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시 고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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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エボシ御 前 '''
모노노케 히메의 등장인물이다. 성우는 타나카 유코. 우리말 성우는 강희선. 영문판은 미니 드라이버.
이름 뒤에 붙은 "고젠(御前)"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한국의 "여사"나 영어의 "Lady"에 해당하는 경칭으로 지체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존칭이다. 토모에 고젠 등이 그 예시다.[1]
타타라 마을의 지도자이자 수장인 젊은 여성이다.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지만 연륜이 느껴지며, 강인하고 당당한 여걸이자 지도자로서 외부 세력에 대항해 타타라 마을을 지켜낸다.
빚에 쪼들리거나 가족을 잃고 가난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하여 유곽으로 팔려갈 처지의 소녀와 여자들을 보는 족족 데려가서 일거리를 제공하고 마을에서 자유로이 살게 해줬으며, 여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배척당한 남자들, 환자들(아마도 한센병)[2] 이 있는 등 사회적 약자들을 마을 내부로 거두었고, 나병으로 썩어들어가 건강한 사람은 근처에도 가기 꺼려하는 환자들을 직접 치료해줄 뿐 아니라 이들에게 상당한 고급기술인 화기 제작술을 가르쳐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3] 이렇게 모범적인 리더십과 비전을 갖추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마을 사람들로부터의 인망이 매우 높은 이상적인 지도자이다.
무예와 배짱도 훌륭하여 어지간한 전투 상황에서 야전 지휘관으로서 선두에서 총포를 쏘고 지휘하며 직접 싸우고, 산이 죽일듯한 기세로 덤벼들 때도 전혀 굴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칼을 뽑아들고 1:1로 대등하게 싸웠으며, 총포 사격 솜씨도 우수해 조준기도 없는 총으로 일격필살을 선보인다. 무사들이 쳐들어올 때 대장급을 연이어 명중시켜 단번에 죽임으로써 물리칠 정도이다. 무엇보다, 사슴신의 머리를 쏴날린 장본인 되시겠다.
지도자 에보시의 성향 덕분에 타타라 마을은 병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시대에 결코 흔하지 않은 양성평등 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습적으로 여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제철 공정이[4] 마을 여자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약간의 불만을 표하는 마을 남자들도 가끔가다 있기는 한데, 그것도 에보시나 그의 정책이 아닌 배짱 좋은 마을 여자들의 기세에 대한 불만이다.[5] 전반적인 분위기는 에보시를 진심으로 따르며 또한 그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불만이 있다는 자들도 술자리에서 투덜대는 수준에서 그치지 반감을 가졌다고 볼 수는 없는 정도로 머물며, 에보시가 타타라 마을을 다스리며 여러모로 부강해졌고, 여성을 동등히 대우한다고 남성을 차별하는 것도 아니므로 꼬박꼬박 '님' 자를 붙여가며 반발없이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다.
전염병 환자의 처우 또한 당시의 시대는 물론, 수백 년 후 미래와 비교해 보아도 훌륭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6] 작중 후반부에서 재앙신의 폭주 탓에 마을이 위기에 빠졌을 때, 토키 본인 포함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병환자들을 업거나 부축하여 마을을 탈출하는 것으로만 봐도 마을은 놀랍도록 약자를 배려하는 마을이며, 마을이 이런 형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에보시의 노력이 주된 원인임은 분명하다.
