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긍정

 


1. 개요
2. 입장
3. 성적 자유주의 관련
4. 성 긍정 페미니즘
4.1. 립스틱 페미니즘
5. 의의
6. 같이 보기


1. 개요


'''성 긍정'''(Sex-positivity)은 성의 개방적 수용이 긍정적인 사회정치적 개혁의 수단이 될 수 있고, 그 믿음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한다.
현대적 성 긍정 개념의 시초는 히피들이 수세기 동안 존재했던 보수적인 성규범에 도전하기 시작한 1960년대 반문화 운동(counterculture)에서 시작되었다.

2. 입장


  • 성 긍정 옹호자들은 보수적이지 않은, 미성년자들에게 현실 그대로의 아주 개방적인 성교육을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그러한 교육을 통해 콘돔 사용 등 건전한 성행위로 10대 미혼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당연히 성소수자의 인권 운동을 지지하며 다양한 성적 지향,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
  •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의 섹스가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섹스를 많이 할수록 타 인종과 접촉할 확률이 높아지고 타 인종에 대한 경계심도 줄어들 것이란 관점이다.
  • 포르노, 섹스돌[1]등 성 문화에 긍정적이거나 용인적인 입장이다. 또한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성 문화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 성노동에 대해서는 성 긍정주의자들 중에서도 입장이 약간씩 갈린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형태의 성노동에 반대하지는 않으나 허용범위에 관한 논의이다.[2]
  • 물론 성긍정주의자들도 강제적인 신체접촉이나 성행위(강간, 성추행, 성희롱)에는 매우 심각하게 부정적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오히려 모순적이게도 성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쉽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3. 성적 자유주의 관련


성적 자유주의와 동의어라기보다는 유의어에 가까운데 성 긍정은 단순히 성적 자유주의처럼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옹호하고 성적 억압에 반대한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좀더 사회 정의에 기초한 개념이다.
즉 단순히 "성욕을 억압하는 금욕주의를 반대하여 성욕을 자유롭게 해소하자는 쾌락주의 사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성의 개방적 수용이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성해방을 사회 정의적 측면에서 해석하고 추구하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성적 자유주의에 정치적 올바름을 결합한 형태이다. 예를 들자면 1970년대 성적 자유주의는 좋은 외모를 가리려는 인간의 본성을 내세운 것이지만 2000년대 이후 성 긍정은 열등한 외모, 성소수자, 장애인의 성욕을 긍정하고 그들을 성소외자로 만들면 안된다는 정치적 올바름이 개입된 것이다.

4. 성 긍정 페미니즘



성 긍정 페미니즘(Sex-positive feminism)이란 성적 자유가 여성 해방의 필수 요소라는 페미니즘 사상을 일컫는다. 성 긍정 페미니즘과 안티 포르노 여성운동가들의 설전은 페미니즘의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대목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페미니즘 관련 이론서에서는 존재하지도 않은 세력인 것처럼 폄하하는 경우가 많다. 페미위키에서도 성 긍정 페미니스트들을 성적 자유주의자들로 퉁치고 있는데, 성 긍정 페미니스트들은 리버럴 페미로부터 영향받은 성적 자유주의 페미니즘이 있는 반면에, 래디컬 페미의 기본 논조를 계승한 성적 급진주의 페미니즘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 긍정 페미니스트들은 래디컬 계열이라도 딱히 지나치게 차별적이거나, 자기네들 성만 긍정하고 여성의 성은 부정하는 내로남불이 아닌 이상 남성의 성문화는 크게 비판하거나 탄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자유주의로 분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보기는 힘들다.[3] 오히려 남성 성문화를 탄압할 게 아니라 여성 성문화도 남성 성문화만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 긍정 페미니즘에선 기존의 페미니즘에서 간과한 개념으로 '섹슈얼리티'를 말한다. 이들은 가부장제 사회가 이제껏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위계를 구분하고, 동성애, BDSM, 포르노 등의 성적 양식들은 비정상라고 취급당하고 일방적으로 억압받아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성 긍정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적 자유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얘기하며, 성적 자유에 부정적이거나 TERF 성향인 사람들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페미니스트에게도 포르노가 필요하다며 페미니즘 포르노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상가로는 게일 루빈, 캐시 애커, 니나 하틀리 등이 있다. 이들이 제작하는 포르노는 여성향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4.1. 립스틱 페미니즘


립스틱 페미니즘(Lipstick feminism)이란 코르셋으로 간주되는 여성성이 굴종이 아니라 여성적인 힘이라고 생각하는 사상을 일컫는다. 립스틱 페미니스트들은 1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성을 단지 가부장제의 산물로 보는 것과 2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성을 없애려는 것에 반대했고 여성성은 가부장제의 산물이나 남성이나 사회의 강요가 아니라 여성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며 이는 여성이 사회적으로 우위를 갖기 위해 그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긍정 페미니스트들은 섹슈얼리티를 긍정했지만 여성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여전했으며 마조히즘(Masochism)역할과 코르셋을 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립스틱 페미니스트들은 코르셋이라고 일컫는 것은 굴종이 아니라 여성이 선택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며 코르셋이 유지되어온 이유는 코르셋이 남성을 성적으로 압도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립스틱 페미니즘은 성 긍정 페미니즘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된다.

