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

 

1. 메밀로 만든 국수
1.1. 비율 및 찰기 문제
2. 일본소바를 번역한 말
2.1. 한국에서 현지화된 소바
2.2. 여담


1. 메밀로 만든 국수


넓은 의미로는 메밀로 만든 국수 전반을 지칭한다. 막국수평양냉면 역시 메밀 국수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메밀 함량이 높은 원조 평양냉면을 보면 면이 퍼석한 편이라 가위로 자를 필요없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에서 흔히 접하는 물냉면은 원조 평양냉면이 아니라 함흥냉면과 같이 전분으로 만든 면을 사용하므로 '''전혀 관계없다'''. 애초에 가위로 자르지 않고는 먹기 힘든 수준이다.
냉면 문서의 칡 냉면 부분에서도 언급하듯 메밀가루도 하얀색 또는 담황색이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막국수하면 거뭇거뭇한 면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과거 제분 기술이 부족해서 껍질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해 할 수 없이 섞어 반죽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 현재처럼 완벽한 제분을 하는 시대에도 거뭇거뭇한 면이 진짜라고 여긴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메밀 가루를 로스팅(볶기)하여 어두운 색을 내고, 과거에는 태운 보릿가루를 섞기도 했다.
과거에 어두운 색을 위해 보릿가루를 섞었던 이유는 식품공전에서 메밀 껍질을 이물질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런 장난을 치지 않는 가게가 오히려 가짜를 판다고 항의를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다만 만화 식객 단행본 19권 94화 막국수 편에서 식품공전의 개정으로 통 메밀의 껍질을 벗겨 껍질과 메밀쌀을 따로 제분하면 위법이나 통 메밀을 그냥 통째로 갈면 위법이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식당들, 제면소 측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메밀 껍질을 함께 간 면은 맛이 좋다고 하기 힘들다. 메밀을 도정하지 않고 그냥 갈면 비용도 덜 드는데 사람들이 안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만화 식객에서는 메밀 먹을 때는 반드시 도 같이 먹으라고 하는데 이는 메밀에 독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동의보감에서 표기된 말인데, 여기서 '독'은 메밀에 유독물질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뜻이다. 메밀은 찬 성질이기 때문에 안 맞는 사람들은 소화가 안되고 심하면 피부가 부어오르기도 한다. 메밀과 무를 같이 먹으면 무가 메밀이 잘 소화되도록 돕는다는 뜻에 가깝다. 이는 메밀(蕎麥)뿐만 아니라 보리(麥)와 밀(小麥)에도 해당된다.