이렇듯 현대 관점에서도 더 바랄 것이 없는 탁월한 리더이나, 안타깝게도 그녀와 대립하는 숲의 짐승들에게는 숲을 태우고 땅을 파헤치고 동족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는 한없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러운 적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악인으로 볼 수 없는 게 그러한 피해는 목적이 아닌 생존과 필수적인 번영을 위한 행위의 결과였다. 그녀 역시 한 무리를 이끄는 수장이자 자신이 살고 자신의 사람들도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
선술하였듯 마을 사람들을 챙기는 덕목있는 사람이지만, 책임자의 위치에서 인정에 휘둘려 다수를 희생시키는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극의 초반부에 에보시가 인솔하는 보급 행렬이 심한 비바람과 험한 산길에 가로막힌 채 산과 모로 일족에게 공격받자, 마을 남자 4명이 절벽으로 떨어졌을 때 그들을 찾으러 가기보다 주저없이 바로 마을로 갈 것을 명령하는 단호한 면도 있다. 일견 냉혹해보일 수 있는 결단이나 악천후와 지형조건, 추락자의 생존 확률과 잔존하는 모로 일족의 위협을 고려한 최선의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무사히 살아돌아온 코로쿠에게는 미안하다는 말과 살아와서 다행이라는 위로도 하고, 코로쿠 본인도 이에 원망않고 에보시의 결정을 이해하며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모습을 볼 때 감정을 절제하기는 해도 죄책감도 느끼고(성격상 사과가 단순 예의 차리기는 아니었을 테니) 목숨을 포기한 것을 용서받을만한 인망도 있다.[7]
극의 시작 이전 시점에, 본래 타타라 마을의 사람들은 사철을 캐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산 아래에 파낼 수 있는 것들은 죄다 파냈고, 결국 높은 산과 그 숲에 들어가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쳐 사철을 캐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 산의 주인이자 숲의 신인 멧돼지 나고[8] 와 그 일족에게 공격받았고, 마을 사람들은 불화살과 창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보시가 화기 부대를 이끌고 저항하며 여기에 마을에 화기 제작 기술을 보급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었다.[9] 에보시는 마침내 인간에 저항하던 숲의 신 나고 대장을 물리쳤고, 이 일은 결과적으로 중상을 입고 도주하던 나고신은 타타리가미(재앙신)으로 폭주하며 에미시 마을까지 덮치려 했기에 아시타카가 여정을 떠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사건의 방아쇠를 당긴 인물.
에보시의 행적은 숲의 신들과 인간 간에 벌어진 전쟁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비등했던 전세의 균형을 깨뜨렸으며[10] , 에보시는 인간들의 개간 사업에 대항하는 신들을 물리치고 마을을 키우고 산을 개간하며 제철소를 만들었다.
이렇게 에보시가 타타라 마을을 번영시켜 부강[11] 해지게 되자, 그곳에서 나는 대량의 철에 눈독을 들인 아사노 영주 휘하의 사무라이 세력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여겨지게 되어 수 차례 공격을 받았고, 여기에 더불어 숲의 급속한 개간은 신들과의 싸움을 심화시켜 끝내 먼 규슈 지방 친제이 산의 주인 옷코토누시마저 불러오게 되었다.
결국 에보시는 외부 세력들에 대항하기 위해 지코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안에 따라 천황[12] 에게 사슴신의 목을 바치는 댓가로 마을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을 이끌던 중 숲의 들개신 모로 일족에게 습격받아 낙오된 부상자를 구해준 외부인 아시타카에게 감사의 뜻으로 호의를 베푼다. 에미시의 복장인 아시타카를 꺼리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마을을 견학시켜준 행동으로 미루어, 아시타카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을을 습격한 산과 대립하던 중 아시타카에게 저지당하고, 산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며 더 이상 증오와 원한을 키우지 말라고 호소하는 아시타카에게 그까짓 팔 하나 가지고 엄살 부리지 마라, 저 들개 소녀를 아내로 맞을 셈이냐며 비웃은 뒤 아시타카를 공격하려 하지만, 아시타카에게 제압당하고 기절한다.
이후 마을을 습격한 사무라이 무리들을 화승총으로 크게 격퇴하고, 조정을 위해 사슴신의 수급을 가져가겠다며 지코가 데려온 사냥꾼들과 함께 숲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동안 마을은 군대에게 습격당하고,[13] 여자들만 남아 마을에서 저항하지만 이내 위기에 봉착한다. 아시타카가 남자들에게 마을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지만, 지코 일행은 사슴신의 목에만 집착하여 타타라 마을을 나 몰라라 한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지코 일행은 타타라 마을과 아무런 관계없는 외부인이다.
