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
1. 개요
Bed Scene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출하는 정사 장면. 직설적으로는 'Sex Scene'이라고 해야 하지만, 이는 너무 노골적인 어휘이므로 '베드신'이라고 돌려 말하는 것이다. 에로 영화나 포르노의 정사 장면은 보통 베드신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 종류의 작품들은 당연히 정사 장면 일색이기 때문이다. 보통 그 외의 장르에서 곁가지로 나오는 정사 장면을 베드신이라고 한다. 베드신은 남녀 간의 고조된 애정이나 욕정을 보여주기 위해 나오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런 예술적인 장치만이 아니라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신이기도 하다.
당연히 연출일 뿐, 실제로 성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정말로 성행위를 촬영하는 경우는 일부 극단적인 리얼리즘 경향의 작품들 뿐이다. 그러나 서로 벗은 몸을 보여주면서 신체적 접촉을 하고 애무를 하는 것은 진짜이다. 그래도 에로 영화와는 달리 장면의 시간이 비교적 짧고 노출이 덜하면서 연출도 노골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베드신이 작중 중요한 장치인 경우에는 꽤나 길고 노골적으로 연출되기도 한다.
베드신은 작품과 배우들에게 있어 양날의 검이다. 상영에 앞서 화젯거리를 끌기에는 효과적인 소재이지만 지나치게 베드신에만 의존하면 역효과가 난다. 특히, 작품의 완성도가 베드신으로 만든 화제에 미치지 못한다면 포르노라고 비판받는다. 베드신을 촬영한 배우도 베드신으로 일순간 화젯거리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커리어에 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2. 목적
예술적인 목적과 상업적인 목적을 모두 갖고 있다. 예술적으로는, 베드신은 연인 사이의 절정에 이른 사랑을 드러내는 장치이다. 상업적으로는, 관객들에게 자극적인 장면을 선사하여 대중의 관심과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이다. 둘 중 어느 쪽의 목적이 강한지는 철저히 작품을 찍는 감독의 의도와 연출력에 달렸다.
베드신은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다면 예술적인 장치로서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연인이 서로 사랑하고 욕구가 돋으면 성관계를 맺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다. 그러므로 인물들의 고조된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성관계 장면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게다가 미장센이나 연출이 뛰어나다면 육체관계 장면을 단순히 야하다기보다는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문화의 개방화 및 표현의 자유화가 많이 이루어져서 성관계를 영상화하는 것이 터부시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예술적 장치로서 베드신을 넣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베드신은 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촬영된다. 베드신 자체가 화젯거리라서 작품을 홍보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성 짙은 작품일수록 배급사와 언론이 노골적으로 배우의 파격 노출이나 베드신을 홍보 소재로 삼는다. 이러면 작품의 예술성 평가에는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작품성이 의외로 괜찮아도 베드신만 기대하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2010년대 초에 여배우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고 베드신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베드신으로 화제가 되는 것은 주로 남성 배우보다는 여성 배우이다. 베드신을 보다 기대하는 것이 여성 관객들보다는 남성 관객들이기 때문이다. 개봉 전에 노출로 과도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서 정작 노출 수위가 그리 높지 않다면 관객들이 실망감에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드물게 남자 배우의 베드신이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쌍화점의 경우, 조인성과 주진모의 동성애씬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인간중독은 송승헌의 첫 베드신 덕분에 장년 여성 관객을 많이 끌어모았다.
베드신은 배우들 입장에서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촬영 현장에서 자신의 벗은 몸을 노출하고 그 결과물을 공개적으로 유통하는 것은 강한 결심을 해야 동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도 프로이기 이전에 사람인 만큼 당연히 노출에 대해 창피함을 느낀다. 그래서 베드신에 대한 소고는 배우마다 다르다. 베드신 촬영을 크게 후회하는 배우가 있고, 반대로, 자신있게 촬영했으니 베드신이 등장하는 영화를 계기로 관심을 가진다면 좋겠다는 배우도 있다.[1]
3. 촬영
일단, 옷을 벗어야 한다. 물론 맨살을 노출하는 정도는 촬영 환경, 연출, 수위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옷을 다 벗거나 다 벗은 것에 가깝게 노출을 해야 한다. 나름 이름 있는 배우들과 규모 있는 예산이 투입된 영화라면 배우들을 불필요하게 벌거벗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로 속옷이나 살색 타이즈까지는 입히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공사'라고 해서 배우가 벌거벗은 상태에서 주요 부위[2] 만을 테이프로 가리기도 한다. 그 상태로 촬영을 한 후 화면 분할과 클로즈업 및 편집을 통해 벌거벗은 것처럼 착시를 일으키는 것 뿐이다. 단, 베드신의 수위가 높아서 대놓고 배우의 중요 부위도 찍는다면 당연히 촬영 현장에서도 알몸을 노출해야 한다.
