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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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함흥의 냉면으로 진주냉면, 평양냉면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냉면으로 여겨진다.
2. 종류
2.1. 회국수
흔히 비빔냉면[1] 혹은 회냉면이라고 불리는 음식. 육수가 적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의 함흥에서 '''회국수'''라고 부르던 음식이 남한의 재료 사정에 맞게 현지화된 음식이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함흥에서는 개마고원에서 생산된 감자를 가공해 감자 전분을 생산하는 공업[2] 이 발달했다. 그래서 감자녹말을 이용한 국수 요리가 발달했는데, 아래의 물냉면인 농마국수와 회와 매운 양념장을 넣고 비빈 회국수[3] 가 생겨났다.
흥남 철수로 인해 함흥 출신의 피난민이 많아지게 되었는데, 서울이나 부산에 정착하거나 고향과 가까운 강원도 동해안의 속초에 많이 정착하였다.
피난민들이 고향의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열면서 상호에 '함흥'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회국수가 냉면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속초시의 아무개 냉면집이 처음 문을 열어 명태회[4] 를 올린 회국수를 팔았고, 직접 요리명에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서울특별시 오장동에 1953년 개업한 비빔냉면 식당이었다. 그 밖에 부산의 국제시장에서도 회국수를 팔기 시작하여 최초로 함흥냉면을 시작한 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남한에는 감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5] 감자 전분 대신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게 되었다[6] .
고명으로 명태살무침을 올려주는데 위의 문단에서 언급된 속초의 아무개 냉면집에서 80년대에 개발한 것이다. 본래 가자미회무침을 올렸지만 어획량 감소에 따른 재료 수급 차질로 인해 대안으로 명태살무침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북의 원조 방식은 홍어나 간재미(가오리)를 쓰는 게 맞다. 꿩고기 회를 올려주는 집도 있는 듯.
평양냉면만큼은 아니더라도 함흥냉면 역시 남한에 내려오면서 매운 맛이 강해지게 개조가 된 편인데, 서울 오장동, 강원도 속초의 원조 함흥냉면 집은 양념이 적고[7] 약간의 국물[8] 과 함께 나온다. 강남이나 판교의 정통 함경도 음식 전문점에서 내주는 냉면도 맛이 부드러운 편이다.[9]
2.2. 농마국수
감자, 고구마, 옥수수, 콩 따위의 녹말로 만든 북한의 국수 요리. 농마는 녹말을 뜻한다. 비빔냉면이 아니라 평양냉면처럼 물냉면이다.
일반적으로 다진 파와 마늘, 깨소금, 간장,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을 녹말가루에 명반과 뜨거운 물을 넣어서 반죽해서 만든 국수에 넣고 그 위에 양념한 고기, 오이 채, 무김치, 지단, 삶은 계란을 고명으로 올리고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따위의 고기를 삶아서 만든 육수를 부어서 먹는다.
면발이 상당히 질기다는 평이 많은데 국수에 명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국수를 오래 보관할 때 면발의 생기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명반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다지 질기지 않다.
북한식 평양냉면과 마찬가지로 얼음이 전혀 없다. 남한에서는 냉면에 살얼음을 동동 띄워서 먹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물이 얼면 국물의 맛이 변해서 북한에서는 냉면의 국물이 조금이라도 어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북한의 요리사들이나 북한이탈주민 요리사들은 농마국수를 함흥 혹은 함경도, 량강도의 향토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감자 녹말로 만든 농마국수는 황해도에서 유래된 음식'''이다. #1, #2
오히려 진짜 함흥의 향토 요리인 치마리국수[10] 는 고구마 녹말로 만든다. 그리고 과거 함흥 출신의 실향민들은 고향에서 고구마 녹말[11] 로 국수를 만들어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함흥은 함경도에서도 남쪽이며 해안과 가까운 탓에 북한에서 비교적 따뜻한 편이기 때문에 고구마 재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강도와 량강도는 기후 때문에 고구마 지배가 어려워서 감자, 옥수수로 만든 국수를 즐겨 먹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이후 철도가 건설되고 교통이 더 발전하면서 개마고원의 감자들이 함흥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감자 녹말로 만든 농마국수가 원조인 황해도보다 더 크게 발달하게 되었다.
황해도에서는 녹두 녹말로 만든 농마국수를 즐겨 먹는다.