그러다 아시타카가 모로의 자식인 들개가 멧돼지 시체에 깔려 살아있음을 알고 그를 구해 에보시를 찾다가 모로의 아들인 들개를 구하려 한다. 이걸 본 지코의 부하들은 독침으로 아시타카를 공격하는데 보다못한 마을 남자들은 지코의 부하들을 두들겨 패고 아시타카를 도와 모로의 자식을 구해준 뒤 마을을 지키러 돌아간다.[14]
그러나 에보시는 아시타카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고, 아시타카가 사슴신 사냥을 중지하게 만드려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믿었다. 에보시는 조정과의 약속을 신뢰하여 자신이 외부인들의 힘을 이용한다는 착각 하에 사냥을 재개했는데,[15] 이 부분에서 에보시는 마을이나 조정과의 문제를 떠나 숲과의 대결에 집착하는 모습을 강하게 내비친다.[16]
에보시는 결국 자신의 총으로 사슴신을 죽이고[17] 그 목을 얻었으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모로의 머리가 에보시를 공격해 오른팔을 잃은 채 혼절한다.[18] 에보시는 결국 아시타카와 산의 도움을 받아 살아난 뒤 마을로 돌아오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아시타카를 불러와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비록 아시타카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을에 남아있던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며, 산을 두고 아시타카와 대립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작중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인품과 지성을 갖춘 인물이며, 아시타카와 들개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후, 자기 잘못을 반성하여 뉘우치고 마을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자며 성장한다. 아시타카에게 "원령공주" 산에 대해 이야기 해줄 때 그녀의 가치관이 드러나는데 신들이 평범한 가축이 된다면 "원령공주도 인간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라고 말한다.
즉 숲과 신들은 죽이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신들과 같은 편인데다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산을 먼저 죽일 생각은 품고 있지는 않는데, 이는 에보시가 아시타카와 마찬가지로 산을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하자면 에보시는 산을 "들개에게 혼령을 빼앗긴 불쌍한 계집" 이라고 지칭한다. 이를 보면 에보시는 철저히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일 뿐 결코 악인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19] 주인공 측의 반동 인물 포지션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베루스 스네이프처럼, 정확히는 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서 인간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모두 극명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출신지가 어디인진 불분명하나 '고젠' 이라는 호칭을 달고 있는 것과 제철 다루는 것과 각종 무기, 무예에 뛰어난 소양을 갖추고 있고 리더십도 탁월하며 조정과 손잡아볼 생각도 하는 걸로 봐선 결코 평민 이하의 출신 인물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일단 다른 걸 다 차치하고도 당시 시대상 화승총이 결코 흔한 물건이 아닌데 저걸 무기로 삼고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걸로 봐선 최소한 저걸 손댈 수 있는 신분 출신이었을 듯하다.[20]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저서 '반환점'과 인터뷰에서 밝혀진 설정에 의하면, 과거 해외로 팔려나가 중국인 해적의 대두목 아내가 되었지만, 무예를 닦은 끝에 남자를 죽이고 그 재산을 빼앗아 일본으로 돌아와 마을을 세웠다고 한다.
같은 지브리 계열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크샤나와는 묘하게 비슷한듯 다른 이미지가 눈에 띈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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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두려워 하지 않는 강철의 마음.
불 같은 의지, 약자에 대한 동정과 적에 대한 무자비.
새하얀 목덜미와 가는 팔과 강한 힘.
스스로 정한 길을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여자.
수하들의 숭배를 한 몸에 모으면서도
너는 머나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 눈동자는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찍이 보았던 지옥을 지금도 보고 있는 것인가...
아트북에 수록된 에보시 고젠의 시.
1. 개요
'''エボシ
모노노케 히메의 등장인물이다. 성우는 타나카 유코. 우리말 성우는 강희선. 영문판은 미니 드라이버.
이름 뒤에 붙은 "고젠(御前)"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한국의 "여사"나 영어의 "Lady"에 해당하는 경칭으로 지체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존칭이다. 토모에 고젠 등이 그 예시다.[1]
2. 상세
타타라 마을의 지도자이자 수장인 젊은 여성이다.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지만 연륜이 느껴지며, 강인하고 당당한 여걸이자 지도자로서 외부 세력에 대항해 타타라 마을을 지켜낸다.
빚에 쪼들리거나 가족을 잃고 가난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하여 유곽으로 팔려갈 처지의 소녀와 여자들을 보는 족족 데려가서 일거리를 제공하고 마을에서 자유로이 살게 해줬으며, 여자들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배척당한 남자들, 환자들(아마도 한센병)[2] 이 있는 등 사회적 약자들을 마을 내부로 거두었고, 나병으로 썩어들어가 건강한 사람은 근처에도 가기 꺼려하는 환자들을 직접 치료해줄 뿐 아니라 이들에게 상당한 고급기술인 화기 제작술을 가르쳐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3] 이렇게 모범적인 리더십과 비전을 갖추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마을 사람들로부터의 인망이 매우 높은 이상적인 지도자이다.
