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1. 개요
2. 먹거리


1. 개요


삼복()은 양력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들어가는 잡절[1]로 초복, 중복, 말복을 모두 가리키는 말.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2]을 초복(初伏), 네 번째 경일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이를 삼복(三伏), 복날(伏-) 혹은 삼경일(三庚日)이라고도 부른다. 양력으로 따지면 초복은 이르면 7월 11일, 말복은 늦어도 8월 16일 안에는 온다.[3][4]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진(秦)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한다.
십간 순서대로 오는 날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삼복 사이에 각각 10일의 텀이 존재하므로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최소 20일이 걸린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每伏)이라고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에 오기 때문에 하지와 입추 사이 간격이 긴 해에는[5]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달을 건너 들었다 하여 월복(越伏)이라 한다. 그런데 날짜를 계산해 보면 월복인 때가 아닌 때보다 훨씬 많다. 2015년~2024년은 모두 월복이다.
평균적으로 초복은 7월 11~20일(7월 중순), 중복은 7월 21~30일(7월 하순), 말복은 8월 7~16일이다.
삼복은 음력의 개념이 아니라 24절기와 일진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소서(양력 7월 7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되며. 한 해의 복날과 이듬해 같은 복날의 간격은 360일 또는 370일이다. 그리고 초복은 전년 말복의 340일 후가 보통이며 이따금 330일 후가 된다. 이런 원칙 때문에 이듬해의 복날 날짜는 그 해의 복날 날짜 기준 4일 후, 5일 후, 6일 전, 5일 전 중 하나가 된다.
삼복을 24절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 날은 24절기가 아니라 속절이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반드시 지켜야 할 필요는 없었으나, 어쨌든 예로부터 내려온 풍습이자 마케팅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들 중 하나인지라...
1년 중 가장 더운 때이다. 특히 중복 무렵[6]이 더위 절정이다. 이 시기에 모든 농작물이 부쩍 자란다. 이 더위를 이기는 방법으로 초복날에 개장국을 끓여서 계곡이나 정자나무 아래서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복다림한다"고 한다. 개장국은 특히 복날에 먹어야 보신이 되고 질병도 쫓고 더위를 잊게 된다고 한다. 개장국을 복날에 먹기에 일명 보신탕이라고도 한다.
여담으로 복날의 복(伏 엎드릴 복) 자를 풀이해보면 개 옆에 사람이 있는 모양새[7]인데,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해석과 사람(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모양새라 개를 먹는 날이라는 해석이 있다. 또한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여름의 더위가 잡아서 굴복시킨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삼복은 둔갑과 관련이 있는 날이다.

2. 먹거리


지금도 그렇지만 복날의 경우 열기가 폭염이 내리쬐는 기간 중에서도 살인 더위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농번기였기 때문에 아무리 일 나가기 힘들어도 일은 해야 했고, 조명값은 비쌌고, 호환당할 염려도 있기에 야간작업도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체력보충을 위해 고칼로리 영양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주로 선호된 것이 고기 요리, 그것도 수분 보충용으로 물기가 있고 열기를 돋게 하는 부재료를 이용한 국물 고기 요리를 주로 섭취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때문에 복날만 되면 전혀 다른 장르의 식당들도 그날만큼은 복날 음식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장마를 지나고 습도가 높아 AI, 구제역 바이러스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절기이며 고온 다습해서 음식물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시기라 고기와 달걀 값이 가장 싸다.[8]
복날에 대표적으로 먹는 것은 삼계탕, 보신탕이며, 이 외에 육개장,[9] 장어구이, 민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등의 각종 보양식을 먹는다. 또한 팥죽을 먹기도 하는데 귀신을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가진다. 전통적으로 먹던 복날 보양식은 대부분 이열치열로 구성된 것이 특징. 그 외에 현대엔 특히 신세대들이거나 기성 세대여도 개방적인 사람들은 피자치킨 등 외국 음식이나 퓨전 음식을 먹는 일도 많다. 다만 그래도 치킨 피자 등 닭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먹는 일이 많은 건 변함이 없다.
관련 용어로 '복날 개 맞듯이' 란 말이 있다. 과거 를 도살할 때 두들겨 때려서 패서 잡는 잘못된 관행에 빗대어 그만큼 많이 두들겨 맞는다는 뜻으로 일컫는 말. 왜 많이 두들겨 맞았는가? 두들겨 패서 잡으면 때린 만큼 육질이 쫀득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렇게 되면 개가 스트레스와 자극을 받고 죽게 되므로 고기가 단단해지거나 질겨지고, 근육 곳곳에 혈흔이 발생하여 비릿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는 다른 동물을 도축할 때도 마찬가지. 대신 요즘은 개 도축하는 방법이 바뀌어서 실제로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만 어딘가에선 은밀하게 이런 식의 도축법이 행해지고 있다.
물론 냉방 시설이 좋아지고 영양소 섭취가 이렇게 특별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풍족한 현대 사회에선 복날에 꼭 복날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젊은 층에선 기력 보충이랍시고 더운 날에 뜨거운 음식을 굳이 땀 뻘뻘 흘리면서 먹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 하에, 간단하게 냉면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고, 삼계탕을 먹기가 좀 그럴 때 같은 닭 요리인 찜닭, 불닭, 닭도리탕, 치킨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냥 신경쓰지 않고 원하는 대로 경양식이나 중식 등을 먹는 이들도 많다. 딱히 챙겨먹는다고 해서 특별히 뭔가 대단히 좋아지는 건 없으니 취향껏 먹자.

[1] 쉽게 말해 24절기가 아닌 잡다한 절기.[2] 庚日, 날의 간지 앞부분에 십간 중 '경(庚)' 자가 들어가는 날.[3] 말복이 입추와 겹친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2012년2014년으로 모두 8월 7일이었다.[4] 다만 과거에는 초복이 7월 21일, 중복이 7월 31일, 말복이 8월 17일에 오는 경우도 있었고, 나중에는 초복이 7월 10일, 중복이 7월 20일에 올 수도 있다.[5] 조선시대에 청나라 시헌력을 받아들이면서 이러한 현상이 심해졌다. 시헌력 이전 명나라 대통력 등을 쓰던 시절에는 이러한 경우가 훨씬 적었다. 이것은 24절기를 정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헌력은 청나라 관상감에 있던 서양인 예수회 학자들이 관여했기 때문에 이전 중국의 전통 역법과 조금 차이가 있다.[6] 말복이 8월 초순에 드는 경우 말복 무렵의 더위가 더 절정일 때가 있다.[7] 사냥꾼이 사냥개를 데리고 엎드려 숨어서 사냥감을 노리는 의미를 나타냄.[8] 이상할 것도 없는게 1. 사육에 악영향을 끼치는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는 시기라 생산량은 많고 2. 반대로 저장에는 불리한 시기라 유통은 늘어나므로 공급이 증가하니 가격은 내려가게 된다.[9] 대다수의 사람들이 육개장을 복날에 먹었던 음식이라는 걸 잘 모른다. 보신탕에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 만든 것으로 이름 자체도 '(쇠)고기를 넣은 개장국' 이다. 단순히 조건만 따져도 고기 국물에 고기 건더기 그리고 열을 유발하는 고추 등 딱 복날 음식의 조건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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