1.1. 비율 및 찰기 문제


메밀가루는 밀가루에 비해 글루텐 함량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기 때문에 면을 뽑아내는 것이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메밀가루만을 사용해서 면을 뽑아내지는 않고[1] 어느 정도 밀가루를 섞어서 찰기가 생긴 반죽으로 면을 뽑는다. 일식 메밀 국수의 경우 밀가루와 메밀 가루의 비율이 2:8 정도이며, 이것을 니하치라고 한다. 사실 그래도 반죽하기 어려워서 일식 식당의 경우 3년 이상 된 숙련자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한다.[2] 일반적인 시판 소바 건면의 경우 고급품이 아니면 보통 밀가루 혹은 쌀가루 7에 메밀가루3 비율이 흔하다.
과거에는 밀가루가 귀했기 때문에 메밀을 국수틀에 넣고 압력을 가해서 국수를 만들었다. 이런 것을 압면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냉면도 원래는 압면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지금도 냉면은 압면의 형식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의 냉면 반죽은 수타면이나 칼국수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찰기가 있다.
강원도 평창군이나 부탄 등지에서는 완전히 메밀가루로만 반죽을 낸 순메밀국수도 파는데, 젓가락으로 집으려고 하면 뚝뚝 끊길 정도로 찰기가 없다. 순메밀 반죽만으로 만드는 면은 바로 뽑아 먹어야 하는 생면만 가능하기 때문에,[3] 현지에 가서 먹거나 국수기계로 직접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다. 젓가락질 서툰 사람은 아예 숟가락으로 끊어서 떠먹어야 할 정도다. 식감도 푸석푸석하고 메밀의 독특한 향도 가장 강해서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몇 번 먹고 질려 다시는 먹지 않기도 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순메밀국수에 찰기가 없는 이유는, 메밀 씨앗이 일단 수확과 제분을 거치고 나면 마치 상온에서 보관한 생옥수수가 단맛을 잃듯이 빠르게 글루텐을 상실하는데 있다. 말인즉슨, 수확 직후의 메밀을 현장에서 가루내어 즉시 반죽을 하면 쫄깃한 면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햇메밀 100% 소바를 파는 가게들이 있는데, 어느정도 면의 촉감이 나온다. 그러나 분말 글루텐이나 밀가루를 섞은 것만은 확실히 못하다.[4]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건조 메밀국수는 슬프게도 대부분 '''메밀 대 밀가루의 비율이 3:7에서 4:6 정도'''이며, 인스턴트나 급식용은 메밀의 비율이 10% 남짓에 불과하다. 굉장히 저렴한 수입산 밀에 비하면 국내 메밀 원가가 높기도 하거니와, 메밀의 가공과 보관에 소모되는 비용 또한 곱절로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일본제 메밀소바 건면의 경우 메밀:밀가루 비율이 8:2인 제품이 제법 있지만 당연히 가격이 몇곱절 비싸다. 그러므로 "메밀이니까 열량 거의 없겠네?" 하고 주구장창 먹지는 말자. 물론 국수나 라면 같은 다른 면 요리보다 열량은 덜하기는 한 것이, 기타 면류는 비벼먹든 끓여먹든 삶아먹든 양념+고명 or 양념+국물 중 양자택일을 하는지라 고열량식품이 되고 염분과다를 맞기 십상이지만, 메밀국수는 열량이라봐야 국수 말고는 찍어먹는 국물(그 국물마저도 쯔유 즉, 조미간장이 전부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메밀국수의 밀가루 문제가 대두된 이후, 메밀국수에 들어가는 밀가루 비율을 따지며 메밀 함량이 무조건 높아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아예 비용절감을 위한 첨가물처럼 취급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그러나 이는 틀린 것으로, 밀가루가 섞인 데에도 일장일단이 있다. 확실히 마니아들은 메밀 함량이 높을수록 메밀 특유의 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메밀 함량이 높을수록 좋아하지만, 상기했듯이 그러면 메밀국수의 찰기가 떨어진다. 메밀국수를 차갑게 먹는 이유도 아무래도 밀가루 면 보다는 글루텐이 낮기 때문에 뜨거운 국물에 메밀면이 들어가면 풀어지거나 끊어져 버린다. 일본의 고급 소바가게들은 온면으로 제공되는 메밀 면을 물 대신 콩을 갈아낸 콩즙으로 반죽하는 등 '''주재료인 메밀의 함량 100%는 반드시 지키는 곳도 있다.'''
애초에 밀가루를 넣은 것 자체가 메밀국수의 단점을 보완해 보다 부드럽고 쫄깃하게 만들기 위한 것.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반인이 주와리 (메밀 함량 100%) 소바를 먹으면 너무 푸석푸석하다고 느끼기 일쑤며, 강한 향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실제로 본고장 일본에서도 맛집 등에서 가장 보편화된 소바는 니하치, 즉 밀가루 : 메밀을 2 : 8로 섞은 것으로, 향을 강조한 주와리는 주로 매니아들이 먹는 것이고 일반인에게는 니하치가 더 입에 맞는 것이 그 이유다. 그리고 메밀 100% 소바는 일반인들이 한끼 식사로 가볍게 사먹기엔 매우 비싼 편이다. 향이나 식감 문제가 아니라 가격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까 주와리가 최고급이고, 밀가루를 섞으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일본의 소바 전문 가게들은 100% 메밀만으로 면을 뽑아내어 제공하며 이러한 소바 전문점은 단품요리로도 판매되지만 대개 코스요리로 제공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의 입맛에 맞춘 대중 음식점 수준의 소바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메밀 100% 면은 오랜기간 수련을 통한 노하우가 있어야 만들 수 있으며 삶는 시간도 초시계로 체크할 정도로 정교하고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 적당량 첨가되는 밀가루는 취향에 따라 오히려 메밀국수를 더욱 맛있게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한국 식당의 대다수가 니하치는 고사하고 4 : 6정도 수준의 비율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2. 일본소바를 번역한 말