무예와 배짱도 훌륭하여 어지간한 전투 상황에서 야전 지휘관으로서 선두에서 총포를 쏘고 지휘하며 직접 싸우고, 산이 죽일듯한 기세로 덤벼들 때도 전혀 굴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칼을 뽑아들고 1:1로 대등하게 싸웠으며, 총포 사격 솜씨도 우수해 조준기도 없는 총으로 일격필살을 선보인다. 무사들이 쳐들어올 때 대장급을 연이어 명중시켜 단번에 죽임으로써 물리칠 정도이다. 무엇보다, 사슴신의 머리를 쏴날린 장본인 되시겠다.
지도자 에보시의 성향 덕분에 타타라 마을은 병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시대에 결코 흔하지 않은 양성평등 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습적으로 여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제철 공정이[4] 마을 여자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약간의 불만을 표하는 마을 남자들도 가끔가다 있기는 한데, 그것도 에보시나 그의 정책이 아닌 배짱 좋은 마을 여자들의 기세에 대한 불만이다.[5] 전반적인 분위기는 에보시를 진심으로 따르며 또한 그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불만이 있다는 자들도 술자리에서 투덜대는 수준에서 그치지 반감을 가졌다고 볼 수는 없는 정도로 머물며, 에보시가 타타라 마을을 다스리며 여러모로 부강해졌고, 여성을 동등히 대우한다고 남성을 차별하는 것도 아니므로 꼬박꼬박 '님' 자를 붙여가며 반발없이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다.
전염병 환자의 처우 또한 당시의 시대는 물론, 수백 년 후 미래와 비교해 보아도 훌륭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6] 작중 후반부에서 재앙신의 폭주 탓에 마을이 위기에 빠졌을 때, 토키 본인 포함 마을 사람들 모두가 나병환자들을 업거나 부축하여 마을을 탈출하는 것으로만 봐도 마을은 놀랍도록 약자를 배려하는 마을이며, 마을이 이런 형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에보시의 노력이 주된 원인임은 분명하다.
이렇듯 현대 관점에서도 더 바랄 것이 없는 탁월한 리더이나, 안타깝게도 그녀와 대립하는 숲의 짐승들에게는 숲을 태우고 땅을 파헤치고 동족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는 한없이 원망스럽고 저주스러운 적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악인으로 볼 수 없는 게 그러한 피해는 목적이 아닌 생존과 필수적인 번영을 위한 행위의 결과였다. 그녀 역시 한 무리를 이끄는 수장이자 자신이 살고 자신의 사람들도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
선술하였듯 마을 사람들을 챙기는 덕목있는 사람이지만, 책임자의 위치에서 인정에 휘둘려 다수를 희생시키는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 극의 초반부에 에보시가 인솔하는 보급 행렬이 심한 비바람과 험한 산길에 가로막힌 채 산과 모로 일족에게 공격받자, 마을 남자 4명이 절벽으로 떨어졌을 때 그들을 찾으러 가기보다 주저없이 바로 마을로 갈 것을 명령하는 단호한 면도 있다. 일견 냉혹해보일 수 있는 결단이나 악천후와 지형조건, 추락자의 생존 확률과 잔존하는 모로 일족의 위협을 고려한 최선의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무사히 살아돌아온 코로쿠에게는 미안하다는 말과 살아와서 다행이라는 위로도 하고, 코로쿠 본인도 이에 원망않고 에보시의 결정을 이해하며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모습을 볼 때 감정을 절제하기는 해도 죄책감도 느끼고(성격상 사과가 단순 예의 차리기는 아니었을 테니) 목숨을 포기한 것을 용서받을만한 인망도 있다.[7]
3. 행적
극의 시작 이전 시점에, 본래 타타라 마을의 사람들은 사철을 캐내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산 아래에 파낼 수 있는 것들은 죄다 파냈고, 결국 높은 산과 그 숲에 들어가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쳐 사철을 캐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 산의 주인이자 숲의 신인 멧돼지 나고[8] 와 그 일족에게 공격받았고, 마을 사람들은 불화살과 창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보시가 화기 부대를 이끌고 저항하며 여기에 마을에 화기 제작 기술을 보급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었다.[9] 에보시는 마침내 인간에 저항하던 숲의 신 나고 대장을 물리쳤고, 이 일은 결과적으로 중상을 입고 도주하던 나고신은 타타리가미(재앙신)으로 폭주하며 에미시 마을까지 덮치려 했기에 아시타카가 여정을 떠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사건의 방아쇠를 당긴 인물.
