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게이징
1. 개요
영국에서 1990년대초까지 인디 씬을 달구었던 장르. 신발(Shoe) + 뚫어지게 보다(Gaze)의 합성어로서, 이 음악을 하는 밴드들의 무대매너에서 파생된 단어다. 관객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이 죽어라 자기 발만 내려다보면서 연주했기 때문에 발만 보는 놈들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공격적인 사운드와는 정반대로 지독히도 자기 안으로 침전하는 것 같은 무기력한 태도가 특징적이다.
때문에 슈게이징 밴드의 라이브는 꽤나 무뚝뚝하고 서먹한, 동시에 밀교적인 분위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은 잦은 튜닝과 높은 볼륨, 멋대로 연주 끊고 다시 하기로 악명 높으며, 지저스 앤 메리 체인 역시 폭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날 서고 무뚝뚝한 무대로 악명 높았다. 콕토 트윈즈나 스페이스맨 3, 스피리추얼라이즈드도 비슷하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하여 소닉 유스에 이르는 미국의 '노이즈'를 구사하는 밴드들은 보통 슈게이징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넓은 의미에서는 속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펙터를 총동원해서 노이즈가 강하면서 신경질적인, 거의 소음에 가까운 기타 소리[3] 와 함께 가느다랗고 여린 보컬이 들릴듯 말듯 깔리고, 그 보컬을 중심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 가락이 따라가는 게 장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기타의 종류는 주로 Jaguar, Jazzmaster등의 매니악한 기타를 쓰는 것도 특징이다. 슈게이징의 정형을 확립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경우를 보면 케빈 쉴즈가 재즈마스터 같은 기타를 쓰는 이유는 플로팅 트레몰로 브릿지 때문이다. 트레몰로 암을 잡고 동시에 스트로크를 해서 울렁이는 사운드를 만들기 때문에 케빈 쉴즈 본인에게는 이 브릿지가 달린 기타를 쓰는 게 필수.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개중의 대부분은 오프셋 기타들이 인디 음악계에서 가지는 아이코닉한 위상 때문에 쓴다고 봐도 무방하다.
계보를 따져보면 의외로 펑크 록이 시조이다. 펑크 록 - 포스트 펑크 - 고딕 록 - 드림 팝의 단계를 거쳐 발전하였기 때문. 직접적인 시조로는 지저스 앤 메리 체인과 스페이스맨 3, 콕토 트윈즈가 자주 언급되며[4]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으로 꽃피웠다고 평가받는다.
장르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혀 관객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 듯한 강한 인디정신이 특징인데 그래서 '''결국 관객에게서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갔다(....)''' 장르의 전성기는 1990년대 초반이었고 그 이후로는 침잠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 하지만 계속해서 매니아층을 낳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전성기 이후로는 슈게이징 자체를 메인으로 구사하는 밴드는 거의 없지만 여러 뮤지션들이 슈게이징을 자신들의 음악의 재료로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는 영국 포스트 록의 탄생을 낳게 되었다.[5] 이후 2010년대 중반에는 빅3가 모두 새 앨범을 발표하는 등 여전히 나름대로 주목받고 있다.
종종 드림 팝의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구분되는 장르이다. 슈게이징이 드림 팝의 일부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몽환적인 사운드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드림 팝과 공통점이 많고 실제로 굉장히 많은 밴드의 음반들이 두 장르로 동시에 분류되긴 하지만, 드림 팝은 슈게이징의 핵심인 기타 노이즈가 필수요소는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 대표적인 밴드
2.1. 외국
2.1.1. 슈게이징에 영향을 준 '프로토-슈게이징'[6]
- 콕토 트윈즈
- 더 지저스 앤 메리 체인
- 스페이스맨 3
- 갤럭시 500
- 룹
2.1.2. 정통 슈게이징
2.1.3. 슈게이징 씬 이후에 나온 '뉴-게이즈' 또는 그와 관련되는 음악을 한 밴드들
- 초기 M83[10]
- 스윗 트립
- Seefeel
- 링고 데스스타[11]
- DIIV
- 더 호러스
- 더 샤를롯스
- 디어헌터의 2집 Cryptograms
- 라디오 디파트먼트
- 블론드 레드헤드 - 대표적인 음반 중 하나인 23이 슈게이징 음반으로 분류된다.
