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1. 개요
批判
1.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
2. 『철학』사물을 분석하여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기초를 밝히는 일.
2. 혼동하기 쉬운 개념들
2.1. 비판과 비난의 차이
조언, 비판, 비난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주어서 도움. 또는 그 말.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
사물을 분석하여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기초를 밝히는 일.
비난과 헷갈려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자부터 다르다. '비난'은 한자로 쓰면 헐뜯을 비(非)와 나무랄 난(難)인 반면 '비판'을 한자로 쓰면 비평할 비(批)와 판단할 판(判)이다. 그러니까 조언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 비난은 '''욕하는 것''', 비판은 '''지적하는 것'''이다.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어떤 문제점이 있을때 "ㅉㅉ 그러니까 넌 나쁜놈이야"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을 욕하면, 비난 "그부분을 좀 고치면 더 좋을것 같아"라고 말하며 걱정해준다면 비판이다.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비판'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의 옳고 그름을 가린다는 뜻이며, 긍정적인 면이든 부정적인 면이든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비난의 사전적 의미인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과는 거리가 멀다. 예시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저서 《순수이성비판》은 순수이성을 말 그대로 비판하는 것이지 비난하는 책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실천이성비판》은 실천이성(즉, 도덕)을 까는 책이 아니고 《판단력비판》은 판단력을 까는 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개념. 기술주의의 단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판'이라고 하면 어떤 대상의 부정적인 면을 꼬집는 행위, '''"부정적 평가"'''로만 생각하며, '비난'과 '비판'을 유의어처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나무위키를 포함한 여러 위키위키들과 많은 웹 사이트들에서는 비판이라는 카테고리는 항상 욕하는 투로 작성되고 있고, 또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즉, 비판의 탈을 쓴 비난으로 작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비판에 대응시키는 영단어 criticism은 '좋지 못한 점에 대한 비판', '비난'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영영사전으로 보면 어떤 대상에 대한 'disapproval'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criticism 역시 부정적인 뜻만 있는 건 아니다. 위에 언급한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힌다'는 의미에 해당하는 'thorough examination and judgment'이란 뜻으로도 많이 쓴다.
칸트의 '비판'은 독일어 Kritik, 영어의 critique에 해당한다. 그래서 《순수이성비판》은 독일어로는 Kritik der reinen Vernunft, 영어로는 Critique of Pure Reason 이라고 쓴다. 참고로 critique을 하는 사람, 즉 비평가는 영어로 critic이라 한다(예: 노스탤지어 크리틱).
현실적으로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두 단어 자체가 일상 언어에선 엄밀한 구분 없이 섞여서 쓰이며, 어디까지가 비판이고 어디서부터 비난이라고 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서 '비판은 허용하지만 비난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경우, 그냥 이곳에서는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파악하는 것이 간편하다. 어떤 합리적인 비판이라도 약간만 안 좋게 말하면 무조건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고, 강경하게 비난하면서 자신의 말이 전부 비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아무리 합당한 근거를 들어서 정중하게 비판해도 악성 댓글이나 어그로 따위로 취급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서도 비판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게다가 옹호하는 것이 올바른 행위라는 생각이 많이 퍼져있어서 비판 하는 걸 더 안 좋게 보는 경우가 많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선플의 예시를 생각해보자.
2010년대 들어서는 DC의 영향으로 인해 누구를 옹호하거나 칭찬하면 빠순이, 쉴드충 등등으로 매도당하고 까면 모두까기 인형, 일침, 팩트폭력배 등등으로 미화되는 경향이 커서 욕설, 조롱, 넘겨짚기, 루머 생성 등등을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라면서 자기합리화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비판이라는 명목을 내걸고 자신의 혐오나 증오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이 나타난다.
2.2. 비판과 반박의 차이
'반박'과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반박의 정의는 "어떤 의견, 주장, 논설 따위에 반대하여 말함"으로, 상대의 주장에 대해 반대하거나 해명하는 말로 쓰인다. 비슷한 말로 반론이 있다.
당연하지만 반박 역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다시 반박을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렇게 계속 반박을 또다시 반박하고 그런 식으로 계속되다 보면 서로 상대방의 주장은 무시하고 말꼬리만 잡으면서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신의 의견과 반박하는 대상 및 이유를 명확하게 하고 잘못된 점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여야 한다.
3. 좋은 비판
좋은 비판의 조건은 보통 다음과 같다.
- 논리적 구조를 갖추어야 하며 논리적 오류에 빠져선 안 된다.
- 올바른 의미의 낱말을 사용해야 하며 다의어의 경우 의미를 명확히 한다.
- 맞춤법을 지킨다. 다만 맞춤법만 가지고 비판할 경우 문법 나치로 몰릴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자.
- 비판하고자 하는 바에만 한정해 비판한다.
