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

 


1. 설명
2. 고기압과 저기압
2.1. 고기압
2.2. 저기압
3. 기타

/ Atmospheric Pressure

1. 설명


기압이란 1,000km 높이로 쌓인 공기의 무게가 짓누르는 압력을 말하며, '''대기압'''이라고도 한다. 이를 측정하는 기가가 기압계.
기압 관련해서는 물리학자 토리첼리(E.Torricelli)의 실험이 가장 유명하다. 길이 1m 에 단면적이 대략 1cm² 인 긴 유리관을 준비해서 수은을 가득 채우고, 이미 수은이 담겨있는 커다란 그릇에 그것을 거꾸로 세우는 것. 이때 수은은 높이 76cm 정도까지 내려오면서 유리관 위에 진공[1]을 형성하게 되며, 대기압은 높이 76cm2에 해당하는 수은 기둥의 무게와 평형을 이룬다. 이를 다시 1기압 or 1atm 이라고 단위로 삼기도 한다. 꼭 수은만 이런 것은 아니고 다른 액체 상태의 물질에서도 발생하지만 수은이 기준이 되는 것은 상온에서 액체인 물질 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아 수은 기둥이 가장 적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을 갖고 위 같은 실험을 하려면 무려 '''10.3m'''의 높이차가 필요하다.[2][3]
1atm은 바다 표면에서 공기가 누르는 압력과 동일하며 단위를 바꾸면 1,013.25hPa(헥토파스칼)이 된다. 물론 해발고도에 따라 기압은 약해진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귀가 먹먹해지는 것 역시 기압이 약해지면서 외이와 내이 사이의 압력차가 발생하는 것 때문이다. 여객기이륙착륙 시에 느껴지는 먹먹함도 (여객기가 자체적으로 많이 완화하기는 하지만) 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의 압력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 높은 산꼭대기에서 을 지을 때 냄비뚜껑을 무거운 돌 등으로 눌러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기압 때문이다. 참고로 대기권에 존재하는 공기의 99%는 해발고도 30km 이하에 몰려 있으며, 5,550m 마다 기압이 반으로 줄어든다.
귀에서 느껴지는 기압차는 높은 곳에서 빠르게 낮은 곳으로 내려오기만 한다면 불과 5층 높이의 차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사실 이 정도 기압차는 수치로 따지면 불과 1~2hPa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예민한 사람들은 고속 엘리베이터만 이용해도 느낀다. 혹은 전철을 타고 (지하)서울역-남영역, (지하)청량리역-회기역, 디엠시역-(지하)가좌역을 이동하기만 해도[4]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미미한 차이이긴 해도, 고층 오피스 빌딩이나 고층 아파트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간 더 저기압 환경에서 지낸다고 봐도 된다.
기압의 단위는 1990년대 초까지는 mb(밀리바)가 통용되었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는 hPa(헥토파스칼)로 교체되었다. 1밀리바 = 1헥토파스칼이니 단위 이름만 바뀐 것. 다만 러시아에서는 특이하게 mmHg(수은주밀리미터)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어로는 миллиметр ртутного столба, 줄여서 мм рт.ст.로 적는다.[5]

