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곡
1. 개요
'''금지곡'''(禁止曲)이란, 정치적ㆍ사회적인 이유로 부르는 것이 금지된 노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노래가 있으며,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의 청취를 금지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법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고 관습적, 초법적인 규제로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 군사 정권 시절에는 정부의 정책이나 사상에 맞지 않는 곡을 대거 금지곡으로 정하여 일체의 홍보 및 연주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일본 대중 문화 유입을 막는 법이 있어서 일본 노래 또한 들어올 수 없던 시절도 있었다.
개인의 자유 영역인 예술을 사회나 나라에서 막는다는 것 자체가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맞지 않는 일이지만, 어느 나라든 법적으로든 사회 통념상으로든 금기시되는 노래는 있는 편이다.
2. 한국 금지곡의 역사
'금지곡'은 한국 역사에서 대중가요가 처음으로 등장한 1920년대부터 있었다. 아리랑, 봉선화, 눈물젖은 두만강 등 민족감정을 고취하는 노래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금지곡 1호'가 되었다. 해방 후 분단 정부의 수립과 함께 월북 작가들의 곡은 무조건 금지곡이 되었으며 1967년에 '음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사전 심의가 법제화되어 금지곡을 지정할 길을 열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를 조금이라도 풍자하거나 비방한다는 '혐의'가 있으면 창작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금지곡' 딱지를 붙였다. 이런 악습은 사전 심의가 위헌 판정을 받은 1996년까지 이어졌다.
금지곡이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큰 상흔을 남긴 시기는 유신시기다. 1975년 6월 5일 문화공보부가 '공연활동 정화대책'을 발표한 후 21일에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재심의를 거쳐 1차로 43곡을 금지곡으로 발표한 데 이어 추가 심사를 거쳐, 같은 해 동안 모두 223곡을 금지곡으로 발표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금지곡으로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김추자의 '거짓말이야'[1] , 패티 김의 '무정한 배', 신중현의 '미인',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기러기 아빠', 이금희의 '키다리 미스터 김'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유행하던 웬만한 곡들은 모두 금지곡에 포함되었다. 외국 가요 역시 밥 딜런, 비틀즈, 퀸 등 일부 곡들도 금지곡에 올랐다. 이들의 음반들은 경찰 등 관계당국에 의해 음반점에서 수거되어 폐기처분됐고, 방송국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맘마미아 넘버로 유명한 ABBA의 Money, Money, Money도 '''배금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군부 독재기에 금지곡 크리를 먹었다.
주된 이유는 왜색풍, 창법 저속, 불신 풍조 조장, 퇴폐성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당국이 들이대는 금지곡의 잣대는 타당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웃기게도 1970~80년대 최고의 민중가요로 알려진 '아침 이슬'은 1973년에 건전가요로 선정될 정도로 발표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란 가사가 문제가 되었다. '붉은 태양'이 북한의 지도자를 나타낸 것이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금지곡이 되었다. '거짓말이야'는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울음도 거짓말"이라는 가사가 당시의 정치 현실을 빗댄 것으로 비춰졌고, '기러기 아빠'는 "아빠가 월남 파병 용사로 죽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걸 빗댔다."는 이유로 금지곡 목록에 올랐다. '미인'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가사를 운동권에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만 하고 싶네'라고 개사해 유신 정권을 비판하는 노래로 부르면서 금지곡이 되었다.
그 중에서 매우 졸렬한 이유로 금지곡이 된 노래도 있었는데 바로 '키다리 미스터 김'이다. 박정희 본인의 키가 158cm로 매우 단신이었기 때문에 "박정희의 키 작음을 빗댔다"는 이유로 금지곡 목록에 올랐다. 사상이나 정치색과는 일절 상관없이 이 노래가 박정희를 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금지곡 양산과 더불어 뒤이은 대마초 파동과 함께 '1975년 가요대학살'이라는 이명이 붙을 정도로 한국 록, 포크송은 큰 암흑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대신 진부한 감상주의적 트로트만 주류로 거듭났다. 그나마 '가요대학살'의 화를 피한 몇몇 세션맨들이 간신히 살아남았고, 젊은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문화를 찾아내고자 했다. 이는 훗날 대학가 그룹사운드의 등장과 각종 가요제의 개최, 산울림의 등장 등으로 한국 록 음악은 어느 정도 명맥을 유지하기는 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헤비메탈, 블루스, 퓨전재즈 등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각광을 받아 암흑기를 벗어나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현재도 한국 록 음악은 여전히 유신시대 이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훗날 신해철은 유신시대를 기점으로 한국과 일본의 대중음악 수준이 (특히 록 음악에서) 큰 차이로 벌어지게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2010년대 들어서 보면 아이돌 음악이나 발라드, 힙합 등의 장르는 양국이 수준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한국이 훨씬 더 넘어선 부분도 있다고 보는데 반해[2] , 록 분야는 J-Rock이 한국의 록 음악과 비교하여 아직도 까마득히 앞서있다고 보는 게 주된 평이다.[3]
실제로 한국에서 록 음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1960~90년대의 금지곡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이 락덕후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유명한 소설인 상실의 시대는 원제가 "노르웨이산 목재 가구"였지만, 소설의 모티브가 된 비틀즈의 Norwegian Wood (This Bird Has Flown)가 금지곡이 되면서 결국 독자들이 내용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제목으로 바꿔야했다. 또다른 유명한 사례로는 퀸이 있는데, 1984년 군사 정권 시절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방한하여 잠실 체육관을 둘러보며 내한 공연을 계획하던 도중 Bohemian Rhapsody와 Killer Queen 등 수많은 명곡들이 금지곡이라 공연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자 '''그럼 내한 공연때 도대체 우리가 뭘 공연해야하냐?''' 라면서 내한 공연을 취소하고 런던으로 돌아간 씁쓸한 일이 있었다.