한국에서 메밀 자체는 전통적으로 소비해 왔고 막국수냉면처럼 면으로도 먹었지만, 쯔유를 베이스로 하는 현대 메밀국수 요리의 '형태'는 일제강점기를 계기로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소바가 현지화된 것이다.
소바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흔히 보다시피 대나무 찜기(세이로)에 삶은 메밀국수가 돌돌 말아 올려져 있고, 쯔유를 베이스로 한 차가운 장국이 갈아놓은 (오로시)와 함께 나온다. 이 무 간 것을 쯔유장국에 섞은 후 메밀면을 찍어 먹는 것이다.
맛의 달인에 나오는 내용으로, 아주 옛날에는 삶은 메밀국수가 아니라 메밀면 째로 찜통에 올려놓고 찐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이로에 올려놓은 형태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인공들 이 먹어본 바에 의하면 찰기가 없어 뚝뚝 끊어진다고 한다.
한국에서 먹는 메밀국수는 일본의 것보다 훨씬 달다. 아빠는 요리사의 다나카(전중)가 평하기로는 "너무 달아서 웃음이 나오는 맛." 이런 형식의 메밀국수는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전해진 것이지만 1984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전까지 교류가 별로 없다 보니 점차 단 맛으로 별도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2.1. 한국에서 현지화된 소바


서울의 남대문 부근에는 간판에 "5x년 전통"[5]이라고 써 붙여 놓은 송옥 국수집이라는 오래 된 가게가 있는데, 특이하게 국물에 멸치 액젓을 쓴다. 이 집이 바로 아빠는 요리사의 한국 에피소드 배경이 된 곳으로, 특히 다른 가게보다 더 달다. 송옥은 이제 남대문 외에도 압구정 등에 분점을 내고 백화점 등에도 출점중이다.
요즘은 일본 현지식의 짠 쯔유를 쓰는 가게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오너셰프가 하는 파인다이닝 위주로, 중저가의 퓨전일식(특히 돈까스 우동 등과 메뉴를 같이하는) 체인점은 대부분 한국 현지화된 달달한 쯔유를 쓰는 경우가 많다.
메밀국수는 세이로에 올라간 쯔케면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이 형태 외에도 일본 내 지역에 따라 국수처럼 먹는 곳도 많다. 그리고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메밀소바면에 한국식 쇠고기 육수가 만나 탄생한 것으로 경상남도 의령군의 의령소바가 유명하다.
원형은 쇠고기 조림시금치, 숙주, 양배추 등 담백한 채소를 곁들인 온면이나 이후 상업화되면서 냉소바, 비빔소바 등도 다루고 있다. 따뜻하고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의령 지역은 예로부터 얼큰한 경상도식 쇠고기국밥으로도 유명했는데, 장터에서 이 육수에 메밀면을 말았던 것이 원조라고 전해진다.
2016년 10월 방송된 수요미식회에서 의령전통시장의 의령소바를 먹어본 패널들의 말에 의하면 그냥 잔치국수에 메밀소바면이 들어간 것 같은 맛이라고 한다. 일단 현재 체인점으로 유통되고 있는 의령소바는 잔치국수와는 거리가 먼 맛이다. 상기한 바와 같이 평영냉면집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온면 베이스에 메밀소바를 말은 듯한 음식이다.
의령소바 외에도 한국에서 별도로 현지화된 케이스가 몇 군데 더 있다. 대표적인 것이 광주광역시의 메밀국수로, 광복 후 귀국하는 일본인에게 요리법을 전수받고 시작한 게 시초라고 전해진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것이 특징이라 고기육수 베이스인 의령소바와 차이를 보인다. 참고로 예전엔 디포리도 썼다고 하는데 지금은 단가가 맞지 않아서 그런지 쓰는 집이 드문 편이라고 한다. 광주에서 처음 생긴 메밀국수집은 '조선옥'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고, '조선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충장로를 중심으로 가게를 열었다. 과거엔 광주 3대 메밀 집으로 '청원 모밀'과 '화신 모밀', '모밀 하우스'를 꼽기도 했는데, 지금은 '모밀 하우스'는 사라졌고, '청원 모밀'은 체인점을 내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발전하였다. '화신 모밀'은 프랜차이즈와 관계없이 충장로에서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외 청원모밀에서 일하던 사람이 나와 차린 '산수옥'도 유명해 그 이름을 딴 가게들도 제법 있고, 산수옥에서 일하던 사람이 나와 차린 '화순 모밀'이라는 가게도 있다.
전라북도 전주시에도 유명한 메밀 국수 식당이 많다. 대표적으로 '서울소바'나 '금암 소바', '진미집'.