노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이 서로 접촉하는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정말로 행위를 하지는 않아도 서로의 맨몸을 만지고 애무하는 장면은 찍어야 한다. 그래야 편집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대개 침대에서 서로 옷을 벗긴 다음 나체로 서로의 몸을 만지거나 키스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어디까지나 연기인지라 서로의 몸을 너무 과도하게 만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출과 연기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하면 오히려 비난받는다. 베드신은 어디까지나 시청하는 관객을 위한 것이지, 배우들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노골적인 베드신 못지 않게 인위적으로 소극적인 베드신도 예술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베드신의 촬영 수위는 당연히 작품 자체 수위에 따라 결정된다. 아무리 수위가 높은 영화라도 대개 배우들의 유두, 엉덩이까지 노출하는 경우가 한계이다. 성기 노출이나 삽입 장면을 찍으면 바로 제한상영가를 받아서 흥행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영화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는 것을 각오하고 실제 섹스를 촬영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촬영 과정이 이렇기 때문에 대개 베드신은 배우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직업의 일환이라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도 높은 노출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출 장면이 정식으로 유통되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이니 심적 부담이 더욱 크다. 설령 촬영 장면에 자신의 알몸이나 주요 부위까지는 드러나지 않아도 평상시에는 절대 보여주지 않을 헐벗은 모습을 찍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장면의 수위가 낮다고 해도 촬영 과정 자체도 스트레스가 많다. 수많은 스태프들과 상대 배역 앞에서 자신의 속살을 노출해야 하기 때문이다.[3]
4. 문제점
상업적인 목적 뿐인 질낮은 베드신은 영화의 예술성을 저해한다. 베드신의 본래 목적은 단순히 관객들의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등장 인물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베드신이 나오는 맥락이 스토리에 부합해야 하고 연출과 편집에도 꽤 신경을 써야 예술성 있는 베드신이 나온다. 이런 노력 없이 찍은 베드신은 수위가 어떻든 포르노와 다를 바 없다. 특히, 스토리에 불필요한 뜬금 없는 베드신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대중 영화들의 상당수는 상업적인 목적만으로 수준 낮은 베드신을 찍는 경우가 잦다. 이는 대중 영화들은 예술성보다 흥행을 우선시하는데, 수준이 낮은 베드신이라도 어쨌든 흥행에는 대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베드신은 그 자체로 화제라서 개봉 전 홍보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또한, 베드신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관객들을 끌어모은다. 베드신은 그 특성상 수준이 낮더라도 어쨌든 최소한의 노출과 눈요깃거리는 제공하기 때문이다.[4] 그래서 정말 흥행에만 혈안인 경우에는 제작진이 일단 고수위 베드신을 영화에 넣고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베드신은 당연히 스토리에 부합하지도 않고 예술적 효과도 없다.
가끔 특정 여배우 혹은 남배우에 집중하다 보니 베드신도 엉성하고 설상가상으로 영화 내용까지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던 영화가 알고 보니 베드신 자체도 너무 날로 먹어서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도 있다.
언급했듯이, 배우의 노출을 엄청 홍보하고 실제로는 수위가 아주 밋밋한 '낚시' 영화도 많은 비판을 받는다. 또한 19금 영화에서 주연 배우는 벗지 않고 조연이나 엑스트라들만 벗는 영화도 '낚시' 영화로 지목되고, 주연 배우는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받는다. 아무래도 대중은 더 네임벨류가 높고 인기있는 배우가 벗는것을 보고 싶어하고, 게다가 주연 배우가 영화를 통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나 출연료를 받는만큼 출연 배우 중 가장 높은 노출 수위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5. 결론 및 개선점
여배우에게는 어려운 결정이다. 평생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되거나 일부 악플 및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위험 때문에 많이 주저한다. 하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인지도를 올릴 수 있고, 또 일부 작품은 명망 있는 감독이나 동료 배우와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많은 여배우들은 한번쯤은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특히 몸매로 알려진 배우들에게 제안이 많이 가고 실제 출연 빈도도 높다. 남배우는 베드신을 촬영할 경우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지만, 그렇다고 쉬운 결정은 결코 아니다.
물론 많은 관객들이 멋지고 몸매 좋은 배우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지만, 제작 여건이나 연출력, 영화의 수준 문제 때문에 상업 영화 중 베드신이 포함되는 경우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여배우의 가슴 등이 적나라하게 나오는 경우 19세 미만의 관객은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배우의 과감한 노출을 바라는 대중의 기대가 충족되는 영화가 많이 개봉되려면,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많은 기본적인 배려가 선행해야 한다.
