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불

 

1. 불상의 한 종류
2. 김동리의 소설
3. 1982년작 TV 문학관 등신불
4. 2006년작 TV 문학관 등신불


1. 불상의 한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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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사람의 키와 같은 정도의 크기(등신)로 만든 불상(佛像)이라는 의미이지만 대부분의 용례로는 실제 승려의 시신(미라)을 넣어 만든 불상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육신불(肉身佛)또는 육신보살(肉身菩薩)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고승의 시신에 금박을 입히는 식으로 제작되는데, 일부러 방부처리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미라화한 시신을 쓴다. 당연히 사람은 죽으면 썩기 마련인데, 썩지 않고 미라화했다는 것은 그 정도로 법력이 강한 스님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 위 사진은 가장 최근에 등신불로 만들어진 인의스님[1] 등신불이다. 일반적으로 승려가 입적한 후에 명상하는 자세로 몸을 굽혀[2] 소금을 채운 항아리에 넣고 3년간 두었다가 열었을때 시신이 손상되어 있다면 화장하고 그대로 등신불이 되었다면 몇차례 옻칠을 한 뒤 금을 입혀 완성한다.
최근 12세기에 제조된 불상이 실제 등신불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평화는 내면에서 온다'지만 진짜 불상에서 찾으면 안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대부분 자연사한 고승의 시신을 쓰지만 일본 쪽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을 미라화해 등신불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를 즉신성불(即身成仏)[3], 혹은 즉신불(即身仏)이라 부르는데,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스님이 스스로 곡기를 끊고 독소제거용 옻나무차를 마시는 등의 고행을 하면서 수년에 걸쳐 몸을 산 채로 미라화한 후 땅 속의 석관에 들어가 그대로 입적하는 것. 호러 드라마 공포극장 언밸런스 1화 '미이라의 사랑[4]'은 100여 년 전 즉신성불한 고승이 어떤 연유로 다시 살아났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5], 이토 준지의 만화 <시선>의 소재도 바로 이 즉신성불이다. 또한 만화 이누야샤의 단역 승려인 하쿠신 선사도 동일. 그러나 만화 등 매체에서 묘사되는 바와 달리 현재 이런 자기 학대에 가까운 행위를 수행의 일환으로 인정하는 불교 종파는 당연히 없다. 현대에 이런 일을 도왔다간 자살방조죄로 잡혀들어가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즉신불은 19세기의 것이 마지막이다. 다만 고령으로 인해 입적(자연사)한 승려의 시신을 등신불로 만든 경우는 현재에도 있어, 2016년 중국에서는 2012년 사망한 고승의 시신으로 등신불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인 중에서 등신불이 된 사람 중에는 중국에서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숭앙받는 김교각(金喬覺)[6]이 유명하다.
비단 동양에서만 있는 종교문화같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은 어딜가나 있는지 의외로 서구권에서도 똑같은게 존재한다 catacomb saints라고 해서 대략 16~19세기때 초기기독교인들을 모시겠다고 로마시대 무덤에 안장된 과거 성인들의 뼈들을 통째로 가져와 성유물로 만들었다고 한다.[7] 이것말고도 성인의 시신을 성유물화 시킨건 의외로 유럽같은 가톨릭 국가에서 자주 행해진 일이었다고 한다 [8] 국내에서 육신이 성유물로 모셔진걸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김대건 안드레아

2. 김동리의 소설


소설가 김동리(金東里)가 1961년 11월 사상계(思想界) 101호에 발표한 단편소설. 심오한 불교 사상의 일면을 보여준 작품으로서 김동리의 대표적인 단편소설이다. 학병인 “나”의 이야기와 옛날 사람인 “만적”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액자소설 형식이다. "다음 중 액자소설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나오면 이걸 찍으면 된다.
일제강점기 대정(大正, 다이쇼) 대학에 재학하다 1943년 학병으로 끌려간 '나'는 중국 난징 땅에 배치되었다. 인도차이나 방면으로 나간다면 반드시 죽는다는 전쟁의 참혹함을 견디지 못한 '나'는 미리 일본에 유학한 불교학자들의 명단을 조사했으며, 그 중 찾아낸 진기수란 자를 찾아내어 그의 도움을 받아 부대를 탈출, 어느 (정원사)에 숨어들어 원혜대사의 구원으로 불도를 닦는다. 그 절 뒤뜰에는 금불각이란 현판이 쓰인 곳이 있는데, 늘 문을 잠그고 귀한 분이 올 때만 세전을 받고 불공을 드리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나"는 호기심으로 몰래 숨어들어 그 안을 엿보았는데, 그 순간 공포에 질려버린다. 등신불, 오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이그러진 육신은 부처라기보다는 오히려 괴물의 형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원혜대사로부터 등신불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만적은 당나라 때 사람으로, 어린 시절 부친을 여의자 재가한 어머니를 따라 진씨 집으로 온다. 그 의부에게는 신이라는 전처의 아들이 있었는데 만적은 그와 우애가 두터워졌다. 그러나 어머니가 진씨 집의 재산을 만적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신을 죽이려고 한 것을 알게 되자, 신은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다. 만적은 그 길로 신을 찾아 헤매다가 인간사에 회의를 품고 불가에 입문한다. 승려가 된 만적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나병 환자가 된 신을 만나게 된다. 이 비극이 어머니의 탐욕으로 인해 비롯된 것임을 알게된 만적은 어머니의 죄를 부처님께 탕감받고자 자신을 불살라 부처님께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소신공양을 하는 날, 만적의 몸에 불이 붙자 곧바로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그런데 만적의 몸을 태우는 불은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맹렬하게 타올랐다.[9] 소신공양이 끝나자 이 같은 기적에 감화된 사람들은 숯검댕이 되어버린 만적의 몸에 금을 입혀 등신불로 모셨다고 한다.
소설 말미에 원혜대사는 갑자기 나에게 "자네 바른손 식지를 들어보게."라고 말한다. 나는 대사에게 바른손을 들어다 보였고 원혜대사는 나의 손을 보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10]