4.2.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성 긍정


초창기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을 주도한 알렉산드라 콜론타이클라라 체트킨은 철저한 성 긍정주의자였으며, 실제로 러시아 혁명 직후의 RSFSR-소련에서는 성 긍정이 새로운 문화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블라디미르 레닌은 성 긍정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고, 이오시프 스탈린은 더더욱 그러했던 관계로(...) 레닌 사후 스탈린이 보나파르트적 절대권력자로 떠오르고, 자신의 절대권력을 뒷받침하고자 레닌을 인용하면서 러시아 혁명을 통해 막 소련 사회에 자리를 잡아 가던 성 긍정적 문화는 스탈린 세력에 의한 테르미도르 반동의 결과 질식사하고 말았다. 한편 스탈린의 정적인 레프 트로츠키는 성 긍정 입장을 취했고 스탈린을 비판하는 근거 중 하나로 성 억압을 들었다.
현재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노선을 취하는 단체들은 스탈린주의를 수용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성 긍정에 대한 입장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 친스탈린 계열(남한의 경우 노정협과 노사과연)의 경우 철저하게 사회보수주의나 다름없는 수준의 성보수주의적 입장을 취하며 성 긍정을 '''자본주의의 병폐'''라고 비난한다(...). 골 때리는 것은 이들이 지상락원으로 여기는 쿠바의 경우에는 원래 라틴 문화권인데다가 스탈린주의의 모든 것을 맹목적으로 따른 게 아니다 보니 굉장히 개방적인 성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 반면 반스탈린 계열의 경우 철저하게 성 긍정 입장을 취하며 '''성 긍정적 문화를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쪽의 경우 68혁명의 사회적, 문화적 성과를 인정하고[4] 이를 통해 전통적 마르크스주의에서 놓쳤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입장이라...

5. 의의


성 긍정을 옹호하는 이들은 낙태, 자유로운 성행위, 성소수자 존중 등이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사랑과 섹스에 긍정적일수록 실제 사회도 사랑과 관용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은 전술했듯 성적 억압을 뿌리뽑는 것이 성범죄, 성희롱을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여긴다.
서양 진보진영에서는 성 긍정주의를 표방하는 이들도 적지많은 않지만 국내에서는 보수진영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매우 극소수'''이다.[5] PD계열 중도좌파 쪽은 성보수주의적 래디컬 페미니즘(TIRF, TERF)의 영향 때문이고, NL계열 중도좌파나 아예 급진좌파 쪽은 전술했듯 스탈린주의의 영향 때문이다. 기껏해야 중도좌파 쪽에서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극소수, 혹은 급진좌파 쪽에서 반스탈린주의 노선을 취하는 극소수가 있을 뿐. 그나마 간판 달고 있는 단체라면 여성문화이론연구소(중도좌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중도좌파), 성노동자권리모임(중도좌파), 사회진보연대(중도좌파)이나 볼셰비키그룹(급진좌파, 트로츠키주의) 정도를 들 수 있다.

6. 같이 보기


[1] 오해하면 안되는게 성인으로 된 섹스돌에 우호적이지 아동이나 미성년을 묘사하는 듯한 섹스돌에는 성 긍정주의자들도 일반 페미니스트들과 마찬가지로 극도로 부정적이다. 기본적으로 성 긍정은 사회 정의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다.[2] 성 긍정도 성적 자유주의와 연관있으나 기본적으로 사회 정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포주에게 고용되는 형태의 성노동에는 부정적인 입장이 절대다수이다.[3] 마지드 나와즈가 다른 페미니스트들에 욕먹을때 성 긍정 페미니스트들은 오히려 실드 쳐 주기도 했다.[4] 다만 68혁명의 초기 정신에서 이탈한 분리주의적 정체성 정치에는 비판적이다 못해 아예 '''반동''' 취급한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단결을 저해하고 분열을 획책하는 부르주아 사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5] 다만 한국 주류 진보진영이 성 긍정주의에 반대하는 논조는 보수주의적 논조와는 사뭇 다르다. 주로 페미니즘와 연관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섹스돌을 반대하는 이유가 섹스돌을 허용하면 섹스돌로 인간에게 하지 않은 짓들을 많이 하게 되고 결국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적인 사고방식으로 강간 문화가 만연해 질까봐 걱정하는 거라면 성 긍정주의자들은 정반대로 오히려 성적 억압이 성적 히스테리를 일으켜 오히려 권위주의적 강간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