첫째로 많이 지적되는 것은 사전 협의이다. 안타깝게도 과거에 출연 결정 이전에 자세히 노출 수위에 대해 합의해 놓지 않고, 촬영 현장에서 거의 반 강압적으로 노출을 하도록 몰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미 영화 촬영은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배우의 노출 거부 때문에 모든 작업이 중단된다는 식으로 몰아가면 배우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노출을 하고 마는 것.[5] 아니면 노출 장면을 찍어놓고 공개하지 않기로 해놓고서 나중에 배우의 동의 없이 공개해버리는 사례도 간혹 있다. 배우의 노출은 촬영 이전부터 수위나 장면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도의고 나중에 분란이나 뒷말을 없애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둘째로 촬영 도중의 배려도 필요하다. 박찬욱 감독의 경우, 작품에서 베드신이 많은 편이지만, 촬영 스태프도 최소한으로 투입하고 콘티와 리허설 등 철저한 사전 준비로 최대한 현장 촬영을 짧게 한다.# 물론 모두 다 박찬욱 감독처럼 역량이 있거나 충분한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를 최대한 배려한 촬영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여성을 단순히 벗는 역할로만 소모하는 영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여성 배우의 비중이 전통적으로 적은 액션이나 느와르물이 이런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이는 출연진들에게도 큰 실례지만, 베드신이 포함된 영화를 앞으로도 보고싶어하는 관객들에게도 큰 손해다. 보통 베드신 장면이 배역이나 플롯상 추가되는게 자연스럽고 작품성도 괜찮은 영화에서 벗을 경우, 배우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거나 연기 욕심이 많다는 칭찬을 받는다. 하지만 영화에서 벗기만 하고 아무런 다른 모습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노출로만 승부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얻는다. 후자의 영화들만 지속적으로 개봉될 경우, 베드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많은 배우들도 저절로 베드신 촬영을 기피할 수 밖에 없다.
6. 여담
남자, 혹은 여자 혼자서 베드신이 있다고 판단된 영화를 보러가는 것은 심히 곤란하다. 또한 동성 친구끼리 영화를 보는데 이 장면이 나오면 관람 후 감상평가 시, 주로 그 장면들 위주로 초점이 맞춰진다. 그런데 애인도 아닌 남녀 간에 보게 된다면(...) 하여간 베드신도 일종의 영화의 흐름이니 기왕 돈 낸거 한 편의 영화로서 끝까지 감상하는게 좋다.
그리고 이왕이면 출연하는 배우들을 생각해서라도 인터넷에서 베드신만 편집된 엑기스 동영상 대신, 영화 한 편을 시작부터 끝까지 감상하려고 시도는 해보자. 연예인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이 노출만으로만 알려지기는 원하지 않는다. 물론 배우들도 관객들의 큰 기대를 알고 있고 이를 위해 베드신을 꽤 공들여 촬영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않으나, 그게 작품이나 배역의 전부로 인식되면 불쾌해진다. 작품의 호불호를 떠나, 기본적으로는 배우로써 작품 속 필요한 장면이라 생각했고, 배역에 대한 열정과 몸매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과감히 벗은 것으로 이해해주자.
7. 베드신이 등장하는 영화
- 얼굴없는 미녀
- 애인
- 후회하지 않아
- 바람난 가족
- 미인도
- 무뢰한
- 마법의 성
- 타짜
- 색, 계
- 순수의 시대
- 상류사회
- 노트북
- 비긴 어게인
- 간신
- 정사
- 나의 PS 파트너
- 쌍화점
- 은교
- 완벽한 파트너
- 박쥐
- 방자전
- 레미제라블
- 타이타닉
- 터미네이터
- 후궁: 제왕의 첩
- 이브의 유혹 시리즈
- 인간중독
- 50가지 그림자 시리즈
- 해무
- 나탈리
- 아가씨
- 황해
- 황제를 위하여
- 강남 1970
- 리얼
- 극적인 하룻밤
- 풍산개
- 한 번도 안 해본 여자
- 돈의 맛
- 요가학원:죽음의 쿤달리니
- 내부자들
[1] 조여정이 대표적인 사례.[2] 유두, 음부, 음모 등.[3] 이는 철저히 촬영 여건에 달린 문제이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들을 상당히 배려하여 '아가씨' 촬영 당시 베드신에서 촬영 인력과 편집 인력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정세는 '레드카펫' 촬영 당시 여배우의 노출 장면에서도 스태프들이 즐비했다고 한 바 있다.[4] 베드신 자체의 연출이 별로더라도 어쨌든 배우의 벌거벗은 모습이나 몸매, 속살은 볼 수 있다.[5] 영화 테러리스트의 염정아가 대표적인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