3. 1982년작 TV 문학관 등신불


TV부문 대상
을화
(1981)

등신불
(1982)


풍운(KBS)
(1983)
TV부문 작품상
을화
(1981)

등신불
(1982)


풍운(KBS)
(1983)

1982년작 임혁, 한혜숙, 반효정 주연의 구(舊) TV 문학관 시리즈 드라마.

4. 2006년작 TV 문학관 등신불


2006년작 드라마. 1982년작을 같은 PD가 다시 리메이크한 것.#
HD TV문학관-등신불 KBS1 금 2006.10.06 장르:드라마 (1부작) #
이녹영(기획), 이은성, 김이현(극본), 장형일(연출) #
'나' 역에 배우 김정현, 만적 역에 안신우, 만적의 어머니 역에 고두심, 원작과 달리 신의 친누이로 만적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여옥이라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추가되었다. 여옥 역은 정시아가 맡았다. 또 원작에서는 만적의 어머니가 신을 독살하려는 시도만 한 것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재가한 남편을 독살하고 신까지 독살하려 하는 것으로 설정을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만적의 소신공양으로 그 자리에 있던 만적의 어머니[11]와 나병 환자가 된 여옥, 신 남매가 완전히 회복되고 서로 화해하는 것은 드라마에서 추가한 내용이다. 이 장면이 종교색을 떠나 벤허의 마지막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국내의 순천시 송광사에서 찍었던 구 TV 문학관 버전과 달리,[12] 신 버전은 중국 현지 로케이션의 위엄을 보였다.
여담으로 구 TV 문학관 버전과 신 버전을 만든 PD는 같은 사람이고, 구 버전을 제작할 당시 절을 촬영장소로 내주지 않는 스님들의 등쌀 때문에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불교적인 작품을 만들면서 불교 신앙을 버렸다는 것이 아이러니.[13] 그래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정한 불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작품으로 불교방송에서도 종종 틀어주곤 한다.
여담이지만 이것을 본 어느 한국학 전공 외국 여대생 하나가 그 아스트랄함에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인신공양과 자살을 금기로 하는 서구 기독교 문화에서는 참 이해하기 힘든 극임엔 틀림없다.
[1] 인의법사(仁義法師 1911~1995). 속명은 강소민(姜素敏). 중국 동북 지역의 비구니 스님으로, 1940년 오대산 현통사(顯通寺)에서 출가해 '인의'라는 법명을 얻었다. 출가 후 전심으로 수행해 1995년 4월 구화산 통혜선림(通慧禪林)에 이르러 초겨울에 7일간 음식을 끊은 후 입적했다. 당시 나이는 85세였다. 비구니로서는 최초의 등신불이다.[2] 입적할 때 명상하는 자세로 입적하였다면 그 상태대로.[3] 일본어 발음으로는 "소쿠신죠-부츠(そくしんじょうぶつ)이다. DJ TECHNORCH의 곡 Sol Cosine Job 2의 제목이 여기서 유래했다.[4] 에도 시대의 작가 우에다 아키나리의 '하루사메모노가타리(春雨物語)'에 수록된 단편 이세의 인연(二世の縁)을 소설가 엔지 후미코가 재해석한 '이세의 인연 습유'가 원작이다.[5] 극 초반부에서 스님이 산 채로 땅 속의 석관에 들어가 묻히는 장면이 나온다.[6] 신라의 성덕왕의 첫째아들, 즉 왕자 출신으로 당나라 구화산에서 입적 후, 등신불로 만들어진다.좀 더 자세한 내용[7] 금칠만한 등신불과는 다르게 온갓 귀금속과 보석으로 엄청 화려하게 치장이 되어있다 금욕을 추구했을 초기 기독교인들을 생각하면 굉장히 묘하다..게다가 뼈에다가 온갓장식을 한탓에 영엄함이 느껴지는 등신불과는 다르게 이쪽은 까놓고 말해서 너무 무섭고 기괴하게 생겼다(...).[8] 다만 이쪽은 등신불과는 달리 성유물로 모셔진 성인들의 육신들을 전부 여러토막으로 잘라서 성당에 모셔졌다고 한다...[9] 원래 기름에 붙은 불은 물로 꺼지지 않는다.[10] '나'는 이 절에 오기 전에 오른손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쓴 바 있는데 아마 대사가 '나'의 손을 보고 만적의 현신으로 본 듯하다. 아니면 만적은 모두를 위해 희생했으나, '나'는 자신만을 위해 희생한 이기적 인물임을 깨닫게 한 것일지도.[11] 천벌을 받은 것인지 미치광이가 되어 비참한 몰골의 떠돌이가 되어 있었다.[12] 당시에는 한국-중국 수교 이전이었으니.[13] 또 독특한 것은 만적 역의 배우가 개신교 신자였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