2. 고기압과 저기압



2.1. 고기압



High Pressure / Atmospheric / Anticyclone
[image]
[image]
고기압 내의 광경(출처)
고기압역
기압이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영역을 말한다. 즉, 무조건 기압이 1013.25hPa보다 높다고 고기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것이다.[6] 일기도에서 주로 '''H''' 기호로 표시되며[7], 이를 중심으로 등압선들이 다소간 일그러진 동심원을 이루고 있다.
고기압 환경에서 날씨는 일반적으로 쾌청하고 맑다. 지표상에서 바람은 북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불어나가며[8], 높은 하늘에서 공기가 가라앉아 내려온다. 이를 하강기류라고 한다. 하강기류가 중심기류이다. 반대로 고공에서는 공기가 모여들게 된다. 공기가 빽빽한 곳과 공기가 부족한 곳이 있을 때, 달리 장애물이 없다면 공기는 빽빽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이동함으로써 기압의 평형을 맞출 것이라고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거의 항상 기압차가 존재하는 것은 지형적 요인이나 일광의 불균등 가열 같은 별의별 변수들이 있기 때문. 날씨는 구름이 소멸되어 맑다.
고기압 내에서는 신체가 다소간 수축하면서 체내 신진대사 및 육체활동이 왕성해진다고 한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절로 기운이 나고 힘도 팍팍 솟구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고기압이 부르는 자연재해도 만만치 않다. 한파[9], 가뭄, 산불, 황사, 폭염[10], 미세먼지를 부르는 주범이 바로 고기압이다. 대기가 안정되기 때문에 공기 중에 배출된 미세먼지가 계속 축적되면서 하늘을 뿌옇게 만드는 것. 인플루엔자구제역 바이러스도 고기압이 지배적일 때 잘 퍼진다.
신체가 수축한다는 데서도 알 수 있듯 겨울철에는 심장발작과 뇌졸중에 의한 돌연사 확률도 높아진다. 편두통 증상도 심해지는데, 스위스에서는 매년 봄마다 푄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편두통 증상을 앓는다.
지리에 따라서는 극고압대, 적도고압대처럼 웬만해서는 기압이 낮아지지 않는 지역들도 있다. 사막은 주로 이런 지역에 형성된다.
한반도의 경우 봄과 가을에는 중심부가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으며, 겨울에는 북서계절풍의 영향이 강하다. 한여름 북태평양에서 한반도로 북상해 오는 북태평양 기단은 대표적인 온난고기압이며 습하다.

2.2. 저기압



Low Pressure / Depression / Cyclone
[image]
[image]
저기압 내의 광경(출처)
저기압역[11]
기압이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을 말한다. 즉, 무조건 기압이 1013.25hPa보다 낮다고 저기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것이다. 일기도에서 주로 '''L''' 기호로 표시되며[12], 다른 고기압들 사이에 위치해 있거나(기압골) 경우에 따라 많게는 예닐곱 개의 동심원들을 한꺼번에 몰고 다니거나 어떤 경우에는 특이하게 생긴 두 개의 선을 양쪽에 이끌고 다니기도 한다.
캠프파이어의 모닥불에서 뜨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듯이 따듯한 공기가 상승하는 것이 저기압이다. 저기압에서는 공기가 위로 상승해 지표면의 기압이 낮아진다.
저기압 환경에서 날씨는 일반적으로 우울하거나 심하게는 헬게이트가 된다. 지표상에서 바람은 북반구에선 반시계 방향으로 불어오며[13], 높은 하늘로 공기가 솟구쳐 올라간다. 이를 상승기류라고 한다. 반대로 고공에서는 공기가 퍼져나가게 된다. 즉 고기압이 사방에서 내뱉는 공기들을 낮은 고도에서 배불리 먹은 저기압은 높은 하늘에서 그 공기를 다시 고기압에게 먹여준다. 저기압이라 해도 수증기가 없다면 날씨가 나빠지진 않지만, 언제나 그렇듯 악천후의 주범은 바로 '''수증기'''이므로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던 수증기가 이슬점에서 응결하게 되면 적운적란운을 뭉게뭉게 만들어내고, 이는 온갖 악기상들의 원인이 된다. 최악의 경우 850hPa 근처까지 내려가기도 하는데, 기상관측 이래 최대규모의 열대성 저기압 팁(Tip)은 870hPa까지 낮아지기도 했으며,[14] 대부분의 토네이도 중심부의 기압이 보통 850hPa 근처쯤 된다.[15]
고기압과 대조적으로 저기압에서는 신체가 늘어지고 무기력해지게 되며, 관절이 약할 경우 통증도 발생할 수 있다. 관절통이 있으면 얼마 못 가서 비가 온다는 옛 속담은 현대과학의 관점에서 가장 훌륭하게 검증된 날씨 관련 속설들 중 하나다.[16] 그래서 한국의 여름은 대개 먹구름이 가득 낀, 매우 음울하고 귀신나올 것 같은 풍경으로 묘사된다.
저기압 중에는 온대저기압열대성 저기압, 날씨폭탄이 따로 항목이 개설되어 있으니 이 역시 함께 참고.
동아시아와 정반대로 서유럽은 겨울에 저기압이 자주 찾아오며, 진원지는 주로 아이슬란드이다.