금지곡을 어떻게든 듣겠다는 일부 팬들은 서울 세운상가 등지의 으슥한 곳에서 빽판을 사서 듣는 근성을 보여줬다.
3. 나라별 금지곡 목록
3.1. 아시아
3.1.1. 한국
- 기미가요 - 문서 참고. 아래의 북한 노래와 달리 법적으로 문제 되지는 않으나 역사 문제로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고 있다.
- 북한 애국가,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를 위시한 이적 표현물 전부. 역사성 문제를 띠지만 불법은 아닌 기미가요와 달리 국가보안법에 위배되어 자칫하면 코렁탕 먹는다. 북한/노래 문서 참조.
- - 금지곡이라기보다는 국민 정서를 의식한 지상파 방송사의 내부 지침에 가깝다. 정확하게는, 규제 대상이 일본어로 된 음악이지 일본인 뮤지션이 한국어나 다른 외국어로 부르거나 보컬이 없는 인스트루먼트 및 앰비언트 뮤직은 규제하지 않는다. 또한 국제행사나 방송국 주최로 일본인 뮤지션을 초청해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경우같이 아주 특수한 상황이라면 틀어주는 경우도 간혹 있다.[4]
3.1.1.1. 청소년 금지곡
검색하면 19금 떠서 미성년자는 들을 수 없다. DJ DOC도 앨범 자체가 19세 이하 청취 금지로 되어 있는 것이 있다. 의외인 것은 영국 밴드 Queen의 Greatest Hits편집 앨범도 19세 이하 청취 금지로 발매되었는데, Bohemian rhapsody, Don't stop me now 등 몇몇 곡이 금지곡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가사에 '''sex 단어가 들어가면 19금'''이 되어버린다. 에픽하이의 Butterfly Effect도 이렇게 금지곡이 되어버렸다.LOVESCREAM 앨범에서 유일하게 단어 하나때문에 19금이 붙었다.
3.1.2. 북한
- 기독교 신앙이 불법인 관계로 크리스마스 캐럴은 모두 금지곡이다.
- 남한과 미국 또는 그 우방국들의 노래,[5] 반공주의를 담거나 혹은 주체주의를 비판하는 가사를 지닌 노래들. 자본주의(혹은 돈)를 찬양하는 노래들
- 남한 애국가
3.1.3. 일본
3.1.4. 중화인민공화국
3.1.5. 대만
3.1.6. 베트남
3.2. 유럽
3.2.1. 발트 3국, 체코, 폴란드 등 일부 동유럽 국가
3.2.2. 독일
4. 종교적 금지곡
- 여호와의 증인 교단에서는 생일을 축하하지 말라는 교리에 따라 생일 축하합니다를 종교적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 칼이 부딪친다, 조국이여, 여명이 밝아온다를 비롯한 나쉬드 일부
5. 관련 문서
[1] 심지어 김추자는 이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 하나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기까지 했었다.[2] 아이돌 음악의 경우 K-POP 항목을 보면 알다시피 이미 한일 양국간을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한국이 질적, 양적 모두 상당히 앞서있으며 힙합의 경우에도 음악성 부분에선 전반적으로 엇비슷한 편이지만 의도치 않게 한류열풍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유튜브등으로 쇼미더머니나 음원의 파급이 이뤄져서 인지도면에서 만큼은 한국이 꽤나 앞서있다.[3] 일본은 아예 록 음악이 대중음악계 주류나 다름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활성화되어있는 편이다. 당장 역대 음반판매량 순위만 보더라도 최상위권에 록 뮤지션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별히 록을 지향하지 않더라도 웬만한 타 장르의 가요나 BGM에서 일렉기타 사운드나 록적인 드럼요소가 빠지지 않고 흔하게 들릴 정도로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오히려 일본은 R&B를 비롯한 흑인 음악을 대중들 사이에서 받아들인 시점이 비교적 늦은 편이라 한국과는 반대로 흑인 음악 장르의 활성화가 더딘 편이다.[4] 아주 특이한 사례로, 고스트네이션같은 프로그램에서 틀어주기도 했다. 심지어 꿈꾸라에서는 m-flo의 노래를 틀어주기도 했다. 다만 방송사마다 내부 규정이 다르니 주의.[5]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나 독도는 우리땅 같은 경우는 금지곡이 아니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김광석 노래는 '떠나는 날의 맹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듯하다.[6] 홍콩 97 버전 한정.[7] 위 국가들은 소련의 지령을 받던 공산정권 시기(발트 3국은 소련의 직접지배)를 한국의 일제강점기 만큼이나 끔찍한 시대로 간주하기 때문에 낫과 망치와 더불어 금지한다. 혹시 위 국가에 여행 중이라면 이 노래들을 틀거나 부르다가 경찰에 연행당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것. 웃긴 점은 미국은 이런 노래들이 금지가 아니다.[8] 나치 독일의 국가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노래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