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

 

1. 개요
2. 진화학적 '귀여움'
3. 귀여움과 공격성
3.1. 언어별 '귀엽다'
3.1.1. 일본어
3.1.2. 영어
3.2.1. 비하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3.2.2. 체면치레상 사용하는 경우
4. 어원
5. 관련 문서


1. 개요


예쁘고 곱거나 애교가 있어서 사랑스럽다는 뜻을 가진 한국어 형용사이다.[1] 사랑스럽다는 표현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생김새가 귀여운 데가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여리고 예쁜 대상에게 호의를 가지고 보살펴주거나 보호해주고 싶다는 감정의 표현이다. 커엽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 진화학적 '귀여움'


귀여움이란 감정이 느껴지는 대상은 거의 정해져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 아기 같은 대상'이면 인간은 귀엽다고 느낀다. 우리가 흔히 '귀엽다'고 여기는 대상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것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머리가 크고 눈이 크며 팔, 다리가 미숙하게 생긴 작고 연약한 것'이다. 바로 '인간 아기'를 닮았다.
또한 성인을 보고도 귀여움을 많이 느끼는데, 이는 유형성숙(neoteny: 성인이 되어서도 유아 시절의 특징들을 보존하는 특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본다. 상대적으로 유형 성숙의 요소를 지닌 경우가 많은, 쉽게 말하면 어려 보이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황인종이 많이 살고 있는 동아시아 문화권, 특히 한국일본에서 이 '귀여움'에 익숙하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는 '아이를 보호해야 종이 번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생긴 기본적인 종족번식 본능에서 온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인지 귀여운 사람들은 뭔가를 조금 잘못해도 애교로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단지 영장류처럼 생긴 대상만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과 전혀 상관 없는 '무생물'을 보고도 귀엽다고 느낀다.[2] 사실 이러한 사물의 귀여움도 '인간 아기가 가진 특징'을 공유하기 때문이며, 이를 아기 도식(Baby Schema)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만화애니메이션 등에 나오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전형을 보면 눈과 얼굴의 동글동글함을 강조하고 코를 덜 강조하는 등 '아기의 특징'을 특히 강조하여 귀엽게 보이도록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 아기'에 한하지 않고 '포유류의 새끼'에 귀여움을 느끼는 것이 포유류의 공통 특징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간은 같은 포유류의 새끼를 본능적으로 귀엽다고 인식한다. 고양이, , 수달, 족제비 등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 동물의 새끼는 물론이고 범고래, , 사자, 호랑이 등 대형 포유류들도 새끼일 때는 귀엽다. 가축화된 같은 동물들은 유형성숙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성체가 되어서도 귀엽다.

3. 귀여움과 공격성


[image]
사람이 너무 귀여운 것을 보면 감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느정도 폭력성이 생긴다고 한다. 이를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이라고 하며 대상의 귀여움 때문에 양육과 보호의 본분을 잊고 대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발달된 호르몬 작용이다. 다른 종에 비해 인간은 종족 번식력이 낮고 부모의 돌봄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오직 인간에게만 일어난다.
귀여운 것을 보면 깨물거나 꼬집고 싶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3.1. 언어별 '귀엽다'



3.1.1. 일본어


일본어 카와이(可愛い)를 주로 귀엽다로 번역하며,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표현할 때 "예쁘다"를 주로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키레이(예쁘다)"보다는 "카와이(귀엽다)"가 주로 사용된다. 일본인의 정서로는 예쁘다는 말보다 귀엽다는 말에 더 뜻이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는데, 이는 일본어와 우리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만화 미녀는 괴로워의 단행본 뒷편에 실리는 작가 후기에서도 나오는 내용인데, 작가가 자신이 만났던 동네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귀여우신 할머니'라는 표현을 하면서 따로 "윗사람에게 '귀엽다'는 표현은 절대로 실례라고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귀엽다는 말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무조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귀엽다는 표현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비슷한 듯하다.
일본어에서 우리말 '예쁘다'로 번역할 수 있는 말로는 '키레이(綺麗)'와 '우츠쿠시이(美しい)'가 있는데, 키레이는 단순히 예쁘다는 뜻보다는 모습이 단정하고 정돈되어 있을 때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로, 우리말 '수려하다'와 가장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말이다. 우츠쿠시이는 이보다 더 나아가서 아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식의 뉘앙스를 지닌 말이다. 어느 모로 보나 매체 등에서 흔히 나오는 남녀 관계에서 사용하기엔 어려운 말이다. 반면에 카와이(可愛い)는 위의 두 말보다는 훨씬 가벼우면서도 평범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사실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귀엽다'가 된 것이지, 카와이는 귀엽다에서 예쁘다라는 범위를 모두 포괄하는 말이며,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귀엽다와 예쁘다로 나누어 써야 알맞다.
카와이의 한자가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에 한자어에서 나왔겠거니 싶을 수도 있지만 可愛라는 한자는 의미만 맞게 가져다 붙인 가차 표기이다.[3] 원래는 '카오와유시(かほはゆし/顔映し)'라는 형태로 나타났는데, 이 뜻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 꼴이 안쓰럽다'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약하고 가련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사랑스럽다'의 의미를 거쳐 현재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더해서 '불쌍하다'라는 뜻의 카와이소우(かわいそう/可哀想)도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다. 이 쪽은 안쓰럽다의 의미가 살아남은 말이다. 한국어의 '예쁘다/어여쁘다'도 원래는 '불쌍하다'는 의미였던 걸 보면 의미 변화(어의전성) 과정이 비슷하다.