- 이를테면 욕설을 잘하는 사람이 도둑질로 재판을 받을 때, 그 사람의 도둑질에 대해서만 비판해야 하고, 욕설하는 점을 끼워 넣어서 비판하면 안 된다.
- 이를테면 이태원 클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건의 경우, 클럽에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기고 행동하여 확진 판정을 받은 성소수자가 있을 때, 그 사람이 방역 수칙을 어겼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비판해야 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개인의 (대개는 부정적인) 가치관을 투영하여 비난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런 비난을 받았을 때 그 사람을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더더욱 음지로 숨어 들어가 코로나 검사를 기피하게 되고, 코로나 소강, 그리고 더 나아가 종식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방역 당국의 노력에 대한 걸림돌이 되어, 사태가 장기화되고 오랜 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시민들의 피로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대며 그 증거는 믿을 만한 출처를 가져야 한다.
-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 자신이 비판을 받으면 일단은 인정하고, 자신이 지적받은 점을 일단은 개선해 본다. 잘못된 점은 근거를 대서 반박한다.
- OOO이 나쁘다는 점은 봐줄만해요 하지만 XXX는 좀 아닌 것 같네요. 등으로 반박할 것.
- 주변 상황과 상대방의 감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설적으로, 객관적으로 말할지, 또는 간접적으로 말할지 발언 방식을 잘 고른다.
- 현실에서 이게 제일 힘들다. 완벽하게 감정을 고려하여 상처를 전혀 주지 않으려면 대부분 비판 자체를 안 해야 되기 때문. 결국 무엇을 하든 완벽한 길은 없다.
- 가치판단이 들어가는 신념 등의 문제와 기록, 과학, 수학 같은 사실의 문제를 서로 구분한다.
먼저 사실관계 파악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새로운 근거가 제시되거나, 본인의 근거도 잘못되었을 경우에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또한 웬만한 수준 이상의 논증에서 사실관계는 신빙성이 어느 정도 충분히 확보된 경우가 많다. 반면 논리가 잘못되었을 때는 상대방의 주장이 틀렸음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으므로 어떤 사안에서 사실비판과 논리비판 모두를 비판할 수 있다면 통상적으로는 논리비판 쪽이 반박 논리를 구성하기가 더 편하다.
다만 논리비판이라도 논증 방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정신승리로 이어지기 쉬우니 주의. 그리고 사실관계 자체가 거짓인 경우에는 그보다 더 진실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으로 간단히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논리를 구성해야 하는 논리비판보다 훨씬 더 쉽게 비판을 할 수 있다.
참고로 비판자는 비판을 당하는 사람에게 기분 좋게 비판을 들을 것을 강요하면 안된다. 그건 오지랖일 뿐이다. 비판을 수용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몫이며 수용자가 인정 안하고 버틴다고 해서 말로 누르는 것도 오지랖이다. 또한 면전에 대고 당장 고치라고 명령하는 것도 옳지 않다. 누구라도 약점을 들추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비판의 목적은 개선이지 까내리려는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4. 성경에서의 비판
성경의 위 구절을 '비판하지 말라'로 번역한 것은 개역개정 성경의 오역이라는 견해가 있다. 이 구절에서 쓰인 그리스어 동사 '크리노'는 '정죄하다', '심판하다', '판결을 내리다'라는 뜻이 강한 단어라는 것라는 것이다. 사실 오히려 'κατηγορέω'(책잡다, 고소하다)가 '비판하다'에 해당하는 어휘라고 볼 수 있다.Μὴ κρίνετε, ἵνα μὴ κριθῆτε: ἐν ᾧ γὰρ κρίματι κρίνετε κριθήσεσθε, καὶ ἐν ᾧ μέτρῳ μετρεῖτε μετρηθήσεται ὑμῖν.
(라틴어: nolite iudicare ut non iudicemini. in quo enim iudicio iudicaveritis iudicabimini et in qua mensura mensi fueritis metietur vobis.)
- 마태오 복음서 7:1-2
아래에 인용된 라틴어의 'iudicare' 역시 심판하다라는 뜻이며, NIV 영어 성경에서도 'Do not judge'라고 번역했지 'Do not criticize'라고 번역하지 않았다. '크리노'의 기본 의미가 '분간하다'(separate, put asunder, distinguish)이므로, 해당 부분은 '판단(하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겠지만 '평가'를 막는 구절이라기보다는 '단죄'를 막는 구절에 가까우므로 '심판'이 더 무난할 것이다. 참고로 공동번역성서는 '판단'으로 번역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경에서는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라고 번역했고, 개신교 새번역 성경에서도 '너희가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라고 번역했다. 그러나 일선 개신교 교회에서는 '비판하지 말라'라는 번역이 담긴 개역개정 성경이 더 많이 쓰이는 현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주교회의 성경의 주석판, 그러니까 주석성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설하며 '심판'과 '비판'의 차이를 말하고 있다.
