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성 알바
1. 개요
생동성 시험 대상으로 참여하는 아르바이트.
2. 상세
속칭 마루타 알바 또는 인체실험 알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아르바이트''''의 줄임말로 평균 2주에 걸쳐 4일 동안 이루어지며, 특정한 약을 복용 후 400~600 정도의 피를 뽑아내는 식으로 실험이 진행된다. 보수는 보통 35~80만원으로 기간에 따라 다르다. 좀 더 실험이 길어질 경우 1개월에 걸쳐 1주일 동안 입원하고 나머지는 통원을 다니는데 이 경우의 보수는 보통 140만 원대이다.
육체적으로 노동하는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주로 주말에 하는 데다 보수도 세다. 다만 한 번 참여하면 6개월[1] 동안 다시 할 수 없으므로 매달 받는 돈으로 따지면 크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 투자로 목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등록금에 보태거나 생활비, 용돈 마련 등을 위해 대학생들도 많이 한다. 다만 이 아르바이트에 대한 중장년층의 인식은 좋지 않다.
병원에 입원할 경우 병원식이 제공되는데 외부 음식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2] 보통 시약(투약)시험 당일에는 아침식사가 제공되지 않는다.
영어점수나 자격증 등 스펙 제한은 없지만 신체상태에 따른 제한이 아주 많다. '''몸이 매우 건강한 사람들만 시키는 알바'''로 디스크, 관절염, 지방간, 기흉, 천식, 아토피 등 조금이라도 질병이 있으면, 또는 체중 기준에서 너무 미달인 저체중과 너무 초과한 고도비만이면 바로 제외 당한다. 주로 BMI 치수 20~25 사이의 지원자에 한해서 선발한다.
대개 6개월 이내에 헌혈기록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따로 확인절차는 없지만(헌혈기록을 조회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생동성 시험은 신뢰도가 중요한 시험이고 헌혈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시험 전체가 날아가는 최악의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 거짓으로 시험에 참가하는 일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동성 자체가 피를 상당히 많이 뽑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체내에 피가 모자란 상태에서 참여하면 위험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각광받고 있는 아르바이트이기도 하다. 제한기간이 길고 여러가지 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신체 조건이 충족되고 6개월의 제한 기간만 지난다면 재신청이 가능하며, 경기 침체와 최저임급 인상으로 인한 아르바이트 구직난 때문에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서는 훨신 쉽고 뽑힐 가능성도 높으며[3] 단기간에 목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아르바이트는 사실상 생동성 아르바이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3. 준비물 및 주의사항
입원하기 전 구비해야 할 준비물이다.
- 수건: 1~2개 (보통 사용하고 침대 끝에 널어서 말려서 다시 쓴다.)
- 속옷 및 츄리닝 (1박 2일 같은 짧은 기간이 아니라면 눈치보지 말고 최대한 편한 옷을 가져오자.)
- 세면도구 (비누 정도는 구비되어 있다. 치약, 샴푸를 공용으로 제공하는 곳도 많다.)
- 노트북 컴퓨터 또는 책, 스마트폰, 넷북, MP3 등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물건
- 술
- 담배 (본인이 흡연자거나 골초인데 못 참겠으면 그냥 지원하지 말자. 아니면 이번 기회에 끊자.)