평양에는 옥류관이 있듯이 함흥에는 '''신흥관'''이 있는데, 이곳에서 농마국수를 맛볼 수 있다. 함흥으로 들어가기 전에 평양에서 미리 가이드에게 말을 하면 옥수수면, 메밀면, 밀면 중 하나를 선택해서 맛볼 수도 있으니, 해외 교포로서 북한을 여행하거나 훗날 남북통일로 왕래가 자유로워져 함흥에 가게 된다면 참고하기 바란다.
신흥관에서 나오는 냉면은 그야말로 '''녹말 국수'''이기에 질기고 잘 끊기지 않는다. 가위를 달라고 하면 종업원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므로 알아서 끊어 먹는 것이 좋다. 북한에서는 국수 요리의 면발이 자신의 명줄과 관련이 있다고 믿어서, 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 행위는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자르는 것으로 보고 금기시한다. 사실 면을 가위로 잘라먹는 행위는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있는 것으로, 중국, 일본 및 면 문화권 어딜 가도 가위로 면을 가위로 자르는 행위는 금기시된다.
이런 농마국수는 중국 내 조선족들도 즐겨 먹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양꼬치집 등에서 '옥수수 냉면'이라는 이름의 여름 한정 메뉴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런 가게들 상당수는 냉면을 전문적으로 하는 가게가 아니어서 국물을 얼려 내놓거나 면발의 탄력이 떨어지는 집들도 제법 있으니, 제대로 된 맛을 보고 싶다면 다소 발품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새터민(이하 탈북민들)이 개점한 가게가 있으니 방문해서 맛볼 기회가 전보다 많아졌다.
만화 신 중화일미에서 난비홍이 감자 전분으로 만든 이 국수로 특급주사 시험을 통과한 바 있다.
남한의 함흥냉면은 회국수가 남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더 매콤한 비빔냉면으로 개조된 음식이다.
3. 관련 문서
[1] 회를 안 쓴 경우에는 이렇게 부르는 경우도 많다.[2] 왜 공업이냐 하면 전분을 이용해 에탄올을 만들어 연료로 사용하려 했기 때문. 그렇다고 안 먹는건 아니고... 먹기도 하고 연료로도 쓰고[3] 당시에 북한 지역에서는 냉면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찬 국수도 그냥 국수라고 했으며, 오히려 따뜻한 국수를 온면이라고 불렀다.[4] 원래는 가자미회였다. 80년대부터 명태회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 최초의 명태회냉면이라는 건 사실이다.[5] 지금은 남한 내에서도 감자 생산이 늘었지만 여전히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뽑는데, 그 이유는 남한 감자의 질이 북한 감자, 특히 개마고원 감자를 따라가지 못해서라고 한다. 본래 고구마는 온난 습윤 기후, 열대기후 등 온난 다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고, 감자는 고산기후, 냉대기후 등 춥고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당연히 고구마는 남한이 더 낫고 감자는 북한이 더 나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6] 본래 공업용 감자 전분으로 만들던 면은 하얀색이었으나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뽑게 되면서 그 느낌이 살지 않아 볶은 보릿가루 따위의 태운 곡물가루를 섞어 횟빛을 띠게 만들었다.[7] 홍어무침이나 명태회무침 외에는 양념이 따로 안 들어가서 다대기(양념장)를 더 넣어 먹는 사람들이 많다.[8] 냉면 밑에 자작하게 깔려 나오는 국물을 맛내기 또는 맛나니, 내지는 간수라고 한다. 가게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른데 일반적으로는 간장 베이스로 만든다.[9] 본래 함흥과 단천 지역의 회국수는 김칫국물이나 간장 등을 물에 섞어 부어 먹기도 했는데, 밥처럼 먹는 주식의 개념이기도 하지만 또 해장 음식의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주식 또는 해장용 음식이 자극적이면 안 되니까.[10] 치마리국수야말로 진짜 함흥의 전통 요리지만 요즘에는 극소수 실향민들의 후손들에게서 근근이 명맥이 유지되고 있으며 정작 북한에서는 맥이 거의 끊긴 것으로 보인다.[11] 그렇다고 고구마 녹말로만 만들지 않았고 기호에 따라 감자 녹말이나 메밀 가루를 같이 넣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