다소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재판으로 유죄가 확정된 살인범을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지만 사적으로 살해하지는 말라는 게 그 예일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의 재판과 형벌을 부정하는 가르침은 아니다.사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재판관으로서 하느님만이 지니시는 권위를 침해하면서(시편 50,6 참조) 남을 단죄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도 바울로 역시 비슷한 가르침을 말했다.우리에게 남의 종을 판단할 권리가 있습니까? 그가 서거나 넘어지거나, 그것은 그의 주인이 상관할 일입니다. 주님께는 그를 서 있게 하실 힘이 있으시니 그는 넘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공동번역성서 로마서 14,4
5. 나무위키의 비판 문서들
나무위키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술의 일종이다. 그래서 다른 대상을 비판하는 문서가 많으며, 나무위키를 비판하는 것은 나무위키/비판 문서에서 쓰인다.
또한 비판 외에도 논란/문제점/평가/단점 문서가 많지만 옹호/장점 문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편이다. 또한 좋은 이야기가 가끔 다루어지지만 비판/문제점 문서와는 달리 내용이 풍부하지 않다.
특정 대상을 평가하는 문서는 사실상 거의 평가라는 탈을 쓴 비난에 가까워서 나무위키의 존재 의의는 비판이라는 평가도 있다. 더 심하면 디시위키에서 비속어를 제외하면 나무위키 비판/문제점/논란/평가 문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게임이나 커뮤니티 문서에서는 보통 이 문제가 더 심각해서 비판/문제점 문서가 필수적이다. 재미있는 점이나 장점을 다루기보다는 단점을 지적하거나 비난할 요소를 위주로 서술된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나무위키라는 사이트의 특성에 기인한다. 포털 사이트의 검색 결과도 잘 나타나고, 위키위키의 사이트 컨셉은 '정보'이기 때문에 그 정보라는 미명 하에 뒷담화를 하기 좋은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문서에서 아직 독립되지 않은 문서로서 따로 목차를 만들어 비판하는 문서도 많다. 또한 문서명/문제점 문서나 문서명/논란 문서 또는 문서명/평가 문서에서 비판할 때도 많다. 예를 들어 문서명/문제점 문서의 사례는 문제점 문서나 분류:문제점을 참고하거나 검색창에 문제점이라고 검색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술하는 위키 특성상 각 문서에 비판이 아닌 비난도 혼재한다.
2017년 초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부터 문서 내에서 비판 문단이 심할 정도로 생성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부정적인 평이나 의견을 단순히 비판 단락이라 주장하며 문단 생성을 남발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절히 쓰일 수 있는 문단 제목이 있지만 단락 분리하고 '비판'으로 서술한다.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논란이나 단순한 단점을 비판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거나 유익하지 않거나 정보량도 많지 않은 걸 무작정 분리하고 있어서 확증편향이 우려된다. 심지어 문장 한 두 개로 끝나기도 한다.
특정 대상을 편집자의 호오에 따라 비판이나 비난을 서로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면 편집자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편집자가 비판하면 비난으로 바꾸거나 편집자가 혐오하는 걸 다른 편집자가 모욕하는 것을 비판으로 바꾼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서 내에서 비판은 대거 추가되지만 옹호는 잘 추가되지 않는 경우도 잦다. 반면 비판에 반박하기 위해 옹호도 함께 가끔 서술되기도 한다. 또 토론 합의를 통해 문서에 MPOV나 NPOV를 적용하기로 정하거나 비판 문단을 별도 문서로 분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유저 간 합의를 거쳐 옹호를 추가하려 하거나 문서의 내용을 정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반발을 사기도 한다.
그 이유는 MPOV의 적용을 통한 옹호의 추가나 NPOV의 적용을 통한 비판의 축소를 하려는 시도가 문서의 내용을 비판에 대한 사실상의 변호로 바꾸어 마치 옹호가 옳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POV 서술로 보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즉, 문서 내 비판 서술에 MPOV나 NPOV를 적용하는 것을 MPOV나 NPOV를 가장한 사실상의 POV로 보기에 꺼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독성 개선이나 편향적 서술을 지양하기 위한 서술 방향의 중립화 등의 사유로 문서의 서술을 정리할 때에도, 옹호 서술에 대한 정리는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비판 서술에 대한 정리는 POV로 오해받아 반발을 살 때도 간혹 있다.
얼핏 보면 그럴싸해 보이는 비판도 위키 특성상 대부분의 문서가 편집한 사람들의 논리에 유리한 내용으로만 채워지기 때문에 굉장히 주관적인 것도 많다. 이 때문에 이런 문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6. 비디오 판독의 준말
프로야구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이 있을 때 요청하는 '비디오 판독'의 첫 글자를 따서 '비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