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영화)
1. 개요
켄 키시(Ken Kesey, 1935~2001)가 쓴 1962년작 동명소설을 영화화하여 1975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이다. 비평가들에게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작품임과 동시에 AFI 선정 100대 영화에 선택될 정도의 걸작[1] 이면서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국립영상보존작으로 선택돼 소장된 작품이기도 하다. 아래에 저술하였지만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석권한 그야말로 최고의 명작이자 흥행 역시 엄청난 대성공을 하였다.감독은 아마데우스, 래리 플린트로 알려진 밀로스 포먼 감독.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던 커크 더글러스[2] 는 이 프로젝트를 수년 동안 계획해왔으나 영화가 제작된 당시에 주연을 맡기에는 자신이 너무 늙었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 영화는 그의 아들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배우가 아니라 제작자로서 첫 아카데미상을 안겨주었다.
2. 예고편
3. 줄거리
배경은 1963년의 오리건주. 랜들 패트릭 맥머피(잭 니콜슨)는 권위주의에 반감이 심한 인물이다. 문제는 이 양반이 상습범인데다 그것도 15세의 미성년자 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아동성범죄자라는 것. 그가 정신감정평가를 의뢰받고 정신병원으로 이송되어온다. 감정결과 정신적인 결함이 없다는, 즉 지극히 정상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수감생활을 편하게 받고싶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을 선택하게 된다.
이 정신병원은 밀드레드 래치드(루이즈 플레처)라는 간호사가 책임자로 있는 곳인데, 래치드 간호사는 냉혹한 인물로 입원중인 환자에게 무척이나 가혹할 뿐 아니라 환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학대도 서슴치 않을 정도로 상당히 위험한 사람이다. 맥머피는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환자들이 회복되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래치드를 필요 이상으로 겁내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다. 이곳의 환자들은 늘 불안해하고 말을 더듬는 젊은 빌리 비빗(브래드 듀리프),[3] 유아기적 분노를 나타내는 찰리 체스윅, 툭하면 욱하거나 흥분하거나 멍 때리는 테버[4] , 망상으로 가득찬 마르티니, 극도로 예민하고 고등교육을 받은 편집성의 대일 하딩과 호전적이면서 욕쟁이인 짐 세펠트와 말도 없이 고요한 '추장' 브롬덴의 5명이었다. 맥머피는 이 환자 5인의 리더로 행세하면서 래치드와 대립구조를 갖고가게 된다. 환자들과 내기 카드놀이에서 이겨 담배를 따내면 래치드는 압수해서 몽땅 폐기해버리고 병동 규칙이나 월드시리즈 시청 권리 같은 것에 투표를 권장하고 심지어 병원 버스를 슬쩍해 외부로 나가 콜걸을 불러 놀기도 하는 등 래치드 입장에서는 눈에 가싯거리 같은 행동을 일삼게 된다.
그러던 중, 래치드 간호사를 비롯한 의사들이 자신들의 권한으로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를 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병원을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환자들과 함께 파티를 벌이고 맥머피는 빌리에게 같이 탈출할 것을 권유하지만 빌리는 거부하고 파티에 같이 왔던 캔디[5] 와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고 맥머피는 그에게 캔디와 검열삭제를 할 것을 권하고 그 말대로 빌리는 캔디와 검열삭제를 하고 술기운에 그대로 모두 뻗어버린다.