3.1.2. 영어


영어에서도 비슷하게 'cute'가 사용되곤 하는데, 정말 귀여운 대상에 쓰이기도 하지만 종종 남녀 불문하고 외모가 괜찮고 이성적 매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쓰인다. "I think he's cute."하면 남자가 정말 귀엽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잘생겨서 호감이 간다라는 뜻이다.
"He(She) is so hot" 할때는 정말 성적 매력을 찬양(...)하는 느낌이라면 cute라고 하면 화자가 위의 위치에서 '꽤 귀엽군. 매력있군'하고 평가하는 느낌. 꽤나 자주 쓰이는 표현. 참고로 영어권에서도 귀엽다는 말은 상대방을 아래에 두는 어감이 있으므로 아무에게나 사용하는 건 아니다.
이성적 의미 없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대상에게는 "adorable" 같은 단어를 쓸 수도 있다.

3.2. 완곡어법


[image] [4]
일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귀엽다"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보다는 대상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호감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그래서 가끔 멍청한 짓을 한 상대에게도 귀엽다고 하기도 한다. 상대의 생김새가 어떻든 간에 당사자가 그 생김새나 행동거지에서 호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귀엽다"라고 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마녀리자드맨을 보고도 귀엽다고 할 수 있다(...) 마동석이나 밥 샙이 귀엽다는 사례를 보면 대략 감이 올 듯.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호감의 측면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오덕들이 사용하는 모에라는 표현의 용법과 상당히 비슷한 측면이 있다.[5]

3.2.1. 비하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일반적인 용법은 아니지만 주로 '같잖다', '가소롭다'는 뜻의 무조건 나쁜 완곡어로 쓰는 때가 종종 있다. "가소롭다 or 유치하다 → 애같다 → (애는 귀엽다) → 귀엽다"란 식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ex)그때의 참상을 비교하면 지금 사건은 그냥 귀여운 수준이다.
ex)그 사이트를 갔는데 애들이 개소리 찍찍 싸는 게 그냥 귀엽더라.

3.2.2. 체면치레상 사용하는 경우


어떤 사람이 딱히 흠잡을 만한 외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칭찬할 구석도 없는 평범한 얼굴을 가졌을 때 그냥 기분 좋으라고 쓰는 단어.

A:걔 어때?

B:응... 귀여워...

그렇기 때문에 '귀엽다'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여자친구의 외모를 칭찬할 때는 귀엽다는 말보다는 예쁘다라고 말하자. 정 귀여운 걸 강조하고 싶다면 예쁘다, 사랑스럽다 등의 다른 말과 함께 써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다못해 진짜, 엄청같은 부사어라도 써주자.

4. 어원


'귀엽다'의 어원 가설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번째 가설은 '어여쁘다'의 원래 의미가 '불쌍하다'다는 것 처럼 '귀엽다'의 어원 또한 '가엾다'에서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다.
두번째 가설은 '귀없다'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귀'의 의미가 '모가 난 물건의 모서리.'로 보았을 때 '모난 곳(못난점)이 없다'라는 뜻의 '귀없다'가 '귀엽다'가 되었다는 것이다. 굉장히 신빙성있지만 이 또한 근거가 없다.
세번째는 '貴(귀할 귀)엽다'는 것이다. 같은 형태의 '노엽다'도 어미를 '-하다'를 붙였을 때 '노하다'로 가능하다. 즉, '귀엽다'도 '귀하다'로 바꿀 수 있고 '귀하다'라는 의미로 보았을 때 '귀한 것이 아기자기하고 깜짝하다'라는 뜻이 '귀엽다'의 어원이라는 가설이다. 이 중, 가장 신빙성이 있어보이지만 이 또한 근거가 없다.

5. 관련 문서


  • 귀염둥이
  • 귀요미
  • 거요미
  • 긔엽긔
  • 뽀짝[6]
  • 쁘띠[7]
  • 심쿵
  • 애교
  • 카와이
  • 큐티
  • 예쁘다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귀엽다'.[2] 대부분 작은 것. 아기자기한 것들이 해당된다.[3] 중국어로도 '귀엽다'는 可愛로 쓴다. 발음은 '커-아이'. 여기서 가차한 것이라는 학설도 있다.[4] 니노미야 히카루 작품 <허니문 샐러드>의 등장인물 '요코'의 발언. 일본어로 귀엽다는 단어의 한자는 可愛로, 문자 그대로는 사랑할 만하다는 뜻. 한국어에서 귀엽다는 정신적 사랑의 고어체인 "괴다"와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을 정도.[5]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오덕들 사이에서도 모에의 기준은 상당히 갈린다. 모에는 분야에서도 외모, 성격, 장신구 등으로, 성향에서도 선/악, 보편성/희귀성 등 여러 요소에 퍼져 있어 그 폭이 엄청나게 넓기 때문.[6] 보통 귀염뽀짝 등으로 사용한다.[7] 귀엽다, 어리다를 의미하는 프랑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