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볼피아나

 

1. 개요
2. 기원과 발전
3. 사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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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살리다 라볼피아나 La Salida Lavolpiana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빌드업 전술.
좀 더 쉽게 말하면 흔히들 FM같은 매체에서 '하프백' 혹은 '포어 리베로'이라고 알려진 선수들을 기용하여 빌드업 리더로 쓰는 전술이다. [1]
대한민국에서는 기성용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이거다.

2. 기원과 발전


골초로 이름난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 리카르도 라 볼페가 처음 사용했다. 라볼피아나라는 명칭은 라 볼페의 이름을 형용사화한 표현으로, 원 표현인 La Salida Lavolpiana를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라볼페의 출구전략''' 정도? 영어권에서는 '포켓 플레이'라고도 칭한다. 박문성 해설은 바텀 체인지라는 정체불명(...)의 표현을 쓴다.
라볼피아나는 후방 빌드업 전개시에 두명의 센터백은 라인을 좌우로 넓게 벌리고 수비형 미드필더가 그 사이로 들어가 일시적으로 백3의 형태를 취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대체로 좌우 풀백은 전진해서 윙백과 같은 위치에 있게된다. 이런 형태는 중원에서의 숨막히는 압박에 시달리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조금이라도 여유를 얻기 위해 전방압박하는 상대 공격수 외에는 아군 센터백과 골리만이 있는 최후방 라인까지 내려와 경기장을 넓게 바라보며 전진패스 찔러줄 곳을 찾기 위함이다. 이렇게 되면 수비형 미드필더에게서 볼을 뺏으려는 상대팀은 후방에서부터 라인을 바짝 끌어올리거나 공격수의 전방압박만으로 볼을 탈취하려다 공수간격이 벌어지고, 중원에서 아군 다른 미드필더들에게도 페너트레이션을 시도할만한 숨통이 트이거나 롱패스에 의한 역습 루트가 개척된다.
AFC 아약스 시절 루이 반 할프랑크 레이카르트를 이렇게 썼던 것이 원류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 전에는 그냥 골키퍼한테 백패스하면 골키퍼가 엎어지면서 공을 감싸면 그만이었기에 이런 전술이 생길 여지가 없었다. 재미있는 점은 반 할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 부임했을 당시, 처참했던 팀 상황에서 선택한 카드도 마이클 캐릭을 활용한 라볼피아나 전략의 사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반 할 감독은 공격력이 한참 떨어진 맨유의 당시 측면 수비라인을 아예 간과한 채 캐릭의 빌드업 과정 상에 발생하는 압박만을 떨쳐내기 위해 선택했고 결과는 처참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과연 반 할이 라볼피아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고 보기엔 어려워, 유럽 축구에 라볼피아나를 이식한 본류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당시 반 할이 사용한 라볼피아나는 캐릭이 센터백 라인과 동일 선상에서 라인을 형성하고, 센터백의 보호를 받으며 라인을 끌어올리고 측면으로 전개하는 형태의 빌드업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동일 선상에서 순환되는 빌드업을 바탕으로 덩달아 라인마저 끌어올림으로써 라볼피아나의 핵심인 캐릭의 보호는 성공했지만, 되레 취약한 센터백의 수비력이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 할의 맨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의 공격력에 비해 처참한 수비력을 자랑하며 강팀의 면모를 구기다시피했는데, 이러한 결과는 반 할의 무리한 라볼피아나 전술 활용도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2] 풀백의 공격력도 변변치 않았기 때문에 미드필더 라인부터 이어지는 2선 압박에 높은 라인의 수비진들은 취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했고, 결과적으로 캐릭은 수비진의 보호를 받지 못해 기동력 낮은 센터백이나 다름없이 움직였다. 노쇠화로 인한 낮은 활동량과 기동력을 가리기 위한 차선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감독부터 낮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구사했기에 벌어진 참사가 되었다.
유럽에선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골키퍼 옌스 레만을 후방 빌드업에 가담시키는 당시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전술을 사용했는데 이미 10년전부터도 몇몇 감독은 후방 빌드업의 중요성을 인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안착시킨 감독이 바로 펩 과르디올라다. 과르디올라는 선수생활 말년부터 라볼페의 밑에서 수학하며 교분을 쌓았고, 바르셀로나의 멕시코 대표팀 주전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에게도 영향을 받아 바르셀로나에서 라볼피아나 3백 전술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완성하여 유럽을 호령했다. FC 바이에른 뮌헨에 와서도 공격 시에 사비 알론소를 최후방으로 내려서 빌드업의 중추로 사용하는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3]
토마스 투헬보루시아 도르트문트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변칙적인 라볼피아나 빌드업 형태를 가져간적이 있다. 중앙 미드필더인 로데가 두명의 중앙 수비수 사이가 아닌 오른쪽으로 내려가 3백을 형성하는데, 이는 한 명의 선수를 더 끌어모아 측면에 공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굉장히 신선했지만 결과적으론 패배했다. 하지만 다른 유럽팀들에겐 새로운 빌드업 형태를 보여준 좋은 경기였다. 투헬의 변형 라볼피아나 이후 레알 마드리드 CF는 라볼피아나 빌드업에 안성맞춤인 레지스타 유형과는 거리가 먼 클래시컬한 홀딩 미드필더 카세미루 대신 플레이메이커 토니 크로스마르셀루가 오버랩한 왼쪽 측면 센터백으로 내리는 백3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응용을 가한 라볼피아나 빌드업 형태는 특히 피보테 포지션에 전업 레지스타가 아닌 클래식 홀딩 미드필더 또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를 놓으며 다른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협업, 분업을 강조하는 팀들에게서 자주 보이고 있는데, 이런 팀들은 후방 빌드업시 자기 진영으로 내려가는 제3의 센터백이 경기 중에도 수시로 바뀌곤 한다.
2018년 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이었던 신태용도 우루과이 대표팀과의 친선전에서 기성용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센터백과 미드필더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플레이하게 한 적이 있다. [4]
2019-20 시즌 FC 바이에른 뮌헨한지 플릭 감독 역시 라볼피아나 형태의 빌드업을 은근히 자주 활용한 바 있다. 양 쪽 풀백인 알폰소 데이비스뱅자맹 파바르, 또는 요주아 키미히가 워낙 공격 가담을 활발히 하다 보니까 뒷공간이 종종 노출되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볼란치에서 뛰는 키미히나 레온 고레츠카가 번갈아가며 수비 라인으로 내려와 커버도 해주고, 빌드업도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전술 덕인지 뮌헨의 풀백들은 시즌 중에 엄청난 양의 공격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으며, 결국 이에 힘입어 트레블까지 달성했다.

3. 사례


[1] 리베로와 다른 점은 리베로는 그 근본이 수비수에서 시작한다는 거고, 이것은 본질이 미드필더에서 출발한다는 것. 그러나 이 두 전술적 개념은 분명히 현대축구의 틀에서 보면 서로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공통점을 3선 빌드업이란 개념으로 정리하고자 노력했던 흔적이라는 것이다.[2] 정확히 말하면, 이해도가 부족한 라볼피아나 전술을 활용한 결과다.[3] 이 쪽은 센터백들이 싸그리 드러눕는 비상사태가 벌어지자 좌우 풀백 자원들을 스토퍼로 놓고 알론소를 가운데 센터백에 배치하는 극단적인 라인업도 써먹었다. [4] 스타팅이 수비수였기에 리베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라볼피아나는 리베로의 현대적 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부분에서, 충분히 라볼피아나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