다음날 아침, 병원이 엉망진창으로 돼 버린 것을 발견한 래치드는 직원들에게 병원을 정리하고 인원점검을 할 것을 명하던 중 캔디와 엉킨 빌리를 발견한 후 지금 한 짓을 엄마한테 이르겠다고 위협하자 빌리의 정서불안이 재발, 말더듬이 심해지면서 그대로 병원 사무실 안으로 끌려가 그 안에서 자살하고 만다. 래치드는 빌리의 시체를 바라보는 환자들을 제지하며 어이없게도 이 난리통에 하루 일과를 그대로 행하자고 한다. 이 상황에 분노가 가득 차오른 맥머피는 래치드의 목을 조르지만 보조원 워싱턴의 중재로 기절한다. 그 뒤 얼마 후 래치드는 목에 깁스를 한 채 전보다 유순해진 듯한 모습을 보이고, 환자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대로 카드놀이를 하며 지낸다. 맥머피는 래치드의 목을 조르고 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환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어느 새벽, 브롬덴이 침실로 돌아온 맥머피를 발견하고 그와 약속한 대로 함께 병원을 탈출하려 다가간 순간 맥머피가 뇌엽절리술을 받은 것을 보고 경악한다. 그대로 살게 내버려 둘 수 없어[6] 맥머피를 베게로 질식해 안락사시키고 자신은 맥머피가 구상한 탈출방법으로 환자들의 환호 속에 병원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4. 평가
5. 여담
- 원작자인 키시는 영화제작 초기에는 대본작업에 관여했으나, 영화 속 서술자가 원작처럼 추장이 아닌 맥머피에 가깝자 제작진과 마찰이 생겨 탈퇴했다. 그리고는 후에 소송을 걸어 합의를 보는 것에 승소했으나 영화 자체는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 위의 여담 내용이 2017학년도 수능대비 수능특강 영어영역 영어에 지문으로 출제됐다. 간단하게 서술하자면, 키시의 작품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출판된 후 호평을 받아 영화와 연극으로도 제작되어 아카데미 상을 휩쓸어갔는데, 키시가 영화 대본을 썼으나 영화 감독은 해당 나레이션이 영화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거부했다. 이에 키시는 영화를 절대 안 보겠다고 맹세했으나, 키시의 소설도 계속해 좋은 평가를 받고 명작으로 여겨지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 위에서 언급한대로 제 48회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석권한 금자탑을 세웠는데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감독상, 그리고 최우수 각색상을 수상했다. 사실 벤허와 타이타닉이 11개 부문 수상 기록을 세웠지만, 아카데미 상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 5개 부문을 다 수상한(즉,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작품은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이후 이 작품이 두번째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1992년 양들의 침묵에 의해 재현되기 전 까진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참고로 이 작품과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양들의 침묵 모두 원작이 있으므로 각본상이 아니라 각색상이다.
- 여배우 루이즈 플레처가 열연한 간호사 밀드레드 래치드는 미국의 명화에서 등장하는 유명한 악역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영화 연구소가 선정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 캐릭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당시 수상 소감 연설을 수화로 진행한 걸로 유명한데, 부모님이 청각 장애인이어서 그랬다고. 작중 무감정한 싸이코패스로 나오지만, 실제로 루이스 플레처는 그런 인물과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배우의 키가 178cm로 장신이기에 굉장히 위압감 넘친다는 평도 있다.
- 원작과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형태가 다르다. 영화에서는 맥머피를 3인칭으로 하여 전개하는 서술형이지만, 책에서는 '추장'의 구술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 소설과 영화의 제목인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거위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목의 올바른 번역은 "한 마리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갔네"인데, 이는 이 귀절이 다음의 노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전략) 거위 세 마리, 한 마리는 동쪽으로, 한 마리는 서쪽으로, 한 마리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갔네"[7] 게다가 미국에서 뻐꾸기를 뜻하는 'cuckoo'는 '정신이상자' '미친 사람'이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 이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석권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당시 미국 내에 만연하던 대형 정신병원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 후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정신질환자들의 장기 입원을 최대한 못하게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통원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탈원화 운동이 일어나고, 전두엽 절제술 같은 위험한 치료법 대신 언제든지 중지가 가능한 약물요법 위주로 치료 방법이 바뀌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8]
- 넷플릭스에서 밀드레드 래치드의 젊은 시절을 그리는 프리퀄이 제작되어 2020년 9월 18일에 공개 되었다. 제목은 '래치드'로 사라 폴슨이 밀드레드 래치드의 젊은 시절을 맡았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로 유명한 라이언 머피가 감독을 맡았으며 마이클 더글라스 역시 다시 제작에 참여하였다. 다만 감독의 영향인지 사회고발 성격이 강한 원작과는 달리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같이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를 섞어놓은 사이코드라마에 더 가깝게 나왔다.
[1] 1997년 20위 선정, 2007년 33위 재선정[2] 1963~64년판 브로드웨이 버젼에서 주인공 맥머피를 맡았었다.[3] 이 배우는 13년 뒤 사탄의 인형의 영원한 주인공 처키의 성우가 된다.[4] 테버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찍고 10년 뒤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서 에미트 브라운 박사를 맡아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5] 앞에서 언급했던 그 콜걸이다.[6] 이 장면에서 브롬덴의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너 없이는 안 갈 거야, 맥. 이대로 널 두고 갈 수는 없어. 나와 함께 가자.(I'm not going without you, Mac. I wouldn't leave you here this way. You're coming with me.)"'''[7] Vintery, mintery, cutery, corn/Apple seed and apple thorn/Wire, briar, limber lock/Three geese in a flock/One flew East/One flew West/And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8] 한국에서도 영화 날, 보러와요의 흥행에 힘입어 정신보건법 제24조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이끌어 낸, 비슷한 일이 40년 후에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