에보시의 행적은 숲의 신들과 인간 간에 벌어진 전쟁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비등했던 전세의 균형을 깨뜨렸으며[10] , 에보시는 인간들의 개간 사업에 대항하는 신들을 물리치고 마을을 키우고 산을 개간하며 제철소를 만들었다.
이렇게 에보시가 타타라 마을을 번영시켜 부강[11] 해지게 되자, 그곳에서 나는 대량의 철에 눈독을 들인 아사노 영주 휘하의 사무라이 세력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여겨지게 되어 수 차례 공격을 받았고, 여기에 더불어 숲의 급속한 개간은 신들과의 싸움을 심화시켜 끝내 먼 규슈 지방 친제이 산의 주인 옷코토누시마저 불러오게 되었다.
결국 에보시는 외부 세력들에 대항하기 위해 지코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안에 따라 천황[12] 에게 사슴신의 목을 바치는 댓가로 마을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을 이끌던 중 숲의 들개신 모로 일족에게 습격받아 낙오된 부상자를 구해준 외부인 아시타카에게 감사의 뜻으로 호의를 베푼다. 에미시의 복장인 아시타카를 꺼리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마을을 견학시켜준 행동으로 미루어, 아시타카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을을 습격한 산과 대립하던 중 아시타카에게 저지당하고, 산의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며 더 이상 증오와 원한을 키우지 말라고 호소하는 아시타카에게 그까짓 팔 하나 가지고 엄살 부리지 마라, 저 들개 소녀를 아내로 맞을 셈이냐며 비웃은 뒤 아시타카를 공격하려 하지만, 아시타카에게 제압당하고 기절한다.
이후 마을을 습격한 사무라이 무리들을 화승총으로 크게 격퇴하고, 조정을 위해 사슴신의 수급을 가져가겠다며 지코가 데려온 사냥꾼들과 함께 숲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동안 마을은 군대에게 습격당하고,[13] 여자들만 남아 마을에서 저항하지만 이내 위기에 봉착한다. 아시타카가 남자들에게 마을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지만, 지코 일행은 사슴신의 목에만 집착하여 타타라 마을을 나 몰라라 한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지코 일행은 타타라 마을과 아무런 관계없는 외부인이다.
그러다 아시타카가 모로의 자식인 들개가 멧돼지 시체에 깔려 살아있음을 알고 그를 구해 에보시를 찾다가 모로의 아들인 들개를 구하려 한다. 이걸 본 지코의 부하들은 독침으로 아시타카를 공격하는데 보다못한 마을 남자들은 지코의 부하들을 두들겨 패고 아시타카를 도와 모로의 자식을 구해준 뒤 마을을 지키러 돌아간다.[14]
그러나 에보시는 아시타카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고, 아시타카가 사슴신 사냥을 중지하게 만드려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믿었다. 에보시는 조정과의 약속을 신뢰하여 자신이 외부인들의 힘을 이용한다는 착각 하에 사냥을 재개했는데,[15] 이 부분에서 에보시는 마을이나 조정과의 문제를 떠나 숲과의 대결에 집착하는 모습을 강하게 내비친다.[16]
에보시는 결국 자신의 총으로 사슴신을 죽이고[17] 그 목을 얻었으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모로의 머리가 에보시를 공격해 오른팔을 잃은 채 혼절한다.[18] 에보시는 결국 아시타카와 산의 도움을 받아 살아난 뒤 마을로 돌아오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아시타카를 불러와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한다.
4. 기타
비록 아시타카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을에 남아있던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며, 산을 두고 아시타카와 대립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작중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인품과 지성을 갖춘 인물이며, 아시타카와 들개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후, 자기 잘못을 반성하여 뉘우치고 마을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자며 성장한다. 아시타카에게 "원령공주" 산에 대해 이야기 해줄 때 그녀의 가치관이 드러나는데 신들이 평범한 가축이 된다면 "원령공주도 인간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라고 말한다.
