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란주기관찰법
1. 개요
피임 수단 중 하나. 대표적인 자연 피임법이며, 세간에는 오기노 피임법, 자연 주기법, 월경 주기 조절법, 자연가족계획법, 주기피임법 등으로도 불린다. 가톨릭에서 반대하지 않는 유일한 (자연)피임법이며,[1] 또한 여성 주도의 피임법이면서도 건강상의 부작용이 없는 피임법이다. 야동이나 에로만화 등에서 흔히 나오는 "나 오늘은 안전해"라든가, "안 돼, 오늘은 위험한 날이야" 등의 대사는 이 배란주기의 관찰과 관련된 말이다. 세부적으로는 점액관찰법, 기초체온법, 증상체온법, 월경 주기 관찰, 배란통검사법, 초음파검사법, 호르몬검사법, 배란진단시약 이용법 등[2]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며,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다음의 여러 방법들을 '''반드시''' 병행하여야 한다.
피임의 용도 뿐만이 아니라, 불임 부부가 임신을 하기 위해서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방법들로 여성의 가임기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방법
2.1. 월경 주기 관찰
난자가 배출되는 배란은 보통 월경 14일 전에 일어나므로, 이 시기를 전후로 해서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이 방법의 핵심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서 '''월경일'''이 5월 24일이었다면 '''배란 예정일'''은 이로부터 14일 전인 5월 10일이다. 따라서 5월 3일에서 5월 12일 정도까지를 '''가임 기간'''으로 보고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배란주기관찰법이다. 이는 배출된 난자의 생존 기간이 대략 하루 정도이고, 정자의 생존 기간이 1주일 가량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다.
'''이 방법의 문제는, 몸 속을 직접 들여보지 않는 이상은 배란이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월경 주기가 규칙적인 여성의 경우는 기초 체온법 등을 이용해서 하루 정도의 오차로 배란 예정일을 계산할 수 있지만, 월경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은 여성의 경우는 배란 예정일을 딱 집어내기가 힘들다. 또한 기초 체온법의 경우에도 체온을 재는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오류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대개, 월경 주기만 관찰하다가 임신해버리는 케이스가 있는데, 월경 주기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이를테면 1주일 이상) 경우라면, 이 방법 가지고만 하면 위험하다.
문제는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하여 매번 생리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세한 건 월경#s-9.7 참조.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급 배란이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강간당하는 경우, 배란일이 아니라도 임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므로 이 방법만을 하고, '피임 했으니까 안전'이라고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며,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음의 여러 방법들도 병행하여야 한다.
2.2. 기초체온 관찰
기초체온이란, 평상시에 운동 등을 하지 않았을 때의 체온이며 보통 36.5도 내외이다. '''월경 주기 동안 체온이 변화하며 배란이 되기 직전에는 체온이 (약 0.3도) 떨어진다. 배란이 된 후에는 체온이 많이 (0.5도 정도) 올라가며 월경기가 되면 정상으로 다시 돌아온다.''' 따라서 여성의 체온을 꾸준히 관찰한다면 상대적으로 위험한 날과 그나마 괜찮은 날을 구분할 수 있다.
2.3. 점액관찰법
소위 냉이라고 하는 자궁 경관의 점액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아침과 저녁에 소변 보기 전에 점액을 관찰한다. 월경 직후에는 점액이 탁하고 끈끈하며, 배란일 전후에는 점액이 맑고 미끈거린다. 점액이 맑을 때가 가임기이므로 성관계를 피한다. 실제 몸의 변화를 보는 방법이므로 가장 정확성이 높지만, 어느 정도의 경험이 필요하다.
3. 주의
단점을 먼저 말하자면, 초보자에게 어렵고 콘돔과 달리 '''성병을 막지 못한다는 점이다.''' 흔히 월경 주기로 날짜를 계산하는 방법만이 알려져 있지만, 그렇게만 할 경우 실패율이 높다. 건강한 정자일 경우에는 드물게 자궁 내에서 1주일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난자도 이론보다 오래 사는 경우도 많다. 한마디로 위험한 날을 정확히 계산하고 충분히 피하더라도, 임신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3]
또한 '쾌락'과[4] '피임'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커플들이 어줍짢은 지식으로 이 방법을 시도한다는 매우 큰 문제점이 있다. 특히 월경 주기 관찰만을 해놓고 "우리는 피임 했으니까 안전해"라고 착각하고 질내사정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심지어 이걸로 여자친구를 속이고 질내사정을 하는 천하의 개쌍놈들도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미혼자 커플, 그러니까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 커플도 피임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나이 어린 여성일수록 주기가 불규칙하고 쉽게 바뀌므로''' 월경 주기로 위험한 날을 예측하기도 힘들고, '''경험도 부족한 여성이 점액관찰을 정확하게 할 것'''을 기대하는 것도 힘들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날짜상으로 가임기를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체온과 점액을 관찰하고 날짜 등등 가능한 모든 요소와 조합하여 여성의 가임기를 정확하게 피해야 한다. 문제는 이게 장난 아니게 어렵다는것이다. 정확하게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매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성실하게 체온을 측정(약 5분이 소요)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성을 올리기 위해, 체온 측정이 끝날때까지 물도 마셔서도 안되고 말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게다가 그 시간이 하루는 아침 6시이고, 하루는 아침 9시이고 하는 식으로 불규칙하면 당연히 정확도가 떨어진다. 점액을 관찰하는 경우에도, 역시 무엇이 가임기의 점액이고 무엇이 '안전한 시기'의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지식이 쌓여야 한다.