2.2. 여담


  • 과거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메밀국수를 어설프게 다뤘다가 미각스캔들에 까인 사건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두 문서 참조.
  • 몇몇 악덕 식품업자들은 밀가루 반죽에 메밀향과 색소, 감자전분 등을 첨가해 만든 짝퉁 메밀국수를 파는데, 겉모양은 메밀국수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먹어보면 거의 대부분 들통난다.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이라면 99% 가짜니 주의바란다. 진짜라면 메밀 특유의 씹는 맛과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 인스턴트 메밀국수로는 농심 메밀소바가 시중에 나와 있다.


[1]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본 근대 소바의 명가인 '잇사안(一茶庵) 본점'과 같은 일본의 수타 소바 전문점들은 순수 메밀가루 100%를 사용한 소바 면을 뽑아낸다. 100% 메밀 가루로만 만든 소바는 면발이 연녹색을 띤다. 다만 '고향 소바(이나카 소바: 田舎そば)'는 메밀 가루를 낼 때 메밀의 향을 더욱 살리기 위해 메밀 알갱이가 느껴지도록 다소 거칠게 빻으며 메밀 껍질을 약간 들어가도록 하여 빻기 때문에 색깔이 거무스름하다. 한국에서 메밀 국수라 하면 거무스름하고 검은 점점이 박혀있는 면발을 연상하기 쉬운데, 바로 일본의 '고향 소바'를 한국으로 가져와 보급하였기 때문이다. 실제 니하치(밀가루와 메밀의 비중이 20:80인 소바) 이상급 고급 소바는 색이 밝은 흰빛이거나 연녹색을 띤다.[2] 만화 식객에서도 막국수 심사위원들이 메밀 100%로 메밀 국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었을 정도이다. 예전과 달리 제분 기술이 많이 발달 되어서 1번분, 2번분, 3번분으로 나눠서 찰기를 증가시킬 수는 있지만 메밀가루 70%+밀가루20%+전분 10%이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한다.[3] 일본의 고급 소바 전문점에서 메밀 100%를 이용해 만드는 메밀국수는 오랜시간 치대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우리나라 강원도 등지에서의 토속 메밀국수는 메밀가루를 익반죽하여 누름통에 넣고 눌러서 면을 뽑아내기 때문에 찰기가 없으며 젓가락이 아닌 숟가락으로 먹는, 국수라기보다는 수제비에 가깝다.[4] 일본의 수제 소바 전문점은 가게 내에 메밀가루를 자체생산할 수 있는 맷돌과 메밀을 밀폐포장하여 냉장보관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바 전문점의 기준은 바로 이런 자가 제분시설과 보관시설의 보유 유무이다. 실제로 일본 소바 코스 요리는 '소바마에'라 불리는 에피타이저, 일본술과 같은 곁들임 반주, 식사 이후 디저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쉐프가 추구하는 소바 스타일에 따라 사용하는 술과 메밀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제분시설과 밀폐냉장 보관시설이 필수적이다.[5] 개점 연도를 써놓지 않고, 매년 고쳐 쓰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