즉 숲과 신들은 죽이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신들과 같은 편인데다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산을 먼저 죽일 생각은 품고 있지는 않는데, 이는 에보시가 아시타카와 마찬가지로 산을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하자면 에보시는 산을 "들개에게 혼령을 빼앗긴 불쌍한 계집" 이라고 지칭한다. 이를 보면 에보시는 철저히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일 뿐 결코 악인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19] 주인공 측의 반동 인물 포지션 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베루스 스네이프처럼, 정확히는 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서 인간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모두 극명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출신지가 어디인진 불분명하나 '고젠' 이라는 호칭을 달고 있는 것과 제철 다루는 것과 각종 무기, 무예에 뛰어난 소양을 갖추고 있고 리더십도 탁월하며 조정과 손잡아볼 생각도 하는 걸로 봐선 결코 평민 이하의 출신 인물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일단 다른 걸 다 차치하고도 당시 시대상 화승총이 결코 흔한 물건이 아닌데 저걸 무기로 삼고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걸로 봐선 최소한 저걸 손댈 수 있는 신분 출신이었을 듯하다.[20]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저서 '반환점'과 인터뷰에서 밝혀진 설정에 의하면, 과거 해외로 팔려나가 중국인 해적의 대두목 아내가 되었지만, 무예를 닦은 끝에 남자를 죽이고 그 재산을 빼앗아 일본으로 돌아와 마을을 세웠다고 한다.
같은 지브리 계열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크샤나와는 묘하게 비슷한듯 다른 이미지가 눈에 띈다.[21]
5. 관련 문서
[1] 그러니까 에보시 고젠이라고 하면 대략 에보시 여사, 혹은 에보시 님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한국 더빙에서도 '에보시 님'으로 번역했다.[2] 작품에서 명시적으로 나병이라 언급한 적은 없으나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환자들은 에보시의 정원 한쪽에 기거하며 총기를 제작하는 일을 하는데, 다들 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다. 에보시는 그 정원을 '모두가 두려워하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본인은 해당 사항이 없는지 직접 마을 내 의사들과 가끔씩 와서 그들의 상처를 씻기고 옷을 세탁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3] 타타라 마을은 이 덕에 작품 중반부터 당대의 화기 기술을 매우 앞서나간 매치락 비슷한 차세대 총을 쓰게 된다.[4] 일본 신화에서 제철을 관장하는 신인 카나야코 신(金屋子神)이 여성 신격이기 때문에 제철장과 대장간 안에 여성이 들어오면 여신의 질투를 받고 부정을 타 철이 제대로 제련이 안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후술하겠지만 제철 과정 외에도 작중 타타라 마을의 운영은 당시 중세 일본의 관습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5] 에보시님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여자들이 건방져졌다는 요지였다.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면 타타라 마을같은 혁신적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술기운에 흔하게 할 수 있는 푸념. 이러나 저러나 결국 다들 에보시를 진심으로 따른다.[6] 나병(한센병)이 어쨌든 어느 정도 전염성은 있는 질병이고, 특히 당시에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옮는 병이라고 여겼던 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격리구역을 만들어 준 것은 나름대로의 적절한 위생적 조치이자 배려다. 게다가 실제로 나병이나 여러 병자들의 격리구역은 환자들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건강한 이들과 떨어뜨려두기 위한 목적이 컸으니, 낮은 절벽 밑이라든지 섬이라든지 외딴 곳이라 환자들이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것과 달리, 마을 구석이긴 해도 깨끗한 물이 있으며 채소도 재배하고 가축도 기르며 먹을 것 등이 여러모로 부족하지 않으며 이쪽도 소총수가 배치되어 외침과 들짐승 기습에 대비하도록 다른 이들과 다를바 없이 신경쓴다. 이래서인지 나병환자들도 성한 몸이 아님에도 팔 하나라도 멀쩡하면 스스로 나서서 일하여 마을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하다. 에보시가 이들 구역으로 아시타카를 데리고 갈 때 봐도 나병환자가 소총수를 맡고 불침번도 서고 있거나 거동이 가능한 다른 환자들은 병기 연구를 하며 새로운 화승총을 개발하고 있었을 정도다. 