- 자몽이 포함된 모든 종류의 음식
- 이온음료
- 카페인함유 식품(입원전날부터 외래채혈 끝나는날까지만)
- 비타500, 까스활명수, 위생천 등 약국에서 파는 식품들(시험마다 다를 수 있음)
- 모든 종류의 약물: 일반상비의약품은 물론이고 밴드도 약물이 안 들어간 밴드로, 가벼운 상처는 종이테이프로 막고 마데카솔이나 오라메디도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다치지 않도록 주의. 또한 파스도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동성 시험중에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애용하게 되는데, 병원 측에서 자체적으로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자의 수가 엄청난지라 대부분의 와이파이가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무선 공유기 등을 미리 구비해오면 좋고, 영화나 게임 등은 다운받아 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절대 무조건적으로 편한 아르바이트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시험 기간 동안에는 집에 못 가고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투약하기 60~90분 전부터 물을 마실 수 없고[5] , 약물의 원활한 흡수를 위해서 저녁 늦게까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6] 계속 따로 마련된 책상이나 혹은 병상을 들어올려 앉아있어야 하는데 다리를 꼬거나 뻗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잠깐 조는 것조차 제지한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 이후에도 침대에 못 들어가게 한다. 간호사가 돌아가며 시험 참가자들이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감시한다. 무엇보다 힘든 건 팔에 꽂혀있는 카테터[7] 와 채혈이다.[8] 약물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투약 후 1~2시간은 15~20분마다 채혈을 한다. 세상에 편하게 돈 버는 것은 절대 없으니 마냥 누워서 편하게 버는 모습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 즉 약물의 원활한 흡수를 위해 마음대로 신체를 움직이거나 활동하는 것에 엄청난 제약을 주며 알바의 특성상 끝날 때까지 계속 입원해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자신이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을 싫어하거나 병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굳이 하려고 하지 말자.
투약 자세는 병원 침대를 90도까지 올린 후에 앉아서 다리를 곧게 편 것을 말한다.[9] 이 자세를 보통 2시간 정도 유지시키며 이 동안에는 물섭취, 화장실 이용 등이 금지된다. 투약 이후 몇 시간 동안은 취침이 금지된다. 보통 오전에 투약 후 정오까지는 매우 자주 채혈하고 자세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좀이 쑤신다. 아침도 안 주기 때문에 전날 저녁을 충분히 먹지 않았다면 배까지 고파서 그야말로 고문이 따로 없다. 정오가 되면 자세도 풀어주고 채혈횟수도 적어지며 돌아다니거나 잠을 자도 상관없다.[10] 보통은 2박 3일간 진행되지만 그보다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당연히 보수에 비례한데, 처음 하는 사람은 무작정 높은 보수만 보고 6박 7일, 12박 13일등의 실험에 참여하지 말자.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힘든 건 식단이다. 생동성 시험 설명할때도 제일 힘든 부분이라고 말해주는 부분인데 입원날 저녁6시 식사 후 그 다음날 12시까지 18시간동안 밥이 없으며, 입원날에도 금식하고 오라고 한다. 따라서 배부르게 오는 건 없으며, 밥 양은 충분하긴 하지만 반찬의 양은 그렇지 않다. 대충 고기 양이 밥한공기에 교촌치킨 닭다리 2개 정도로 보면 되며, 고기가 없으니 자기가 육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더라도 같이 나오는 풀떼기들을 잘 먹어둬야 한다.
수많은 약이 있지만 그중 '오메가3'와 '콜린 관련 약품'을 조심해야한다. 보통 이 약들은 한 번에 6~7일 가량의 긴 시간을 투숙해야 하는데 문제는 식단이다. 콜린 성분이나 DHA 성분이 없는 것들로 식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고기, 생선류가 일체 나오지 않으며''' 아침 점심 저녁 식단이 투숙 기간동안 고정된다. 3끼 식단은 다르지만 그게 6~7일간 반복된다는 의미. 잡채, 감자, 깻잎, 무말랭이 같은 반찬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례비가 100만원이 넘어가도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한다. 식단 때문에 중도포기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오메가3의 경우 휴약기동안 DHA 성분이 없는 육류를 섭취하라고 되어있는데 식단에는 그 육류조차 없기 때문에 여기서 부조리함을 느낄 수 있다. 양지병원의 경우 콜린과 오메가3의 제한식단이 똑같은데 아무래도 식단을 새로 구성하기에는 단가가 안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11]
그리고 시험 특성상 단체생활을 하는데 보통 밤 10시에 취침을 시키고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옆사람과 싸우다 적발될 경우 누가 원인제공을 했는지에 관계 없이 무조건 양쪽 다 퇴출되고 사례금은 단 한푼도 못 받으니 싸우지 않도록 주의하자. 실제로 모 병원에서는 소음문제로 피험자끼리 주먹다짐을 했다가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
실험 이후 약동학 채혈과 심전도검사, 소변검사를 포함한 피험자의 추적관찰이 약 한달간 이어지는데, 진짜 이 알바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함부로 운동을 할수도 없고 먹는것도 제한되며, 병원을 많으면 열번까지 주기적으로 방문해야하고 그때마다 별로 대단치도 않은 귀찮은 검사들을 하고 얼마 있지도 않고 다시 돌려보낸다. 문제가 발생해서 재검이 있을경우 추가방문이 확정.. 그리고 짧게 고생하고 돈이라도 빨리 나오면 모를까, 모든 검사가 끝나고 연구가 종료되면 마지막 일정 이후로 4주쯤 지나서야 그 고생을 한 목적인 돈이 나온다. 길면 3달 넘는 시간동안 생활수칙을 지키기 위해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연구종료까지 대기하느라 뒤룩뒤룩 살이 찌고 있는 본인을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보수에 비해 편하다고 해도 이세상에 공짜는 없다는걸 알수 있다.
