 이유도 건전가요치고는 정치성이 떨어지고 곡이 들을 만해서 넣는 입장에서도 좋고 청자들의 반감도 덜 샀기 때문이다.
양희은아침 이슬은 건전가요로 지정되었다가 긴급조치 9호에 의해 금지곡이 되기도 하였다. 곡에 등장하는 태양김일성 혹은 공산주의을 연상시킨다는 소문은 덤. 또는 태양은 대한민국 정부, 묘지는 민중 혹은 민주주의가 죽은 대한민국, 한낮의 찌는 더위는 정부의 민주주의 탄압, '나'는 민주화 운동가라는 해석이 붙는 등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았다.
군가 등 정부에서 보급한 노래들은 장르 관계없이 건전가요에 해당됐다.

3. 음반 수록 형태


음반에는 대개 마지막 곡으로 건전가요가 실렸다. 일례로 조용필 9집까지에는 목록을 보면 맨 마지막 트랙에 건전가요가 꼭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노래만 해도 군가인 "너와 나", "건전가요인 산마을", "어허야 둥기둥기", "오빠 생각", "진짜 사나이", "서로믿는 우리마음" 등 당대의 건전가요를 총망라했다. 그러다보니 당시의 청취자들은 대부분 막곡은 알아서 거르고 거기서 레코드판이나 테이프를 돌렸고, 음반 잘 듣다가 갑자기 군가나 장르에 맞지 않는 좀 이상한 노래가 나온다 싶으면 다들 오디오를 끄곤 했었다.
A면의 끝이나 CD 1의 끝에 건전가요를 수록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MP3로 발매된 음반을 구입하면 앨범의 한가운데에서 뜬금없는 노래가 튀어나온다. 이선희 1집에 수록된 "빛의 자손들"(12개 곡 중 6번째), 3집에 수록된 "도요새의 꿈"(12개 곡 중 5번째) 등. (2집의 건전가요는 B면 끝에 수록된 "이 세상의 어린이"이고, 4집부터는 없다.)
1980년대 최고의 명반에 뽑히는 이문세 음반과 유재하 1집에도 꼭 건전가요가 실려있다. 재판된 데에는 없지만 좀 오래된 LP판에 수록되어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요 음반조차도 예외는 아니어서 당시 발매된 가수의 캐롤 음반에도 건전가요가 수록된 사례가 있다. 1970년대 말~80년대 초 '똑순이'로 유명했던 아역 배우 김민희가 부른 크리스마스 캐롤 음반의 마지막 트랙은 뜨악하게도 '공군가'였다. 그 밖에 코미디언이 낸 음반에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심형래의 음반에는 캐롤 분위기와 달리 '우리의 서울'이라는 노래가 실려있었고 개그우먼 김보화씨의 음반에 시장통에서나 들릴법한 노래가 수록되어 있었다. 록 음반에서도 예외가 아니라, 부활 1집인 'Rock Will Never Die'에서도 맨 마지막에는 시장통에서나 들릴 법한 소리가 녹음되었다. 역시 당시에 나온 우리나라 최초의 해비메탈 앨범으로 평가받는 시나위 1집 크게 라디오를 켜고 앨범에도 마지막에 '아 대한민국'이 들어있어 헤비한 분위기를 확 깨주신다.
그래서 전인권의 "액막이 타령" 처럼 직접 불러도 됐고, 조영남혜은이의 사례처럼 다른 사람이나 악단 등이 부른 곡을 넣어도 됐다. 곡이 어떤 것이냐 및 수록을 했느냐만 검열했지 이 부분까진 크게 터지하지 않았다. 특히 군가 등 정부가 보급한 곡을 쓴 경우는 그대로 복붙해 넣은 경우가 많다.
예외적으로 들국화 1집 초판에 수록된 '우리의 소원'은 상당히 잘 어울려서 당시 들었던 팬들 사이에서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초판 이후 삭제되었다.

4. 평가


해방이후 시도된 건전가요 운동의 논리적 시작은 왜색가요말살과 민족 주체성을 찾는 운동의 성격을 가졌으나 일방통행적인 것으로서 감정적인 역효과를 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부나 관 주도로 보급된 건전가요는 당시 심의제도를 통해 양산된 수많은 금지곡과 함께 국민에 대한 효과적인 이데올로기적 통제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건전가요는 발상 자체가 일제의 전시체제에서 식민지 지배 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노래통제 정책과 비슷하게 권위주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5. 제6공화국의 건전가요


21세기 인터넷, 특히 네이버 뮤직엠넷닷컴에서는 건전가요라고 검색하면 70 ~ 80년대의 대표적 가수의 음반이 나오며, 꼭 마지막 트랙으로써 실려있다. 저작권과 관계가 없으면 청취 가능하다.
90년대까지도 그 여파가 남아서 그런지 많은 앨범의 마지막 곡에는 건전한 가사의 노래가 실려있던 앨범이 많다. 이는 2000년대 이후로 완전히 사라졌다.
"휘날리는 태극기", "유신의 노래", 조국찬가 같은 군가성향의 건전가요들은 70 80년대 국민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려 있었으며, 대부분 교사 재량으로 스킵되었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국민학생[2]들이 직접 부르기도 했다. 민주화 이후에도 6.25의 노래등 국수주의적 요소를 뺀 일부 노래들은 참여정부 시기까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했다.
올라이즈 밴드의 2005년 발매된 3집 음반에서도 '건전가요(?)'라는 제목의 노래가 실려있으나, 곡의 실질적 의미는 항목이 서술한 건전가요의 정의와 정반대이며, 가사에는 욕설이 가득하다. #
아이유가 2014년 발매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의 LP에도 B면 마지막 트랙에 건전가요 '어허야 둥기둥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는 정해진 의미가 없이 그저 7080 분위기를 재현해내기 위한 의도적 연출이다.
신해철윤상의 프로젝트 앨범인 노땐스의 앨범 골든힛트에 '시장에 가면#s-2.'이라는 제목의 트랙이 있는데,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으며, 앨범에도 재생 시간이 0:00초라고 나온다. 이는 80년대 초반에 건전가요를 음반마다 한 곡씩 의무적으로 넣어야 했던 정책을 풍자하기 위한 페이크 트랙이며, '시장에 가면'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건전가요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자주 수록되었다는 것도 반영한다.[3]

6. 외국의 비슷한 사례


대만에서도 건전가요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 있는데, "아! 대한민국"과 같은 급에 가까운 중화민국송이라는 노래도 있으며, 매화라는 노래와 국은가경(國恩家慶)이라는 노래도 있다.[4] 북한이나 중국, 구소련 같은 나라에서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7. 관련 문서




[1] 자발적이 아닌 정권의 강제에 의해서였으므로.[2] 지금은 30대 후반에서 50대를 넘나드는 청~중년층이 되었다.[3] 소방차 1집의 마지막 곡의 제목도 '시장에 가면'이다.[4] 여담으로 쯔위를 비난했던 황안이 이 노래를 불렀던 게 발굴되면서 황안의 이중적인 태도에 큰 비판을 받아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