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1. 개요
2. 기타
3. 백마비마론


1. 개요



흰색 을 가진

2. 기타


사극에서 보면 꼭 대장급 인물은 백마를 타고 나타난다. '내가 대장이니 쏴줍쇼' 하는 격인지라 심히 저격이 걱정되지만… 왠지 전쟁이 나도 그쪽을 가장 먼저 쏘는 병사는 없다.[1][2]삼국지연의에서는 유비가 서촉 정벌을 나섰을 때, 방통과 말을 바꿔 탔는데 촉군 습격대에는 '형주군에서 백마 탄 놈이 유비'라는 정보가 전해지는 바람에 괜히 애꿎은 방통만 끔살당했다.[3] 유비의 학교 선배이자 초기 후원자이기도 했던 북평 태수 공손찬 역시 '백마장군'이란 별명과 함께 '백마의종'이라는 백마들로 구성된 기병대를 운용했던걸로 유명했고, 수호지에서 송강이 타는 조야옥사자마도 백마다.
실제 백마의 대부분은 회색말이 늙은 모습이다. 노화 현상이 생기면서 하얀 털이 많아져서 생긴 것인데 나이든 말이라 그런지 안정감에서 좋기 때문에 상위 계층에서 애용한 것이다. 그리고 보통 백마는 체력이 딸리는 어르신이니 실제 전쟁터에 끌고 나가기보다는 의장용이나 일반 승마용으로 애용된다. 이와 별개로 자연계에도 일부 존재하긴 하지만, 자연적인 백마는 매우 희귀하다.
서부극에서는 백마를 탑승한 캐릭터는 주인공 혹은 정의의 사도라는 클리셰가 있다. 반대로 흑마의 경우 대부분 악역이 탑승한다. 흰색 모자, 검은색 모자에도 비슷한 클리셰가 존재한다. 혹은 이를 반대로 비튼 클리셰 깨기도 있다.
말이라는 동물 자체가 이 굉장히 멋있기도 하지만, 백마는 그 중에서도 특히 룩이 상당히 멋진 동물이다. 왕자들은 다른 말은 놔두고 꼭 백마를 탄다. 관용구로 "백마 탄 왕자님"이 있을 정도다.
백마를 상징으로 쓰는 대학은 꽤 많은 편이다. 남서울대학교, 숭실대학교, 전주대학교, 충남대학교, 명지대학교 등이 백마를 상징으로 한다.
대한민국 육군제9보병사단 역시 백마를 부대 마크로 사용한다.

3. 백마비마론


백마와 관련해서 제자백가 명가(名家)[4]의 일원인 공손룡이 인식론의 틈을 노리면서 한 말이 유명하다.[5] 이것은 중국어의 특수성에 어느 정도 기인한다. 한 단어(=글자)가 온갖 품사로 해석될 수 있는 중국어의 특성상 '白馬'는 흰 말이라는 명사구가 아닌, 말이 흼을 뜻하는 문장으로도 이해할 수 있으며 당연히 이 서술과 사물로 인식하는 '馬'는 다르다는 것이다.[6] 공손룡은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말이라 함은 형체를, 희다 함은 빛깔을 가리키는데, 빛깔을 가리킴이 곧 형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白馬는 馬가 아니다.[7]

"

"백마와 흑마, 구렁말 등 모두가 馬이지만, 白馬라 함은 흑마나 다른 빛깔의 말을 가리키지 못한다. 따라서 白馬는 馬가 아니다."[8]

"馬는 빛깔을 지닐 수 있지만 그 빛깔을 빼 버리면 馬 그 자체만 남는다. 백마는 이 말에 희다는 성질을 더한 것이며, '흰 것+말 = 말'일 수는 없다. 따라서 白馬는 馬가 아니다."

덧붙이기를,

"지칭하는 말없이 사물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사물없이 지칭하는 말이 생겨날 수는 없다."

뭐 이런 궤변이 있나 싶기도 하겠지만, 단어와 그게 지칭하는 사물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것을 많이 남겨준다. 당대인들도 이게 병맛 넘치는 궤변이란 것은 알았으나 동시에 언어와 이데아의 관계같은 것을 어렴풋이 느꼈는지 식자들도 공손룡의 말을 함부로 논파할 수 없었다고는 하는데 궤변인 걸 떠나서 공손룡이 워낙 달변이라 자기가 되려 논파 당할까봐 그랬을 수도 있다. 나중에 세관원이 백마를 타고 지나가면서 저 썰을 푸는 공손룡에게 '백마가 말이 아니면 뭔데, 양이냐?'라고 해서 공손룡에게 면박을 주고 통행료를 받아냈다고(…)는 하지만, 그거야 지극히 현실적인 법 집행에 관한 일이니.. 사실 이건 말빨보다는 권한의 문제이다. 문지기에게는 그를 설득하지 않아도 이길 방법이 있다. 그냥 관문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되니까..

[1] 사실 갑옷 입고 말타고 달리는 상대를 저격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맞추기도 어려울 뿐더러 '''맞췄는데도 갑옷이 안 뚫려서''' 죽일 수 없었던 아지발도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면...[2] 유럽의 경우 근대에 민족주의와 입헌군주제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지휘관을 저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 왕일 경우는 절대 죽이지 않았다. 전쟁의 승리는 상대국 병사를 누가 많이 죽였냐의 데스매치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상대국이 받아들였는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근대 이전에는 국가의 주인이 국왕이었으므로 국왕을 죽이면 협상할 대상이 없다. 차기 왕이 있지만 선대 왕을 죽인 원수들에게는 감정적일수밖에 없다. 그러니 왕은 놔두어서 전투 승리 후 협상으로 원하는 조건을 달성하는 것이 승리국에게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이었다.[3] 사실 이전 장면에 방통이 타던 말이 갑자기 날뛰어 그가 떨어지자 유비가 '내가 타고 있는 백마는 잘 길들여져서 날뛰지 않으니 바꿔탑시다.'라고 제안한다. 판본에 따라서는 유비가 '내가 샛길로 갈 테니 부군사(방통)가 정면으로 치고갑시다' 제안하자 방통이 '정면은 적의 저항이 거셀 테니 주군께서 직접 맞상대하여 이기는 것이 아군의 사기에 도움이 됩니다.' 답변하며 거부해 방통이 낙봉파로 가게 되는 묘사도 나온다.[4] 소피스트같이 수사학에 정통한 궤변론자 집단이다.[5] 백마가 말이 아니라는 말은 삼국지11에서 설전 도중에 '궤변' 커맨드를 선택하면 나오는 대사 가운데 하나다. 이 인상적인 말을 여기서 처음 듣고 기억하는 사람도 많았다.[6] 중국어적인 특성을 무시하고 한국어로 생각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말 역시 'A는 B다'라는 말은 A⊂B와 A=B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 즉 '백마는 말이 아니다'라는 말이 A≠B를 의미한다면, 이는 지극히 맞는 말이다.[7] 여기서 '말이 희다'는 문장과의 모호함이 작용했다[8] A⊂B, B⊄A이면 A≠B라는 말인데,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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