문제는 미혼의 커플이 이걸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또한 이 방법은 필연적으로 여성의 가임기 동안 남성이 꾹꾹 참고 궁극기를 충전(...)을 해야 하는 등 절제력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가임기를 계산해보니까 긴가민가할 경우, 피임을 원할 경우 당연히 그 날은 안전하게 자제하는게 맞다. 하지만 만약 절제력이 부족한 커플일 경우, 이 긴가민가한 날에 성관계를 가졌다가 임신을 할 수 있다.
다만 기혼자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가임기를 피할 수 있는 지식이 쌓이고 여러 방법을 조합할 수 있게 되면서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결혼을 하게 되면, 남편과 함께 사이좋게(...) 꺼리낌없이 체온과 점액을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한 명의 부주의나 무지로 실패할 여지를 조금은 더 줄일 수 있다. 성공율은 통계에 따라 오락가락 하지만,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 주로 95%에서 98% 사이로 측정된다. 이는 콘돔을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와 거의 유사한 확률이다.[5] 물론 콘돔을 제대로 쓰는 것 보다는, 날짜와 점액과 체온을 조합하여 가임기를 피하는게 더 어렵다.
4. 종교적 입장
4.1. 가톨릭
초기 기독교에서는 현대 가톨릭과 달리 아이를 낳는 목적 외의 성관계를 더욱 강하게 금기시하여 배란주기 관찰법을 포함한 일체의 피임법을 금지하였다.Is it not you who used to counsel us to observe as much as possible the time when a woman, after her purification, is most likely to conceive, and to abstain from cohabitation at that time, lest the soul should be entangled in flesh? This proves that you approve of having a wife, not for the procreation of children, but for the gratification of passion.
여자가 정화된 후에 임신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때를 가능한 한 관찰하고, 그 때에 동침을 피하는 것은 영혼이 육체에 얽히지 않도록 우리에게 충고하곤 했던 것이 아닌가? 이것은 당신이 아이를 낳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정의 충족을 위해서 아내를 갖는 것을 찬성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우구스티누스 『The Writings Against the Manichaeans and Against the Donatists』출처
현재 배란주기 관찰법은 가톨릭에서 허용하는 유일한 피임법이다. 1968년 이전에는 더 보수적이어서 건강상 이유를 제외하고는 배란 주기 관찰법도 금지였다.
자연피임인 배란 주기 관찰법을 제외하면 어떤 인공 피임[6] 도 대죄로서 금지된다. 이는 생명전달과 격리되는, 즉 합법적 부부간의 자녀수태가 목적이 아닌 단지 쾌락만을 추구하는 일체의 성행위를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죄로 보기 때문이다. 가톨릭의 성과 피임에 대한 입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원칙: '''성관계는 오직 결혼 후에 배우자와만 해야 한다.''' 사실 이건 가톨릭뿐 아니라, 다른 종교들도 대개 마찬가지이다.
1. 부부간의 자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여건이 된다면''' 많이 낳는 것을 권장한다.
2. 부부의 여러가지 사정으로 1번을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자연 가족 계획법인 배란주기관찰법으로 임신을 피하는 것을 허용한다. 다만 딩크족처럼 아예 자녀를 낳을 생각조차도 없는 결혼은 배란주기관찰법을 논하기 전에 그 사실 자체로 혼인성사로 성립되지 않는다.[7] 따라서 가톨릭 신앙을 지닌 부부라면 건강상 이유나 치명적인 경제적 사유가 아닌 이상 무작정 많이는 아니라도, 일단 자녀의 출산을 되도록 지향해야 한다.
2-1. 마찬가지 맥락에서 고자 등 성적 불구자는 혼인 무효 사유로 인해 결혼(혼인성사)을 할 수 없다. 다만, 고자나 생식불능의 경우는 완전히 절대 치료 불가한 경우만 혼인 무효 사유이고, 치료의 가능성이 얼마간이라도 있는 경우는 혼인이 가능하다. 또 결혼 이후에 생식 불능이 되었다면 이는 혼인무효가 아니다. 또 폐경기 이후 나이대의 여성이나, 여성의 불임증 또한 혼인 무효가 아니므로 가톨릭의 혼인 원칙을 준수하는 전제 아래 결혼을 할 수 있다.