4. 신약 임상시험과의 차이점
여기서 생동성 실험이란 새로 개발된 '''신약'''이 인체에 해가 있나 없나를 시험하기 위한 임상시험과 달리, 다른 회사에서 개발해서 오랜 기간 판매해온 '''기성품''' 약, 즉, 제네릭 의약품을 대상으로 신체 건강한 자원자에게만 하는 것이다. 굳이 저런걸 왜 하냐면, 제조법의 특허가 풀린 약을 다른 회사에서도 제대로 제조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도 사람에게 써본 적이 없는 신약을 사용해서 하는 임상 시험보다 생동성 시험 쪽이 훨씬 더 안전하다. 사실 생동성 실험을 하는 이유는 기존 약품과 그 약품의 복제품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하게 작용하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혈액 속의 약품 성분량의 변동 패턴을 비교한다. 물론 제조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나 약 자체의 가벼운 부작용은 있을 수 있기 마련이나 현재까지는 생동성 실험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례는 하나도 없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2011~2013년 사이 임상시험으로 375명이 입원했고 이 중 7명은 생명의 심각한 위협을 받았고 49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반대로 생동성실험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없다. 단, 여기서 임상실험 사망자들은 거의가 불치병이나 암 말기 등으로 회생 가망이 없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임상실험에 지원했으나 사망한 케이스다. 건강한 자원자의 1/7이 사망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5. 관련 문서
[1] 원래는 제한 기간이 3개월이었으나, 2019년 6월에 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제한기간이 6개월로 늘어나버렸다.[2] 단, 양지병원의 경우 시험약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한솥도시락을 제공하기 때문에 먹을 만하다. [3] 물론 아주 심각한 신체적 질환이 없다는 전제하에[4] 어느 병원에서는 소지품 검사를 하지 않는 대신 피험자간 신고 제도를 도입하여 적발 시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5] 하지만 구강투여할때 물을 충분히 주므로 목이 마를 일은 거의 없다. 웬만하면.[6] 사실 이것도 시험마다 다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전 동안만 자세를 제한하기도 한다.[7] 채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팔에 삽입하는 주사 바늘 같은 관[8] 헌혈할 때와 마찬가지로 딱히 아프진 않고,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있다.[9] 그나마 양지병원의 경우 2018년 7월부터 시험실을 리모델링해서 콘센트 위치를 좀 더 편한 곳으로 바꿨으며, 침대도 일반병실에 사용되는 신형침대로 교체하여 매트리스가 이전보다 좋아졌다. 이로서 예전처럼 침대를 올리기 위해 핸들을 돌리는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10] 양지병원의 경우 점심식사 직후 자다가 체한 사람이 나오는 바람에 자세는 풀어주나 14시 채혈 이전까지 잠을 못자게 한다.[11] 이게 피험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는 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메가3에 함유된 EPA 및 DHA,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콜린 관련 제제들의 주성분은 전부 내인성 약물, 즉 몸에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양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의약품들에 비교했을 때 몸 상태나 체내 인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시험 결과를 정확히 얻기 위해서는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