- 실버선 픽업스
- 아소비 섹스
- 오토럭스
- 타마린
- 시가렛 애프터 섹스
- Pinkshinyultrablast
- 롱웨이브
- 해븐
2.1.4. 블랙 게이즈[12]
2.2. 한국
-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 라이프 앤 타임[14]
- 불싸조
- 비둘기우유
- 셔츠 보이 프랭크
- 신해경
- 옐로우키친
-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속옷밴드)
- [15]
- 잠(ZzzAam)
- 전자양
- 크랜필드
- POE
- 런던퍼즈London Fuzz
- Dreamy Europa[16]
- 로바이페퍼스
- NELL [17]
- 파란노을
- 푸른새벽
- 해파리소년
- 더더밴드 [일부곡]
- 데이슬리퍼
3. 일본의 서브컬쳐와 슈게이징
의외로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실제로 영미권을 제외하면 슈게이징 씬이 제일 발달한 곳이기도 하고. 일본 슈게이징 밴드로는 초기 슈퍼카, Luminous Orange, 스파이럴 라이프, 도쿄 슈게이저, Coaltar of the Deepers[18] , 死んだ僕の彼女, 17歳とベルリンの壁, 초기 키노코 테이코쿠, 신세이 카맛테쨩, geek sleep sheep, yuragi 등이 있다.
팝픈뮤직에서는 16번째 작품인 파티에서 chilblain이라는 수록곡으로 리듬게임에 슈게이징을 소개했다. 정작 곡 자체는 노이즈가 강화된 기타 리프를 빼면 슈게이징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래서인지 장르명도 슈게이'징'이 아니라 슈게이'저'라고 써놨다.
히나비타의 시모츠키 린이 이 장르의 팬이다.
2012년 4월에 열린 보컬로이드 온리전 Vocaloid M@ster에서는 하츠네 미쿠X슈게이징 컴필레이션인 Mikgazer Vol.1이 발매되었다.# 보컬로이드 팬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히려 해외의 슈게이징 리스너들이 발굴한 뒤 알음알음 알려져서 일본의 슈게이징을 소개할때 한번쯤 언급되는 앨범이 되었다. mu(4chan)의 일본 음반 추천 리스트에도 올라왔다.#
[1] 즉 슈게이징 밴드들은 아니다.[2] 블랙 메탈이 슈게이징과 결합한 것으로, 포스트-블랙 메탈의 하위장르이기도 하다.[3] 기타로 벽을 쌓는다고 표현하곤 한다.[4] 뒤의 두 밴드는 드림 팝 뮤지션으로 분류되곤 했었다.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은 뒤의 두 밴드와는 다소 다르게 슈게이징의 '노이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5] 포스트 록 밴드들을 소개할 때 슈게이징이라는 단어가 대부분 따라다니는데, 태생적으로 슈게이징이 포스트 록의 기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물론 토터즈처럼 슈게이징과 무관한 포스트 록 밴드들도 상당히 많다. 한국의 경우는 로로스가 대표적.[6] 즉 슈게이징 밴드들은 아니다.[7] 초기에만 해당된다. 1994년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부터는 슈게이징이 아니다. [8] 역시 초기에만 해당된다. 1994년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부터는 슈게이징이 아니다. [9] 역시 초기에만 해당된다. 1995년 발매된 스튜디오 앨범 부터는 슈게이징이 아니다. [10] 7집부터는 슈게이징과 완전히 관련없는 밴드가 됐다.[11] 짐작하듯이 비틀즈의 드러머 링고 스타와 스타워즈에 나오는 데스스타를 합친 이름이다.(...)[12] 블랙 메탈이 슈게이징과 결합한 것으로, 포스트-블랙 메탈의 하위장르이기도 하다.[13] 원래는 블랙 메탈뮤지션인데 2005년 EP Le Secret때부터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입혀서 매니아들의 극찬을 받았다. 2000년대 중후반과 10년대 초반의 프랑스 블랙메탈을 대표하는 밴드. 2012년 10월 6일에 내한공연을 가졌다.[14] 다만 정규 1집에선 슈게이징의 색채가 확연히 약해졌다.[15] 본인들이 일렉트로닉 슈게이징 록밴드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슈게이징과의 직접적인 접점을 보여주지는 않고 보통 일렉트로니카 그룹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들이 주로 쓰는 신스 사운드가 다른 일렉트로니카 밴드들에 비해 슈게이징에 가까운 것은 사실.[16] 포스트 블랙 메탈[17] 일부 곡 해당[18] 돌아가는 펭귄드럼의 엔딩곡 Dear Future로도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