3. 기타


고기압이나 저기압 같은 표현들은 어떤 사람의 감정 상태를 비유하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저기압. 보통 완전히 기분이 토라지고 예민해져서 누가 건드리기라도 하면 폭발할 듯한 아슬아슬한 경우에 쓰인다. 미디어에서는 이런 사람의 머리 근처에 먹구름이 끼거나 번개가 치는 듯한 모양으로 묘사되곤 한다.
대륙 동안과 서안의 계절별 기압 배치가 정반대라 서구권과 한국의 여름-겨울 이미지는 '''완전히 정반대'''이다. 한국의 경우 여름은 흔히 납량특집이다 뭐다 해서 공포스럽고 어두운 이미지로 나오고, 겨울은 '''은근히 밝고 즐거운'''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럽인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여름이 발랄하게 겨울이 어둡게 그려지는데, 당연히 한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운항 중인 국제선 여객기의 기내 기압은 810hPa로, 이는 승객들이 한라산 백록담 정도(해발 5,500ft~6,500ft) 높이에 머무르는 것과 유사하며, 지상에서의 기압의 80% 수준이라고 한다. 이 정도 기압의 유지가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여압장치. 만일 지나치게 고압이 되면 동체가 이를 견디지 못 하고 폭발할 수 있으며, 지나치게 저압이 되면 저산소성 저산소증에 걸릴 수 있다. 때문에 항상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더 나아가 고/저기압 배치를 잘 활용한 항로는 여객기의 비행시간을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기압이 낮은 고지대에서는 물의 끓는점이 낮아지므로 밥을 하거나 라면을 끓일 때 물은 끓는데 쌀이나 면이 잘 익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압 센서로 기압을 측정할 수 있다. sensors multitool이라는 앱에서 측정값을 볼 수 있다.

[1] 물론 극미량의 수은 기체가 존재.[2] 물의 밀도가 수은의 13분의 1정도이기 때문.[3] 실제 물기둥 실험을 실시한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rry020606/222175993950[4] 지하철 터널 내의 기압과 지상의 기압차. 사실 이건 열차가 80km/h 정도로 고속진입하는 경우에나 느끼는 거긴 하지만. 일반인이 체감하려면 KTX 정도는 되어야 하지만, 굳이 수도권 전철 내의 구간을 집는다면 디엠시-가좌 사이가 가장 느끼기 좋다. 용산선은 비교적 최근에 지은 관계로, 고속진입이 가능한 설계로 되어 있어, 열차가 터널에 100km/h 내외로 고속진입 하기 때문.[5] 러시아에서는 단위를 라틴 문자가 아닌 키릴 문자로 적는다. 킬로미터는 km이 아닌 км으로, 리터는 l이 아닌 л로, 킬로그램은 kg가 아닌 кг로 적는다.[6] 드물지만 1000hPa보다 기압이 낮은 고기압도 존재하고, 1000hPa이상의 열대저기압도 찾을 수 있다. 다만 기압이 낮은 고기압의 경우 대기 불안정으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기도 한다.[7] '고' 또는 '高'도 가끔 쓰인다.[8] 남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9] 동아시아에서 한파의 원인은 다들 알다시피 '''시베리아 고기압'''이다.[10] 동아시아의 폭염의 원인은 다들 알다시피 '''북태평양 고기압'''이다.[11] 2016년 제14호 태풍 므란티이다.[12] '저' 또는 '低'도 가끔 쓰이며, 열대성 저기압은 따로 🌀라는 기호를 쓴다.[13] 남반구에선 시계 방향[14] 자세한 내용은 열대성 저기압 항목 참고.[15] 자세한 내용은 토네이도 항목 참고.[16] 비슷한 사례로는 "햇무리가 지면 3일 내에 비가 온다" 같은 것들이 있다. 물론 모든 날씨 관련 속설들이 전부 검증된 것은 아니고, 일부는 말 그대로 속설에 불과한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다람쥐 꼬리 털이 풍성하면 겨울이 추울 거라는 속설이라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