그리고 나병구역에 있는 병세가 심한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에보시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봐서 그들로서는 더없이 고마운 조치인 듯.[7] 언제든지 다시 들개들의 습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많은 무리를 불리한 위치에 머무르게 하고, 또 안 그래도 부족한 수를 나누어서 절벽으로 떨어져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도 없도 없는 몇 명을 구하러 가는 것은 안타깝지만 합리적 선택이 아니다. 인간적으로는 그 편이 나았을 지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을 책임질 지도자로서는 아니었다.[8] 영화 초반에 재앙신으로 나왔던 거대한 멧돼지.[9] 후에 언급된 바로는, 에보시가 돌연히 이끌고 온 40명의 병사들은 천황이 내려준 병사들로, 불로불사를 얻기 위해 시시가미를 잡는 대가로 얻은 병사들로 여겨진다.[10] 엄밀히 말해 에보시로 인해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나고 대장'과 타타라 마을간의 싸움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제시되지 않는데, 이는 숲과 인간 간의 영역 다툼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싸움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적어도 나고가 그 산의 주인이었고 사람들이 쟁탈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먼저 그 산을 탐내지 않았으면 싸움도 타타리가미의 출현도 없었을 것은 분명하다.[11] 철을 팔아서 잔뜩 번 돈으로 먹을 것을 두둑히 사오고 팔려나온 여성들도 많이 사와서 타타라 마을로 데려와 살게하며 철 제조 기술을 가르친다. 자세히 나오지 않으나, 이 여자들을 마을 남자들과 맺게하여 인구도 늘리는 듯 하다. 아시타카가 타타라 마을로 처음 와서 같이 먹게된 저녁 식사를 봐도 쌀이나 고기같은 식사를 골고루 차별없이 먹을 정도였다.[12] 작중에서 분명히 미카도, 즉 일본의 천황이라 밝히고 있다.[13] 이 마을의 철에 눈독들이던 아사노 영주 휘하의 군대인 듯 싶다. 사실, 화승총 부대로 여러번 이겨냈지만 오랜 내전으로 전투에 도가 튼 군대가 언제나 당할 리 없었다. 굵직한 나무 방패로 결국 화승총 공격도 막아내면서 거침없이 돌격해온다.[14] 그렇게 오랫동안 들개들과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시타카를 신뢰하기 때문에 아시타카가 들개를 구하는 걸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모로의 자식도 그런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는 모습은 싸움을 막으려는 아시타카의 노력과 진심이 양측에게 닿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시타카의 애마 야쿠르도 그와 편하게 재회하였다.[15] 사실 작중 묘사를 보면 착각한 게 아니라 사슴신의 목을 따면 저들이 본색을 드러낼 것이니 경계하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 서로 간 이해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게 옳다. 사슴신 목 따는 것도 애초에 계약의 일부였으니. 근데 조정에서 밀명을 받은 세력이었던 지코 일행이 타타라 마을이 영주에게 공격받아도 나몰라라 한 걸로 봐선, 조정 측에선 그냥 이들을 이용해서 사슴신의 목만 얻은 후 어찌되었든 알 바 아니라고 간주했던 걸지도.[16] 하지만 사슴신을 사냥함으로써 마을의 안전과 숲의 훼방 모두를 제거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결정이다.[17] 처음에는 아시타카가 총을 향해 칼을 던져 적중시켰고 덤으로 데이다라봇치로 변해가던 시시가미가 총구에서 식물이 자라나게 하여 쏘는 것을 막았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 어거지로 쏴서 결국 기어이 사슴신의 머리를 땄다.[18] 작중 마을을 습격한 산을 저격하려는 주민들에게 '''"들개는 목만 남아도 공격해 온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것이 복선이었다.[19] 나병 환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면모 등 인간적 면모도 있고. 어떤 책에서는 단순한 선악의 잣대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표기되기도 했다.[20] 일각에서는 몰락한 귀족 신분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그도 그럴게 에보시 고젠이 귀족 출신이 아니라면 화승총이나 무기, 무예 등에 뛰어난 소양을 가지기도 어렵고 조정과 협력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21] 코믹스판보단 애니판의 크샤나가 에보시와 꽤 비슷하다. 유능하고 젊은 여성 지도자, 강인한 무력의 소유자, 각자의 이유로 자연에 적대, 주인공 입장에서 악역, 그리고 둘 다 한쪽 팔이 없는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다만 크샤나는 과거에 왼쪽 팔을, 에보시는 후반부에 모로에게 오른쪽 팔이 뜯겨지는, 장애를 갖는 시점은 다르다.