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1. 개요
2. 검찰 발언의 배경
3.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가?
4. 그 후
5. 현재의 사용례
6. 관련 문서


1. 개요


Treason doth never prosper, What's the reason? For if it prosper, none dare call it treason.

반역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성공하면 아무도 감히 그것을 반역이라 하지 못할 테니까.

- 존 해링턴

1992년, 김영삼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져 온 30여 년 기간의 군사정권이 끝났고,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민들은 새롭게 출범한 문민정부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과 처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기대했으나, 1993년 5월 김영삼은 5·18 특별담화에서 "진상규명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훗날의 역사에 맡기는 것이 도리"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문민정부의 소극적인 모습에 실망한 시민 사회는 전두환·노태우 등 책임자들을 직접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고발하게 되었고, 자연히 시민들의 관심은 검찰의 결론에 모아졌다. 그리고 1995년 7월 18일 이 사건을 맡게 된 서울지검 공안1부장 장윤석 검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게 되었다.

'''"성공한 쿠데타처벌할 수 없다."'''[1]


2. 검찰 발언의 배경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발언이 너무 강렬했던 나머지 검찰이 왜 저런 발언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검찰의 주장을 이해하려면 헌법, 행정법상의 이론인 통치행위 이론을 이해해야 한다.
통치행위 이론이란 국가 통치의 기본에 관한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는 사법부에 의한 법률적 판단의 대상으로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서 사법심사권의 적용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삼권분립을 기본으로 한 나라는 기본적으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는 독립시키면서 서로 견제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만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본질적인 부분은 독립성을 유지하고, 실효성 있는 견제를 보장하기 위해서 각자 권한의 본질적인 부분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통치행위 이론인 것이다.[2]
결국 위 검찰의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은 성공한 쿠데타란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이므로 사법부가 위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따라서 검찰은 공소권 없음불기소처분을 내리게 된다.

3.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가?


통치행위 이론은 정부 범위 내에 있는 행동에 대하여 다른 기관이 견제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이므로 어떤 학자도 쿠데타에 통치행위 이론을 적용하지 않는다.[3] 당시 검찰이 전대통령의 조사 및 사법처리라는 행위의 부담감 때문에, 이론을 남용하여 불기소처분을 한 것이다.[4]
그러나, 이후로 대법원헌법재판소는 검찰의 이러한 판단을 염두에 두고 이것이 잘못된 발언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2년 후에 내려진 사법적 판단이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법적 기준으로 2년 후에 내려진 판단은 전혀 늦은 판단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든 대법원까지 가는 사건이라면 2년 정도 심지어는 그 이상도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5]

'''"...''(전략)''...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우리 나라의 헌법 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그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6]

'''"...''(전략)''...또 이것이 공소시효제도의 본질에도 부합하는 해석으로 성공한 내란도 처벌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합치되고 정의의 관념과 형평의 원칙에도 합치한다."'''[7]


4. 그 후


검찰측의 이러한 결정은 전국민에게 반발을 가져왔다. 이에 정치권은 특별검사제를 주장하면서 검찰을 압박하였고, 김영삼의 특별 지시가 떨어진 이후인 1995년 11월 30일12.125.18 사건 특별 수사본부의 발족과 함께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하게 된다.
결국 전두환과 노태우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 졌으며,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전두환은 무기징역과 2,205억 원의 추징이 선고되었고 노태우는 징역 17년에 2,628억 원이 선고되었다.[8] 그러나 8개월 후 1997년 12월 22일 김영삼과 김대중 대선 당선인의 사면으로 두 사람을 포함한 하나회의 구성원들이 자유의 몸으로 석방하게 되었다.

5. 현재의 사용례


위 발언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큰 충격을 주었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결과만 좋으면 과정에서 있었던 악행들은 용서된다'''"는 용법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위 발언이 법원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권력에 아부했던 검찰의 입장일 뿐이다. 안타깝게도 잘못된 정치와 윤리 철학을 지닌 군인 출신들의 정치인들은 이를 옹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6. 관련 문서



[1] '성공한 쿠데타는 쿠데타가 아니다' 라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의미는 그렇지 않다. 실제 의미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해서는 안 된다'에 가깝다.[2]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원칙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법학에서는 실무적으로 큰 이의 없이 사용되는 이론은 '원칙'으로 부른다.[3] 통치행위 이론 자체가 최근 사라져 가는 추세다.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하여 통치행위가 인정되어 각하된 이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통치행위로 사법적 판단을 자제하는 판결과 결정을 내린 사례가 없다.[4]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 결정을 내린 장윤석 검사는 이후 새누리당국회의원이 된다.[5] 우지 파동 사건만 보더라도 1989년에 터진 사건이 대법원까지 가면서 1997년이 되어서야 결론이 나왔다. 단순 햇수로만 따져도 8년이 걸린 셈. 세원대우여객 사이의 행정소송도 1994년에 제기된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서 2002년 및 2006년이 되어서야 결론이 나왔을 정도다.[6] 대법원 1997.04.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7] 헌재 1996.2.16. 96헌가2,96헌바7,96헌바13 전원재판부 다수의견 중.[8] 죄목은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