3. 상기했듯이, 배란 주기 관찰법을 제외한 다른 모든 피임법(체외사정, 도구 사용, 수술 등)은 금지된다. 부부는 성행위를 할 때 임신할 확률을 늘 수반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만약 임신하더라도 그 아기 역시도 분명한 하느님의 은총이므로, 그 어떤 경우에도 피임약이나 낙태 시도는 안 된다.즉, 가톨릭에서 생각하는 자연가족계획법은 어디까지나 '''결혼한 부부'''가 '''출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성관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가톨릭에서의 배란 주기 관찰법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해하는 피임의 목적이 아니며, 가톨릭에서도 이것을 피임이라고 부르기를 거부한다. 배란 주기 관찰법 외의 인공 피임은 그 자체로 대죄로 보고 금지한다. 다만 부부가 사실상 (일정 기간 동안만) 피임의 목적으로 배란 주기 관찰법을 쓰는 것은 허락한다.
또한 가톨릭에서는 결혼한 부부가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자연 가족 계획법을 사용할 수 있되 만약 실패하더라도 낙태나 사후 피임약 같은 선택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오히려 그러한 원하지 않은 임신일지라도 자녀 자체는 분명히 축복받은 존재임을 강조한다. 사실 제아무리 지식을 쌓고 쌓더라도 최소 2% 정도의 실패율은 자연가족계획법으로도 어찌할 여지가 없다. 또한 이는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피임법들에 모두 공통된 문제이다. 심지어 정관수술을 해도 임신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교리를 따르며 임신 확률을 1%도 허용하기 싫다면 답은 금욕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톨릭의 입장이 워낙 민감한 문제라 성직자들과 수도자들도 이 주제를 잘 꺼내지 않는 편이며, 설령 신자들에게 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21세기에 신자들이 이것을 제대로 지키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다.'''[8] 여기에 대해서 '''"성적 금욕이 쉽지 않다"'''라는 비판이 있다. 금욕을 권장하지만 당연히 평신도도 성욕이 있는 사람들이고 특히 해당 교리가 정립된 시기의 사회상과는 현저하게 다르고 성 자체에 개방적인 현대사회에서 가톨릭의 입장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가톨릭의 다른 원칙인 낙태반대, 인공수정반대 등과 더불어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가톨릭에서는 만일 이 원칙을 포기한다면 사람들이 더더욱 성을 생명전달과 유리되게 보는 가치관이 커질 것이며. 오로지 쾌락만을 위해 성을 이용하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 보고 이 원칙을 절대 양보하지 않고 고수하고 있다.[9]
[1] 정확히 말하면, 가톨릭은 배란주기관찰법을 피임이라고 부르지는 않고 출산조절의 관점에서 받아들인다. 물론 사실상 피임의 용도로 쓰는건 당연히 허용한다. 자세한 것은 아래를 참조.[2] 점액관찰법, 기초체온법, 증상체온법, 월경 주기 관찰, 배란통검사법, 초음파검사법, 호르몬검사법, 배란진단시약 이용법은 가톨릭에서 반대하지 않으며, 병행을 잘 하면 임신확률을 팍팍 낮출 수 있으니 독실한 신자라면 반드시 알아두자. FM대로 가톨릭교회의 말을 듣는 것은 힘들더라도, 적어도 알아는 두자.[3] 특히 월경주기가 1주일 이상 변화하는 경우 주기관찰법의 효력이 떨어진다.[4] (질내사정 항목 참고)[5] 콘돔 역시도 제대로 안쓴다면 80%까지 하락한다.[6] 콘돔, 루프, 정관수술, 일체의 체외사정 등.[7] 교구 법원에서 판정을 받든 (아이 낳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걸 숨기고) 그냥 결혼을 유지하든 간에 이런 결혼은 자동으로 혼인 무효 상태가 되며, 당사자는 죄의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8] 2014년 '생명과 가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신자들 중 44.9%가 ‘인공피임 금지’를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특별기획 ‘가정사목과 복음화’ 6. 인공피임과 낙태.[9] 사실 이런 견해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라, 1960년대에 이런 가톨릭의 원칙을 다시 정리한 <인간 생명> 회칙이 발표된 뒤, 인공피임을 허용 안해줬다고 가톨릭을 버린 신자들이 서구권에서 대단히 많았다. 그러나 가톨릭에서는 세속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나가든 생명존중 및 성윤리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단단히 못을 박았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